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파운더 스토리를 만들고 있는 VC ‘더벤처스’의 베키라고 합니다. 더벤처스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대표인 션과 일대일로 이야기 나누는 1on1 시간을 가집니다. (방금 하고 왔어요. 호달달)
1on1 시간에는 지난 한 달 회고를 주로 하지만 다른 동료들은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더라고요. 어떤 멤버는 "너무 외로워요, 션" 하면서 연애 상담을 한다고도 하고, 어떤 멤버는 안 쓰는 션의 차를 본인에게 싸게 팔아서 동기부여 시켜달라고 한다고도 들었습니다만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군요…
저는 업무 이야기를, 그것도 주로 지지부진하고 아쉬운 점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은연중에 저의 상사인 션의 의중을 파악하고,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게 가장 빠르고 쉽고 편한 길이니까요.
그런 저에게 션은 “생각을 하라”더라고요. 생각을 해야 저만의 방향성이라는 게 생기고, 방향성이 생겨야 무언가를 시도해 보고, 시도를 해봐야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할 것이라고요. 누군가가 정답을 알려주기만을 기다리고, 하던 대로 하는 게 베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면서 말입니다.
네, 사실 너무 당연한 말입니다. 당연한 말이에요, 정말로!
하나도 특별할 게 없는 말입니다. 그런데 하던 대로 하지 않는다는 게,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시도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생각을 하면서 각자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계신가요?
앞으로 파운더스토리는 더벤처스가 보고 배운 것들, 그리고 ‘생각한 것’들을 나눌 예정입니다. 더벤처스 멤버들이 나눈 이야기와 재미있게 보고 들은 것들을 소개합니다. 또 산업에 대한 조금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정답은 아닐지언정 적어도 ‘생각한 것’들을 나누겠습니다.
파운더스토리를 구독해 주시는 분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는 자리 역시 더 활발히 마련할 예정이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더벤처스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더벤처스가 궁금하시다면 여기로)
더벤처스는 지난 한 달간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벤처캐피탈리스트는 AI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AI 기술에 의해 대체될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어요. 그중 "벤처캐피탈리스트야말로 AI에 의해 빠르게 대체될 것이다"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 투자심사역이 하는 일 중에 AI가 하지 못할 일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요. 그런 맥락에서 AI로 벤처캐피탈리스트를 대체하는 일에 관심이 있는 분이 있다면 만나 뵙고 싶습니다! 더벤처스가 궁금하시거나 창업에 관심 있는 분들도 좋습니다. 편하게 커피챗을 신청해주세요!
[장기적으로는 Live contents만이 콘텐츠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AI가 넘볼 수 없으리라는 크리에이티브 영역 역시 언젠가는 대체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장기적으로는 Live contents만이, 그중에서도 스포츠 콘텐츠 생산자들만이 살아남지 않을까 싶다는 이야기까지요. 거대 자본을 앞세워 많은 OTT채널에서 스포츠 생중계 중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그 근거이지 않을까요?
[K-beauty는 고점일까? 이제 시작일까?]
역대 최고 수출액인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 전망되며 K-뷰티는 말 그대로 승승장구입니다. 앞선 기술력과 뛰어난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K-뷰티의 전망은 무척이나 밝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두가 환호할 때야말로 고점이지는 않을까 생각해 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5년 뒤, 10년 뒤를 보고 투자해야 하는 벤처 캐피털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과연 K-뷰티는 5년 뒤, 10년 뒤에도 승승장구하고 있을까요?
더벤처스 멤버들이 재미있게 본 것들을 소개합니다.
[소비재 시장은 테크 기업 못지않게 여전히 좋은 투자처이다] by 투자 심사하는 Hailey
- 링크: https://x.com/chamath/status/1709587828370485337
- 인상적인 문장
- 기술 분야의 파괴적 혁신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나와 남용되었으며 예전처럼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가장 순수한 형태로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미국 GDP의 70%에 달하는 소비 분야입니다.
- 여기서 파괴자는 중국이나 다른 저가 제조업체가 아니라 콘텐츠 크리에이터입니다.
-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선순환 구조는 기존 CPG가 모방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매력적인 콘텐츠 제작 > 오디언스 확보 > 신뢰 유지 및 구축 > 새로운 버전 판매 > 수익 창출 및 매력적인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 > 반복
- 생각
[SaaS를 만드는 비용이 0원에 가까워진다면…] by Alex
- 링크: https://maily.so/founderstory/posts/x1zg06w3rqg
- 인상적인 문장
-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의 미디어는 제작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콘텐츠를 만들고, 편집하고, 배포하려면 사람들에게 돈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콘텐츠 제작에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신문, 잡지, 책, 케이블, 유료 시청 등 돈을 지불했습니다. 워런 버핏이 신문사를 좋아한 이유는 지역 독점력과 예측 가능한 구독 수익이라는 매력적인 조합 때문입니다.
- 하지만 인터넷이 콘텐츠 배포 비용을 0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 비용도 0으로 만들었습니다.
- 지금 소프트웨어는 제작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가 비싼 이유는 개발자의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 LLM은 소프트웨어 제작 비용을 제로로 만들 것입니다. 소프트웨어가 더 이상 돈을 벌 필요가 없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리는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의 캄브리아기 폭발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 생각
-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비용이 0이 되는 세상에서 새롭게 떠오를 사람들은 누구일까?
- 미스터 비스트를 보면 단서를 얻을 수 있다.
- 비용이 저렴해진다는 건, 많은 시도를 했을 때의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미스터 비스트는 지금의 성공을 거두기 전 정말 많은 이상한 영상을 만들었다. 다작하는 사람들 중 위너가 나오지 않을까.
- 기술이 쉬워질수록 UX, 인간 본성을 건드리는 일이 중요해질 것이다. 미스터 비스트가 성공한 건, 최고의 카메라를 썼기 때문이 아니다.
- 미디어 시장에서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대형 유통 채널이 있었다. 소프트웨어 세상에서도 새로운 거대 유통 채널이 생기게 될까?
[삶의 상당한 기간과 맞바꿈하여도 좋을 만한 질문] by 포트폴리오사를 돕는 Becky
- 링크: Nobel Lecture by Han Kang
- 인상적인 문장
- 시를 쓰는 일도, 단편소설을 쓰는 일도 좋아했지만 -지금도 좋아한다- 장편소설을 쓰는 일에는 특별한 매혹이 있었다. 완성까지 아무리 짧아도 1년, 길게는 7년까지 걸리는 장편소설은 내 개인적 삶의 상당한 기간들과 맞바꿈 된다. 바로 그 점이 나는 좋았다. 그렇게 맞바꿔도 좋다고 결심할 만큼 중요하고 절실한 질문들 속으로 들어가 머물 수 있다는 것이.
- 하나의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나는 질문들을 견디며 그 안에 산다. 그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 -대답을 찾아낼 때가 아니라- 그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 그 소설을 시작하던 시점과 같은 사람일 수 없는, 그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변형된 나는 그 상태에서 다시 출발한다. 다음의 질문들이 사슬처럼, 또는 도미노처럼 포개어지고 이어지며 새로운 소설을 시작하게 된다.
- 생각
-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 전문이다. 그중에서도 '삶의 상당한 기간과 맞바꿔도 좋은 질문들 속에 머무를 수 있기 때문에' 장편 쓰기를 좋아하신다는 말이 인상 깊다. 그만큼 중요하고 절실한 질문이 나에게도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 문학적인 데다 시의성까지 있다. 꼭 전문으로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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