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4월 7일이고, 저는 기분이 좋지 않아요

2026.04.09 | 조회 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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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월 7일이고, 저는 기분이 좋지 않아요

 

나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극심해지는 일교차를 좋아하지 않는다. 변화무쌍한 기온 탓에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고민하는 게 귀찮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 같은 비염인들은 흘러내리는 콧물을 콧구멍 밖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연신 코를 들이켜야 한다. 이래저래 피곤해져서 봄이라는 계절마저 싫어질 지경이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계절이 뭐냐고 물으면 봄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봄을 정말로 좋아한다기보다, 선거철 투표할 때 이 후보 저 후보 지우다 보니 요 후보 밖에 안 남았네, 하는 느낌으로 좋다고 하는 것이다. 여름은 숨 막히는 습도와 온도 때문에, 가을은 나뭇가지가 앙상해지는 것이 세상 다 산 느낌이 들게 해서 싫다. 겨울은 그냥 추워서 싫다. 사계절이 다 탐탁지 않다니. 나는 그냥 온 세상 모든 걸 싫어하는 걸까? 사실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해야 하는데 어쩌지 못하고 있는 일들이 눈을 뜨자마자 머릿속에 한가득 쏟아졌다. 달갑지는 않지만 내가 책임져야 하는 내 인생이기에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켰다. 먼저 환기부터 시키려고 베란다 창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파트 단지 가득 매화와 목련이 피어 있었다. 꽃잎은 빛을 반사하며 반짝거렸다. 나만 고민 많고 나만 힘든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언제쯤 걱정 없이 밝고 화사하게 살 수 있을까.

왜 내가 오늘’, ‘이런고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봤다. 봄의 일교차가 나를 나른하고 게으르게 만드는 것이라고 괜히 계절을 탓했지만 원인은 결국 나였다. 핑계 댈 것도 없고 도망칠 곳도 없다고 느껴져 한숨이 나오고 눈물이 쏟아졌다. 그러자 들러붙어있던 나쁜 감정이 씻겨 내려간 듯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았지만 시계를 보니 몇 분 지나지 않았다. 그새 노트북 자판을 두드릴 정도의 힘이 차올라 있었다. 문맥 상관없이 아무 문장이나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검은 글자가 흰 바닥을 채워가는 걸 보니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감정에도 일교차가 있다. 좋다가도 나빠지고, 나쁘다가 좋아지기도 한다. 중요한 건, 숨 막히게 무거운 여름과 추락하는 것 같은 가을, 그리고 매서웠던 겨울까지 잘 보내고 오늘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새 것이 탄생하는 계절 한가운데에 있는데 이 정도 일교차쯤이야.

-안나

 

 

 

 


📖감상 한마디

 

 

봄이 왔다는 걸 완벽하게 실감케 하는 글이었습니다. 적당한 비유와 표현력, 그리고 감정선까지 봄을 맞이하는 자세가 아주 잘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글을 다 읽고 났을 때의 울림이 상당했습니다. 시작의 계절이지만 강한 일교차로 무기력하기도 한 이 계절을 대하는 모습이 아주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덕분에 저도 그런 삶의 의지를 가지고 이 봄을 맞이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                                                     

-오광락

 

 

나는 어떤 계절을 좋아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으며 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와 그렇지 못한 마음의 대비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봄에 우울감을 가장 많이 경험한다고 하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이기에 이를 극복해보려는 의지가 느껴져서 봄이면 비슷한 기분이 드는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줄 수 있는 글인 것 같습니다.

-박현경

 

 

우선 제목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온 글이었습니다.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눈길을 끌고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좋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비유들이 생생해서 무척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특히 감정에도 일교차가 있다는 표현이 참 좋았습니다. 덕분에 감정의 굴곡을 조금 가볍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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