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안예지원장입니다.
이번주에 뉴스레터 이름을 바꿔봤는데 혹시 눈치 채셨나요?
저는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참 여러 가지 SNS를 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그 중 가장 어려운 것이 인스타그램이예요.
"지금 시기 놓치면 안 될 아이의 발달 신호"
"그렇게 얘기하면 아이 뇌 발달 다 망칩니다."
이런 불안을 야기하는 제목과 화려한 후킹이 반복되는 것이 저는 좀 힘들더라고요.
그런 것 없어도 안 그래도 불안한게 엄마 마음이잖아요.
그래서 엄마에게 "괜찮다"고 얘기해주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저는 본래 기질적으로 예민도와 민감도가 매우 높고 불안이 높아요.
그래서 그런 엄마들의 마음을 잘 아는 제가,
불안한 이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이해하는 제가 그렇게 얘기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오늘부터는 육아를 하면서 만나는 다양한 "불안"에 대해서 얘기해볼게요.
그리고 그 불안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해독제"도 함께 드릴게요.
조금 더 걱정없이 행복한 육아를 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 얘기 시작해보겠습니다.
제가 3월 말, 4월 초쯤이면 꼭 마주치는 분들이 있습니다.
"선생님, 이거 틱일까요? 아이가 일주일째 눈을 자꾸 깜빡여요."
걱정이 가득한 표정, 그러면서도 아니라고 말해 달라는 간절함이 묻어나는 얼굴. 진료실에서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는 분들이요.
올해도 어김없이 그때가 왔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2~3주쯤 지나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상담을 하기도 합니다. 눈 깜빡임, 코 찡긋, 킁킁거림, 어깨 들썩임. 아이마다 증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엄마의 표정과 걱정은 늘 비슷합니다.

아마 저에게 오시기 전부터 ‘아이 눈 깜빡임’을 많이 검색해 보셨을 거예요. 그리고 그 검색 결과가 엄마를 얼마나 더 불안하게 만드는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오늘은 이 틱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제 생각에, 엄마들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니까요. 이 글을 읽고 나서 불안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검색이 엄마를 데려가는 곳
아이의 눈 깜빡임을 처음 발견한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처음에는 "눈이 피곤한가?" 정도였을 겁니다. TV를 오래 봤나, 잠을 설쳤나. 아니면 요즘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가 생겼나, 그렇게 생각하셨을 거예요. 그런데 다음 날도, 사흘째도 계속되면, 그리고 점점 더 심해지면 마음 한쪽에서 단어 하나가 떠오르지요. “혹시, 틱인가?”
그 단어가 떠오르는 순간부터, 엄마의 뇌는 불안해집니다. 그리고 검색을 시작하지요.

이렇게 글을 읽고, 전문가의 유튜브도 찾아봅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의 ‘눈 깜빡임’이 ‘투렛 증후군’으로 연결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틱 장애 → 만성 틱 → 투렛 증후군 → ADHD 동반 → 평생 간다 → 치료 불가. 지금 이성적으로 보실 때는 "너무 과장하는 것 아닌가" 싶으실 수도 있지만, 새벽 2시에 혼자 검색할 때는 이런 이성적인 판단이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어요. 불안은 생각보다 힘이 세니까요.
그렇다고 저를 포함해 전문가들이 하는 말이, 검색 결과가 거짓말은 아닙니다. 투렛 증후군이라는 진단은 존재하고, 만성 틱이 있는 것도, ADHD가 동반되기 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모든 아이가 그 경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틱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해요.
일단 틱에 대해 알아볼게요.
여기서 틱을 경험하는 아이들의 비율을 함께 알려드리면, 불안이 조금 덜해지실 것 같아요.
연구에 따르면 학령기 아동의 11~20%가 일시적 틱을 경험합니다. 교실에서 다섯 명 중 한 명 꼴이에요. 4주 이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스럽게 없어지기도 합니다. 내원하시는 분들 중에도 "작년에는 그냥 두니 어느 날 없어졌는데, 올해는 좀 더 길게 가는 것 같아 왔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렇게 가볍게 지나가는 아이들이 많고, 짧은 치료로 금세 좋아지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투렛 증후군은 학령기 아동 1,000명 중 4~8명 수준입니다.
그런데 검색 결과에서는 이 "대부분"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무사히 지나간 아이들은 후기를 잘 쓰지 않거든요. 맘카페에 "우리 아이 3주 깜빡이다가 그냥 없어졌어요" 같은 글은 잘 올라오지 않아요. 대신 1년째 고생하는 글, 병원 세 군데를 돌아다니는 글, 약을 먹여야 하냐는 글이 보입니다. 검색 결과는 구조적으로 최악의 사례를 상위에 노출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엄마의 머릿속 공포는 아이의 상태가 아니라, 검색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걸 알아도 불안이 바로 풀리지는 않지요. 그게 정상입니다. 이 불안에는 정보로 풀리는 부분과, 정보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부분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알아도 불안이 안 풀리는 이유
"대부분 괜찮대"라는 걸 머리로는 알겠는데, "그래도 우리 아이는 다르면 어쩌지"가 남아 있거든요. 당연히 그럴 거예요. 혹시 우리 아이가 좋지 않은 쪽으로 이어지는 '그 한 명'이면 어쩌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이 당연한 불안이 하나의 루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루프는 한 번 돌기 시작하면 혼자서는 멈추기 정말 어렵습니다.

이 루프에서 엄마가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아이에게 이상한 움직임이 보이는데 검색을 안 할 부모가 있을까요? 없겠지요. 검색 결과에 '투렛 증후군', '장애' 같은 단어가 뜨는데, 무섭지 않을 부모도 없습니다.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내 탓인가”를 먼저 떠올리는 것도, 걱정되면 더 자주 살피게 되는 것도 누구나 하는 반응이에요.
이 중에 당연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어요. 다만 이것이 순서대로 연결되면,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를 지키려는 마음에서 시작한 관찰이, 아이의 긴장을 높이는 시선이 되고, 그 긴장이 증상을 더 강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먼저, 불안을 줄이고 이 루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불안이 아이의 몸에서 실제 반응을 일으켜,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틱은 뇌에서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하는 부위와 관련이 있는데, 이 부위는 긴장과 스트레스에 민감합니다. 아이가 어떤 이유로든 긴장하면 억제 기능이 약해지고, 틱이 더 잘 나타납니다. 부모님께 혼나거나 발표 상황에서 틱이 심해지는 이유도 같아요.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여기서 제가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케이스를 말씀드려볼게요.

(처음 왔을 때) 7세 남아. 눈 깜빡임 2주째. 엄마는 이미 많이 불안해하셨어요. 매일 아이 옆에서 깜빡임 횟수를 세고, 하루에 서너 번 "눈 좀 깜빡이지 마"라고 말하고 있었어요. 아이는 진료실에서 엄마 눈치를 보며 눈을 꾹 감고 참으려 했는데, 참는 도중에 오히려 연속 깜빡임이 터져 나왔습니다.
(3주 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았습니다. 약도 쓰지 않았어요. 한 가지만 바꿨습니다. 불안하시더라도, 그 불안을 아이에게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아이에게 틱을 언급하지 않기. 의식적으로 아이의 눈을 관찰하지 않기. 대신 그 에너지를 놀이 시간과 수면 시간을 늘리는 데 쓰기. 눈에 관한 말이나 시선이 튀어나올 것 같으면, 그때마다 아이를 한 번 더 안아주시라고 했어요.
3주 정도 지나자 깜빡임은 절반 이하로 줄었고, 아이의 표정이 눈에 띄게 편안해졌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치료 없이도 올바른 생활 관리 티칭과 경과 관찰로 좋아지는 아이들도 정말 많아요.
이 이야기에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엄마가 바뀌면 아이가 낫는다"가 아닙니다. 틱은 엄마가 뭘 잘못해서 생기거나 악화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다만 불안이 멈추면, 아이의 몸은 스스로 회복할 공간을 갖게 된다는 점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엄마의 불안과 아이의 불안은 모두 아이의 몸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그러려면 우리도 긴장하지 않아야겠지요. 아이의 긴장을 낮추기 전에, 나를 돌아보고 내 긴장을 낮출 방법도 함께 찾아주세요.
NEXT WEEK
여기까지가 오늘의 내용입니다. 일부러 오늘은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말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어요. 해독하기 전에, 지금 내 마음 상태를 들여다보셨으면 해서요.
다음 주에는 좀 더 구체적인 행동 피드백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다음 주 내용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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