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열 날 때 당황하지 않으려면 이 2가지는 알아두세요.

육아 중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 1위는 열 나는거 아닐까요..

2025.11.05 | 조회 189 |
0
|
초보 엄마 주치의 예지레터의 프로필 이미지

초보 엄마 주치의 예지레터

첫 엄마에게 든든한, 한의사 엄마 예지쌤의 육아 이야기

첨부 이미지

 

“이게 뭐지? 체온계가 고장났나?”

아이 체온을 재고 기계에 찍힌 39.8℃라는 숫자를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이었어요. 그 날은 아이가 처음 열이 난지 5일째였고, 3일째부터는 열이 잡히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자기 직전에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아서 측정한 체온이 저렇게 높았던 거예요.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조금 멘붕이 왔던 것 같아요. 이제 아이는 막 자러 들어가는 중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어요. 그동안 아이들 열 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말 적어도 수만 번은 상담했을 거예요.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더라고요.

 

보통 아이들이 감기나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 장염 등으로 열이 나면 초기 3일 정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감이나 RSV처럼 증상이 비교적 심한 감염증이거나 폐렴, 중이염 등의 2차 감염이 생기면 5일 정도로 길어지기도 합니다. 찰떡이는 당시 어린이집에서 돌던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첫 하루만 열이 38도 초반으로 올랐고 이후로는 37도대를 유지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5일째에 고열이 나니 이게 대체 뭔가 싶었던 거죠. 이런 건 제 머릿속의 질병 진행 구조에 없던 일이었거든요.

 

첨부 이미지

 

육아하면서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이 열 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혹시나 열이 나면 열경기를 하지는 않을까, 고열이 나면 뇌손상이 온다던데 등등 열에 대한 무서운 얘기도 많고요. 또, 열이 나는 동안에는 엄마가 중요한 선택을 할 일이 많이 생기니까요. 이 정도로 열이 나면 응급실에 가야 하는지 아니면 기다렸다가 다음날 아침 소아과 진료를 봐도 되는지, 자는 아이를 깨워서 해열제를 먹일지 그냥 재울지, 해열제 교차 복용은 언제 해야 하는지, 열이 나면 옷을 입힐지 벗길지 이불은 덮을지 말지, 물수건은 하는 것이 좋은지 안 하는 게 더 좋은 것인지. 이렇게 매 순간 시험대에 오르는 기분이 드는 것이 저도 참 어렵더라고요.

 

아이에게 발열은 아주 중요한 증상입니다. 저도 앞서 말씀 드렸던, 찰떡이가 고열을 보인 날에는 걱정이 되어 잠을 쉬이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녁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고막 체온계(정확도를 위해), 비접촉 체온계(안 깨우고 측정하려고), 아세트아미노펜 정량(열 많이 나면 먹여야지!)과 열 날 때 먹이는 상비한약 정량(열 많이 안 나는데 혹시 중간에 깨면 먹여야지!)을 각각 약병에 담아 아주 비장하게 아이 침대로 들어갔지요. 저는 10년 이상의 소아 진료로 발열에 대한 상황 판단에는 이골이 난 편인데도 그 날은 심장이 쿵쾅거리며 오늘 밤을 잘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이 때 제가 계속 저를 다독였던 말이 있습니다. 열은 사실 그렇게 무섭거나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찰떡이의 몸이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나 세균과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증거이다. (사실은 제가 열 걱정하시는 어머니들께 자주 하는 말이죠 ㅎㅎ) 아이의 면역 기능이 잘 작동하는 과정에서 열이 나는 것이니, 열이 난다고 해서 무조건 무서워하거나 그 열을 반드시 당장 정상 체온으로 돌리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1. 아이의 전반적인 컨디션: 먹고, 자고, 싸는 것이 어느 정도로 원활한지
  2. 점점 열이 잡히고 있는지 심해지고 있는지

 

🍯엄마가 주치의, 든든한 대처법 정리

      증상 : 열 날 때 🤒 

      첫 번째, 아이 컨디션 살피기

     두 번째, 열의 진행 과정을 기록하기

 

1. 체온 말고 컨디션을 체크하세요.

체온계에 찍히는 37.8 혹은 38.5라는 숫자보다는 아이의 컨디션이 더 중요합니다. 교과서적인 해열제 복용 기준은 39도 입니다. 보통은 38도가 넘으면 해열제를 먹이는 경우가 많을텐데요. 이렇게 38도에도 먹을 수 있고, 39도가 넘어도 안 먹을 수 있습니다. 이 보다 먼저 체크할 것은 아이의 전반적인 컨디션, 즉 아이가 얼마나 불편해하고 힘들어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첨부 이미지

 

열이 나고 아프니 당연히 평소보단 조금 찡찡거리더라도 기본적으로 잘 놀고 활동하면 기준 온도보다 조금 더 지켜보셔도 됩니다. 이제 막 38도 언저리여도 아이가 평소보다 많이 처지고 못 놀고 힘이 없으면서 누워 있으려 한다면 해열제를 먹이고, 그래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응급실에 갈지, 해열제를 먹일지, 교차 복용을 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체온계 숫자보단 실제 아이의 컨디션에 따르시면 됩니다.

 

여기서 아이의 컨디션이란 먹고, 자고, 싸는 것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가 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아이가 목이 아파서 평소보단 잘 못 먹어도 어느 정도 양은 먹어 내고, 잠도 증상 때문에 좀 찡찡하거나 얕게 자더라도 몇 시간 이상은 푹 자고, 소변과 대변이 평소의 양상과 비슷한지 봐주셔야 합니다. 이는 해열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약을 복용해서 당장의 증상을 줄여주는 것이 필요한 상황인지, 혹은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다른 감염 질환의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는데도 중요하니 꼭 챙겨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2.그리고 열 진행을 체크하세요.

발열의 경향성을 살피기 위해 체온을 기록해주세요. 갈수록 발열의 강도와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반적인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이라면 초반 3일 정도 열이 이어질 수 있고, 길면 5일까지 날 수 있습니다. 대체로 첫날과 둘째 날에 고열이 나고 셋째 날부터는 점차 열이 오르는 간격이 넓어지고 최고 온도도 조금씩 떨어집니다. 첫날과 둘째 날에는 해열제를 먹으면 잠시 열이 소강 상태였다가 약효가 떨어지는 4시간 정도가 지나면 귀신같이 다시 열이 오르기를 반복할 수 있고요. 셋째 날 정도 되면 해열제를 먹는 빈도가 줄고, 안 먹어도 약간 따뜻하게 올랐다가 가라앉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점차 발열이 약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 그것은 정상 반응이고 다음날 즈음 되면 열이 떨어질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5일째까지도 강한 발열을 보이거나, 저의 경우처럼 열이 거의 다 떨어졌다가 다시 오른다면 이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이니 진료를 보셔야 합니다.

 

꼭 체온 측정 기록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평소 열이 날 때의 패턴을 관찰하고 기록해 두시면 좋습니다. 그럼 다음번에 부모님께서 대처하기가 좀 더 수월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깁니다. 뭔가 든든한 지침서 같은 것이 생긴 기분이거든요. 매번 그대로 될 수는 없지만 저는 엄마가 가지는 아이에 대한 직관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직관적인 감(感)이 쌓이면 다음에는 아이가 열이 나기 전에 미리 알아채고 예방하는 것도 가능해질 거라고 믿고요.

 

오늘 내용 기억하셨다가 (물론 열이 안 나면 제일 좋지만) 혹시 다음에 아이가 열증상을 보인다면 이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살펴주세요.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데 큰 기준점이 되어줄 거예요. 그 날이 조금 덜 힘들게 지나가는데 이 글이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 예지쌤이 주치의, 이럴 땐 빨리 병원에 가야 해요!

반드시 최대한 빠르게 의료기관 방문을 해야하는 경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생후 3개월 미만에서 38°C 이상
  2. 생후 3개월~36개월인데, 39°C 이상이고 열이 나는 원인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경우
  3. 모든 연령에서 40°C 이상일 때
  4. 의식이 떨어지고 심하게 보챌 때
  5. 호흡이 곤란하고 청색증을 보일 때
  6. 경련이 발생했을 때
  7. 심한 탈수 증상(소변을 아예 못 보거나, 눈 흰자위와 혓바닥이 심하게 마름)

 

주 1회, 든든한 육아 얘기를 들려드릴게요.

구독하시면 내 아이에게 해당하는 주제를 놓치지 않고 받아보실 수 있어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초보 엄마 주치의 예지레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초보 엄마 주치의 예지레터

첫 엄마에게 든든한, 한의사 엄마 예지쌤의 육아 이야기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