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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퍼, AI에게 묻다

스키퍼가 알아야 할 바닷가 바람

2023.04.23 | 조회 5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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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퍼 매뉴얼

바다, 항해, 세일링 요트 이야기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들뜬 마음으로 남해에서 봄꽃 구경하며 즐거웠던 것은 한순간이었고, 
전국을 검은 방독면 표시로 덮은 최악의 황사에 시달린 기간은 길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야외에서 지내다 희끄무레한 먼 산이 눈에 들어오면 그제야 "아차.." 하고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지만, 이미 아래와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그동안은 '봄에는 중국에서 바람이 불어와서' 매년 봄 황사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스키퍼가 알아야 할 날씨의 요소들을 깨우친 지금은 일기 현상이 그렇게 평면적이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날씨앱 윈디를 짠- 켜고 바람을 확인해도, 바람은 서풍과 별로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아래는 이번 미세먼지가 최악이었던 4월 12-13일의 상황입니다. (윈디 스크린샷입니다. 노란색은 황사가 아니라 바람 세기여요..ㅎㅎ)

흰색 입자가 꼬물꼬물 움직이는 바람의 방향을 보면, 오히려 바다 방향에서 불어오고 있죠. 그런데 이때 왜 황사는 이렇게 심했나요?

날씨의 요소들 편에서 마리나이가 설명했던 부분을 복기해 봅니다.

온도가 높은 곳은 공기의 밀도가 작고 위로 올라가는 흐름이 있고(저기압), 반대로 온도가 낮은 곳은 공기의 밀도가 높고,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흐름이 있다는(고기압) 내용이었습니다.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코리올리 효과로, 고기압 주변은 시계 방향으로 바람이 휘어 나가고 저기압 주변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바람이 휘어 들어오기 때문에 지표면에서는 아래와 같은 공기의 흐름이 발생하지만,

지표면 위의 상공까지 범위를 높여보면 실제로는 아래와 같이 입체적인 순환이 일어납니다. 저기압에서는 위로 올라가는 공기 흐름이 발생하고, 고기압에서는 아래로 공기가 내려옵니다. 

저기압이 위로 올려 보낸 공기는 상공에서 하수구처럼 공기가 빠져 내려가고 있는 고기압 위쪽으로 이동한 뒤 내려갑니다.

그러면서 지표면과 상공 모두, 공기의 순환이 이루어지죠. 즉, 저기압은 지표면의 공기를 빨아들여 상공으로 올려 보내고, 고기압은 상공의 공기를 지표면으로 쏟아내는 형국입니다. 앞서 본 윈디 스크린 캡처로 돌아가 볼까요?

중국에 저기압이 위치하면 지표면의 황사와 미세먼지를 하늘 높이 빨아들였다가, 고기압이 위치한 한반도 남서쪽에서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며 쏟아냅니다. 이 고기압이 빨리 비켜가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꽤 오랜 시간 한반도 상공에서 머무는 바람에 이렇게 긴 시간 뿌연 하늘 아래 갇히게 되었습니다. 

뭐 이런 너낌..? (Microsoft Bing AI 이미지 협찬)
뭐 이런 너낌..? (Microsoft Bing AI 이미지 협찬)

 

지난 뉴스레터에서는 기상학자들이 지구 대기층의 중간 높이를 대표하는 압력 500mb 구간의 상황을 통해 파악한다는 날씨의 패턴을 엿보았습니다. 이렇게 지표면뿐 아니라 대기 전체에 순환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기권 중간에서 관찰되는 패턴과 이들이 전형적으로 보이는 특징을 통해 지표면에서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이번엔 좀 더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는 국소적인 바람에 대해 알아봅니다.

 

해풍과 육풍

데이세일링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만나는 바람은 육지와 바다의 기온 차로 인해 발생하는 해풍과 육풍입니다. 세일링 하기에 좋은 바람입니다. 해풍에 조난당하는 배는 없거든요. 대개 같은 장소에 배를 두고 세일링을 하기 때문에 세일러들은 본인이 배 타는 지역의 해풍과 육풍, 그리고 지형으로 인해 바람이 틀어지는 특징을 잘 알고 있죠. 

물은 가열해도 온도가 올라가는 속도가 늦습니다. 아침 해가 뜬 뒤, 태양에 의해 바다와 육지가 가열되는 속도가 다른 이유입니다. 육지와 바다의 온도 차이가 대략 3도 정도로 벌어지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차가운 바다 쪽에서 육지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합니다. 해풍이죠.

https://www.water.or.kr
https://www.water.or.kr

기온이 높아질수록 해풍이 강해졌다가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 잦아들기 시작합니다. 해가 지고 밤이 되면 바다는 육지보다 느리게 식습니다. 이번엔 아직 덜 식은 바다가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으므로, 육지에서 바다로 바람이 불게 됩니다. 육풍입니다. 

김동완씨가 내일의 날씨에서 보여주시던 기압도에 의한 바람, 즉, 좀 더 큰 기상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지는 바람이 강하지 않을 때 해풍과 육풍이 두드러집니다. 25노트 이상 강풍이 부는 날에는 이런 가벼운 바람은 눈에 띄지 않겠죠. 

대부분의 경우 해풍과 육풍은 가볍지만, 육지와 바다의 온도 차이가 많이 벌어지는 지형에는 이런 바람도 거셀 수 있다고 합니다. 사막 옆에 깊은 바다가 있는 경우라면 큰 온도차만큼 바람도 셀 수 있겠군요.  

 

바닷가 바람

아래는 친한 친구가 배를 대 놓고 있어 종종 데이세일링을 하러 가는 이탈리아 북서부의 라 스페치아La Spezia 만입니다. 

동남쪽으로 삐죽 내려온 곶의 남쪽에 팔마리아Palmaria 섬이 닿을 듯 말 듯 아주 가까이 붙어 있어서 그 사이의 바다(화살표)가 마치 수로처럼 좁은데요, 전형적인 포르토베네레의 칼라풀한 집들과 성당이 이 좁은 물길을 따라 늘어서 있습니다.

옆 동네 칭꿰 테레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국립공원이 아닌지라 그 앞에 홍합 양식도 하고, 그 홍합 서리를 하려고 도둑 수영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 사이로 배들도 지나다닌답니다. 모든 게 다 있는 바다죠.

각설하고,
라 스페치아 만은 열려 있는 동남쪽을 제외하면 큰 파도와 바람을 막아 주는 지형 때문에 가볍게 세일링을 하기 좋은 장소로 인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라 스페치아 만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은 곶과 섬 사이를 지날 때 바람의 세기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바람이 절벽 곶과 바위섬 사이 좁은 물길을 따라 통과하면서 깔때기 효과로 급격히 강해지는 데에다, 비교적 바깥 바람으로부터 보호되어 있는 수역이기 때문에 이 현상이 두드러지죠. 그래서 이 앞을 지나갈 때면 바람이 세 질 것을 예상하고 준비를 한답니다. 

만약 이 만 안에서 세일링 경기를 한다면 틈 사이를 빠져나온 강풍이 휘어져 퍼져 나간다는 것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위와 같이 절벽이 불쑥 튀어나온 지형이 있다면 바람은 절벽을 따라 휘어 흐르게 될 것입니다. 오른쪽이 목적지라면 노-고-존을 피해 내려가고 있는 위쪽의 배보다 아래쪽 배가 이득이겠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아래는 지중해 한가운데에 동동 떠 있는 코르시카 섬인데요,

한번은 북동쪽의 손가락처럼 삐죽 올라온 곶의 꼭대기에서 그 서쪽 해안을 따라 남하해야 하는데, 강한 동풍이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보통 강풍이 불때 바람을 막아주는 육지 뒤에 숨으면 바람이 약해질 것 같은 것이 보통 사람의 생각이죠.

그러나 베테랑 스키퍼는 이런 경우 이렇게 좁고 긴 육지 정도는 먼 바다를 건너온 바람이 넘어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절벽을 타고 내려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 때문에 오히려 풍속이 더 세진다고 하더군요. 스키퍼가 잘 가는 지역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형으로 바람을 예측하는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더군다나 이 경우, 손가락 끝이 위 그림과 같이 비행기 날개 위쪽처럼 불룩한 모양을 가지고 있고(포일) 바람이 적당한 각도에서 분다면 비행기 날개와 같은 원리로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그래서 강풍이 부는 날은 멀찍이 떨어져서 도는 것이 안전하다고 합니다. 

 

그 배는 왜 저녁에 떠난 걸까

자료를 찾다 보니(오늘도 토끼굴)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리버리 북미 항해 중에 일어난, 여러가지 궁금했던 일들은 차분히 항해기를 쓰고 베테랑 세일러의 교정까지 받으며 대체로 해결이 되었는데요, 아직까지 미스테리로 남아 있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그레이스 하버에 입항하기 위해 바 크로싱을 하던 중 마주친 맞은편 요트입니다.

어리버리 북미 항해 10. 나 태평양이야

며칠간 연이은 북풍이 예보된 상황,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는데 그제서야 출항하고 있는 세일링 요트가 우리 배로 호출을 해 VHF로 인사를 나누었는데, 얘기를 들어 보니 미국 서부 태평양을 통해 북쪽으로 올라가는 배였습니다. 왜 북풍이 부는 시기에 북쪽으로 올라가는 배가, 그것도 하필 늦은 시간에 출항을 하는 걸까 궁금했죠. 

미국과 멕시코의 태평양 해안은 높은 지형이 많아서, 밤에 육풍이 불 때 산을 따라 내려오는 바람의 세기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이 지역에서는 여름 세일링 시즌 내내 주로 북서풍이 불고, 가을이 지나면 바다 상황이 험해져 세일링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세일링 시즌 동안 바람을 거슬러 북쪽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경우, 이 육풍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좋다고 한다는군요. 해풍이 잦아든 저녁 늦게 출항하여 엔진 항해를 하다가 육풍이 일기 시작되면, 밤새 산을 타고 내려오는 바람을 이용해 좋은 각도로 세일링하며 북쪽으로 항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더 와닿는군요!

 


최근 정체되어 있는 스키퍼 매뉴얼 구독자를 확대하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다가오는 북미 항해 시즌2를 대비하여, 현재 뉴스레터를 통해 공부하고 있는 내용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이 외에도 항해를 하면서야 깨닫게 된 준비사항들이 여럿 있습니다. 선주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요트 용어 공부도 중요한 항해 준비 중 하나입니다. 

그렇잖아도 뱃머리에 나간 사람과 콕핏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란 어렵게 마련인데, 용어마저 헷갈리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죠. 그래서 선주 학습용으로 암기카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요즘의 잉여력을 적극 활용하여 직접 필요한 용어 선정도 하고 그림도 그렸죠.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제작한 암기카드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세일러들의 문방구에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세일러들의 커뮤니케이션 카드

자, 그럼 무슨 이벤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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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노98

    0
    over 1 year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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