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안예지 원장입니다.
지난주에는 악몽과 야경증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말씀드렸지요. 그리고 야경증이 발생한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부딪힐 물건부터 치워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안내드렸습니다.
사실 아이가 밤에 자다 깨서 심하게 울면, 악몽인지 야경증인지 구분할 여유가 없죠. 아이는 소리를 지르고 땀을 흘리며, 안아주려 해도 자꾸 밀어내고 악을 써요. 이름을 불러도 못 듣는 것 같고요. 이때 부모님 마음은 딱 하나예요.
"이 상황 진짜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지?"
오늘은 그 순간, 부모가 해도 되는 것과 하지 않는 편이 좋은 것을 정리해드릴게요.
먼저 결론부터요
대부분의 야경증은 억지로 깨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이상하게 들리실 거예요. 아이가 저렇게 무서워하고 힘들어하는데 그냥 두라니요. 그런데 여기엔 이유가 있습니다.

왜 깨우면 안 될까요?
야경증은 아이가 가장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일어납니다. 몸은 깨어난 것처럼 격하게 움직이지만, 뇌는 아직 깊이 잠들어 있는, 말하자면 잠과 깸이 뒤엉킨 상태예요.
이때 억지로 흔들어 깨우면, 깊은 잠에서 갑자기 끌려 나온 아이는 더 혼란스러워합니다.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울고, 더 길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가만히 두면 보통 10~20분 안에 스스로 잦아들고, 아이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깊이 잠듭니다.
그러니 그 시간은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지나가도록 안전하게 기다려주는 시간입니다.
그 순간, 해야 할 것
하나, 불은 너무 밝게 켜지 마세요. 무슨 일인지 보려고 환하게 켜기 쉬운데, 강한 빛은 오히려 자극이 됩니다. 아이가 어디 있는지 보일 정도의 약한 불빛이면 충분해요.
둘, 부모가 먼저 숨을 고르세요. 아이는 부모의 긴장을 그대로 느낍니다. 엄마가 당황해 다급해지면 그 분위기가 전해져요. "이건 곧 지나간다"는 걸 아는 부모가 차분히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안정감을 느낄 거예요.
셋, 끝날 때까지 조용히 곁을 지키세요. 말을 걸거나 달래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가 다치지 않게 옆에 있어 주시고, 잦아들면 조용히 다시 눕혀주세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그 순간, 하지 말아야 할 것
여기서부터가 사실 더 중요해요. 아래는 부모가 사랑하는 마음에 본능적으로 하게 되는 행동들인데, 야경증에서는 대부분 역효과가 납니다.
하나, 흔들어서 억지로 깨우기. 앞에서 말씀드린 이유예요.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 급히 깨우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 입장에서는 깊은 잠에서 갑자기 끌어내면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둘, 큰 소리로 이름 부르기. "○○야! 엄마야! 정신 차려!" 그 순간엔 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끄러운 소리가 자극이 돼요.
셋, 번쩍 안아 일으켜 돌아다니기. 격하게 움직이는 아이를 안고 걸으면 부딪히거나 떨어질 위험이 있어요. 안는 것보다 안전하게 두는 게 낫습니다.
넷, 다음 날 "어젯밤에 너 왜 그랬어?" 하고 캐묻기. 아이는 그 일을 정말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자꾸 물으면, 영문도 모르는 아이만 "내가 뭘 잘못했나, 나한테 무슨 문제가 생겼나" 불안해져요. 다음 날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평소대로 대해주시면 됩니다.
혹시 지금까지 흔들어 깨우거나 다음 날 물어보신 적이 있다면, 자책하지 않으셔도 돼요. 몰라서 그랬을 뿐이고, 그게 아이에게 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아셨으니 오늘 밤부터 조금 다르게 해보시면 됩니다.
엄마를 위한 한마디
야경증의 가장 속상한 점이 이거예요.
그 밤을 아이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엄마는 또렷이 기억합니다.
그래서 정작 무섭고 힘든 건 아이가 아니라 엄마예요. 아무것도 못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우셨다면, 오늘은 이렇게 생각해주세요. 가만히 곁을 지킨 그 시간이 사실은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처였다고요.
다음 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야경증을 줄이기 위해 오늘 밤부터 바꿔볼 수 있는 저녁 루틴을 말씀드릴게요. "많이 뛰어놀면 지쳐서 잘 자겠지" 했는데 오히려 더 깨는 아이, 왜 그런지도 같이요.
지금 4~7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을 위한 「야경증 부모 가이드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야경증 아이를 위한 생활관리법과 표, 수면 일지 양식을 함께 담을 예정이고, 완성되면 뉴스레터 구독자분들께 먼저 안내드릴게요.
이번 호에서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은 어디였나요? 의견 남겨주시면 다음 주제를 정하는 데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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