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인터넷이 끊겨서 열받아서 써봅니다.

인터넷 없이 살아 갈 수 있을까요?

2024.01.08 | 조회 1.1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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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대기업 퇴직 후 제 2의 삶을 살고 있는 50대 아저씨의 사적인 레터 서비스

오늘 업무 시작하자 마자 저희 집 인터넷 회사 변경하였습니다. 

몇 주전부터 인터넷이 불안정 하더니 지난 금요일부터는 정도가 심해져 급기야 주말엔 아예 연결조차 안되고 해당 통신사에선 장애 조치 중이라는 알림 톡 하나 딸랑 오고 휴일이라 전화도 안되어 참 답답한 주말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스마트폰이 있어 정보검색이나 기타 생활하는데 큰 불편은 없었지만 로봇 청소기 등 와이파이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아예 먹통이 되고 주말에 그 전에 보던 시리즈물도 보질 못했어요.

인터넷이 이렇게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평소에는 느끼질 못했는데 막상 이런 일을 겪고 보니 새삼 인터넷 없는 세상을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컴퓨터, 통신 수단 등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잠깐 둘러보면서 과거의 추억을 되새겨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컴퓨터 구경도 못하고 살았기 때문에 컴퓨터 처음 구경하기 시작한 대학생활부터 둘러봅니다.

저는 84학번인데 제가 대학 입학했을 때는 컴퓨터 자체가 매우 희귀한 상황이었고 그나마 조금 진보적은 교수님들은 레포트를 타자 쳐서 가져오라고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렇게 학교를 다니다 87년에 입대하여 89년에 전역하고 복학하니까 과 친구들이 수업 끝나면 이상한 거(?)를 옆구리에 끼고 어디론가 우르르 몰려 가더라구요. 궁금해서 따라가 보니까 학교 전산실 (컴퓨터 방) 이더라구요. 옆구리에 끼고 다니던 게 지금 젊은 사람들에게는 전설의 물건인 8인치 플로피디스크였습니다. 개인용 컴퓨터는 아직 보급되기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통신 장비도 제가 회사 생활 시작한 90년대에는 군용 무전기처럼 엄청 큰 카폰(핸드폰)을 일부 부유층에서만 사용하는 수준이었고, 천리안 같은 PC통신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일부 매니아 층만 이용하는 수준이었죠. 회사에서 전자결재는 꿈도 못꾸던 시절이고 오로지 결재판에 문서로 결재 올리던 시대였습니다. 결재 판 들고 상사에게 결재 받으러 다니던 기억이 아련하네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런 얘기 들으면 참 신기하게 생각하겠죠.

개인 호출기 (일명 삐삐) 가 엄청 인기를 얻은 시절이었고, 어디 찾아가려면 전화로 길 물어보고   찾아 가다 헷갈리면 공중전화로 또 물어보고. 그 때 당시 교통지도 책은 모든 운전자의 필수 품목이었죠.

91년에 결혼했는데 그 당시 결혼 필수 가전 제품의 하나가 비디오 플레이어였죠. 동네에 있던 비디오 대여점에서 재미있는 영화는 미리 테이프를 예약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네요. 요즘은 그런 대여점이 거의 없어진 것 같습니다.

이런 세상을 살아왔던 우리 세대의 사람들이 요즘의 스마트한 세상에 자연스럽게 적응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다는 생각조차 듭니다. 하지만 요즘 초등학생들보다 정보검색 능력이나 스마트폰 활용 능력이 떨어져 보이는 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작년에 제 아내가 동네 문화회관에서 주관한 스마트폰 활용하는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제 아내가 배워와서 저에게 가르쳐 주곤 했습니다.

공기나 물, 인터넷처럼 너무 당연시 여기는 것에 우리는 무관심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며칠 인터넷 없는 세상에서 살다 보니 새삼 인터넷을 좀 더 의미 있게 활용하고 즐겨야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오늘 주제를 인터넷 관련 내용으로 정하면서 잠깐 추억팔이도 했습니다. 원래는 인터넷 끊겨서 열받아서 써본 글인데 내용은 삼천포로 빠졌네요.

세상이 무지막지한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를 피해 가질 않더라구요. 변화에 잘 적응하고 즐기면서 살아가는 삶이 보다 의미 있지 않을까요? 저도 오늘부터는 아무리 사소한 것 일 지라도 흘려 보내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탐구해 보려고 합니다. 무관심과 귀찮으짐이 나이 먹은 사람들의 가장 큰 적인 것 같습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눈도 많이 오고 추운 것 같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기원 드리며 오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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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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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울의 프로필 이미지

    여울

    0
    almost 2 years 전

    맞습니다. 신입사원 시절 기안지에 먹지대고 품의서를 작성하고 기안자란에 위쪽이 조금 넓은 도장면과 반대쪽이 아주 조그만 도장면이 있는 긴 도장을 콕 찍고, 결재 순서대로 결재 받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요즘은 인터넷이 너무 발전해서 휴대폰으로 모든 걸 다하는 시대가 왔지만 그래도 그시절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사는 것 처럼 느낄 수 있는 시절이니까요

    ㄴ 답글 (1)
  • 갱유의 프로필 이미지

    갱유

    0
    almost 2 years 전

    저는 초등학교 3학년에 다음, 엠파스, 야후 아이디 만들기를 학교에서 배웠던 기억이 ㅎㅎㅎㅎ 저도 변화에 느릿느릿 잘 적응해 살아가야 할 것 같아요 ㅎㅎㅎ 댓글 달고 있는 지금 영등포에는 눈이 엄청나게 내리는데 거누파파님도 눈 초심하시고 건강유의하세용!!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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