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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짜리 블루라이트 차단 태블릿, 출시 한달 만에 50억 매출을 만들다.

2024.09.05 | 조회 4.81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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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한달 만에 100만원짜리 제품을 5,000개나 판매한 창업가가 있습니다. 아이패드와 비슷한 태블릿인데요. 블루라이트가 없고 빛이 반사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에요. 햇빛 쨍쨍한 밖에서도 볼 수 있는거죠. 웬만하면 리스크 없이 소프트웨어로 창업하는 시기에, 누가 용감하게 하드웨어를 만들었나 궁금했습니다. 창업가도 매력적인 사람이더라고요. 올 여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웠던 하드웨어 기기, Daylight Computer 창업 여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하이라이트


  • 다들 빨리 부자가 되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더라고요. 말만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고요.
  • 최고의 내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컴퓨터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기 시작했어요.
  • 스타트업의 요점은 가능성이 낮은 일을 시도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패할 확률이 95% 이상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 성공한 사람들이 쓴 아티클을 그만 보라고 할 것 같아요. 너무 많은 조언을 듣다보면 머릿속이 그들의 목소리로 가득차 버리거든요. 스스로를 못 믿게 되는거죠.

 

 

📕 배경 설명

Q. 어떻게 생긴 제품인가요?


킨들과 비슷한 화면입니다. 크기는 아이패드와 비슷하고요.

사진을 참 잘 찍었네요.
사진을 참 잘 찍었네요.
빛이 반사되지 않아서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빛이 반사되지 않아서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Q. 킨들이랑 뭐가 다른가요?


비슷하지만, 두가지가 달라요. 화면을 빠르게 스크롤 하는 것이 가능하고, OS가 내장되어 있어서 모든 앱을 사용할 수 있어요. 킨들은 빠르게 스크롤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거든요. 데이라이트에서는 GPT 앱도 쓸 수 있고, Word를 켜놓고 문서 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Q. 창업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스탠포드 대학에 입학했지만, 돈을 쫓는 창업 문화에 환멸을 느낀 사람이였어요. 대학 졸업 이후 세계 여행을 하다가 데이라이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1993년생인 것 같아요.

데이라이트 오피스. 창업가는 현자 느낌이 난다.
데이라이트 오피스. 창업가는 현자 느낌이 난다.

 

🕵🏼‍♂️ 창업가 인터뷰

Q. 왜 블루라이트 차단 태블릿을 만들게 되었나요?


실리콘밸리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스탠포드 대학교에 입학했어요. 야심찬 사람들이 넘치는 곳일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다들 빨리 부자가 되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더라고요. 말만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고요.

그래서 실리콘밸리는 집어치우고 2년 동안 세계 여행을 떠났어요.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을 여행하며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루 종일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니 기분이 훨씬 좋아진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딱 한가지 불편한 게 있었어요. 밖에서는 눈이 부셔서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를 보기 어렵다는 거였어요.

야외에 있고 싶지만, 아이패드를 보려면 실내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꼭 그렇게 제품에 맞춰 살아야 하나 싶더라고요. 원래 기술은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는 것인데, 오히려 우리를 제약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고의 내가 될 수 있는 컴퓨터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내 건강을 해치지도 않고, 공원 같은 야외에서 읽고 쓰고 생각하는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아이패드는 눈이 아팠고, 킨들은 기능이 부족했어요.

 

Q. 그래도 보통 하드웨어 창업은 주저하잖아요.


그쵸. 그런데 저는 돈을 벌고 싶어서 창업한 게 아니라, 세상에 만들고 싶은 게 있어서 시작한 거였어요. 그래도 처음에는 투자 받아서 프로토타입을 만들려고 했어요. 150명이 넘는 투자자를 만나서 발표를 했는데 모든 사람들이 투자를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장난해? 컴퓨터를 만든다고? 애플과 삼성은 수천명의 엔지니어가 있다고” 비웃음 섞인 말을 엄청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스타트업의 요점은 가능성이 낮은 일을 시도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패할 확률이 95% 이상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VC들은 냉소주의를 가지고 있었어요. 대중은 중독되지 않는 컴퓨터를 원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죠. 그들의 관점에 화가 났어요. 평범한 사람이 주체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걸 믿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투자해 준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제가 평생 모은 돈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중간에 돈이 다 떨어져서 파산하기 직전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엔젤투자자가 투자를 해줬어요. 특이하게 비트코인을 보내줬습니다. 덕분에 조금 더 연명할 수 있었고요.

 

Q. 제품 개발은 어떻게 시작했어요?


우선 빛을 반사시키지 않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수많은 논문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몇달 전에 획기적인 기술을 발견한 연구가 일본에서 발행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논문을 쓴 교수님을 만나기 위해 일본으로 찾아갔어요. 그렇게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죠.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을 위해 계속 일본에 방문했다.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을 위해 계속 일본에 방문했다.

 

다음 문제는 제품을 생산하는 거예요. 일본의 디스플레이 공장들을 찾아갔는데, 최소 50만대 이상은 생산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스타트업이 MVP로 50만대를 생산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거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디스플레이 관련 컨퍼런스는 끈질기게 다 돌아다녔어요.

일본에서 미팅 하던 모습. 다소 관료적인 회의들을 이겨내고 제품을 생산하고야 말았다.
일본에서 미팅 하던 모습. 다소 관료적인 회의들을 이겨내고 제품을 생산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소량 생산을 해줄 수 있는 공장을 찾고야 말았습니다. 프로토타입이 나오는데까지 2년이 걸렸어요. 프로토타입이 나오니까 투자해주겠다는 사람들이 생겼고요. 그들은 우리가 성공할 것 같지는 않지만, 자신의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컴퓨터라서 투자한다고 했습니다. 투자 받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만드는데 또 2년이 걸렸어요.

일본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일본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Q. 제품 출시 이후에 마케팅은 어떻게 했나요?


신기한 제품이어서 그런지 미디어에서 많이 소개해 주셨어요. 저는 다양한 팟캐스트에 나가서 인터뷰를 했고요. 무엇보다 트위터에 올라간 제품 홍보 영상이 바이럴이 되었습니다.

미디어에 소개되었다.
미디어에 소개되었다.
트위터에 올린 제품 영상이 바이럴 되었다 (200만 이상 조회수)
트위터에 올린 제품 영상이 바이럴 되었다 (200만 이상 조회수)

 

제품을 받아본 테크씬 유명인사들이 트위터에 후기를 남기면서 더 많이 알려졌고요.

트위터에서 큰 팔로워를 가진 사람들이 알아서 후기를 남겼다.
트위터에서 큰 팔로워를 가진 사람들이 알아서 후기를 남겼다.

 

Q.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팔렸나요?


출시 한달 만에 5,000대가 다 팔렸어요. 올해 만들 수 있는 수량은 모두 판매되었고요. 지금은 내년에 발송될 제품에 대한 웨이팅 리스트를 받고 있어요.

올해 생산된 제품은 모두 품절되었다. 10만원을 보증금으로 내면 웨이팅을 할 수 있다.
올해 생산된 제품은 모두 품절되었다. 10만원을 보증금으로 내면 웨이팅을 할 수 있다.

 

Q.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하반기에 새로운 OS가 출시될 계획이에요. 사용자는 두가지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요. 케일 모드를 선택하면 읽기, 쓰기, 노트 작성만 가능해요. 코카인 모드를 선택하면 인터넷을 서핑할 수 있고, 앱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요. 장기적으로는 노트북을 만들 거예요. 태블릿 판매로 현금이 생기면 노트북, 핸드폰 개발을 시작할 겁니다.

 

Q. 5년 전으로 돌아가면 스스로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것 같으세요?


성공한 사람들이 쓴 아티클을 그만 보라고 할 것 같아요. 폴 그레이엄, 제프 베조스, 마크 앤드리슨이 쓴 글을 그만 보라고요.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몰입하다 보니 제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너무 많은 조언을 듣다보면 머릿속이 그들의 목소리로 가득차 버리거든요. 내 목소리가 나올 공간이 없는거죠. 구루들에게 지혜를 배우는 건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면의 속삭임을 듣기 위해서는 가끔 귀를 닫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믿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배운 점을 정리해 봤어요.


01. 성공 확률이 낮아도 뛰어드는 사람의 에너지.

많은 사람들이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 창업을 합니다. 성공 확률이 높은 아이템을 선택하죠. 그래서 하드웨어 같은 영역은 창업자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는 옵션이였어요. 데이라이트 창업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성공할 확률이 적어도 도전하는 사람의 에너지를 느꼈어요. 비웃음을 받고, 실패할지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의 고귀함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02. 페인포인트가 명확하다면, 첫번째 프로덕트 개발이 오래 걸려도 괜찮다.

데이라이트는 프로토타입이 나오기까지 2년,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까지 2년이 걸렸습니다. 4년이 지나서야 첫번째 제품 판매를 할 수 있었어요. MVP는 가볍고 빠르게 만들라는 스타트업 씬의 이야기와 반대되는 전략인거죠. 눈이 아프지 않은 태블릿은 사실 모두가 원하던 제품이었습니다. 페인포인트가 명확했지만 어려워서 도전하지 않았던거죠. 이런 영역에서는 첫 제품을 만들기까지 조금 오래 걸려도 괜찮다는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03. 어려운 문제일수록, 경쟁은 없을 수 있다.

컨슈머 하드웨어가 워낙 어려운 영역이다보니, 도전하는 창업자들이 많이 없었어요. 그래서 데이라이트가 출시했을 때 빠르게 주목을 받을 수 있었고요.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경쟁이 덜하다는 말이 실감되는 이야기 였습니다.

 

참고 자료.


01. Daylight의 창업자가 진행한 다양한 인터뷰를 듣고, 내용을 정리해서 만든 아티클입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영상을 공유드려요.

 

02. 트위터에서 바이럴 된 데이라이트의 제품 영상입니다. 감각적으로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 파운더 스토리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더벤처스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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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팅스팸

    0
    4 months 전

    "AI로 뭐를 해가지고 인플루언서가 된 다음에 SNS로 홍보하고 구독받아서 강의를 해서 부자가 되라"식의 뉴스레터만 많이 보다가 하드웨어로 성과를 냈다는 레터를 보니까 꽤 신선합니다. 소재 선정도 좋았고 글도 너무 길지 않고 읽히는 것도 적당히 잘 읽혔습니다. 다음 레터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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