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하신지요. 올해로 <복음과상황>이 창간 3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눈물과 기도로 복상을 든든히 지켜주신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복상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조금은 긴급하고도 솔직한 사정을 나누고 여러분의 기도의 손길을 구하기 위해 편지를 씁니다.
35주년을 맞는 복상의 길동무가 되어 주십시오
최근 복상은 비교적 안정적인 재정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이에 힘입어 올해는 복상의 미래를 짊어질 차에녹 기자를 새롭게 채용하였고, 세 번째 공모전을 더욱 내실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복상의 미래를 위한 당연한 투자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상반기를 지나면서 매월 다시 적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현재 후원자와 독자를 유지할 수 있다면 감당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장기적인 전망을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 이웃 단체들의 사무실 이전
여기에 또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공간을 공유하면서 이웃으로 함께해 주었던 단체 ‘엠브릿지’ 등이 4년의 계약을 만료하고 올 7~8월에 사무실을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달간 새로운 이웃 단체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내년 2월에나 계약이 가능한 단체 외에는 이렇다 할 문의가 없는 형편입니다. 당장 이번 여름부터 발생할 공간과 비용의 공백은 복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순조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복음과상황>에 조금 더 힘이 되어 주십시오
복상을 사랑하는 후원자 여러분, 복상이 이 재정적 적자와 공간의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더욱더 새로운 매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더욱 적극적으로 이 고비를 넘어서고자 합니다. 아래의 방법으로 복상의 걸음에 동행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첫째, 기도로 함께해 주십시오.
- 올해 7~8월 공간의 공백을 메우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사무실을 따뜻하게 공유할 좋은 이웃 단체를 만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 둘째, 재정적 버팀목이 되어주십시오.
- 후원이사 10명(매월 5-10만 원 정기 후원)
- 구독후원 50명(매월 정기 후원)
복음과상황을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더운 여름 건강 유의하시고, 주님의 평강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26년 7월 15일 <복음과상황> 이사장 이광하 올림
지난 1월 CBS 광장 인터뷰 방송 녹화본과 대본 일부를 공유합니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복음과상황을 지켜낸 선배님들이 위대한 분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섯부른 말을 해서 누를 끼치지나 않을까 두려웠고요, 창간 초기의 치열함과 엄중함과는 다르지만, 새로워진 세대의 언어를 담아내는 새로운 복상이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복음과상황의 고민이라고 여기고 들어주시면 합니다.
오늘 CBS광장에서는 잡지 시장의 현황과 기독 잡지의 의의에 대해 이광하 복음과 상황 이사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목사님 어서오십시오.
시작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지금 일산은혜교회에서 담임목사로 만 5년째 일하는 이광하입니다. 복음과상황은 창간호부터 읽었던 독자였고요, 2007년 복음과상황이 뉴스앤조이에서 독립할 때부터 2011년초까지 복음과상황 편집장으로 일했습니다. 15년 전의 일이네요. 3년 전부터 복음과상황 이사장 역할을 맡았습니다. 편집장 출신 이사장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는 중입니다.
오랜 시간 잡지는 우리의 곁에서 함께 해왔습니다. 전통적으로, 사회 안에서 잡지가 수행해온 역할은 무엇이었다고 보시나요?
잡지라는 말이 여러 가지를 포함하지만,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잡지만의 고유한 역할을 생각해본다면 뉴스에 대한 성찰과 공동체적 희망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싶습니다. 시간적으로 잡지는 신문보다 천천히 뉴스를 반추하면서 지혜를 모아서 전해주는 매체이고요, 공동체가 지향하는 희망을 전하는 공적 파수꾼의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교양 잡지 월간 샘터가 폐간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이 한국 잡지 문화 전반에 주는 함의는 무엇이 있을까요?
<샘터>의 입장에서 본다면, 평범한 사람들의 소중한 가치를 나누는 공간의 상실이지만, 한국잡지 문화의 흐름에서 본다면, 샘터는 자신만의 순례를 마쳤다고 봅니다. 자기 역할을 다한 셈입니다. 샘터가 창간된 1970년대 상황에서는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고 공론장을 만드는 언론과 별개로 위로하는 이야기도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근본적인 치유가 절실한 문제입니다.
이 폐간이 하나의 개별 사례로 봐야 할까요, 잡지 문화의 전반적 위기로 봐야할까요?
잡지라는 매체의 형식적 위기라고 봅니다. 예전에는 모든 종이 매체가 일종의 권위를 누렸습니다. 독자들이 인쇄된 활자의 마력을 느끼는 시절도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소비자들이 책을 사서 읽으려고 하지 않고, 문화적인 분위기도 굳이 삶의 의미를 묻지 않습니다. 잡지 정신이란게 일종의 산문 정신, 인문 정신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싶습니다. 잡지는 태생적으로 책을 읽고 깊이 성찰하고 희망을 만들어가는 공동체를 위한 매체입니다. 잡지라는 매체가 본질적인 잡지 정신에 충실하지 않으면 멸종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종이책의 소비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보기도 하는데요. 출판 시장 전체에 빗대어 보았을 때 잡지 시장은 지금 어떻습니까?
지금 잡지 시장의 현실은 솔직히 말해 양적으로는 축소, 질적으로는 양극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량 판매를 전제로 한 잡지는 거의 사라지고 있고, 대신 아주 분명한 문제의식과 독자층을 가진 소수의 잡지들만이 작은 규모로, 그러나 밀도 있게 살아남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정체성입니다. 최근에 잠시 휴간했던 녹색평론이 계간지로 발간을 재개했고, 작년 봄에는 사상계가 55년만에 재창간되었습니다. 다른 매체로 대체될 수 없는 고유성을 지닌 잡지라면, 부활하고 있는 셈입니다.
잡지 시장에 위기가 왔다면,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시나요?
<복음과상황>도 그동안 서너차례 폐간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그때마다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사라졌다, 장렬하게 전사할 때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직접적인 이유는 항상 발행할 때마다 쌓이는 적자였습니다. 적자가 쌓이는 잡지는 매월 잡지를 만들고 읽는 공동체가 계속 잡지를 발행해야 할 이유를 생각하게 됩니다. 발행해야 할 이유가 적자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면 생존하는 게임이었습니다. 복음과상황을 "다이하드", "네버 엔딩 스토리"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복음과상황의 생존 과정을 통해서 생각해볼 때, 잡지 시장의 위기는 잡지의 본질적 위기라기 보다는 잡지를 읽는 공동체의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았을 때, 한 편으로는 재구성의 국면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독 미디어는 무엇을 재정의해나가야 할까요?
독자는 뉴스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아니라, 뉴스를 생산하는 공동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복음과상황은 다양한 독자가 만드는 잡지를 지향합니다. 최근 복음과상황 이사회에서는 복상 펠로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복음과상황을 매개로 해서 다정하게 만나는 모임입니다. 북토크를 하기도 하고, 작가를 방문하기도 합니다. 복음과상황은 잡지라는 매체만 아니라 공동체이고 생태계라는 것을 확인합니다.
유튜브, SNS와 같은 디지털 매체가 중심이 된 환경 속에서, 기독 잡지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인격적인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복음과상황을 잡지가 아니라 편지로 읽습니다. 매월 눈 밝은 파수꾼이 보내준 편지이고, 젊은 선생님들의 공부와 성찰의 지혜를 담은 편지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읽습니다. 제 마음의 스타들이고, 저는 팬클럽 총무같은 마음입니다. 독자는 뉴스를 생산하는 공동체이고, 공동체에서 독자를 필자로 키우고, 편집자를 작가로 키우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다음 세대의 독자들의 미디어 소비 경향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는데요. 이에 기독미디어는 어떻게 반응해나가야 할까요?
잡지는 고루한 것이 아니라 새것을 취급합니다. 어른의 매체가 아니라 청년의 매체죠. 제가 복음과상황을 읽는 이유는 젊은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와 다른 입장과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이해의 폭을 넓혀갑니다. 인지적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계기가 됩니다. 잡지를 만들고 읽는 행위가 공감하고 공동체를 세우고 기독교 사회 생태계를 가꾸는 일이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필자를 항상 기다리고 자리를 내어주는 일이 잡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이책, 종이잡지와 같은 아날로그 매체들이 중심이 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지만, 깊이 있는 생각과 담론 자체는 계속해서 필요한데요. 앞으로 이런 담론은 어떤 형식이나 플랫폼을 통해 이어질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기독 잡지를 비롯한 미디어가 교회와 사회 모두에게 의미 있는 공론장으로 남기 위해 끝까지 붙들어야 할 원칙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저는 공공성이야말로 우리시대 교회가 지켜야 할 신성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를 허무는 것은 세상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속한 거룩한 것을 사유화하려는 교회와 교권세력의 탐욕과 이기심입니다. 복음과상황은 공공재입니다. 잡지가 스스로 공공성과 공동선을 추구하는 파수꾼의 자리를 지킨다면, 독자들이 지켜줄 것입니다.
잡지 시장의 현황과 기독 잡지의 의의에 대해 이광하 목사님 모시고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오늘 이야기를 통해, 잡지의 위기가 단순 매체 환경의 변화만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독 잡지의 위기는, 교회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신앙을 어떤 언어로 말해왔는가와 깊이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종이 잡지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을지 모르지만, 신앙을 기록하고 질문하며, 공적으로 토론하는 일의 필요성은 계속해서 남아 있습니다. 기독 잡지는 바로 그 지점에서, 교회와 사회를 잇는 공간으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대화가 기독 미디어의 현재를 돌아보고, 앞으로 무엇을 붙들어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CBS 광장 – 2026년 1월 2일 녹음용
출연자 : 이광하 목사 (복음과 상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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