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길을 물어야 할 시간

김근주읽기 뉴스레터 16호(후편)_황순욱

2024.07.02 | 조회 5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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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주읽기

'김근주읽기'는 신학자 김근주 목사의 저서를 함께 읽는 독서클럽으로, 책 이야기, 모임 안내, 참여자들의 인터뷰를 뉴스레터로 전합니다.

7월의 첫 인사를 황순욱 님의 뉴스레터 16호(후편)로 띄웁니다. 코로나 시기를 통과하며 한 발짝 물러나 '교회'에 관해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만연한 반지성주의를 어떻게 타계할까요? 내일의 교회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공부하는 신앙인의 과제는 무엇일까요? 교회를 사랑하는 황순욱 님의 글을 통해 우리 신앙공동체의 길을 모색해봅니다. 귀한 이야기를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기독 월간지 '복음과상황' 7월호에 "솔직한 질문으로 성경 다시 읽기" (-박영식 교수 해임 사건'을 향한 한 평신도의 시선) 이라는 제목으로 황순욱 님의 글이 게재되었습니다. 함께 읽어주세요. _발행인 주

 

황순욱 님, 아내와 자녀 셋, 그리고 조카(오른쪽 끝) _황순욱 제공
황순욱 님, 아내와 자녀 셋, 그리고 조카(오른쪽 끝) _황순욱 제공

ː 나의 사랑, 나의 교회 ː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저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교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셨다고 하더군요. 저는 상당히 교회 중심적인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한발 밖에서 교회를 바라보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한 교회만 다녔고, 부모님과 떨어져 대학 생활을 하면서도 주말이면 대구의 모교회에 출석했습니다. 찬양대, 교사, 방송실을 섬겼고, 해외 선교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혹여 교회 사역에 방해가 될까 싶어 포기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대학원 학위를 취득했던 5년 동안도 이런 삶은 지속됐습니다. 세 아이를 데리고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모교회를 매주 출석했으며, 이후 대전에 위치한 직장을 다니면서도 약 5년간 대구의 교회로 나갔습니다

지금은 한 달에 2회 정도 모교회에 출석하며, 나머지는 집 앞의 가까운 교회를 나갑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 마음 속에는 모교회를 향한 사랑이 넘칩니다. 해가 갈수록 작아질 수밖에 없는 농촌 교회지만, 그래도 끝까지 남아서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끝까지 남아 교회를 지키고 싶습니다"

 

 ː 교회! 길을 물어야 할 시간 ː

주일에 반드시 물리적 공간에서 예배하는 것만이 신앙 생활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디나 계시며, 일상의 모든 곳에 함께 하시지요. 그리심산이나 예루살렘이나 결국 예수님에게 진정으로 예배드리는 모든 곳이 교회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다 고백하면서도 '나는 왜 반드시 모교회에만 출석하려고 고집했을까?' '나는 너무 형식적인 예배에만 치우쳤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데 '어쩌면 이 형식의 예배가 나의 신앙을 지켜 준 버팀목은 또 아니었을까?' 이렇게 시작된 질문은 나와 아이들, 그리고 미래 세대를 향한 물음으로 이어졌습니다.

'미래의 우리 교회의 모습은 어떻게 될까?' '우리 아이들에게 교회가 무엇인지 어떻게 설명할까?' '다음 세대 청년들에게 교회에 모여야 하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말할까?' 제 속에 쏟아지는 질문들을 헤집어 짚어낸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교회는 복음의 삶을 살아내는 신앙 공동체로서 의미를 끝까지 지켜야 한다." 그것이었습니다.  

교회 이미지_pexels.com 퍼옴
교회 이미지_pexels.com 퍼옴

ː 개신교, 지성적 균형감을 찾자! ː

부족한 제가 개신교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부끄럽고 송구한 일입니다. 하지만 한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개신교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공부하지 않는 비지성주의와 목회자 중심주의로 지나치게 치우친 것입니다. 

물론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요. (제가 많은 교회의 상황과 형편을 모르니,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현재 개신교 지교회 목사님들은 예배에서 설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성도들 역시 그렇습니다. 설교만 들으면 예배가 끝입니다. 동영상으로 업로드 되는 영상도 설교가 대부분입니다. 설교를 많이 강조하면서 설교만 잘 들으면, 천국갈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마치 말씀=설교’ 라는 공식이 의연중에 고착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는 분명히 잘못된 공식이라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는 설교가 너무 강조되면서 목회자 중심주의가 함께 공고히 다져진 것 같습니다. ‘목회자는 부르심 받은 종이다. 목회자는 특별한 소명이 있다.’ 라는 식의 종교개혁의 정신과는 역행하는 언어들로 목회자가 교회의 중심이 되고 있는 한국 교회를 봅니다.

목사님을 존경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이는 목회자 스스로와 성도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목사님의 목회는 자연스럽게 권위적이 되어 가고 불필요하게 거룩하게 포장됩니다. 특별함을 지키기 위해서 무리를 하게 되고 설교에 대한 압박이 너무 큽니다. 목사님에게 반대하는 성도는 하나님께 반대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리고 성도에게도 우러러 봤던 목사님의 인간적인 모습, 실수하는 모습들이 신앙생활, 믿음까지 영향을 주게 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이러한 부분이 목회자 중심주의의 단면이라 생각합니다.

신학서로 가득한 책장_황순욱 제공
신학서로 가득한 책장_황순욱 제공

 ː 이해하지 못하면서 성경을 열심히 읽어야 하나? ː 

많은 목사님들은 성도들에게 성경 통독을 반복하라고 강조하십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 혼자서 몇 번을 읽었지만 성경 전체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큐티도 자기 상황에만 맞추는 개인적이고 단편적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큐티 생활을 폄훼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용서를 바랍니다. 다만 부분적으로 차용하고 편리하게 적용하기 쉽다는 뜻입니다. 물론 그것으로도 은혜겠지요. 저는 성령의 은혜가 부족해서인지 머리가 나빠서인지, 아니면 대충 읽어서인지 성경을 20독 이상하였지만 성경 내용이 제대로 머릿속에 정리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읽으면서 동시에 성경 내용에 대한 일목요연한 정리와 꼼꼼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도 대략적인 구조나 당시의 시대적 상황만을 파악해도 성경을 읽는 마음과 생각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목사님 혼자서 많은 것을 감당해야 하는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는 개인의 의지와 역량의 문제라기보다는 한국교회의 구조적 문제에 가깝습니다.

 

"결코 포장될 수 없는 거룩함"

 

 ː 바쁜 목사님이 좋은 목사님일까? ː

한국의 목사님들은 너무 바쁩니다. 일주일에 10편 이상의 설교를 준비해야 하고, 심방을 다녀야 하고, 심지어 교회의 행정까지도 구석구석 돌봐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성경과 책을 읽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목사님들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교회의 운영과 시스템, 재정의 모든 것이 다시 거론되어야 하겠지요. 그래서 부교역자의 도움, 장로님, 중직자, 교인들이 서로 짐을 나눠져야 합니다.

초대교회에서와 같이 (정확하게 대응되진 않지만) 목사님들은 말씀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행정이나 다른 업무는 장로님이나 중직자들이 함께 맡을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겠지요. 너무 많은 설교를 부담하기 보단 설교도 분담해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은 비지성주의에서 시작해서 목회 이야기까지 와버렸습니다. 저는 목회자도 아니고 신학교를 다닌 신학생도 아닙니다. 다만 한국교회를 사랑하고 걱정하고 절대 떠나고 싶지 않은 평범한 성도의 얄팍한 견해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ː 그 누구라도 약자면 보호해야 ː 

저는 김근주 교수님 강의를 들으면서 계속 쫒아다니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와 동영상을 접하게 되면서, 몇 해 전 기사를 통해 일산은혜교회가 처한 부당한 일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합신 교단을 탈퇴하게 된 이유와 과정을 밝힌 기사였는데, 당시 제가 볼 때 김근주 교수님은 무조건 '약자'였습니다. 

권력이 있는 합신 교단이 일산은혜교회에서 김근주 교수님과 여성 목회자를 내쫒으라는 것은 폭력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일산은혜교회의 이광하 목사님과 성도들이 두 분을 지키기 위해서 의견을 모아 교단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용기있는 결단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이 평소 김근주 교수님께서 강조하시던 약자를 보호하는 구약의 말씀, 쪼끄마한 권력으로 약자를 괴롭히는 권력에 대한 항의, 정의가 실현되는 한 예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계속에서 일산은혜교회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김근주 목사님_김근주읽기 제공
김근주 목사님_김근주읽기 제공

 

"거친 말투? 근엄하게 힘준다고 권위 생기지 않아"

 

 ː 특권적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야 ː

저는 느헤미야에서 구약학을 수강하고 있지만, 김근주 목사님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습니다저는 김 교수님의 삶을 모릅니다. 늘 바른 말씀을 하시는 것만 들어서 진짜 그렇게 사시는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저는 김근주 목사님이 가끔 내뱉는 날것의 말을 좋아 합니다. 누구는 막말? 거친 말?이라고 폄훼하기도 하지만 제가 같은 경상도 사람이라서 그럴까요. 목사님의 말투에서 친근감이 느껴집니다. 김근주 교수님! 교수님의 역할은 계속해서 막말로 바른 소리를 해 주시는 겁니다. ㅎㅎ

한국 교회의 강단은 조금은 가벼워지고 쉬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부로 말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아름다운 일상의 말이 전달되고, 강권과 권위의 말을 걷어내야 합니다. 아무리 근엄한 포즈와 거룩하게 포장된 말투를 사용해도 내면의 경박함은 감출 수가 없습니다. 

교만한 말일 수도 있지만, 저는 김근주 교수님을 통해서 구약을 읽는 시야가 달라졌습니다. 성경을 문자적, 자의적, 감상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지양하게 되었지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이 강조하시는 약자에 대한 긍휼과 자비, 공의와 정의를 행하는 일 요즘은 구체적으로 내가 어떻게 그런 일들을 행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번 김근주읽기에서 진행한 <특강 예레미야> 북토크에서 들은 말 중에 ‘세월호’ 유가족들의 예배에 함께 참여하는 것도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한욱,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정은문고, 2023
정한욱,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정은문고, 2023

 ː 공부, 끝까지 하는 것 ː

저는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스스로 제가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한번 시작한 공부는 끝까지 할 마음에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뉴스레터 질문지로 나만의 공부법이 무엇인지 물으셨는데, 한마디로 ‘끝까지 한다’ 입니다. 한번 시작한 공부는 마무리 지을 때까지 긴 시간 잘 버티는 것 같습니다. 새물결아카데미의 바이블 클래스 강의도 모두 수강하였고,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강의도 끝까지 들어볼 생각입니다.

김근주읽기도 사실 김근주 교수님의 책은 거의 다 읽었지만 다시 읽는다는 생각으로 계속 참여하겠습니다. 책은 계속 같이 혹은 좀 더 빨리 읽고 있지만, 다른 책을 읽어야 하고, 또 회사 일이 바빠서 소감을 올리지 못하고 있어서 늘 미안합니다. ㅠㅠ 

읽기 동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은 정한욱 님의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정은문고, 2023)와 김진혁 교수님의 <신학의 영토들>(비아,2023)를 추천합니다. 책으로 서로 이어지고,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하고, 연대와 희망을 노래하는 김근주읽기가 소중합니다. 늘 함께하겠습니다. 

김진혁, <신학의 영토들> 비아, 2023
김진혁, <신학의 영토들> 비아, 2023

 

"연대와 희망을 노래하는 김근주읽기가 소중합니다"

**아래) 황순욱, "솔직한 질문으로 성경 다시 읽기"-박영식 교수 해임 사건'을 향한 한 평신도의 시선, <복음과상황> 7월호 커버스토리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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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미경

    2
    4 months 전

    교회에 대해서 고민하시는 황순욱 님🌸 마음이 참 ~ 귀합니다! 예! '복음을 살아내는 신앙 공동체' 이것이 진정한 교회지요^^목사님들을 정말 사랑하면 잘 이해하되 오해?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소중한 분들이니까요. 교회자랑입니다만, 어제 페북을 우연히 보다가 이광하목사님의 도서 구입 내역서를 보았습니다. 좋은 설교의 바탕이 바로 이거야! 싶었습니다. 최소 몇 천권의 서적을 그간 읽으셨더군요. 그 바쁘신 분이 말입니다~돈을 아끼지 않으시고 말이죠. 개인의 만족보다는 교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는 읽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잘 알고 싶은 목사님의 간절한 마음으로 봤습니다.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저는 순욱 님처럼 공부하는 교인과 목사님들을 사랑합니다💞 '끝까지 한다' 영화제목보다 멋집니다! 김근주 읽기를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황순욱 님은 '하나님 나라의 살아있는 보석'✨️이네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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