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리에테, 단순한 쇼가 아니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미래주의가 회화, 문학, 요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어떻게 전통을 파괴하고 새로운 감성을 실험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그 실험은 무대 위에서도 전개됩니다.
그 중심에는 ‘바리에테(varietà)’라는 형식이 있었습니다.

바리에테는 노래·춤·유머·풍자·마술·곡예 등이 혼합된 비선형적 공연 형식입니다. 관객의 정서적 몰입보다는 빠른 전환과 자극으로 감각을 교란시키고,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미래주의자들은 이걸 단순한 오락으로 보지 않았어요.
오히려 기존의 규율 중심적 연극, 즉 엘리트 예술을 해체하고자 했던 그들에게, 바리에테는 매우 중요한 문화 실험의 장이었습니다.
2. 혼란과 충격, 사고의 전환장치

특히, 필리포 토마소 마리네티(Filippo Tommaso Marinetti)는 관객에게 혼란과 충격을 주고 싶어 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관객의 사고 패턴과 감각 구조 자체를 흔드는 전략이었죠.
바리에테는 미래주의의 반전통, 반재현, 반심리주의 예술관의 결정체였습니다.
3. 예술이 삶이고 정치였다

그 연극은 단지 실험적 형식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예술과 삶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던 미래주의자들은, 공연을 통해 감정을 자극하고 집단 감성(collective emotion)을 조작하며, 새로운 사회 질서에 대한 열망을 심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파시즘과의 결합은 중요한 전환점이었고, 예술은 곧 정치적 선전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바리에테는 단순한 공연 이벤트를 넘어, 국가적 감성 형성 장치로 기능했습니다.
4. 감각 실험실로서의 무대 구조
무대 위에서의 빠른 리듬, 예측 불가능한 전환, 강렬한 시각 효과, 날카로운 음향, 파괴적 유머와 몸짓 등은 이어졌습니다. 관객은 몰입하거나 거리두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이 구조는 미래주의의 핵심 개념인 ‘확장된 인간(L’uomo moltiplicato)’과 연결되며, 예술은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 감각을 재구성하고 재편하는 장치가 됩니다.
5. 감각의 정치화, 그리고 오늘의 질문
예술은 중립적이지 않으며, 감각과 감정은 언제나 정치화될 수 있는 자원입니다. 미래주의 바리에테는 감각을 조직하고 동원하여, 정치적 효과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강력한 사례였습니다.
📌 오늘의 질문
“내가 관객이라면, 어떤 감각의 충격이 사고를 바꿀 수 있을까?”
“예술은 어떻게 판단, 지지, 저항의 도구가 될 수 있을까?”
✍️ 오늘의 감정 저널
내가 최근 무대나 공연, 영화, 전시 등에서 가장 강렬히 느꼈던 시각, 음향, 신체 반응을 단어 세 개로 기록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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