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테이블코인과 임베디드 금융
어쩌면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그 자체보다는, 임베디드 금융/BaaS 섹터를 대체한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닐까? Squad에서 출시한 Grid는 스테이블코인 레일을 활용한 API로, 핀테크 앱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Grid를 사용하면 자신의 서비스에 손쉽게 결제, 지불, 카드 발행, 이자 지급 등의 기능을 탑재할 수 있고, 이는 전부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서 이뤄진다.
과거에는 이러한 서비스를 탑재하기 위해선 Unit, Synctera, Synapse와 같은 BaaS를 끼거나, Column이나 Cross River Bank와 같은 기술 친화적 은행들과의 파트너십을 맺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 Grid와 같은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이러한 파트너십이나 벤더 의존 없이 더 빠르게 금융 서비스를 탑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 USDG의 성장세가 무섭다
Paxos가 발행하고, Robinhood나 Kraken, Anchorage Digital과 같은 기업들이 포함된 Global Dollar Network가 밀어주는 USDG의 성장세가 꽤나 무섭다.
Token Terminal에 의하면, USDG의 공급량이 올해 초에 비하여 10배가 되었다고 한다. 물론 아직까지 약 $300M 정도로, 시총 기준으로 10등 밖에 되지 않지만, 기존 스테이블코인들과는 다른 성격 때문에 성장세가 더욱더 가파르지 않을까 싶다. USDG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역시 GDN(Global Dollar Network)이라는 핀테크 얼라이언스가 밀어준다는 점인데, GDN은 현재 약 25개의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 회사들의 면모를 보면 꽤나 든든하다.
- Paxos – 발행사
- Anchorage Digital – 유일하게 OCC 연방 은행 인가를 보유한 크립토 전담 은행, 커스터디 수행 가능
- Kraken – CEX와 Ink 체인. 최근에는 USDG가 Ink 체인에서 사용 가능하게 됨
- Nuvei – Merchant Acquirer (상점들에게 카드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역할)
- Robinhood – 최고의 distribution channel
- Visa – 설명이 필요 없는 최대의 payment network
- Rain – 크립토 기반 카드 발급 전문
계속해서 새롭게 파트너들이 추가되고 있는데, 좋은 점은 한 회사가 GDN에 합류할수록 USDG의 사용성은 배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한국에서 스테이블코인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이라면, GDN에 관심을 가져볼 것 같다.
(3) AI 에이전트 결제 프레임워크 전성시대
‘AI 에이전트가 인터넷 세상에서 어떻게 결제를 할 것이냐?’에 대한 각자의 솔루션들이 쏟아지고 있다. Visa나 Mastercard는 물론, 최근에는 코인베이스의 x402 규격에 대해서도 다뤘었다.
이번 주에는 Caten Labs의 ACK(Agent Commerce Kit)이라는 것이 나와서 한 번 보게 되었다. ACK는 말 그대로, AI 에이전트가 ‘독립적으로’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 소스 프레임워크로,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다.
- ACK-ID (신원 확인): DID(Decentralized Identifiers)와 Verifiable Credentials(VCs)를 기반으로, 에이전트의 신원을 검증하고 소유자와의 관계를 명확히 한다.
- ACK-Pay (결제): 기존의 HTTP 402 코드를 확장하여 AI가 결제를 시작하고, 영수증(ACK Receipt)을 발급받으며, 이를 검증 가능한 형태로 거래 상대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한다. 사람의 승인이나 리스크 관리를 위한 ‘human-in-the-loop’ 구조도 포함되어 있다.
코인베이스의 x402가 ACK-Pay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고, ACK-Pay 그 자체는 스테이블코인 외에도 기존 은행을 통한 결제 등도 프레임워크에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어쩌면, ACK는 신원 + 결제 레일 + 인간에 의한 감시로 이루어진 더 넓은 개념의 프레임워크라고도 볼 수 있겠다.
AI 에이전트에 의한 결제 세상은 현재 매우 혼란스럽다. 사람들이 더 이상 직접 검색하지 않고, 챗봇 내에서 검색을 하고, 결제까지 이뤄진다면 새롭게 정의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광고는? SEO는? 환불은? AI 에이전트가 내 말을 잘못 알아들은 경우는? … 분명 여기서 또 다른 유니콘 한 마리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4) BCG의 스테이블코인 탐험기
BCG에서 스테이블코인 백서를 내주었는데, 인상 깊었던 부분들만 다뤄보려고 한다.
- BCG는 은행들이 자금 효율성(신용 창출력) 때문에 스테이블코인보다는 토큰 예금을 더 선호할 것으로 예상하며, 오히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파트너로써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현금 및 단기 국채 보관, 브로커리지, FX, 카드 발행 등과 같은 서비스들을 하나로 모아서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 BCG는 현재 Circle이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에게 distribution 때문에 너무나 많은 수익을 뺏기고 있고, 실제 돈은 CPN(Card Payment Network)으로 벌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 BCG는 CBDC, 토큰 예금,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이 서로 상호보완하며 공존하는 세상을 예견하고 있다.
- BCG는 은행들의 경우, 자신들의 주요 서비스인 국경 간 송금과 트레저리 관리 서비스에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때 과연 스테이블코인과 토큰 예금 중 어떤 형태가 더 적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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