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지난 2주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벌써 2023년이 100일도 남지 않은 10월이에요. 정말 믿을 수가 없네요. 그리고 벌써 일상문구사가 30회를 맞았습니다! 늘 그랬듯이 30회로 시즌 3를 마무리하고, 저는 한 달간의 휴식 후에 돌아오겠습니다🫶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면서는 작은 이벤트를 준비해보았는데요, 레터를 읽어주시는 구독자 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짧은 구독자 설문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참여해주시는 분들 모두에게 직접 제작한 스티커를, 그리고 추첨을 통해 10분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및 텐바이텐/핫트랙스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오늘 레터도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설문도 참여해주세요✨
2023-10-06 30호
👉 책, 종이, 가위🎬, 책📚, 종이📃, 가위✂︎
책, 종이, 가위🎬
주변에서 호평을 많이 봐서 궁금했던 다큐멘터리 영화 <책 종이 가위>를 보고 왔습니다. 원제는 <츠츤데, 히라이테(つつんで、ひらいて)>로 제목은 의역이 들어가있는 셈이지만, 저는 <책, 종이, 가위>라는 제목에 이끌려 보고 왔으니 괜찮은 제목이라고 생각해요. <책 종이 가위>는 북 디자이너 기쿠치 노부요시의 작업과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사실 저는 영상과 썩 가까운 사람은 아니라, 영화를 잘 모르지만 에세이를 영상으로 만들어낸 것 같은 영화였어요. 누군가의 생각, 관점, 일상, 역사를 경쾌한 템포로 풀어내고 있어 90여분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느껴졌어요.
박을 입히고, 인쇄하고, 책 커버를 접는 작업 등 책 제작 과정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어 흥미로웠어요. 책 제작 과정 뿐만 아니라 <책 종이 가위>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표지 디자인 작업을 위해 폰트를 인쇄해 하나하나 가위로 자르고, 붙여보고, 질감을 내기 위해 종이를 구겨보는 등 기쿠치 노부요시의 책 디자인 과정을 자세히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와 부딪히는지를 보며 공감이 되기도 했고요. 특히 16,000권이 넘는 책을 디자인한 북 디자이너도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하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했어요.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보면서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기쿠치 노부요시씨는 작업 과정에서 종이, 가위를 쓸 뿐만 아니라 원두를 갈아 핸드드립으로 내려 먹고, 손잡이를 돌려 사용하는 턴테이블을 집에 두고, 만년필을 사용하는 등 곳곳에서 아날로그의 흔적들이 보이는 점도 재미있었어요. 영화는 전국의 독립 극장들에서 간간이 상영하고 있으니, "책 종이 가위 상영일정"으로 검색해보시고 근처에서 상영하면 내려가기 전에 극장에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여담이지만, 퇴근하고 영화를 보러가려니 일정상 시간이 맞는 곳이 동인천에 있는 미림극장 뿐이어서 1시간 반정도 지하철을 타고 다녀왔습니다. 동인천역에서 내려 걸어가다보니 길 쪽으로 문이 열려있고, 그 안에 극장이 보이길래 정말 신기했는데 그 곳이 바로 미림 극장이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저는 영화와 썩 가까운 사람은 아니라, 독립 극장도 처음 방문했는데, 60년이 넘은 극장이라 곳곳에 시간이 쌓여 있어 참 좋았습니다.
특히 극장 3층에는 미림극장이 재오픈하며 찾아낸 오래된 흔적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오래된 영화 티켓이나 상영 허가권 등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거기다 어린 시절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팝콘 봉지 속 팝콘이 얼마나 반갑던지요. 조조 할인 없이도 티켓이 8천원인점도 감격이었구요. 어쩌다보니 영화관 전체에 저 혼자만 있었는데, 혼자 보는 영화, 참 좋더라고요. 미림극장 인스타그램에서 상영하는 영화나 다양한 이벤트 소식(이번달 14일에는 재오픈 10주년 기념으로 영화 무료관람 이벤트를 진행한다네요!)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관심있다면 찾아보셔도 좋을 거에요.
책📚
영화 <책 종이 가위> 이야기만 하기에는 아쉬우니, 에디터의 책, 종이, 가위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려 합니다. 마침 가을이 또 독서의 계절이지요. 인스타그램에서 연희동의 독립서점 <유어마인드>의 <Something like a book> 특집을 다녀온 지인분의 글을 보고, 계속 장바구니에 넣어두다가 기회가 되어 다녀왔어요. <Something like a book>은 책의 형태로부터 출발한 것, 책처럼 생긴 것, 독서를 도와주는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인데요, 그 중 제가 구매한 몇 가지 재미있는 제품들을 소개해볼게요.
먼저 Book for Book 책갈피 입니다. 책 모양의 작은 천 책갈피라서 책 사이에 끼워두면 책 속에 책이 들어있어 정말 귀엽답니다. 말 그대로 책을 위한 책이죠!
Book Infuser 책갈피는 올 초 친구가 68개의 책갈피를 다녀오며 선물로 주었던 책갈피인데, 역시 천 책갈피이면서 티백 모양이라 정말 귀여워요. 티백 꽁지까지 잘 달려있어, 끼워두면 책이 마치 컵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답니다.
가장 궁금했고, 재미있었던 제품은 북프레임이에요. 책 모양의 천 프레임인데, 작은 종잇조각들을 끼워넣으면 그 자체로 하나의 펼쳐진 책 모양이 된답니다. 정말 아이디어가 너무 좋지 않나요? 작은 종잇조각들과 엽서들이 넘쳐나는 집에서 늘 어떻게 전시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차라 구매했답니다. 벽에 붙여두니 더 귀여워요.
그 외에도 몇 가지 독립서적들을 함께 구매했는데, 재미있는 책들도 조금 소개해드릴게요. 먼저 이야금 작가님의 <산책 조각>입니다. 사진만 봐서는 크기가 가늠이 안될 수 있지만, 딱 제 엄지손가락만하답니다. 정말 귀여워요.
역시 이야금 작가님의 <작은 바다>인데요, 손바닥만한 크기에 바다를 그린 그림들이 가득 들어가있어요.
이옥토 작가님의 플립북도 정말 예쁘고 재미있었어요. 파도가 치는 장면, 물을 따르는 장면, 윤슬이 반짝이는 장면을 플립북으로 만들어 저를 무한히 종이를 팔랑이는 사람으로 만들었답니다. 페이지 하나 하나의 장면들도 다 예뻐서 주변에 두고 한 번씩 꺼내보곤 한답니다.
유어마인드에 방문했을 때 다행히 아직 <Something like a book>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재미있게 구경하고 왔습니다. 다양한 독립서적들과 책갈피, 스티커 등을 만나볼 수 있으니 연희동에 들르시면 함께 방문해보세요! 특히 사진에는 없지만, 유어 마인드 옆에는 스티커 자판기가 있답니다. 이름만으로도 너무 귀엽지 않나요, 스티커 자판기!
✔️ 유어마인드
🔗 https://www.instagram.com/your_mind_com/
📍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10-6 2층 우측
🕑 13:00-20:00, 화요일 정기휴무
종이📃
앞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으니, 종이와 가위는 짧게 줄여보겠습니다. 종이 이야기를 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오늘은 종이 선반을 한 번 소개해볼까 해요. 올 초에 펀딩으로 구매한 제품인데, 이사를 하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으니 이제 6개월정도 사용했네요! 종이로 다양한 가구를 만드는 페이퍼팝의 제품으로, 종이 선반뿐만 아니라 종이 옷장, 고양이 화장실, 데스크 트레이와 책장 등 다양한 제품들이 있어요. 사실 종이라 튼튼할지 걱정이 됐었는데, 6개월 사용해본 결과 괜찮은 것 같아요. 종이 자체가 꽤 두껍고,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 구조적이고, 방수도 되어서 물을 가져다 부어버리지 않는 이상에야 상할 일이 없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조립도 간단한데다 종이라 가벼운 점도 마음에 들어요. 집에 책장이나 수납장이 필요한데 이사 나갈때 폐기물 처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되시거나, 큰 가구를 들일 여유가 없을 때, 가구에 큰 돈을 쓰기 곤란할 때 괜찮은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가위✂︎
마지막 가위에서는 제가 실제로 책상 옆 연필꽂이에 항상 꽂아두고 사용하는 가위들을 소개해보려합니다. 우선 위쪽 두 가지는 핑킹가위입니다. 다이어리를 쓰거나 스크랩을 할 때 그냥 종이나 메모지를 붙이기에 약간 밋밋할 때가 있죠. 그럴 때 핑킹 가위로 잘라주면 포인트가 되어서 괜찮답니다. 저는 동네 마트 문구점에서 구매했던 것 같은데, 본인 마음에 드는 모양이 있다면 뭘 사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아래쪽은 순서대로 헨켈의 하이시저, 고쿠요 삭사 가위, Tools to live by의 가위입니다. 하이시저는 주방 가위 등으로도 유명한 헨켈이 일본 문구 회사 레이메이 후지이와 협업한 제품이라고 해요. 망원동 제로 스페이스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보고 생김새에 반해 구매했어요. 귀여워서 구매했는데 가위 자체도 그립감이 편하고, 날이 잘들어 잘 사용하고 있어요.
고쿠요 삭사 가위는 접착제를 잘라도 가위에 달라붙는 게 없어서 주로 스티커나 테이프, 아무튼 끈적이는 게 있을 때 사용하는 가위에요. 실제로 달라 붙지 않아서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TTLB의 금색 가위는 대만 TTLB에 방문했을 때 실제로 보고 구매한 제품인데요, 당시에 보여주셨던 가위 중에 가장 큰 제품이었던걸로 기억해요. 손을 넣는 부분이 다소 납작해서 손이 엄청 편하지는 않지만, 날이 길어서 한번에 많이 잘리는 점이 아주아주 만족스러워요. 미뤄둔 스크랩을 하다보면 영수증 등을 무한정 잘라야할 때가 있는데, 이 가위로는 영수증이 한번에 다 잘립니다. 두번 가위질을 하지 않아도 돼요. 그리고 아무튼 책상 위에 올려두면 예뻐요.
문구사 게시판📌
📌 일상문구사 시즌 3가 마무리되었습니다! 한 달 휴식 후, 또 재미있는 문구 이야기 잔뜩 충전해서 시즌 4로 다시 찾아올게요🫶 그 사이 에디터의 문구 생활이 궁금하시다면 인스타그램(@_april_june)을 찾아주세요!
📌 시즌 3를 마무리하며 구독자 설문조사(https://forms.gle/gXvQ6JGzBgzK5SfM9)를 진행합니다! 참여해주시는 분 모두에게 개인 제작 스티커를 드리고,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5분께, 텐바이텐/핫트랙스 상품권 1만원권을 5분께 추가로 드립니다. 이때까지 읽으며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여러분이 레터를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읽고 싶은지 알려주시면 참고해서 다음 시즌에 더 재미있는 레터를 준비해 볼게요.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지난 호를 보내기 전에 후원이 들어왔는데, 언급을 못했네요🥹♥️ 언제나 후원해주시는 분들 금액과 관계없이 너무 감사드려요! 레터 만드는 데에 잘 쓰겠습니다...💞
📌 소리함에 남겨주신 글도 잘 읽고있어요! 재미있는 책 만들어주시는 출판사, 편집자, 작가분들도 늘 감사합니다🫶
오늘 레터는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서울은 연휴가 끝나니 갑자기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네요. 일교차가 심하니 늘 감기 조심하시고, 좋아하는 걸 마음껏 좋아하며 가을 겨울을 보낼 준비를 해봅시다. 그럼 우리는 한 달 뒤에 만나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