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을 세탁하러

2026.02.05 | 조회 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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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세탁하러

 

알 수 없는 이유로 기분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날을 대비해서 마련해둔 방법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도서관에 다녀오는 것이다.

도서관에 가면 책이 모여 있는 곳만의 분위기가 있다. 일단 차분하다. 모두가 천천히 움직이고, 말이 없다. 높고 넓은 책장 사이에 서서 책의 등을 보는 데에 집중하고 있으면 시간도 잊힌다. 소음에서 멀어지고 시간 감각이 달라진, SF영화에서 본 어느 우주 공간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책을 마음껏 꺼내보고 만져본다. 표지가 예쁘거나, 제목이 왠지 끌리는 책들을 뽑아 잔뜩 안아든다. 골라온 책들을 책상에 올려놓고 목차를 훑거나 뒤적이다가 읽고 싶은 생각이 들면 통과, 끌리지 않으면 다시 제자리로... 이렇게 여러 번 반복해 최종적으로 고른 다섯 권을 가방에 담는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쇼핑만큼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단단하게 뭉쳤던 부정적인 기운도 스르르 풀어진다. 폭음이나 과소비처럼 나를 해치며 기분을 풀지 않았다는 것, 시간을 제법 가치 있게 썼다는 것을 스스로 칭찬하면 심지어 기분이 고양되기도 한다. 그렇게 풀리다 못해 동동 뜨는 기분으로 집으로 가는 길엔 그래, 이게 원래 내 기분이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와, 빌려온 책을 한 권씩 집중해서 읽다보면 한 번 더 기분이 좋아진다. 나름대로 심사를 거쳐 고른 책에서 어김없이 배울 점이 있기 때문이다. 위로를 받아 기운을 차리게 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기분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하게 통제력을 발휘해 더 나은 결과를 얻는 것. 이것이 기분을 풀어주나 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주로 세상 일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할 때 기분이 가라앉는 것 같다.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도 또 하나의 큰 수확이다.

찌푸린 인상을 하고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어떤 얼굴을 하고 가도 묵묵히 나를 기다려 주는 도서관과 책들. 나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다.

-안나

 

 

 

 


📖감상 한마디

 

 

글을 읽으면서 도서관의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져 저 역시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책을 고르는 행위를 통해 기분을 전환한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 책을 빌려오는 것에서 일시적인 감정 전환이 일어날 뿐 아니라, 읽는 시간까지 회복된 기분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회복하려 하는지 돌아보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박현경

 

도서관이라는 곳이 기분을 전환하는 장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 글이었습니다. 누구나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의 분위기와 다양한 내용으로 무장한 책들의 향연에 빠져들게 되니까요. 글에 그런 상황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저도 나만의 공간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오광락

 

상상력을 통해, 도서관이라는 일상적 공간을 우주라는 낯선 공간으로 만들고, 가장 무해한 방법으로 기분을 세탁하는 장소로 만들었다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특히 높고 넓은 책장 사이에 서서... 어느 우주 공간 같다라고 묘사한 환상적인 표현은 순식간에 우주로 순간이동을 한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얼굴을 하고 가도 묵묵히 나를 기다려 주는 도서관과 책들이라는 표현으로 도서관과 책을 의인화한 대목은 나도 한번쯤은 그곳에 가서 기분을 뽀송하게 세탁해 오고 싶다는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조비온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로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발상과 풍성한 묘사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무엇보다 기분을 세탁한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기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는 내용에서 글쓰기의 치유적인 면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기분을 세탁하는 방법으로 도서관, 독서, 글쓰기같은 키워드를 메모해놔야겠습니다.

-SSY

 

읽는 동안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위로가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어떤 모습이든 어떤 얼굴이든 받아주는 곳이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격려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언젠가 삶에 지쳐 부정적인 기운에 몸이 똘똘 뭉쳐지는 날 도서관에 찾아가 쇼핑을 해야겠습니다.

-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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