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투'라는 기업을 아시나요?
글로벌 이커머스를 통해 가장 큰 성공을 이룬 국내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코 ‘실리콘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실리콘투’라는 기업명을 못 들어봤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내 내수시장에서 매출을 내는 회사가 아니라 해외로 화장품류를 수출하는 기업이기 때문이죠. 국내 소비자와는 접점이 전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이커머스를 통한 성공사례로 가장 먼저 ‘실리콘투’를 꼽은 이유는 엄청난 매출성장률 외에도 단순한 유통기업을 넘어선 큰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8월 2일 기준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어선 점도 그 이유이기도 합니다. 8월 2일 기준 코스닥시장 전체기업 중에서 시가총액 상위 14위에 랭크될 정도이니까요.
단순한 유통회사라면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어갈 수는 없을 겁니다. 그만큼 자본시장에서는 '실리콘투'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기업은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있기도 한데요, 2015년에 '실리콘투'가 이베이 마켓플레이스에 진입한 이후 세일즈 스케일업을 위해 저에게 별도의 오프라인 교육을 받은 적이 있거든요. 제 이메일을 살펴보았더니 2015년 9월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거의 십년 전의 일이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마존이 '실리콘투'의 계정을 정지시킨 일이 있는데, 이것이 D2C 자사몰을 도입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2015년 9월 담당자 두 분을 약 4주간 교육을 해드리면서 들은 일화가 있습니다.
“실리콘투의 아마존 계정이 어떤 이유로 인해서 정지가 되면서, 판매대금 약 14만달러 또한 인출할 수가 없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아마존에 여러 차례 어필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담당자가 미국 출장도 여러 차례 갔다고 해요. 회사 내부에서 아마존 하나의 플랫폼에만 의존하는 사업구조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양한 이커머스플랫폼으로 확장하되 D2C 자사몰을 이커머스의 핵심으로 추진하기로 했어요.”라고 하는 담당자의 말이 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아마존 계정정지는 풀었다고 전해들었어요)
아마존 계정정지라는 초유의 사건이 어쩌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실리콘투’는 원래 2002년에 설립되어 메모리 반도체를 유통하는 기업이었습니다. 반도체 유통 환경이 급변함으로써 2012년 화장품 유통으로 사업목적을 피봇하게 됩니다. 바로 이 시기가 한국화장품의 해외수출이 급증하기 시작한 시기였거든요.
처음에는 중국과 미국에서 화장품 판매를 하면서 성장하였는데, 특히 중국 화장품 유통하면 떠오르는 그 이미지 그대로 그 당시만 해도 중국의 유통상에 공급을 하고나면 어떻게 중국내에서 유통이 되는지도 알 수 없을 뿐더러 판매 마진도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해요.
결국 2019년에는 최대 매출처인 중국시장에서 사업 철수를 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국가로 확장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Stylekorean.com이라는 D2C 자사몰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전략
‘실리콘투’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몰인 ‘스타일코리안닷컴’을 구축하고 사업을 시작한 시점이 2015년입니다. 위에서 제가 이베이마켓에 대한 교육을 했던 그 시점과 정확히 맞습니다.
그 해에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미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합니다. 점차 물류 거점을 설립하고,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전개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게 됩니다.
리테일부문 6%, 홀세일부문 79%, 풀필먼트부문 15% 라는 다각화된 사업구조 구축
‘실리콘투’의 사업부문은 위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리테일과 홀세일을 병행하면서 최적화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리테일뿐만 아니라 홀세일부문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신생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고, 물류를 대행(3PL)해주는 영역으로도 확장하게 됩니다. 굉장히 전략적으로 잘 짜여진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부문이 시너지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2023년 기준 거래 국가를 전세계 160여 국가로 늘리면서 연간매출액이 3,4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두배 이상 성장하였고, 영업이익은 무려 478억원으로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실리콘투’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요?
첫째, 정교하게 잘 짜여진 사업전략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실리콘투’의 기업IR 자료를 리뷰하면서 드는 첫 느낌은 사업전략이 아주 정교하게 잘 짜여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한류 붐을 타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월등하게 사업전략이 뛰어납니다. 카테고리의 확장과 신생브랜드에 지분투자를 통한 동반 성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인상깊은 전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둘째, 글로벌 마케팅에 최적화된 컨텐츠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습니다.
다양한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자체 스튜디오에서 컨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창출해내고 있습니다.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확보한 인플루언서 풀과 이들을 통한 협업 마케팅은 또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합니다.
셋째, 충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인프라 구축입니다.
여기에서 인프라는 물리적인 부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코스닥시장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본으로 주요 거점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것 뿐만 아니라, 성장가능성이 충분한 신생브랜드에 지분투자를 통해서 해외 판권을 확보하는 것 또한 보이지 않는 엄청난 비즈니스 인프라에 속하는 셈입니다.
‘실리콘투’의 성공은 글로벌(크로스보더) 이커머스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리테일과 홀세일 대부분이 자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또한, 그들의 성공이 시사하는 점은 일정 시점까지는 한 영역에 집중하여 확실한 현금흐름(캐시플로우)을 만들어낸 이후에 전혀 다른 방향이 아닌 매우 밀접하게 연관된 영역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유의사항 : 주식투자를 위한 종목은 추천이 절대 아닙니다. 글로벌 이커머스를 성공적으로 잘 해내가는 기업이기에 성공사례로 꼽은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제임스의 글로벌 이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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