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행 편도 티켓을 끊은 게 작년 11월이다.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난 4월 5일, 진짜 무직인 상태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퇴사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왜 퇴사하니?’란 질문을 많이 들었다.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것 처럼 보였을테지. 하지만 돌아보면 그 이유는 구체적이다.
1. 대학원에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
4년 동안 우리 회사는 2배 정도 커졌다. 주위 친구들도 그 사이 결혼을 하고 육아를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나만 정체되어 있는 듯한 불안감을 느꼈다.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양한 운동을 시도했지만 그 재미도 잠시뿐이었다. 지금은 공부 자극이 필요한 때다.
2. 일에서 보람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작아져버렸다.
일의 보람을 ‘사회적 가치’로 받고 싶다는 생각으로 사회적기업으로 이직에 성공했다. 여러 곳에서 면접을 봤지만 유일하게 소소에서 합격 연락을 받았기에 더 감사한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다. 발달장애인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제작하다보니 프로젝트를 마칠 때마다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더구나 소소에 발달장애인 직원이 있어서 매일 토마토학교를 가는 듯 즐거웠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5년차가 되자, 열정은 옅어지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3. 언제 이렇게 많이 먹었지? 34살이다.
프랑스 워킹홀리데이 자격이 만 30살에서 32살로 늘어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코로나 때문에 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90년생 까지만 한시적으로 연장했다. 90년생 고우정, 현재 만 32살이다. 온 우주에서 힘을 모아 나를 위해 만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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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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