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셨나요? 밤섬? 가봤어요! 밤섬!

밤섬온다: 기억의 터 생명의 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커뮤니티 계획과 설계 수업(지도: 조경진 교수)에서는 지난 학기 ‘밤섬온다’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영등포문화재단과의 협약을 통해 추진되었으며, 이동형 전시공간 ‘모움아트버스’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습니다. 조별 기획안 수립부터 자료조사, 전시 디자인, 현장 설치와 해설까지 전 과정이 우리들의 손에서 완성되었습니다.

밤섬은 한강 한가운데 자리한 작은 무인도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한때 마을이 있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1968년 홍수 방지와 개발 정책으로 마을이 철거되고, 주민들은 강제로 이주했습니다. 이후 사람의 발길이 끊기면서 밤섬은 멸종 위기 철새와 다양한 식물의 서식지로 변모했습니다. 밤섬은 현재 한강 생태경관보전지역이자, 도시 속 희귀한 생태·역사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한 학기 동안 밤섬의 변화 과정을 다각도로 조사했습니다. 옛 지도와 항공사진을 비교 분석하고, 한강변에서 밤섬을 관찰하며 기록을 쌓았습니다. 또한 과거 주민과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섬의 역사와 기억을 채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라진 마을의 삶’과 ‘자연으로 돌아간 섬’이라는 이중적인 이야기가 드러났습니다.

모움아트버스 전시에서는 이러한 이야기가 시각적으로 구현되었습니다. 버스 내부에는 밤섬의 역사 사진, 철새와 식물의 생태 자료, 지도와 인포그래픽이 전시되었습니다. 관람객은 좁은 통로를 따라 걸으며 한강 위 섬의 과거와 현재를 마주했습니다. 우리들은 현장에서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며 밤섬의 가치와 이야기를 전달했습니다.

이후 영등포공원에서는 이틀간 야외 전시가 열렸습니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산책 중 자연스럽게 전시를 접했습니다. 패널에는 밤섬의 옛 사진과 현재 모습이 나란히 배치되어, 도시 속 섬의 시간 변화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전시에 발걸음을 멈추었고, 일부 시민들은 직접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학문적 조사와 공공 전시를 결합한 실천이었습니다. 영등포문화재단은 전시 장소와 홍보를 지원했고, 모움아트버스는 이동형 전시라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했습니다. 우리들은 전시를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체험했습니다.

잊힌 섬의 기억을 되살리고, 생태와 문화의 가치를 시민과 공유하는 공공 문화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경험은 우리들에게 ‘도시는 기억을 품고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