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의 속마음: ‘우리가 원하는 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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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훑어보는 국제정세] 4월 셋째주 목요일 리포트

What Iran Wants :

The Roots of the Islamic Republic’s Conflict with the West

[REVIEW ESSAY]

Iran’s Grand Strategy: A Political History

By Vali Nasr.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25, 376 pp.

Boss man: IRGC personnel carrying portraits of Khamenei at a rally in Tehran, January 2025Foreign Affairs (2025 Mar/Apr), What Iran Wants — Boss man: IRGC personnel carrying portraits of Khamenei at a rally in Tehran, January 2025
Foreign Affairs (2025 Mar/Apr), What Iran Wants

🌁 어떤 배경이 있나요?

🕌 이슬람 혁명과 ‘고립의 기억’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이란의 대외관계를 극적으로 재편한 사건이었습니다.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조가 축출되고 호메이니가 이끄는 신정체제가 들어서면서, 이란은 미국과 서방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대립의 길을 걷기 시작했죠. 그 상징적 출발점이 바로 444일간 이어진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미-이란 단교의 결정적 계기였고, 이후 수십 년간 서방과 이란 간의 불신과 제재, 군사적 긴장이 반복되는 시작점이 되었어요.

곧이어 이란은 이라크와의 8년 전쟁이라는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됩니다. 사담 후세인이 이란 혁명의 혼란을 틈타 침공을 감행하면서 시작된 이 전쟁은, 수십만 명의 희생자를 낳은 20세기 최장기 전면전 중 하나로 기록됩니다. 서방과 걸프국가들이 사실상 이라크를 지원하는 동안, 이란은 국제적으로 철저히 고립됐고, 이는 “외부의 도움 없이 생존해야 한다”는 뿌리 깊은 안보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오늘날 이란이 미사일을 개발하고 자주 국방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바로 이 전쟁의 교훈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이란을 대신 지켜주는 친구들이 있다?

전통적인 군사력에서 불리한 이란은 혁명 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새로운 생존 전략을 구상했습니다. 바로 ‘전방 방어(Forward Defense)’ 전략입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라크의 시아 민병대, 예멘의 후티 반군,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까지… 이란은 중동 전역에 걸쳐 친이란 무장세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자신을 대신해 싸워줄 ‘전방 거점’을 확보한 셈이죠. 이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 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영향력에 맞서며 이란의 지정학적 입지를 강화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방어를 넘어, 사실상 지역 질서를 뒤흔드는 비대칭 전쟁으로 작동했습니다.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들은 이란의 확장을 '그림자 제국'이라며 경계했고, 이스라엘은 수백 차례에 걸쳐 시리아 내 이란 거점을 공습하며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란은 직접 전쟁 대신, 대리전을 통해 적들을 분산시키고 자국 본토를 전쟁에서 보호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죠.

☢️ 핵은 마지막 보루?

이란은 1980년대부터 조용히 핵 프로그램을 추진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전력 생산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라크 전쟁의 화학무기 트라우마와 국제 고립을 겪으면서 '핵 억지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거죠. 특히 2000년대 이후 핵시설 은닉이 드러나면서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를 가했고, 이란은 경제 파탄과 정치적 고립을 감수하면서도 핵 개발을 지속해왔습니다.

2015년 체결된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는 잠시 긴장을 누그러뜨렸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탈퇴로 다시 긴장이 폭발했습니다.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이며 사실상 ‘핵 문턱국가’로 진입했죠. 지금도 이란과 서방은 외교의 문을 열어두고 있지만, 신뢰는 깨진 상태고, 언제든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 안에서 끓는 분노: 세대 갈등과 후계 불안

바깥의 전쟁만큼이나, 이란 내부는 뜨겁습니다. 1979년 혁명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는 전체 인구의 과반을 넘어서며, 경제 침체, 실업, 여성 억압, 정치 탄압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죠. 2009년 ‘녹색 혁명(Green Movement)’, 2019년 유류 가격 시위, 그리고 2022년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 사망 이후 불붙은 ‘여성·생명·자유' 운동까지… 이란 사회는 주기적으로 거대한 저항의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정권은 폭력 진압과 인터넷 차단으로 대응해 왔고, 이는 정권의 정당성 위기를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등장한 인물이 바로 마수드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대통령입니다. 2025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그는 개혁 성향의 정치인으로,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 언론의 자유, 국제사회와의 대화를 강조해왔습니다. 특히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 억눌린 시민들의 기대를 일정 부분 대변하는 인물로 평가받기도 하죠. 그러나 실질 권력을 쥔 최고지도자와 혁명수비대(IRGC)의 견고한 구조 속에서, 그가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여기에 최고지도자 하메네이(Ali Khamenei)의 고령과 후계 문제까지 더해지며, ‘포스트 하메네이 시대’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불확실성은 이란 정치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어요. 누가 다음 지도자가 될 것인지, 그 인물이 어떤 노선을 취할 것인지에 따라 이란의 대내외 정책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 이란, 어디로 갈 것인가?

이제 질문은 명확합니다. 이란은 계속해서 고립 속 저항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할 것인가? 그 선택의 무게는 단지 이란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중동 질서, 국제 핵 비확산 체제, 글로벌 에너지 안정성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죠.

바로 이러한 배경 위에서, 이번 리뷰 에세이는 이란의 전략적 선택들이 과연 어디에서 비롯됐고,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트라우마, 내부의 균열, 외부의 압박이 얽힌 이 복잡한 퍼즐을 풀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이란의 시선으로 세계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

👨‍🏫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크리스토퍼 드 벨라이그 (Christopher de Bellaigue)

크리스토퍼 드 벨라이그는 영국의 저널리스트, 역사학자, 작가로, 이슬람 세계와 중동, 환경,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저술과 르포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인물이에요. 이코노미스트의 터키·이란 특파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뉴욕 리뷰 오브 북스, 그랜타, 뉴요커, 하퍼스, 런던 리뷰 오브 북스 등 유수 매체에 활발히 기고해왔으며, 장기 현장 체류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시선을 선보여 왔습니다.

이튼 칼리지와 케임브리지대에서 힌디어와 페르시아어를 전공했으며, 이란의 예술가 겸 건축가 비타 게젤라야그(Bita Ghezelayagh)와 테헤란에서 결혼하였습니다. 이처럼 이란의 내부와 긴밀히 연결된 만큼, 그의 시각에는 독특한 ‘내부자의 거리감’이 존재하고 있어요. 대표작 In the Rose Garden of the Martyrs는 이란 혁명 이후의 사회를 외부자이자 내부자의 시선으로 조망한 명저로 평가받고 있으며, The Islamic Enlightenment, The Lion House, Flying Green 등을 통해 정치, 종교, 근대화, 환경기술에 대한 통찰을 담아내고 있어요.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항공과 농업, 기술의 윤리적 미래를 주제로 집필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드 벨라이그는 단순한 역사가나 특파원을 넘어, 현장성과 지성, 언어감각이 어우러진 독보적인 저널리스트형 작가로 손꼽힙니다.

✅ 그래서 3줄 요약은?

1️⃣ 이란은 종교 이념에 따라 무작정 혁명을 수출하려는 국가가 아니라,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의 트라우마와 반서구적 경험 속에서 안보 중심의 전략 문화를 형성해온 현실주의 국가이며, 주변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전방 방어(Forward Defense)’ 전략을 일관되게 구사해 왔다.

2️⃣ 하지만 솔레이마니 사망 이후 전방 방어 전략은 구심력을 잃었고,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와 헤즈볼라 수뇌부의 사망, 후티의 홍해 무력 시위 실패 등 연이은 타격 속에서 이란은 지역 내 입지를 급격히 잃어가고 있으며, 핵 개발 가능성을 시사하며 점점 더 강경한 노선을 택하고 있다.

3️⃣ 저자는 서방이 이란을 단순히 ‘이슬람 혁명 국가’로만 바라봐서는 안 되며, 오늘날 이란의 선택은 이념이 아니라 역사적 기억과 전략적 생존을 위한 계산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뭘 말하고 싶은 건데?

이번 기사는 북 리뷰입니다! 저자 크리스토퍼 드 벨라이그는 중동과 이란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뤄온 저널리스트로, 이번 글에서는 발리 나스르(Vali Nasr)의 신간 『Iran’s Grand Strategy』를 소개하며,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란”이라는 국가의 전략적 사고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해석합니다.

벨라이그가 이 리뷰를 통해 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란의 대외정책은 종교 이념보다는 냉혹한 안보 현실에서 비롯된 전략적 선택이며, 이는 이란-이라크 전쟁이라는 집단적 트라우마와 그 이후 형성된 생존 중심의 전방 방어 전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즉, 우리가 종종 이란을 ‘이슬람 혁명 수출국’이나 ‘광신적인 반미 국가’로 오해해왔지만, 그 이면에는 매우 복잡하고 역사적으로 형성된 현실주의 외교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겁니다.

🔥 전쟁의 상흔이 만든 전략, '전방 방어'의 기원

오늘날 이란의 대리전 전략, 즉 후티, 헤즈볼라, 시리아, 이라크를 통한 영향력 투사 방식은 단순한 이념 확장이 아니라,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형성된 전략적 DNA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이 전쟁은 단순한 무력 충돌이 아니었습니다. 국제사회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상황에서, 사담 후세인의 대규모 침공에 맞선 생존 투쟁이었죠.

이 전쟁에서 이란은 미국, 소련, 사우디, 유럽까지 모두가 후세인을 지원하는 상황 속에서, 스스로 자급자족하고 불리한 조건 속에서 싸우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 경험은 “다음엔 절대 국경에서 맞서지 않겠다”는 교훈을 남겼고, 바로 이것이 '전방 방어(Forward Defense)'라는 전략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전략은 단순한 방어가 아닙니다. 위험이 오기 전에 미리, 멀리서 차단하겠다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란은 시리아, 레바논, 예멘, 이라크에 걸쳐 대리 세력과 무장조직을 전방에 배치하고, 직접 국경이 아닌 타국의 분쟁을 통해 자국 안보를 외주화하고 있는 셈이죠.

🕋 종교적 언어, 세속적 목표

우리는 흔히 이란을 종교적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나라라고 보지만, 나스르와 벨라이그는 여기에 의문을 던집니다. 나스르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슬람은 여전히 이란 정치의 언어이지만, 그 목표는 이제 세속적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적입니다. 이란은 더 이상 순수하게 종교 이념을 확산하려는 국가는 아니며, 종교는 오히려 국가 이익을 포장하는 수단이 되었다는 것이죠. 핵무장, 대리전, 반이스라엘 노선 모두 이란의 지정학적 안보를 위한 ‘전략적 수단’이지, 순수한 이슬람적 이상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핵무기 개발은 이슬람 율법상 금지되어 있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이스라엘의 핵시설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자, 하메네이의 보좌진은 금기 철회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는 이슬람 법보다 안보 우선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 솔레이마니 사후의 이란 : 전략적 구심력의 상실

이란의 전방 전략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해낸 인물은 단연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이자 이슬람 혁명 수비대의 쿠드스군 총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Qasem Soleimani)입니다. 그는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확장하며 ‘전략적 황금기’를 만들어낸 장본인이었죠. 심지어 러시아를 시리아 내전에 개입시키고, IS 격퇴전에서 이라크 정부를 지도한 것도 그였습니다.

하지만 2020년 그가 미국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전방 전략은 중심을 잃었습니다. 헤즈볼라가 무리하게 이스라엘을 공격했고, 이로 인해 지휘부가 궤멸되었으며, 아사드 정권은 붕괴했고, 후티도 홍해 봉쇄에 실패했습니다. 이란은 한때 지역을 좌지우지하던 강대국에서, 오히려 방어적인 자세로 후퇴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문제는 내부도 흔들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제난, 청년 실업, 여성 억압, 외교 고립이 누적되면서, 특히 젊은 세대는 “왜 우리의 삶은 이토록 희생되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 거리로 나온 젊은이들은 “가자도, 예루살렘도 아니라, 우리 삶이 먼저다”라고 외치며 정권의 해외 개입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 ‘포스트 이란’의 미래는 무엇인가?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가 85세에 접어들며, 이란의 미래를 둘러싼 긴장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력한 후계자는 그의 둘째 아들 모흐타바 하메네이인데, 그는 개혁적 이미지와 보수적 전략 모두를 지닌 이중적 인물입니다.

그는 ‘부패 청산’, ‘정치범 석방’ 등을 주장하며 MBS(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식 개혁 리더십을 시사하는 동시에, IRGC(혁명수비대) 이념부대 출신으로서 “전방 방어와 저항 전략의 계승자”이기도 합니다. 이란이 세습 체제로 전환되는 가운데, 더 공격적인 외교 전략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의 집권이 변화의 신호일지, 전략의 재강화일지, 그 여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다만 분명한 건, 이란이 다시 한 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는 사실입니다.

💡 이란을 바라보는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이 에세이가 던지는 질문은 이렇습니다. “이란은 비이성적인 종교국가인가, 아니면 전쟁과 외교 고립 속에서 학습된 생존 전략을 따르는 냉철한 국가인가?”

나스르와 벨라이그는 후자의 손을 들어줍니다. 이란의 ‘불량국가’ 이미지는 종종 정체된 관념에 불과하며, 실상은 극한 상황에서 구축된 복합적 전략 체계라는 겁니다. 오늘날 이란은 전방 전략의 후퇴, 내부 저항, 지도부 고령화, 핵 갈등이라는 사면초가 속에 놓여 있지만, 동시에 깊은 전략 문화와 외부 공격에 대한 민족적 결속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오판이 오판을 낳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 읽은 티는 내보자!

아예 안 읽기는 애매하다고요? 기사의 중요 부분을 발췌해 드릴게요! 😆

🧠 이란은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

“In Iran’s Grand Strategy: A Political History, Vali Nasr sets out to make sense of the international statecraft that, over many decades, has led Iran to its current precarious position. A veteran scholar of Iran and the Middle East, Nasr argues that the regime’s strategic vision is informed less by a revolutionary intent to spread Islamist ideology than by a concept of national security rooted in regional rivalries, Iran’s historical experience, and familiar anti-imperial and anti-colonial currents of the late twentieth century. “Islam remains the language of Iran’s politics,” Nasr writes, describing the state’s religious underpinnings as a way for Iran to “realize political and economic interests at home and define national interests abroad.” But, he adds, “those aims are now secular in nature.””

《이란의 대전략 : 정치사》에서 발리 나스르는 수십 년에 걸친 국제적 외교술이 어떻게 이란을 현재의 불안정한 위치로 이끌었는지를 설명하려고 한다. 이란과 중동에 대한 노련한 학자인 나스르는, 이란 정권의 전략적 비전은 이슬람주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려는 혁명적 의도보다는, 지역적 경쟁, 이란의 역사적 경험, 그리고 20세기 후반의 반제국주의적·반식민주의적 흐름에 뿌리를 둔 국가안보 개념에 의해 더 많이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나스르는 “이슬람은 이란 정치의 언어로 남아 있다”고 썼으며, 이 국가의 종교적 기반은 이란이 국내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실현하고 국외에서 국가 이익을 정의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는 덧붙여, “그 목표들은 이제 세속적 성격을 띤다”고 말한다.

🔥 이란-이라크 전쟁이 남긴 트라우마

“In the summer of 1982, what the regime had dubbed “the sacred defense” became an offensive campaign when Iranian forces crossed the Shatt al Arab. In the end, nearly a decade of war against a vastly better-supplied foe cost Iran up to half a million lives, even as Iranian forces failed to topple Saddam or permanently gain any Iraqi territory. The new aims of the war, the leadership asserted, were to wipe out Israel and inspire the people of the mainly Sunni Gulf monarchies to rise against their Western-backed rulers. A popular slogan among Iranian volunteers was, “The path to Jerusalem runs through Karbala,” the central Iraqi city that contains revered Shiite shrines.”

1982년 여름, 정권이 “신성한 방어”라고 명명한 것은 이란군이 샤트 알 아랍을 건너며 공세 작전으로 전환되었다. 결과적으로, 훨씬 더 잘 무장한 적과의 거의 10년에 걸친 전쟁은 이란에 최대 5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갔으며, 이란군은 후세인을 전복하지도, 이라크 영토를 영구적으로 확보하지도 못했다. 전쟁의 새로운 목표는 이스라엘을 소멸시키고, 서방이 지원하는 통치자들에 맞서 주로 수니파인 걸프 군주국 국민들을 봉기시키는 것이라고 지도부는 주장했다. 이란 자원병들 사이에서 유행한 구호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은 카르발라를 통과한다”는 것이었다. 카르발라는 이라크 중부에 위치한 시아파 성지가 있는 도시이다.

🌀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이란의 내부 균열

“To preserve the spirit of the Iran-Iraq War, the Islamic Republic has built “sacred defense” museums around the country and sought to promote the values of fervor and self-sacrifice that were so central to that era through films, video games, and popular music. But these efforts have been largely unsuccessful. The 60 percent of Iranians who are under the age of 30 have no memory of the fighting. Many of them, confronted with economic isolation and eroding prospects at home, are incensed that the regime is diverting billions of dollars to the “axis of resistance,” which is what it calls its network of proxies and partners. Whenever Iran suffers one of its periodic spasms of unrest, as happened at the end of 2022 following the death of a young Iranian woman, Mahsa Amini, in police custody, protesters criticize Iran’s overseas entanglements.”

이란-이라크 전쟁의 정신을 보존하기 위해, 이슬람 공화국은 전국에 ‘신성한 방어’ 박물관들을 세우고, 그 시대에 중심이 되었던 열정과 자기희생의 가치를 영화, 비디오 게임, 대중음악 등을 통해 전파하려 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대체로 성공하지 못했다. 이란 인구의 60%가 30세 이하이며, 그들은 전쟁을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은 경제적 고립과 국내에서의 쇠퇴하는 전망에 직면해 있으며, 정권이 ‘저항의 축’—즉, 이란이 지원하는 대리세력과 파트너 네트워크—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2022년 말 마흐사 아미니라는 젊은 여성이 경찰 구금 중 사망한 사건 이후 발생한 저항처럼, 이란에서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소요 사태 속에서 시위대는 이란의 해외 개입을 강력히 비판한다.

⚡️ 전략도, 세대도, 정권도 한계에 다다랐는가?

“There is no straightforward way for Iran to recover from the setbacks of the last year. “Today, even if the Islamic Republic chose to abandon forward defense, it would not be easy to do so,” Nasr writes—and that was before Assad’s fall in December. The nuclear dilemma makes Tehran’s position all the more fraught, by likely forcing it into a headlong confrontation with the Trump White House. And unlike in the years after the Iran-Iraq War, when Iran had the advantage of a comparatively youthful leadership, Khamenei and his inner circle have become a gerontocracy, and a new generation is increasingly impatient with clerical rule. But it may not be the end yet. For all the Islamic Republic’s exhaustion and brittleness, and the readiness of millions of Iranians to take to the streets to express their disdain for it, the people are fiercely protective of their country, and outside attacks tend to bring them together. Increasing the uncertainty is the question of the Iranian succession. Khamenei’s preferred choice to follow him as supreme leader seems to be his second son, Mojtaba, who is 56 and whom Nasr describes as his “principal adviser.” In a recent interview, Abbas Palizdar, a close associate of Mojtaba, referred to widespread corruption in the “ruling circles” of the Islamic Republic and expressed his confidence that should Mojtaba take over from his father, he would not only “break the neck of the corrupt” but also increase social freedoms and release political prisoners. That would put him in the same category of reforming modernizer as Saudi Arabia’s crown prince, Mohammed bin Salman.”

이란이 지난 1년 동안 겪은 일련의 타격들에서 회복하는 데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 “오늘날, 이슬람 공화국이 전방 방어 전략을 포기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나스르는 썼다—이 글은 아사드 정권이 붕괴되기 전이었다. 핵 문제는 테헤란의 입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며, 트럼프 백악관과의 정면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란-이라크 전쟁 직후와 달리, 현재의 이란은 비교적 젊은 지도부가 아니라, 하메네이와 최측근들로 이루어진 노년 지배 계층이며, 젊은 세대는 점점 더 성직자 통치에 불만을 품고 있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이슬람 공화국이 지치고 약해졌으며 수백만 명의 이란인들이 거리로 나서 정권에 대한 경멸을 표출할 준비가 되어 있더라도, 이란 국민은 자기 나라에 대해 강한 보호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외부의 공격은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곤 한다.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것은 최고지도자 후계 문제이다.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선호하는 인물은 그의 둘째 아들 모흐타바로 보이며, 그는 56세이고 나스르에 따르면 하메네이의 “주요 고문”이다. 최근 인터뷰에서 모흐타바의 측근인 압바스 팔리즈다르는 이슬람 공화국의 “지배층 내부”에 만연한 부패를 언급하면서, 모흐타바가 아버지로부터 최고지도자 자리를 승계할 경우 “부패한 자들의 목을 꺾고”, 사회적 자유를 확대하며 정치범들을 석방할 것이라고 확신을 표했다. 그것은 모흐타바를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과 같은 개혁 성향의 현대화 지도자 범주에 넣는 셈이 될 것이다.

😃 이 기사, 더 알고 싶다!

기사에 대한 간단한 뒷 이야기와 해볼 수 있는 질문들을 살펴봐요!

🎬 이 에세이의 시작 : 『Iran’s Grand Strategy: A Political History』

이 에세이의 출발점이 된 책은, 바로 발리 나스르의 『Iran’s Grand Strategy: A Political History』입니다. 이슬람 혁명이나 반미 이념에만 갇혀 있던 이란 이해의 틀을 깨고, 국가 안보, 전략적 자율성, 지역 패권 경쟁이라는 현실주의적 시각으로 이란의 외교정책을 재조명하는 책이에요. 1979년 혁명 이후부터 현재, 이라크 전쟁, 미국의 압박, 핵 개발과 ‘저항의 축’ 전략까지, 이란이 어떤 역사적 경험과 전략적 사고를 통해 대전략(grand strategy)을 수립해왔는지를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발리 나스르 교수는 중동 정치와 시아파 이슬람 연구의 권위자로, 존스홉킨스대 SAIS 교수이자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 고문을 지낸 이력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그의 전문성과 정책 감각이 그대로 드러나요. 단순히 ‘이란은 위험하다’는 식의 서구적 시선이 아니라, 왜 이란이 미국을 경계하고, 왜 핵을 개발하며, 왜 지역 동맹을 확장하려 하는지를 이란 내부의 시선에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훨씬 입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특히 나스르는 이란의 대외전략을 “종교 이념이 아니라, 생존과 자율성을 위한 치열한 현실정치의 산물”로 해석합니다. 국내 정치 불안, 세대 갈등, 국제 제재 같은 요소들이 외교 전략과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은, 오늘날 국제정세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인사이트를 줘요. 중동 외교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이라면, 지금 이 책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읽고 나면, 뉴스에서 보는 ‘이란’이 완전히 다르게 보일지도 몰라요.

🗣️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들

1️⃣ ‘전방 방어(Forward Defense)’는 필수적 방어 전략일까, 숨겨진 공격 전략일까?

이란은 시리아, 레바논, 예멘, 이라크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신을 지키려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서방은 이를 ‘혼란을 조장하는 간섭’으로 간주하죠. 전장을 국경 밖으로 옮기려는 전략은 과연 정당한 방어일까요, 아니면 교묘한 확장주의일까요?

2️⃣ 모흐타바 하메네이의 후계 가능성, ‘개혁적 왕세자’일까, ‘제2의 하메네이’일까?

모흐타바는 부패 척결과 정치범 석방을 암시하며 개혁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동시에 혁명수비대(IRGC)에서 성장한 강경파 출신이기도 합니다. 과연 그는 체제를 바꿀 인물일까요, 아니면 아버지의 노선을 계승할 또 다른 강경 지도자일까요?

3️⃣ 핵 개발을 둘러싼 이란의 선택, 외교도 전쟁도 아닌 제3의 길이 있을까?

서방과 타협하면 제재 해제는 얻을 수 있지만, 핵무기 포기와 외교적 양보가 뒤따릅니다. 반면 핵 개발을 고수하면 전면전 리스크가 급격히 높아지죠. 이런 딜레마 속에서, 이란이 선택할 현실적인 제3의 시나리오는 과연 존재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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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U.S. and Iran Begin Nuclear Talks Amid Fresh Sanctions, Can There Be a Deal? (NBC News, Apr 12, 2025)

미국과 이란이 오만에서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첫 번째 비공식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상이라고 발표한 후, 이란 측에서 간접 대화로 진행한다고 밝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이번 회담을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로 평가했으며, 한 주 뒤에 또 다른 협상 라운드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를 요구하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이란은 핵 개발을 완전히 포기하기보다는 제한적인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의향을 내비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실패하면 군사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경고하며, 협상 결과에 따라 이란에 큰 위험이 따를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양측의 협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중동 지역의 안보와 국제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

Trump envoy demands Iran eliminate nuclear programme in apparent U-turn (The Guardian, Apr 15, 2025)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협상이 균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대표인 스티브 윗코프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불과 12시간 전, 이란이 민간 목적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받을 수 있다는 입장과 완전히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윗코프는 “이란과의 거래는 오직 트럼프의 거래일 때만 성사될 것”이라며,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중단하고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전에 방송에서 그는 우라늄 농축을 3.67%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번 발언은 이를 완전히 뒤집은 것입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외교 정책에 대한 혼란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란과의 협상이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이란의 전략과 미래를 다룬 Foreign Affairs 2025 Mar/Apr 호의 What Iran Wants 를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