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잘 지내시나요

안녕하세요, 구독자

상은입니다. 

결국 뉴스레터 시작했습니다. 

구독자도 들었다면, 기억할거에요. 저는 한국을 떠나기 전에 이 '뉴스레터'에 꽂혀있었어요. 그때는 계획이 꽤 구체적이고 의지가 강했어요. 마음까지 멀어지고 싶지 않았거든요.

문제는 그때 바로 시작하지 않았다는 거에요...ㅋㅋ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많이 미뤘고요. 

막상 하려니 민망하고, 잘해야 할 것 같아서 괜히 부담스럽고, 내가 이걸 써서 얻고 싶은게 뭔지, 그래서 뭘 쓰고 싶은지...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릿속에서 기획서만 썼다 지웠다 했어요.

주변에서 간간히 뉴스레터 어떻게 됐냐고 물어볼 때마다 쑥스러웠어요. 

그래도 까맣게 잊어버리거나, 깨끗이 포기하지 않았던 걸 보면 하고 싶긴 했나봐요. 

이제 6개월쯤 지나니 더 늦기 전에 일단 저질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일상에 루틴이 생기고, 대중교통을 탈 때 긴장을 덜하고, 눈에 익은 곳도 있어요. 그런 건 좋은데, 무뎌지더라고요. 사진을 덜 찍고, 궁금한 것이 적어지고, 이렇게 할 말이 점점 없어지면 아쉬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떤 순간에만 쓸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있다면 어디든 남겨야겠다 싶었어요.

블로그도, 인스타그램도 아닌 뉴스레터를 쓰는 이유는, 제가 '나중에 누군가를 만나면 이렇게 얘기해야겠다'고 주로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구독자에게 얘기하듯이 편지를 쓰려고 해요.

며칠 전에 영화 '유브갓메일 You've got mail'을 다시 봤어요. 영화 속에서 정중하지만 다정하게 메일을 주고받는 걸 보니까 저도 쓰고 싶더라고요. 요 몇년간 써온 업무메일 말고요, 안부를 전하고 실없는 얘기도 좀 적는 그런 편지요.

이건 업무도 아니고, 잘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하다가 바꿔도 되고, 정 아니면 그만둬도 되니까, 즐겁게 읽어 줄 수 있는 사람한테 마음 편히 보내보자. 그렇게 이 계정을 열었습니다.

그동안 시작하지 못했던 건, 결코 쓸 얘기가 없거나, 보낼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을 좀 덜어낼 시간이 필요했나 생각해요.

그래서... 여전히 어색하지만 앞으로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매주 수요일에 받아볼 수 있을 거에요. 약간의 책임감을 갖기 위해 정했어요.

이제 추석이네요. 저는 여기서 처음 맞는 명절입니다.

또 보고 싶은 얼굴들이 많을 것 같아요.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편안한 연휴 보내세요.

첫번째 편지는 여기서 마칩니다.

구독자, 읽어주어서 고마워요. 

2023년 9월 27일,

상은

p.s. 수신인 이름은 평소에 제가 구독자에게 쓰는 호칭으로 해두면 편지가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요. 하지만 따로 원하는 호칭이 있다면.. 그걸 쓰세요! 구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