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소 : 23 rue de l'Espérance 59100 Roubaix
- 홈페이지 : https://www.roubaix-lapiscine.com
- 입장료 : 11유로, 금요일 오후 6시 이후에 입장 시 무료. 운 좋게 나도 무료 입장함
- 오디오가이드 : 2유로, 안내문에 적혀 있지 않은 내용을 알려주므로 무조건 추천
여행 첫 날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버스터미널까지는 버스로 30분. 1시간이면 충분히 가겠지 싶어 느긋하게 나왔는데 버스를 눈 앞에서 놓쳐버렸다. 다음 버스까지는 20분을 기다려야 하므로, 지하철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파업중인지 공사중인지 운행 중지 안내가 시끄럽게 울려퍼졌다. 하는 수 없이 다른 노선을 타고, Gare de Lyon에서 내려 20분을 뛰었다.
이걸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버스 출발 시간 3분 전 간신히 터미널에 도착했으나 버스가 1시간 지연됐다는 사실을 전광판을 통해 확인했다. 순간 괜히 뛰었다는 생각에 짜증이 솓구쳤다. 시작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어쨌거나 첫 목적지는 프랑스 북부에 있는 도시 ‘릴Lille’이다.
릴에서 방문한 이 박물관은 정확하게 말하면 ‘릴’이 아니고 ‘루베’다. 숙소에서 전철을 타고 30분이면 방문할 수 있다. 여행 이야기는 간략하게 하고, 방문했던 전시를 중심으로 써보려 한다. 지난 일기 내용을 다시 읽으니 너무 시시콜콜해서 내가 읽어도 재미없었다.
‘Picine’은 수영장을 뜻한다. 박물관 이름이 수영장이라니,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실제로 가보니 공공 목욕탕에 가까웠다. 그 옛날 씻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국가에서 운영했던 목욕탕. 수영장의 레일처럼 긴 탕이 중심에 위치해 있고, 그 옆으로 개별로 씻을 수 있는 샤워 칸이 줄지어져 있다. 천장이 낮은 편이라 왠지 모를 안락함? 따뜻함?을 느끼게 했다. 목욕해야 할 것만 같은 곳.
옛 타일과 가벽? 구조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서 실내 인테리어가 이색적이다. 통로가 상당히 좁고 여러 갈래로 나 있어 곳곳에 숨어 있는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중간에 길을 잃어서 왔던 곳을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아마 내가 못 보고 놓친 작품도 있을 거다. 1층 뿐인 단순한 구조지만 계단이 많아 휠체어 이용자는 진입이 어려울 듯 싶다.
공간이 주는 분위기 때문일까 이유없이 끌리는 작품들이 많았다. 거대한 크기에서 한 번 마음을 뺏기고, 거대한 크기가 무색할 정도로 정교하게 표현된 디테일에서 또 한 번 뺏겼다. 그래서 클로즈업해서 한 번, 멀찍이 서서 한 번. 이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다시 봐도 참 멋진 그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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