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안예지 원장입니다.
요즘 날씨가 정말 좋네요. 봄꽃 피는 날들을 아이와 함께 찬란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지난주에는 틱장애에 대해 이야기했지요.
아이의 눈 깜빡임을 발견한 엄마가 검색을 시작하고, 검색 결과가 투렛 증후군까지 이어지면서 불안이 루프처럼 반복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요. 그리고 그 루프의 모든 단계가 본능이며, 잘못이 아니라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오늘은 약속드린 대로, 그 루프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엄마의 공포에 비해 실제 위험은?
숫자로 한 번 살펴볼게요.

- 11~20% : 학령기 아동 중 일시적 틱을 경험하는 비율입니다. 생각보다 높지요.
-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눈에 띄게 줄고, 일상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 됩니다.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도 많지만, 경미하게 남거나 재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1,000명 중 4~8명 : 투렛 증후군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습니다.
틱은 대체로 만 나이로 3~10세 사이에 시작되고, 새학기나 이사처럼 환경이 바뀌는 시기에 잘 나타납니다.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약 3배 많고요. 지난주에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의 몸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보내는 긴장 신호에 가깝습니다.
숫자에서 보시는 것처럼 대부분은 괜찮습니다. 다만 방치한다고 저절로 좋아지는 것 만은 아니지요.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알려드리겠습니다.
해야 할 것, 세 가지
1. 아이 몰래 아이를 관찰하세요.
틱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살펴봐 주세요. 그래야 틱인지 다른 증상인지 구분하기 쉽고, 어떤 요인이 영향을 주는지 파악해 원인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침에 많은지, 저녁에 많은지. 학교 다녀온 직후에 심한지, 주말에는 괜찮은지 등을 찾아보세요.
대신 “엄마가 나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은 주시면 안 됩니다. 관찰은 하되, 관찰당하는 느낌은 주지 않아야 해요. 아이가 잠든 뒤 그날을 떠올리며 복기하셔도 괜찮습니다.
2. 수면, 운동, 스크린 타임을 점검하세요.
수면이 부족하면 아이의 신경계는 회복할 시간을 잃습니다. 틱을 포함해 아이 건강 문제의 많은 부분이 수면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챙겨주세요.
신체 활동은 아이의 몸과 마음의 긴장을 해소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경로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뛰어노는 시간, 혹은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넣어주세요. 하루 정도는 일정을 비우고 보호자와 함께 몸으로 노는 시간을 만들어 주셔도 좋습니다.
스크린 타임은 틱, 특히 눈 깜빡임과 관련된 틱 증상을 악화시키는 가장 흔한 요인입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볼 때 유독 틱이 심해진다면, 당분간은 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을 쓰거나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이 세 가지를 먼저 챙겨주세요. 치료를 하더라도 이런 생활 관리가 함께 이뤄지면 경과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3. 4주 정도는 지켜봐주세요.
틱장애의 국제 표준 진단 기준에서 일시적 틱은 4주 이상 ~ 1년 미만 지속되는 틱을 말합니다. 따라서 증상이 시작된 지 4주가 되지 않았다면, 위의 두 가지를 하면서 잘 지켜봐 주세요. 증상이 줄어드는 추세라면 방향이 맞는 것이니 그대로 관리하시면 됩니다.
만약 4주가 지나도 줄지 않거나, 종류가 늘어나거나(눈 깜빡임에 코 찡긋이 더해진다거나), 아이가 일상에서 힘들어한다면 그때 전문가를 만나시면 됩니다. 특히 아이가 주변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듣기 시작했다면, 조금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안 해도 되는 것, 세 가지
1. "눈 좀 깜빡이지 마"라고 말하기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셔야 하는 것’입니다. 지적하면 아이는 그 움직임을 더 의식하게 됩니다. 의식하면 긴장하고, 긴장하면 틱이 더 나옵니다. 특히 아이를 혼내며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아이는 잘못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아이는 자신도 왜 그러는지 모릅니다. "왜 그래?"라고 물어도 답을 할 수 없어요. 남는 것은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나 보다"라는 느낌뿐입니다.
2. 새벽에 검색하기
지난주에 말씀드렸지요. 검색 결과는 최악의 사례가 위에 뜨고, 무사히 지나간 아이들은 글을 잘 남기지 않습니다. 새벽에 혼자 하는 검색은 정보를 얻는 행위라기보다 불안을 키우는 행위입니다.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낮에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 확인하세요.

3. 아이 앞에서 틱에 대해 이야기하기
배우자나 가족과, 혹은 전화로 친구에게 아이의 틱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걱정하는 대화를 아이 앞에서 하지 말아주세요.
"우리 애가 요즘 자꾸 눈을 깜빡여서..." 같은 대화를 아이가 듣는 곳에서 하면 안 됩니다. 아이는 다 듣고 있어요. 특히 자기 이름이 나오면 더 잘 들립니다.
아이의 틱 증상을 보며 자책하거나 과도하게 걱정하는 어머님들이 정말 많습니다. 진료실에서 우는 경우도, 사실 생각보다 꽤 많고요.
엄마의 잘못이 아니에요.
“틱”이라는 증상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우리 아이의 몸이 “지금 나 좀 긴장했어요”라고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 고민하고, 도와주면 됩니다.
이 글로 불안이 조금이라도 줄어드셨다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아이 증상 개선의 첫걸음이니까요.
오늘도 엄마의 하루를 응원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