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내 직업이 없어지기 전에 내가 먼저 내 직업을 없애는 일을 하고 싶다.”
링크드인 스크롤을 무방비 상태로 내리다 Sean의 게시글을 보고 흠칫-놀랐습니다. AI가 VC를 대체해도 상관없다는 어떤 배짱(?) 같은 게 글에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친구들과 직장인의 레퍼토리 중 하나인 퇴사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요. AI와 로봇으로 조만간 대체될 텐데 뭐 하러 미리 고민하냐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때까지만이라도 열심히 일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우스갯소리였지만 ‘AI가 내 일을 대체할까’라는 호기심과 ‘대체될 수도 있다’라는 두려움이 공존하는 시기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 와중에 이런 호기로운 문장을 보니 궁금증이 일더라요. “정말로 대체되어도 괜찮다고요?”
이번 파운더 스토리에는 더벤처스 대표인 션과 나눈 짤막한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AI가 어떤 것을 대체할 수 있는지 짚어 나가다 보니 AI가 (절대로) 대체할 수 없는 것, 그러니까 그 업의 본질이 남더라고요. 그 일을 더 잘하거나,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해보는 게 일단은 주어진 과제이겠죠.
더불어 VC가 무슨 일을 하는지, VC업계에서는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도 간략하게 소개드립니다. 이번 파운더 스토리를 읽고 더벤처스에게 궁금한 것이 있다면 편하게 커피챗을 신청해 주세요!
😎 더벤처스 대표 Sean의 인터뷰
: 더벤처스는 궁극적으로 더 많은 자본을 스타트업에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Q1. 벤처캐피탈리스트의 핵심 업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벤처캐피탈이 하는 핵심적인 일은 1)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여 펀드 결성하기,
2) 딜을 소싱하고 투자 집행하기, 3) 성장을 지원하여 성공적으로 회수하기 이렇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Q2. 그 업무를 하는 데에 있어서 핵심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상식과 다르거나 상식에 반대되는 생각과 논리를 만들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가’입니다. 위의 업무를 ‘적당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식과 크게 다른 접근이 필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해당 업무를 ‘10X’ 잘하기 위해서는 기존 플레이어들이 못 보고 있거나, 어떠한 이유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일들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Q3. AI가 벤처캐피탈리스트보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신 영역에는 어떤 게 있나요? VC의 핵심 업무 중에서요.
투자 집행 과정에서 필요한 보고서 작성 등은 이미 AI가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런 문서 작업에 심사역의 상당한 리소스가 쓰이고 있기에 빠르게 개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 벤처캐피탈리스트의 핵심 업무 중 하나인 투자 의사 결정 또한 머지않은 미래에 AI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Q4. 그렇다면 VC 업무 중 AI에 의해 대체되기 어렵다고 보는 일도 있나요?
펀드 결성입니다. 그간의 트랙 레코드와 경험, 좋은 네트워크가 필요한 일이다 보니 대체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Q5. “내 직업이 없어지기 전에 내가 먼저 없애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이를 실현할 수 있을까요?
기존 벤처캐피탈의 업무를 얼마나 효율적인 형태로 혁신할 수 있을까에 집중하려 합니다.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고요. 업무를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에요. VC업의 본질적인 문제가 노동집약적인 업무 방식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더벤처스가 ‘투자 시스템’을 구축해 온 것도 그 이유이고요. AI를 활용해 우리의 고객인 창업자와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인하우스 개발팀을 꾸리고 있습니다.
Q6. 더벤처스가 AI 기술을 활용하여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더 많은 자본을 스타트업에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VC업의 본질이 스타트업의 재무 리스크를 hedge 해주어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7. 더벤처스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50년 넘게 같은 방법으로 실행되고 있는 “스타트업 투자”라는 일을 혁신하고 싶습니다. 벤처캐피탈이라는 이름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일을 시도해보고 싶고 구체적인 전략도 있습니다. 넓게 보면 모두 “스타트업 투자”라는 일을 혁신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이러한 일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만나 뵙고 싶어요.
더 궁금한 것이 있어 미국 출장 가는 Sean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지만 잡히지 않았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꼭 더벤처스에게 티타임을 신청해 주세요!
참, 더벤처스 미국 갑니다. 실리콘밸리에서 네트워킹 이벤트 열어요!
‘K-Wave: The End of a Trend or the Rise of a New Global Industry?’라는 주제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살펴봐 주세요!
실제로 VC업계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봤어요.
(이 리서치는 더벤처스 인턴 Vera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Vera는 GPT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네요^^)
[미국 벤처캐피탈인 SignalFire]
- Beacon AI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여 스타트업의 성장률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효과적으로 발굴하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23년에는 9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고, Executive-in-Residence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해요.
- AI 플랫폼을 통해 포트폴리오사의 시장 조사와 채용 등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적합한 인재를 찾는 데에 어려움이 많은 초기 팀에게 6억 명에 이르는 방대한 인재풀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캐나다의 수익 기반 금융 핀테크 Clearco]
-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체적인 투자 모델을 개발하였습니다. 창업자의 신용 점수가 아니라 실제 성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 분배 계약을 맺고, 대출을 해준다고 하네요. VC 역할도 겸한다고 합니다. 회사의 매출 현황을 전부 AI로 모니터링하여 대출 여부 및 수수료율을 설정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SBVA]
- 멀리 갈 것 없이 한국에도 사례가 있었습니다! SBVA는 최근 '알파미'라는 AI 심사역을 도입했다고 해요. 스타트업이 제공한 자료를 알파미에게 학습시킨 뒤, 심사역이 알파미에게 질문하면 알파미가 학습된 정보를 분석하여 답변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 심사역 투자 성향에 맞는 스타트업도 추천해 준다고 하는데요. 알파미는 각 심사역의 관심 투자처, 투자 성향 등을 학습하여, 특정 심사역이관심 있어할 만한 기업을 추천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알파미 도입 후, 스타트업 발굴 과정이 효과적으로 단축됐다고 하네요.
극단적인 예시로 1인 벤처캐피탈리스트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 미국에서는 1인 벤처캐피탈리스트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솔로 VC라고 불리는 1인 VC는 투자 집행부터 후속 관리까지의 모든 업무를 혼자서 합니다. 주로 소액 초기 투자를 하는 엔젤 투자자와 달리 1인 VC는 기존 VC와 경쟁할 수 있을 만큼 큰 펀드 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그 효율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기술의 발전이 있습니다. 미국에는 VC를 위한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통칭하여 VC 스택이라 부르는데요. 투자 기업 발굴, 포트폴리오 관리, 펀드 행정 등 VC 업무 전반에 걸쳐 업무 자동화를 제공합니다. 덕분에 창업 경험 또는 풍부한 네트워크가 있거나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개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VC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함에 따라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AI의 발전으로 투자 및 관리 과정이 자동화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VC 스택 서비스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가 기존의 대규모 벤처캐피탈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투자 형태를 만드는 일을 가속화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물론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How AI is transforming venture building and venture capital | Saïd Business School
- 투자 기회를 평가하는 데 있어 인간의 판단이 여전히 핵심적이라고 믿기 때문이죠.
- AI 모델의 성능은 기본적으로 데이터의 질에 달려 있는데, VC 업계는 전통적으로 데이터 품질이 낮은 편입니다. 투자 대상 회사와 금융 투자 조건에 대한 중요한 정보는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AI가 VC 업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구조화된 데이터가 필요하며, 해당 데이터에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는 또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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