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케이스

국제관계학 전공 구글 HR 10년 경력자가 넛지로 만든 조직문화 플랫폼: 창업부터 EXIT까지

Humu 창립자 Laszlo Bock

2025.10.31 | 조회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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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리스 뉴스레터

인문사회학 전공자들의 창업 사례와 저의 인사이트를 주 1회 컨텐츠로 발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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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갑자기 차가워진 공기에 가을 끝자락이 성큼 다가왔네요.
따뜻하게 입으시고, 짧은 가을의 운치를 꼭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


요즘 포리스가 주목하는 화두는 비개발자의 IT/SaaS 창업,초기 팀 구성과 실행 프로세스 부분 이예요.

 

이번 호에서는 구글 People Ops 신화를 만든 라즐로 보크(Laszlo Bock)의 Humu  창립 사례를 다룹니다. 라즐로는 국제관계학(BA) 전공자로, 구글 인사(HR) 총괄 부사장에서 창업가로 변신했죠. '사람'과 '조직'에 대한 사회과학적 통찰을 어떻게 행동과학×AI 스타트업으로 구현했는지, 그리고 2023년 Perceptyx에 성공적으로 매각(Exit)하기까지의 과정을 분석합니다.

 

자, 이제 편안하게 보실 수 있도록 인터뷰 형태로 진행해볼게요. 시작합니다 🙂

Humu 의 라즐로 보크(Lazlo Bock)와 직원들의 단체사진이예요.
Humu 의 라즐로 보크(Lazlo Bock)와 직원들의 단체사진이예요.

 

💾 이번 호를 읽으면 알게 되는 3가지


  최고의 직장(Google)을 떠난 이유 

→ '알고도 못하는' 조직의 근본 문제를 풀기 위한 창업가의 문제 정의를 배워요.

   HSS 창업의 '필승 조합'

→ 비전(HSS) + 기술(Tech) + 과학(Science) 3각 편대로 MVP 팀을 꾸리는 법을 확인해요.

 '문화'를 '숫자'로 파는 법

→ '행복', '문화' 같은 추상적 가치를 CFO에게 증명(ROI)하고 B2B 계약을 따내는 전략을 알게 돼요.

 

 

Q1. 안녕하세요, 라즐로 대표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라즐로 보크(Laszlo Bock)입니다. 저는 캘리포니아 포모나 칼리지(Pomona College)에서 국제관계학(International Relations)을 전공했고, 3년 만에 조기 졸업했어요.  그 뒤로 예일 경영대학원(Yale School of Management)에서 MBA를 하고, 맥킨지(McKinsey)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했죠.

 

그 후 2006년에 구글 들어갔고, 나중엔 구글 전체 인사 총괄 부사장(SVP of People Operations)까지 됐어요. 한 10년 동안 구글이 수천 명에서 7만 명 넘게 커지는 거 옆에서 보면서, 그 사람들 다 챙기는 일 했죠. 그때 구글에서 유명한 '프로젝트 옥시전(Project Oxygen)',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Project Aristotle)' 같은 큰 연구들이 있었는데, 저도 그런 거 직접하면서 '무엇이 좋은 팀을 만드는가'를 데이터로 찾아내는 일에 빠져 있었어요.

구글 재직 시절 라즐로 보크 사진이예요.
구글 재직 시절 라즐로 보크 사진이예요.

2015년엔 구글에서 배운 내용으로 책을 썼어요. 『Work Rules!』라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됐죠. 근데 재밌는 게, 국제관계학 전공한 게 HR 하는 데 진짜 도움 많이 됐어요. 국제관계학이 결국 '생각 다른 사람들끼리 어떻게 협력하냐'를 다루는 거잖아요. 회사도 똑같아요. 엔지니어, 디자이너, 매니저, 팀원... 다들 원하는 게 다른데 어떻게 신뢰 쌓고 같이 가게 하냐. 그게 제가 구글에서 계속 고민했던 거예요.

뉴옥타임스 베스트셀러 'Work Rules!' 저자 라즐로 보크예요.
뉴옥타임스 베스트셀러 'Work Rules!' 저자 라즐로 보크예요.

 

Q2. 구글 인사 총괄 부사장은 모두가 꿈꾸는 자리인데요, 왜 그 자리를 떠나 창업을 결심하셨나요?


구글에서 10년은 정말 좋았어요. 근데 동시에 되게 답답하기도 했죠. 우리가 데이터로 '심리적 안정감이 팀 성과에 제일 중요하다'는 걸 찾아냈잖아요. 문제는, 수만 명 관리자들한테 매일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들 실질적인 방법이 없다는 거였어요. 해마다 수백억씩 써서 50페이지짜리 리포트 만들어 뿌려도, 다음 날 아침 회의는 그대로더라고요. 리포트는 서랍에 처박혀 있고요.

 

어느 날 한 관리자가 저한테 진짜 솔직하게 얘기하더라고요. "라즐로, 저 매일 메일 50개에 회의 5개 돌리느라 바빠 죽겠는데요. 50페이지 리포트를 언제 읽고 있어요." 그때 확 깨달았어요. 사람들한테 필요한 게 정보가 더 많은 게 아니구나. 지금 당장 뭐 하나라도 할 수 있게 살짝 도와주는 거구나.

 

그때 이런 상상을 했어요. 월요일 회의 10분 전에 관리자 슬랙으로 딱 한 줄만 뜬다면? "오늘 회의에서 말을 별로 안하는 사람들이 있네요. 그런 사람들에게 먼저 의견 물어보세요." 읽는 데 5초, 하는 데 30초. 이런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힌트(Nudge)'가 진짜 문제를 풀 거라고 봤어요. 근데 구글은 이미 시스템이 너무 커서 이런 거 빠르게 실험하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2017년에, 아예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자 싶었어요. 그렇게 Humu를 만들었죠.

'넛지(nudge)'란  ‘부드럽게 행동을 유도하는 개입’을 말해요. Humu에서는 이를 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행동 힌트로 구현해 리더십과 팀 문화를 변화시킨 사례죠.
'넛지(nudge)'란  ‘부드럽게 행동을 유도하는 개입’을 말해요.
Humu에서는 이를 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행동 힌트로 구현해 리더십과 팀 문화를 변화시킨 사례죠.

 

Q3.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힌트'가 핵심이군요. 그럼 Humu는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인가요?


Humu는 회사 문화 좋아지게 하고 직원들 성과 올리는 '행동 변화 플랫폼'이에요. AI랑 행동과학을 섞어서, 직원 한 명 한 명한테 '지금 당장 뭐 하나만 해보세요'라고 맞춤형으로 메시지 보내주는 거죠.

 

예를 들어볼게요. B팀 설문 데이터를 보니까 '직원들이 인정받는다고 느끼지 못한다'는 신호가 잡혔어요. 그러면 어느 날 오후, 관리자 이메일로 메시지가 가요. "지원님, 팀원이 잘한 일 있으면 상부 보고할 때 그 팀원을 참조(cc)에 꼭 넣으세요." 관리자가 5초 만에 읽고 바로 실천해요. 2주 뒤에 다시 물어봤을 때 팀원들이 인정받는다고 느낀다는 점수가 올라갔으면, AI가 '아, 이 방법이 통했네'하고 배워서 비슷한 다른 팀한테도 써먹는 거죠.

 

저희가 하고 싶은 건 "HR을 1년에 한 번 이벤트로 하지 말고 매일매일 습관으로 만들자"는 거예요. 1년에 한 번 직원 설문 하는 게 아니라, 매일 아침 5초짜리 메시지로 모두가 조금씩 더 나은 동료가 되도록 도와주는 AI 코치인 셈이죠.

 

Q4. 비개발자로서 첫 '팀 빌딩'은 어떻게 하셨나요? 외주 개발은 고려 안 하셨나요?


외주는 따로 생각 안 했어요. Humu가 하는 일이 '사람 행동'이라는 엄청 복잡한 걸 다루는 건데, 이거 빠르게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배워야 하거든요. 저는 '최소한의 완벽한 팀'을 구상했어요. 딱 세 명만 있으면 된다고 봤죠.

 

구글에서 저랑 같이 피플 애널리틱스 했던 제시 위즈덤(Jessie Wisdom) 박사를 Chief Scientist로 모셨어요. 사회과학 박사로 데이터를 실제 인사이트로 바꾸는 능력이 탁월했죠. 그리고 Zenter라는 스타트업을 만들어서 구글한테 팔았던 웨인 크로스비(Wayne Crosby)를 공동창업자로 데려왔어요. Zenter가 지금의 Google Slides가 됐죠. 저는 구글 HR 10년 한 사람으로서 비전이랑 현장 감각을 담당했고요.

 구글 출신 3인이 모여 만든 Humu 창업팀 멤버들이예요.
 구글 출신 3인이 모여 만든 Humu 창업팀 멤버들이예요.

처음 투자자 만났을 때 멋진 데모 같은 거 없었어요. 대신 우리 셋이 앉아서 이렇게 말했죠. "구글 HR 총괄, 구글 피플 애널리틱스 리더, Google Slides 창업자가 한 팀이에요." '완성된 3인 팀' 그 자체가 저희 첫 MVP였던 거죠. 그게 먹혔어요.

 

Q5. 비개발자 CEO로서 '기술-번역' 역할이 중요했을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뭘 하셨나요?


제 핵심 역할이 '기술-번역가(Tech-Translator)'였어요. 엔지니어한테 "심리적 안정감 높이는 코드 짜주세요"라고 말할 순 없잖아요. 저는 이걸 엔지니어가 실제로 코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랑 '규칙'으로 바꿔줘야 했어요.

 

예를 들어, 화이트보드에  If-When-Then 구조로 그렸죠. . "만약[If] 이런 신호가 잡히면 → 그때[When] 이 타이밍에 → 이렇게[Then] 행동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라." 이 구조로 수십 개 시나리오를 만들었어요. 번아웃 줄이려면? "금요일 오후 4시에 → 관리자한테 → '이번 주 팀원들한테 수고했다고 한마디 해주세요' 넛지 보내기." 혁신 높이려면? "브레인스토밍 회의 시작 전에 → '오늘은 비판 없이 아이디어만 던지는 시간 10분 가져보세요' 힌트 보내기."

IF-When-Then 넛지 구조에 따른 Humu의 작동 프로세스를 보면 위와 같아요.
IF-When-Then 넛지 구조에 따른 Humu의 작동 프로세스를 보면 위와 같아요.

저는 이런 시나리오 수십 개 만들었어요. '어떤 힌트를, 누구한테, 언제, 어떤 방식으로 보내야' 사람들이 진짜 행동을 바꿀까를 설계하는 게 제 일이었죠. 심리학이랑 조직론을  AI가 실행할 '기능'이랑 'UX'로 바꿔주는 거예요.

 

Q6. B2B SaaS, 특히 '문화'라는 소프트한 걸 재무총괄자(CFO)한테 파는 건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투자수익률(ROI)을 어떻게 증명했나요?


이게 진짜 제일 어려웠어요. "넛지로 문화가 좋아졌어요"라고 말하면 CFO가 안 믿거든요. 우리는 '소프트한' 걸 '하드한 숫자'로 연결시켜야 했어요.

 

그래서 A/B 테스트를 했죠. 한 회사 50개 팀 중에 25개 팀만 Humu 써보게 하고, 6개월 뒤에 비교했어요. 결과가 확실했어요. Humu 쓴 팀이 안 쓴 팀보다 직원들이 덜 나갔어요.

 

저는 CFO 앞에 앉아서 이렇게 말했어요. "직원 한 명 나가면 새 사람 뽑고 적응시키는 데 연봉의 1.5~2배 들어요. 지금 귀사는 1년에 200명 나가잖아요. Humu로 딱 10%만 줄이면 20명이고, 그럼 1년에 최소 40억 원 아끼는 거예요. Humu 연간 구독료는 5억 원이에요." CFO가 계산기 두드리고 고개 끄덕이더라고요. 결국 우리가 판 건 '문화'가 아니라 '돈으로 계산되는 성과'였던 거죠.

CFO를 설득하기 위한 Humu의 ROI 계산 및 설득 방식이예요.
CFO를 설득하기 위한 Humu의 ROI 계산 및 설득 방식이예요.

Q7. 자금 조달하고 Exit(매각)까지는 어떻게 됐나요?


자금 조달은 생각보다 잘 됐어요. 2017년에 창업하고, 2018년에 바로 시리즈 A/B 합쳐서 4,000만 달러(약 440억 원) 받았죠. 투자자들이 우리 팀 구성만 봐도 믿어줬어요. 처음 2년은 제품 다듬고 첫 고객들이랑 같이 이것저것 실험해보는 데 썼고요.

 

2020년 코로나가 오히려 기회가 됐어요. 다들 집에서 일하게 되니까 회사 문화가 흔들리고 직원들이 힘들어하잖아요. 회사들이 절박하게 "우리 직원들 어떻게 챙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Humu가 딱 필요한 때였죠. 2022년 1월에 TCV가 이끄는 시리즈 C로 6,000만 달러(약 720억 원) 더 받았어요.

2022년 1월, TCV가 시리즈 C 펀딩 라운드에서 6천만 달러 규모로 Humu에 투자를 결정하였다는 기사 내용이예요. 본문 내용은 클릭으로 확인가능하세요.
2022년 1월, TCV가 시리즈 C 펀딩 라운드에서 6천만 달러 규모로 Humu에 투자를 결정하였다는 기사 내용이예요. 본문 내용은 클릭으로 확인가능하세요.

2023년 8월에 Humu는 Perceptyx라는 회사에 매각되었어요, 창업하고 6년만의 일이죠 (구체적인 매각규모는 비공개로 진행되었어요). Perceptyx는 원래 '직원 의견 듣기(Listening)' 분야에서 글로벌 1등이었는데, Humu의 '행동 바꾸기(Action)' 엔진이 딱 필요한 퍼즐 조각이었던 거죠. 지금 Perceptyx 고객 600개 넘는 글로벌 기업들(포춘 100대 기업 1/3 포함)이 의견 듣기부터 행동 바꾸기까지 한 방에 쓰고 있어요. 그 결과 Perceptyx는  Humu의 ‘넛지(Nudge)’ 기술을 자사 플랫폼에 완전히 통합해 ‘Intelligent Nudges’를 중심으로 한 업그레이드 버전인 ‘Activate 프로그램’을 출시했어요.

Perceptyx는 Humu 인수 이후, Humu의 ‘넛지(Nudge)’ 기술을 자사 플랫폼에 완전히 통합해 ‘Intelligent Nudges’를 중심으로 한 업그레이드 버전인 ‘Activate 프로그램’을 출시했어요.
Perceptyx는 Humu 인수 이후, Humu의 ‘넛지(Nudge)’ 기술을 자사 플랫폼에 완전히 통합해 ‘Intelligent Nudges’를 중심으로 한 업그레이드 버전인 ‘Activate 프로그램’을 출시했어요.

Q8. 행동 개입 시스템이 '감시'로 오해받을 수도 있잖아요. 윤리 문제는 어떻게 다뤘나요?


정말 중요한 질문이에요. 처음에 제일 많이 들었던 게 "AI가 직원들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 아니에요? 감시 아니에요?"였거든요. 저는 명확하게 구분해서 말했어요. 감시는 '평가하려고' 하는 거고, 넛지는 '도와주려고' 하는 거예요.

 

우리가 지킨 윤리 원칙을 말씀드릴게요.

먼저, 목적을 확실히 했어요. 계약서에 이렇게 못 박았죠. "이 데이터는 오직 개인이랑 팀이 성장하는 데만 씁니다. 평가할 때, 승진 결정할 때, 월급 정할 때는 절대 안 씁니다." 이거 안 지키면 계약 깨질 수 있게 만들었어요.

 

둘째, 데이터를 최소한만 봤어요. 모든 분석을 할 때 최소 5명 이상이 뭉쳐 있어야만 데이터를 들여다봤죠. 팀이 4명이면? 아예 분석 안 했어요. 개인을 콕 집어낼 수 없게 만든 거예요.

 

셋째, 설문 답변은 완전히 익명화했어요. 관리자는 직원 개개인이 뭐라고 답했는지 절대 볼 수 없었죠. 대신 "당신 팀에서 발언 기회가 고르게 돌아가지 않는 경향이 있네요" 같은 전체적인 패턴만 알려줬어요. 그래서 관리자는 누가 문제인지 콕 찍어서 볼 수가 없고, 그냥 '팀 전체가 더 나아지려면 평소 조용한 팀원에게도 의견을 물어보세요' 같은 일반적인 코칭만 받는 거예요.

 

어느 회사 HR 담당자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Humu 쓰기 전엔 직원들이 설문할 때마다 눈치 봤어요. 근데 Humu는 달랐어요. 설문하고 나니까 다음 주에 나 도와주는 힌트가 오더라고요. '아, 이거 나 감시하는 게 아니라 도와주는 거구나' 느꼈대요."  '믿음'이랑 '투명함'이 Humu의 윤리 기반이었어요.

 

Q9. 매각 이후에 Humu의 '넛지 엔진'은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요?


Humu 미션이 Perceptyx 안에서 오히려 더 강하게 살아있어요. 더 큰 무대를 얻은 거죠. Perceptyx는 이미 600개 넘는 글로벌 기업 고객을 갖고 있었고, 우리는 거기에 '행동 바꾸기'를 얹은 거예요.

 

예를 들어볼게요. 어떤 제조 회사가 Perceptyx로 분기마다 설문해요. "공장 A가 안전 문화 점수 낮네요." 예전 같으면 여기서 끝이었죠. 근데 이제는 Humu 엔진이 돌아가요. 공장 A 관리자들한테 다음 주부터 맞춤 힌트가 가요. "오늘 아침 미팅에서 '어제 사고 날 뻔한 거 있었어요?' 물어보세요."

 

6주 뒤에 다시 보면 공장 A 안전 문화 점수가 올라가 있어요. Perceptyx 화면에 "힌트 실행률 85%, 안전 문화 개선 15%"라고 뜨죠. 의견 듣기(Perceptyx)랑 행동 바꾸기(Humu)가 하나로 완벽하게 연결된 거예요.

 

Q10. 대표님 개인은 이제 뭘 하고 계신가요?


Humu가 Perceptyx에서 잘 돌아갈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저는 인수 후에 인수인계 돕고 나서 새로운 길을 찾아봤어요. 잠깐 쉬면서 '내가 진짜 풀고 싶은 문제가 뭐지?' 생각했죠.

 

그러다가 완전히 다른 분야에 꽂혔어요. '데이터 프라이버시'랑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 문제였어요. Humu 할 때 직원 데이터 다루면서 진짜 조심스러웠거든요. 근데 이게 우리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요즘 AI 시대에 모든 회사가 데이터가 필요한데, 개인정보 문제 때문에 제대로 못 쓰고 있잖아요.

 

지금은 'Gretel.ai'의 공동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Chairman)을 하고 있어요. CEO는 알리 골샨(Ali Golshan)이 맡고 있고요. Gretel.ai는 진짜 데이터랑 똑같은데 개인은 못 알아보게 만든 '가짜 데이터'를 만들어서, 개발자들이 개인정보 걱정 없이 AI 학습시킬 수 있게 도와줘요. 최근에 2025년 3월에 NVIDIA에 Gretel.ai 을 약 3억 달러로 매각하였구요. 분야는 완전 바뀌었지만, '기술로 복잡한 문제 푼다'는 제 핵심은 똑같아요.

Gretel.ai는 인공지능 학습용 ‘개인정보가 보호된 합성(가짜) 데이터’를 생성해, 실제 데이터와 거의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사진처럼 높은 수준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가능하게 해줘요.
Gretel.ai는 인공지능 학습용 ‘개인정보가 보호된 합성(가짜) 데이터’를 생성해, 실제 데이터와 거의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사진처럼 높은 수준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가능하게 해줘요.

📚 포리스 플러스+: 일터를 바꾸는 힘, '넛지' - 구글은 왜 리포트를 버렸나

Humu 핵심엔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의 '넛지(Nudge)' 이론이 있어요. 넛지는 '팔꿈치로 쿡쿡 찌르다'는 뜻으로, 억지로 시키는 게 아니라 살짝 도와주면서 사람들이 더 나은 행동을 하게 만드는 거죠.

 

라즐로 보크가 구글에서 발견한 문제는 두 가지였어요. 첫번째는 정보가 너무 많으면 유의미한 행동변화를 만들수 없다는 거예요. 가령 50페이지 리포트는 관리자한테 정보는 주는데 실천은 못 하게 만들어요. 두번째는 아는 내용과 실제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는 거예요. 즉, '심리적 안정감이 중요하다' 라는 사실을 아는 것과 '오늘 회의에서 조용한 사람한테 먼저 물어보기' 를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완전 다른 얘기죠.

 

Humu는 이 간극을 메웠어요. 50페이지 리포트 대신 딱 한 줄짜리 메시지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순간에 보낸 거죠. 정보 대신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행동, 1년에 한 번 대신 매일매일, 다 똑같은 메시지 대신 나한테 맞는 메시지. 이게 넛지의 힘이에요.

 

▶️ 창업자가 배워야 할 교훈 

여러분 서비스가 사용자한테 '정보'만 주고 있나요, '행동'을 만들고 있나요? 복잡한 화면보다 지금 당장 뭐 하나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인문사회학 전공자는 복잡한 이론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쪼개는 데 강해요. 사용자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살짝 '찔러'주세요.


포리스 인사이트

오늘 라즐로 보크의 이야기에서, 인문사회학 전공자들이 창업에 써먹을 수 있는 포인트를 4가지로 정리해볼게요.

 

1. CEO의 핵심 역량: '이론 → 행동' 번역 능력

라즐로가 구글에서 발견한 가장 큰 문제는 '아는 것'과 '하는 것'의 간극이었어요. 훌륭한 리포트는 넘쳐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행동을 바꾸진 못했죠. CEO로서 라즐로의 핵심 역량은 복잡한 조직 심리 이론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한 가지"로 쪼개는 능력이었어요.

💡 CEO가 갖춰야 할 역량: 마이크로 액션 설계 (Micro-Action Design)

  • HSS 전공 CEO는 큰 비전과 이론을 제시할 줄 알아야해요.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이론을 사용자가 5초 만에 읽고 30초 만에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으로 바꾸는 거예요.
  • [예시]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세요" (X) / "오늘 회의에서 평소 조용한 팀원에게 먼저 의견 물어보세요" (O)

▶️ CEO로서 이렇게 개발하세요

  • 자질 차원: 추상적 사고와 구체적 실행을 오가는 '양방향 사고력' 훈련하기
  • 역량 차원: If-When-Then 구조로 생각하는 습관 들이기. 모든 기획을 "만약 ~하면 → 그때 → 이렇게" 방식으로 작성
  • 주변 지원: 현장 실무자(관리자, 직원)와 정기 인터뷰로 "실제로 뭐가 어려운가" 듣기. 고객이 이론이 아니라 '실행'에서 막히는 지점 파악

 

2. CEO의 차별적 강점: 도메인 깊이 = 학위 × 현장 경험

Humu는 '국제관계학 전공자'가 아니라 '구글 HR 10년 경력의 국제관계학 전공자'가 만들었어요. 라즐로의 진짜 경쟁력은 학위가 아니라, 매일 관리자들이 어디서 막히는지, CFO가 뭘 원하는지, 왜 조직 개선이 실패하는지를 체감으로 아는 거였죠.

💡 CEO가 갖춰야 할 자질: 체화된 문제 이해

  • 인문사회학 전공이 'Why(왜 중요한가)'의 철학적 깊이를 주면, 실무 경험은 'What(진짜 문제가 뭔가)'과 'Whom(누가 돈 내는가)'의 비즈니스 감각을 줘요. CEO는 둘 다 갖춰야 해요.

▶️  CEO로서 이렇게 준비하세요

  • 자질 차원: 창업 전 최소 3~5년 해당 산업 현장 경험 쌓기. "이 문제 논문에서 읽었어요" vs "이 문제 때문에 밤새 고민했어요" - 후자가 제품을 만들어요
  • 역량 차원: 현장 관찰 루틴 만들기. 매일 동료/고객의 불편과 답답함을 메모하는 습관
  • 주변 지원: 창업 전 해당 산업 멘토 확보. 업계 베테랑과 월 1회 커피챗으로 "이 아이디어 현장에서 통할까요?" 검증받기

 

3. CEO의 필수 역량: '감성'을 '숫자'로 번역하기

B2C와 B2B의 가장 큰 차이는 의사결정 기준이에요. B2C는 "이거 좋아요?"지만, B2B는 "이거 얼마 아껴줘요?"예요. 라즐로는 '문화 개선'이라는 소프트한 가치를 '퇴사율 10% 감소 = 연간 40억 원 절감'이라는 하드한 숫자로 번역했죠. 이게 CEO의 핵심 역량이에요.

💡 CEO가 갖춰야 할 역량: ROI 스토리텔링

  • 인문사회학 전공자가 다루는 가치(문화, 행복, 협업, 신뢰)를 → 재무 담당자가 결재할 수 있는 지표(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리스크 감소)로 바꾸는 능력. CEO는 감성과 이성, 두 언어를 모두 구사해야 해요.

▶️ CEO로서 이렇게 무장하세요

  • 자질 차원: 인문학적 통찰과 재무적 사고를 동시에 하는 '하이브리드 마인드' 기르기
  • 역량 차원

      -  당신 서비스가 개선하는 '소프트한 것' 리스트업 → 각각을 '돈으로 계산 가능한 것'으로 연결 

      -  A/B 테스트 설계 능력 익히기 (상관관계가 아니라 인과관계 증명)

      -  재무제표 읽기, ROI/IRR 계산법 기초 학습

  • 주변 지원

      -   초기 고객사의 재무팀과 파트너십 맺어서 실제 비용 데이터 확보

      -  회계사/재무 전문가를 자문으로 영입해 "이 가치를 어떻게 돈으로 환산하죠?" 물어보기

   

4. CEO의 첫 번째 임무: 나보다 나은 팀 만들기

라즐로는 데모 없이 투자 받았어요. 대신 "구글 HR 총괄 + 구글 과학자 + Google Slides 창업자"라는 완벽한 3인 팀을 보여줬죠. 비개발자 CEO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코딩이 아니라,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설득해서 팀으로 만드는 거예요.

💡 CEO가 갖춰야 할 자질: 비전 설득력 + 겸손한 자기인식

  • "나 혼자 다 할 수 있어"가 아니라 "내가 못하는 걸 누가 채워줄까?"를 아는 게 CEO의 자질이에요. 그리고 그들을 내 비전으로 설득할 수 있는 진정성이 필요하죠.

▶️  CEO로서 이렇게 실행하세요

  • 자질 차원

     -  겸손한 자기인식: 내가 뭘 모르는지 정확히 알기

     -  비전 명료화: "이 문제를 왜 풀어야 하는가"를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다듬기

  • 역량 차원

     -  이상적 팀 구성 설계: 문제 전문가(당신) + 데이터/과학 전문가 + 기술 구현 전문가

     -  네트워킹 전략: 교내 해커톤, 학회, 링크드인, 전 직장 동료 네트워크 체계적으로 활용

     -  설득 화법: "같이 돈 벌자"(X) → "이 문제 같이 풀어보자"(O)

  • 주변 지원

     -   엔젤 투자자/멘토를 통한 공동창업자 소개받기

     -  기술 커뮤니티(개발자 모임, 스타트업 네트워킹)에 꾸준히 참석해서 신뢰 쌓기

     -  Y Combinator, 500 Startups 같은 액셀러레이터 활용 (팀 매칭 지원)

   


이번 주 라즐로 보크의 이야기, 재밌으셨나요?

구글의 HR 전문가였던 라즐로 보크가 안전한 자리 박차고 나온 이유는 딱 하나였어요. "알면서도 못하는 것"의 간극을 메우고 싶었던 거죠.

 

수만 명 구글러가 '심리적 안정감이 중요하다' 알고 있었지만, 다음 날 아침 회의는 여전히 똑같았어요. 50페이지 리포트는 서랍에 쳐박혀 있었고, 아무것도 안 바뀌었죠. 그 간극을 메운 건 거창한 이론이 아니었어요. 월요일 아침 관리자한테 보내는 딱 한 줄짜리 힌트였죠.

 

라즐로는 복잡한 조직 심리 이론을 '만약-그때-이렇게'라는 기술 언어로 바꾸고, 비전에 꽂힌 최고의 과학자·엔지니어랑 팀 짜고, '문화'를 '돈'으로 바꿔서 CFO를 설득했어요. 그리고 결국 Perceptyx한테 성공적으로 팔면서, 더 큰 무대에서 미션을 이어가고 있죠.

 

"개발자 아니어도, 문제를 언어로 풀면 기술은 따라온다."

 

인문사회 전공자한테 가장 강력한 무기는 코딩이 아니라 의미를 만드는 능력이에요. 당신의 깊은 연구랑 현장 감각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솔루션이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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