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안예지 원장입니다. 이번 주 잘 지내고 계신가요? 완연한 봄날인가 했다가 비가 오고 조금 춥더니, 오늘은 다시 여름이네요.
이렇게 날씨가 따뜻해지는 시점에 제가 정말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사실 어제도 네 분이나 같은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ㅎㅎ
진료가 끝나고 일어서려는데 "참, 선생님 하나만 여쭤봐도 돼요?" 하시거나, 문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셔서 "아, 하나 못 여쭤본 게 있어요" 하시는데, 질문은 전부 같았어요.
"우리 아이가 잘 때 땀을 좀 많이 흘리는데, 괜찮은 건가요?"
그게 전부예요. 땀을 많이 흘려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걱정이다 하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가 땀을 많이 흘리는데 괜찮은 건지 걱정되시는 마음이죠.
사실 저는 이 질문을 매년 이맘때가 되면 반복해서 들어요. 그리고 난방을 틀기 시작하는 11월에 또 한 번 질문이 몰리지요. 아이가 잘 때 땀을 흘리는 건 사실 연중 있는 일이지만, 날씨가 바뀌는 시기에는 아무래도 더 눈에 띄나 봐요.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볼게요.
그냥 넘어가다가, 어느 날 신경 쓰이기 시작한 것
사실 대부분의 엄마는 이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자다가 땀을 흘리면 "덥나?" 하고 이불을 걷어주고, 다음 날 베개가 젖어 있으면 베개 커버를 갈아주거나 세탁을 하시지요. 보통은 그 정도로 넘어가요.

문제는 이게 매일 반복될 때예요. 매일 밤 아이가 잠든 뒤 한 시간쯤 들여다보면 머리카락이 이마에 붙어 있고, 등을 만지면 축축해요. 하루 이틀은 "원래 그런가 보다" 하는데, 이게 한 달, 두 달 계속되면 마음 한쪽에 뭔가가 걸립니다. 이래도 괜찮나 싶지요.
그래도 이것 때문에 검색을 하거나 병원을 예약할 만큼은 아니에요. 그냥 찜찜한 거예요. 사실 이 찜찜함의 정체가 뭔지 엄마도 알아채지 못해요.
그러다 그 찜찜함에 이름이 붙는 날이 옵니다.
찜찜함에 이름이 붙는 순간
보통 세 가지 경로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어른들의 한마디.
주로 시어머니나 친정 엄마가 땀 흘리는 아이를 보면서 “애가 너무 약한 거 아니냐. 땀을 왜 이렇게 많이 흘려? 좀 잘 먹여야 되겠다.” 하시는 거죠.
두 번째는 친구들과 비교해봤을 때 우리 아이만 유독 땀이 많은 것 같다고 느껴질 때.
키즈노트를 보고 있는데 다른 아이들은 멀쩡한데 우리 아이만 비 맞은 것처럼 머리가 흠뻑 젖어 있거나, 하원 때 선생님이 “오늘 땀이 많아서 옷을 갈아입혔어요.” 하시면 또 걱정이 되기 시작하죠.
세 번째는 SNS 광고인데요.
이거 한 번쯤은 보셨을 거예요. 아이가 땀이 많으면 자율신경계가 항진되어 있는 거고, 그러면 키가 안 큰다고. (그래서 홍삼을 먹이는 걸로 결론이 나는…. 그런 광고들이요.)
이런 경험을 한 번쯤 하게 되면, 매일 밤 그냥 넘겼던 젖은 베개가 갑자기 크게 다가옵니다.
"역시 약한 거였어."
"그래서 감기를 자주 앓는 거구나."
"키도 잘 안 크는 것 같은데 이것 때문인 건 아닌가."
찜찜함이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젖은 베개는 허약하다는 뜻일까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갈게요.
아이들의 땀이 많아 보이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체온 조절이 미숙합니다. 땀샘 개수는 어른과 비슷한데 몸이 작으니까,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땀이 나요. 그래서 아이들은 원래 땀을 많이 흘립니다. 특히 잠들고 1~2시간은 체온이 올라가면서 열을 빼기 위해 땀이 나는데, 이건 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본래 수면에 들어가는 과정이 그렇거든요.
머리와 이마에 유독 땀이 많은 건, 그 부위에 땀샘이 몰려 있기 때문이에요. 어린이집 사진에서 우리 애 머리만 젖어 보이는 건, 그 아이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냥 우리 아이가 땀이 많은 체질인 겁니다. (혹은 유독 신나게 잘 놀았거나요^^)
잘 먹고, 잘 놀고, 잘 크고 있다면 땀이 많아도 정상입니다.
베개가 매일 젖는다고 해서 반드시 허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도 우리 애는 좀 많은 것 같은데요"
이 말도 정말 자주 들어요. 위의 설명을 드려도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우리 애는 진짜, 진짜 너무 많아요. “
맞아요. 아이마다 땀의 양은 다릅니다. 어른도 그렇잖아요. 같은 방에서 자도 이불을 차는 사람이 있고 이불을 끌어당기는 사람이 있듯이, 아이들도 체질적으로 땀이 많은 아이가 있어요. 이건 질환이 아니라 개인차입니다.
"우리 애만 이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다른 아이의 잠든 모습을 매일 밤 들여다보는 엄마는 없으니까요. 비교 대상이 없어서 우리 애가 유독 많아 보이는 거예요.
여담인데, 찰떡이도 진짜 땀이 많아요. 저도 정말 이 말을 제가 쓰게 될지 몰랐는데, 진짜 정말 너무 많아요. 유독 많아요. 찰떡이 아빠가 진짜 땀이 많은 체질이거든요. 어느 정도냐면, 외출하기 전에 외출복을 미리 갈아입으면 정작 나갈 땐 땀에 쩔어서 외출복을 나가기 직전 문 앞에서 입어야 해요. 찰떡이도 아빠를 닮아서 그런지 진짜 땀이 많아요. 돌 전에 분유 먹던 시절에는 분유 한 번 먹을 때마다 옷을 갈아입혀야 했어요. 분유 먹는 그 몇 분 동안 엄마와 등을 밀착하고 있으면 옷이 다 젖었거든요.
지금 찰떡이도 당연히 땀이 많습니다. 매일 밤 잠들 때 땀이 나고, 밥 먹으면 땀이 나서 옷을 매번 갈아입어야 하고, 어린이집에 항상 여벌 옷을 2벌씩 보냅니다. 카시트에 타고 5분 이상 이동하면 땀이 나서 내릴 때마다 머리랑 등이 흠뻑 젖어 있어서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닦아주기 바쁘지요. 우리 애 땀 많아요 대회가 있다면 당당히 순위권에 들 자신이 있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진짜 문제는 땀이 아닙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 이제 “땀이 많다고 다 문제는 아니구나.”까지는 알게 되셨지요?
그런데 여기서 제가 항상 덧붙여서 당부드리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밤마다 머리가 젖는 아이를 봅니다. 이렇게 땀 흘리고 나면 나중에 땀이 식으면서 추울 텐데… 감기에 걸릴까 봐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이불을 좀 더 덮어줍니다. 잠옷을 좀 더 두껍게 입힙니다. 에어컨을 끕니다. 그러면 아이는 더 더워지고, 더 많이 땀을 흘리고, 다음 날 아침 베개는 더 젖어 있고, 엄마는 더 걱정합니다.
밤에 아이가 이불을 차면 엄마가 다시 덮어주죠. 우리는 “아기 바람들라!”와 “잘 때 배 나오면 감기 걸린다”가 DNA에 새겨져있는 민족이니까요. 뭔가 추우면 안될 것 같은 걱정이 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이불을 차는 건 덥다는 신호예요. 아이의 몸이 "나 지금 더워"라고 말하고 있는 건데, 우리가 다시 덮어주는 겁니다. 그러면 더 더워지고, 더 땀을 흘리고, 다음 날 베개는 더 젖어 있어요.
그럼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오늘은 여기서 한 번 끊어보겠습니다. 궁금하시다면… 다음 주에 꼭 오픈을…. 해주세요 ^^
다음 주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말씀드릴게요. 정상적인 땀과 진짜 살펴봐야 할 땀의 기준, 해야 할 것과 안 해도 되는 것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다음 주 내용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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