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더벤처스에 Jace 테크 리드가 합류하시게 되었습니다!! (짝짝짝) 그런데 도대체 VC에서 엔지니어가 무엇을 하냐고요? 그렇지만 Jace는 오시자마자 뭔가를 뚝딱뚝딱 만들고 계시는데요. 마치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요 😊
그것은 바로 바로 AI 심사역입니다.
그에 맞춰 '더벤처스 AI 심사역' 이름 짓기 공모전도 열렸는데요.
저는 일단 Jace의 이 네이밍 로직을 보고 오랜만에 개발자 유우머를 맛본 것 같았습니다...그래서 엔지니어의 입사를 체감했답니다.
Jace 소개를 드려보자면 Jace는 뱅크샐러드 Co-Founder 겸 CTO 출신이시고요. 파운더 스토리 뉴스레터를 통해(!!!!) 더벤처스에 입사하시게 되었습니다.
Jace 역시 계속 창업씬에 계셨고, 계속해서 창업의 기회를 노리고 계시는 분이니 창업과 기술에 관심 있으시고 AI-Driven VC가 대체 무엇일지 궁금하시다면 Jace와의 아래 인터뷰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AI 기술을 활용하며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고민도 담겨있답니다.
더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더벤처스에 언제든 가볍게 커피챗을 신청해 주세요. 우리가 어떻게 어떤 인연으로 만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요!
🖥️더벤처스 테크 리드 Jace와의 인터뷰: "저는 사실 뛰어난 엔지니어가 되는 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Q1. 그간의 커리어를 굵직하게 두세 가지로 정리해 주실 수 있나요?
- 말하자면 좀 부끄러운데, 고등학교 때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를 너무나도 감명 깊게 읽은 탓에 20살이 되자마자 아무것도 모른 채로 창업이란 걸 시작해 버렸어요. 맥주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맥주 추천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단순한 생각이었죠. 그런데 이상하게 이용자도 은근히 계속해서 늘어나고 리텐션도 괜찮은 거예요. 하지만 어떻게 해보아도 수익 만들기는 어렵더라고요. 시장의 크기, 문제의 강도 등 창업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 몸으로 느껴가며 창업에 대한 감을 조금씩 잡는 계기였습니다. 이후 저는 회사를 떠나게 되었지만, 그 회사는 몇 차례의 피봇을 통해 제법 매출이 발생하는 회사가 되었더라고요.
- 두 번째 굵직한 커리어라고 하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뱅크샐러드의 시작부터 폭발적인 성장까지를 경험한 시간이에요. 공동 창업자이자 CTO로 시작해 개발 매니저와 PM 역할을 두루 경험했어요. 초기 앱 기획부터 함께 했기 때문에 수많은 사용자를 직접 만났고, (서비스를) 내보고 망하고, 내보고 망하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때 제품이란 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깨달은 것 같아요.
Q2. 제품 개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는 부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요?
- 리텐션이란 게 정확히 무엇이고,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그래서 리텐션이라는 건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그런 관점에서 제품의 첫 화면 구성은 어때야 하는지 등 제품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었어요. 사용자 인터뷰 스킬도 크게 늘었는데, 특히나 피상적인 피드백("서비스 너무 좋아요!")을 피하는 방법도 터득했죠. 사용자를 만나서 진정한 인사이트를 얻으려면 훨씬 더 치밀하고 노련한 인터뷰 역량이 필요하더라고요.
- 그렇게 해서 2017년에 뱅크샐러드는 PMF(한눈에 모든 계좌 잔액을 볼 수 있고, 가계부 기능을 제공하는 것)를 찾았고, 그때부터 사업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어요. 제 기억이 맞다면 2020년까지 아주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Q3. 그 과정에서 리더십으로서 깨달은 바가 있으신가요?
-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기본적인 역량은 전제로 하되, 결국 돌고 돌아 ‘책임감’이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것 같습니다. 사실 역량이란 것도 어떤 측면에서는 책임감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오랜 시간 함께한, 내부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리더로 성장시키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돌이켜보면 외부에서 누군가를 모시고 온다 한들 내부의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대부분 기존의 문제를 다른 문제로 바꾸는 데 그쳤죠.
- 저는 "성공은 장점으로 하고, 실패는 단점으로 한다"는 말을 자주 해요.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고 성장하면서 안전한 선택을 하려는 경향이 생길 때가 있어요. 실패하기 두려우니까요. 바로 그때를 경계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때야말로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한 우리만의 DNA가 뭐지?"라고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부족한 점을 메우는 데 집중하기 시작하면, 정작 우리가 뾰족하게 갈고닦은 강점이 점점 뭉툭해지고, 결국엔 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가장 실패가 두려운 순간일수록 우리가 잘해왔던 것, 성공해 왔던 그 방정식에 더 과감히 베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4. 엔지니어로서의 커리어를 쌓아오시다 VC로 오셨어요. 어떻게 오시게 되었나요?
- 파운더 스토리를 구독하다가 (💙) 더벤처스 대표인 션의 링크드인 글을 보게 됐어요. 처음에는 투자를 목적으로 회사나 창업자를 찾는 건가 싶었죠. 저 역시 늘 창업에 관심이 많기에 가볍게 커피챗을 신청했는데, 더벤처스에서 엔지니어를 찾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션의 강한 확신과 명확한 비전에 설득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입사를 결정했습니다.
Q5. 어떤 게 재밌을 거 같았나요?
- 얘기를 나눌수록 션이 가지고 있는 ‘AI-Driven VC’에 대한 확신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더벤처스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그 방향으로 갔을 때 어떤 변화들이 플라이휠을 만들어낼지가 너무 명확하게 보였어요. 그래서 다소 무모할 수 있는 더벤처스의 AI-Driven VC 여정을 꼭 성공적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 저에게는 좀 이상한 구석이 있는데, 그건 바로 남들이 부정적으로 보더라도 제가 생각하기에 맞다고 생각이 되는 게 있다면 베팅해 보는 거예요. 제가 맞았다는 걸 증명해 보이는 과정이 너무 재밌거든요. 그래서 AI 혹은 기술로 VC 업을 얼마나 혁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고, 도전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Q6. 들어오시자마자 뚝딱뚝딱 뭔가를 만드시더라고요.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 첫 번째로 ‘AI 심사역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더벤처스 내부 심사역 수를 크게 늘리지 않고도 더 많은 투자 건을 검토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심사역 분들이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검토하는 다양한 자료와 이를 토대로 쌓아 올리는 논리 구조가 있을 텐데요. 우선은 이 과정을 최대한 AI가 도와서 심사역 분들이 최종적인 판단을 훨씬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예요.
- 이를 통해 더벤처스의 ‘월간 배치’를 없애는 게 단기적인 목표예요. 월 단위로 투자 검토를 하는 게 아니라, 투자 검토 요청이 오면 3일 이내에 반드시 응답을 주도록 바꾸려고요. 더벤처스는 월평균 150건 이상의 투자 검토를 매달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검토 과정을 몇 배 이상 효율화해야만 가능한 일인데요. 창업자 입장에서 3일 이내에 응답을 준다는 건 정말 최고 수준의 창업자 경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최고 수준의 창업자 경험을 제공하는 게 더벤처스의 목표이자 전략이거든요. 그 첫 시작으로 ‘월간 배치’를 AI를 활용해 없애려고 합니다.
Q7. AI 심사역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AI로는 대체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나요?
- 뒷단계 투자로 갈수록 AI의 판단이 심사역의 판단보다 좋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데이터가 훨씬 풍부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초기 단계 투자는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심사역의 직관이 판단에 도움을 줄 여지가 많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투자 결정은 AI보다 인간의 판단이 더 좋더라는 연구 결과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최종적인 판단까지 AI로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꼭 못할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만요.
Q8. 아까 Jace도 보고 싶다고 하신 AI 드리븐 더벤처스의 최종 그림은 무엇인가요? 어떤 걸 상상하고 기대하시는지 궁금해요.
- 최고의 창업자 경험과 최고의 출자자(LP) 경험을 제공하는 VC로 만드는 게 제가 그리는 더벤처스의 미래예요. 여기에는 AI와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보기에 ‘AI Driven VC’라는 건 꼭 필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 아직은 많은 게 구체적이지 않은 단계이지만, 제 생각은 이래요. 최고의 창업자 경험을 제공하면 훌륭한 창업자분들이 더벤처스에서 투자받기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실 거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투자 성과가 좋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자연스레 출자자의 만족도가 올라가면서 펀드 규모가 커집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는 AI로 운영 보수를 더 낮출 수도 있고요. 성과는 좋아지는데 운용 보수 등이 낮아지면, 당연히 펀드 규모가 더 커질 수 있겠죠? 그러면 이게 다시 창업자들에게 재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되어요. 후속 투자도 우리 펀드 안에서 할 수 있고, 더 많은 혜택을 포트폴리오사에 제공할수록 최고의 창업자 경험에 가까워지고요. 이게 저희가 그리는 플라이휠이에요.
Q9. Jace가 개인적으로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창업을 하려고 해요. 지금은 오랜 시간 뱅크샐러드를 해오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라 제가 창업을 직접 하기보다는 재밌고 좋은 사람들과 성과를 만들어내며 회복해야 하는 상태라고 스스로를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벤처스를 최고의 VC로 만들며 에너지도 회복하고, 창업자분들께 좋은 기운도 많이 받고, 제 시야를 넓혀가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Q10. Jace가 블로그에 쓰신 글도 봤어요. 영감을 받은 글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 Obsidian CEO의 Don't specialize, hybridize
- 인상적인 문장
- 여러 가지 전문성을 갖추면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는 패턴을 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하이브리드 인재를 필요로 합니다.
- 생각
- 최근에 읽은 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이에요. 요즘 AI의 성능이 워낙 좋아서 지식노동자들의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렇고요. 저는 이 글이 거기에 대한 힌트라고 생각해요. 스페셜리스트나 제너럴리스트보다는 하이브리드의 사람들이 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공감도 많이 가고 재밌게 읽은 글이라 추천해요.
- Paul Graham의 Startup = Growth
- 인상적인 문장
- 스타트업은 빠르게 성장하도록 설계된 회사입니다. 새로 설립되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스타트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스타트업이 기술을 연구하거나 벤처 투자를 받거나 일종의 “출구”를 마련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직 성장뿐입니다. 우리가 스타트업과 연관 짓는 다른 모든 것은 성장에서 비롯됩니다.
-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싶다면 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은 너무 힘들기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쳐서 성공만을 바라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추구하는 것이 성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좋은 소식은 성장을 이루면 다른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성장을 나침반처럼 사용하여 거의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 생각
- 파운더 스토리 구독자분들 대부분 창업에 관심이 많으실 텐데, 이 글은 창업자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글이에요. 제가 창업했을 때 저에게 가장 정확한 나침반이 되어준 글이기도 해요. ‘스타트업’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글의 정의에 저는 완전히 동의해요. 그래서 무언가 방향을 결정하기 어렵거나 마음이 혼란할 때마다 종종 꺼내어 보는 글이에요. 그래서 추천합니다.
Q11. 정말 마지막 질문입니다! AI로 무언가를 만드시는 일을 하면서 지식노동자로서 여러 감정을 느끼실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를 좀 더 개인적인 맥락에서 이야기해 주세요.
- 조금 어이없는 이야기일 수 있는데요. 저는 사실 뛰어난 엔지니어가 되는 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게 사실 스스로를 개발자라고 정의할 때 따라오는 콤플렉스 같은 거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AI를 도구로 활용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에이전트 정도로 저 스스로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제가 관심도 없고, 잘 못하는 엔지니어링의 어떤 영역이 있다면 그걸 AI에게 맡기는 거죠. 그러면 저는 계속 작은 그림에 빠지지 않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메이커 본연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래서 먼 미래에 제 일자리를 뺏긴다면 다른 감정이 생기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되게 좋고 고마운 마음까지도 들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니까요.
Jace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하시다면 Jace의 블로그를 방문해 보세요!
P.S. 1: 더벤처스 AI 이름 공모전 결과
더벤처스 AI 심사역 이름은 치열한 접전 끝에 더벤처스 AI가 되었습니다.
P.S. 2: 더벤처스 AI는 무럭무럭 성장 중
ai 맘 Jace와 심사역 삼촌/이모들의 사랑을 받으며 매일같이요.
becky: 우와! 애가 진짜 똑똑하네요?
aiden: 그럼 이런 것도 되나요?
jace(ai맘): (신나하며) 네, 다 돼요. 다 해드릴게요.
hailey: 근데 애가 겁이 많아요. 규제를 너무 많이 의식하던데요?
jace(ai맘): (더벤처스 ai 귀를 막으며) 태권도 학원 보낼게요. 좀 더 용감해져서 돌아올게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