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안예지 원장입니다.
지난주에는 키 성장 이야기를 했지요. 예상 키를 확인한 충격에서 시작해 영양제를 하나둘 추가하게 되지만, 정작 수면이나 운동 같은 기본은 그대로인 상황에 대해서요.
오늘은 지난주에 말씀드린 대로, 무엇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그리고 영양제를 먹이실 때 무엇을 확인하면 좋을지 정리해드릴게요.

해야 할 것, 세 가지
1. 잠자는 시간을 30분만 앞당겨보세요.
제가 늘 강조하지만 키 성장을 위해서는 잠, 밥, 활동, 이렇게 3가지가 중요합니다. 이 중에서도 수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리지요. 성장호르몬은 깊은 잠에서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질 좋은 수면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다만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습니다. 환경적인 요소, 심리 상태, 신체 건강 등 여러 조건이 함께 필요하지요. 하지만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조금만 신경 쓰면 비교적 빠르게 바꿀 수 있습니다.
아침 등원 혹은 등교를 위해 대략 7시에 일어나야 한다고 가정하면,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9시에서 10시 사이에는 잠들어야 합니다.
"그거 알아요. 근데 안 돼요."
이 말씀 정말 많이 들어요. 학원 끝나면 8시, 밥 먹고 씻으면 9시 반, 좀 놀다 보면 10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거 맞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9시에 재우셔야 합니다” 라기 보단, 일단 지금보다 30분만 앞당겨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스크린타임을 30분 줄이든, 저녁 루틴에서 무엇 하나를 빼든요. 30분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매일 30분이 쌓이면 수면의 질이 달라지고 성장호르몬이 나올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됩니다.
완벽한 시간표를 새로 짜실 필요는 없어요. 일단 30분만이라도 앞당겨보세요.
2. 아이가 몸을 쓰는 시간을 확인해보세요.
아이가 하루에 실제로 뛰어노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챙겨보세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시간, 혹은 태권도 같은 학원을 가는 시간 외에, 진짜로 몸을 움직이는 시간 말이지요.
키 크는 데는 줄넘기가 좋다, 농구가 좋다, 매달리기가 좋다 등등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보셨을 거예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매일 충분히 뛰어놀고 있는가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길지는 않은지 살펴보는 거죠.
거창한 운동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됩니다. 놀이터에서 30분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뼈에 자극이 가고,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밤에 잠도 잘 옵니다.
3. 영양제 말고, 밥을 먼저 보세요.
지난주에 말씀드렸지요. 밥을 잘 안 먹으니 영양제를 더 주시는 경우가 많은데, 영양제로 식사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특별한 식단이 필요한 것도 아니에요. 단백질, 채소, 탄수화물이 골고루 들어가는 평범한 밥상이면 됩니다.
"잘 안 먹어서 영양제라도 먹이는 건데요." 이 말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안 먹는 아이를 먹이는 일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 이런 경우에는 아이가 왜 안 먹는지부터 생각해 봐야 합니다. 간식이 많은지, 과자가 밥을 대신하고 있는지,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지, 아니면 아이가 전반적으로 먹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지요.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이 보입니다.
당장 식사를 교정하기 어렵다면 영양제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만 "영양제를 먹고 있으니 괜찮겠지"가 아니라, 식사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주셔야 합니다. 영양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니까요.
영양제, 먹일 때는 이것을 확인하세요
영양제를 먹이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먹이시기 전에 확인하실 것이 있어요.

"키 성장"을 표방하는 영양제라면 이런 것들을 체크해주세요.
-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대부분은 다양한 비타민 조합입니다.
- 키 성장 관련 기능성 인증을 받은 성분이 있다면, 그 성분의 함량이 충분한지 확인하세요. 인증은 받았지만 실제 함량이 낮은 경우가 있습니다.
- 이미 먹이고 있는 다른 영양제와 성분이 겹치지 않는지 확인하세요. 멀티비타민에 들어 있는 성분이 개별 영양제와 중복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 아이가 밥을 잘 먹고 있다면, 그 영양제가 정말 필요한지 한번 더 생각해보세요.
이 정도만 확인하셔도 7~8개가 2~3개로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 해도 되는 것, 세 가지
1. 매달 키 재면서 일희일비하기
아이 키가 안 크는 것 같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아이 키는 매달 균일하게 크지 않습니다. 계절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고, 하루 중 시간대에 따라 0.5~1cm 정도 차이가 나기도 해요. 매달 재면 이 오차에 휘둘리게 됩니다.
3~6개월 단위로 같은 시간에 재서 추세를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2. 기본 안 채우고 영양제만 늘리기
오늘 계속 드린 이야기입니다. 수면, 운동, 식사가 기본이고 영양제는 그다음입니다. 순서만 바꿔도 달라집니다.
3. 또래 키 비교하면서 조급해하기
성장은 아이마다 속도가 다릅니다. 일찍 크는 아이도 있고, 늦게 크는 아이도 있어요. 사춘기 시작 시기에 따라 최종 키에 큰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지금 또래보다 작다고 해서 나중에도 작은 게 아니고, 지금 크다고 해서 끝까지 큰 것도 아닙니다. 옆집 아이와 비교하는 건 기준이 될 수 없어요.
비교하셔야 한다면 다른 아이가 아니라, 6개월 전 우리 아이와 비교하세요. 그게 유일하게 의미 있는 비교입니다.

🩺한의사 안예지의 코멘트
한의학에서는 성장을 볼 때 비위(脾胃)와 신장(腎)을 중요하게 봅니다. 비위는 음식을 소화해 영양을 만드는 곳이고, 신장은 성장과 발달의 근본이 되는 곳이에요.
쉽게 말하면, 밥을 잘 먹어 에너지를 만들고(비위), 그 에너지가 성장으로 가는 길(신장)이 열려 있어야 키가 큰다는 거예요. 이 두 가지가 안 되는 상태에서 영양제를 아무리 넣어도 재료가 갈 곳이 없습니다.
한의원에서 하는 성장 치료도 마찬가지예요. 치료 효과가 제대로 나오려면 수면, 활동량, 식습관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기본이 안 된 상태에서 치료만 하면 효과가 제한적이에요.
그래서 저도 성장 상담을 하실 때 항상 같은 말씀을 드립니다. 영양제나 치료도 중요하지만, 잠, 운동, 밥을 함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요. 당연해 보이고 조금은 지루해 보일 수 있는 길이지만, 결국에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 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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