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과 비빔국수
두어 달에 한 번씩 체력을 측정하려고 청계산에 오른다. 길이 단순해 몇 번 쉬며 올라갔는지 세기가 좋다. 지난 일요일, 유난히 날씨가 맑고 몸 상태도 좋아서 산으로 출발했다. 현관을 나서면서부터 등산을 마치고 뭘 먹을지 이것저것 떠올리며.
산길로 이어지는 초입 계곡에는 물이 졸졸 흐르고, 그 물길을 따라 나무가 줄지어 자라 있었다. 잎을 잔뜩 낸 나뭇가지들은 바람에 흔들리며 얕은 파도 소리를 냈다. 그 소리들 덕분에 연두색 그늘이 더욱 청량하게 느껴졌다. 그늘 길을 따라 걷다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이르렀다. 천천히 계단을 오르는데 경사가 점점 가팔라졌다. 숨이 차 오르기 시작했다. 심장이 주먹이 되어 가슴을 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 심장이 점점 올라와 목구멍을 막는지 숨쉬기가 힘들었다. 모든 감각이 답답한 가슴으로 모이는 것 같았다. 계단 옆에 동그랗게 난 흙바닥에 섰다. 내려갈까? 아니다. 등산 후에 맛있는 거 먹기로 했으니 밥값은 해야지. 숨을 고르며 남은 길을 어떻게 올라갈지만 생각했다. 왼 다리가 오를 땐 오른팔을, 오른발이 움직일 땐 왼팔을, 딱딱 맞춰가며 움직였다.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꼬부라진 산길 때문에 계단 사이의 간격이 멀어질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 욕심을 부려 넓어진 계단을 한 번에 올라가려고 다리를 쫙 벌리면 리듬이 깨지고 다시 숨이 찼다. 계단 사이 바닥을 발바닥으로 한 번 찍고 다음 계단으로 올라가야 같은 보폭을 유지해 리듬을 탈 수 있었다.
이왕 오르기로 한 거, 가빠오는 숨도, 다리의 근육통도 즐기며 한 발씩 딛는 걸 반복하다 보니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무 사이에 핀 고사리도 발견하고, 바위 위에서 쉬고 있는 하늘소도 마주쳤다. 풀 향을 느끼며 콧구멍에 선선한 바람을 한가득 넣을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감각이 하나둘 열리는 것을 느끼며 차근차근 오르니 어느새 정상인 매봉이었다. 힘들다고 불평하는 데 오감을 묶어 두지 말자고 다짐하며 산꼭대기에서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산에서 내려와 비빔국수 집에 들렀다. 먹으면서 국수 양념의 발효된 새콤한 맛에, 육수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멸치 향에 집중했다. 오늘따라 그 맛과 향이 짙게 느껴졌다.
📄Before
청계산과 비빔국수
두어 달에 한 번씩 체력을 측정하려고 청계산을 오른다. 올라가는 길이 단순해 몇 번 쉬며 올라갔는지 세기가 좋다. 날짜를 정해두고 규칙적으로 다니는 것은 아니고 가고 싶은 날 간다. 지난 일요일이 그런 날이었다. 유난히 날씨가 맑고 몸 컨디션도 좋았기 때문이다. 현관을 나서면서부터 등산을 마치고 뭘 먹을지 이것저것 떠올리며 산으로 출발했다.
산길로 이어지는 계곡 물길을 따라 나무들이 줄지어 자라 있었다. 바람이 불자 잎을 잔뜩 낸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며 얕은 파도 소리를 냈다. 흔들리는 가지들이 우거져 만든 연두색 그늘이 청량하게 느껴졌다. 그늘 길을 따라 걷다보니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왔다. 천천히 계단을 오르는데 경사가 점점 가팔라졌다. 숨이 차 오르기 시작했다. 심장이 주먹이 되어 가슴을 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 심장이 점점 올라와 목구멍을 막는지 숨쉬기가 힘들었다. 모든 감각이 답답한 가슴으로 모이는 것 같았다. 계단 옆에 동그랗게 난 흙바닥에 섰다. 내려갈까 말까 고민했다. 아니다. 등산 후에 맛있는 거 먹기로 했으니 밥값은 해야지. 숨을 고르며 남은 길을 어떻게 올라갈지 생각했다. 왼 다리가 오를 땐 오른팔을, 오른발이 움직일 땐 왼팔을, 딱딱 맞춰 움직였다.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꼬부라진 산길 때문에 계단 사이의 간격이 멀어질 때가 있었다. 그럴 때 욕심을 부려 넓어진 계단을 한 번에 올라가려고 다리를 쫙 벌리면 리듬이 깨지고 다시 숨이 찼다. 계단 사이 바닥을 발바닥으로 한 번 찍고 다음 계단으로 올라가야 같은 보폭을 유지해 리듬을 탈 수 있었다.
이왕 오르기로 한 거 가빠오는 숨도, 다리의 근육통도 즐기며 한 발씩 딛는 걸 반복하다 보니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무 사이에 핀 고사리도 발견하고 바위 위에서 쉬고 있는 하늘소도 마주쳤다. 풀 향을 느끼며 콧구멍에 선선한 바람을 한가득 넣을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감각이 하나 둘씩 열리는 것을 느끼며 차근차근 오르다보니 어느새 정상인 매봉이었다. 힘들다고 불평하는 데 오감을 묶어 두지 말자고 다짐하며 산꼭대기에서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산에서 내려와 비빔국수 집에 들렀다. 식당에서 국수 양념의 발효된 새콤한 맛에, 육수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멸치 향에 집중했다. 오늘따라 음식이 진하게 느껴졌다.
✏️피드백
힘들다고 불평하는 모습이나 비빔국수 집에서 식사하는 모습 등에서 오감을 더욱 다양하게 표현하고 중간중간 구체적인 내용을 보충하면 더욱 풍성한 글이 될 것 같다.
-안나
산을 오르며 볼 수 있는 풍경과 느낄 수 있는 감정에 대한 묘사가 좋은 글인데, 불필요한 내용이나 중복되는 단어를 좀 빼고 정리하면 더 집중력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제목과의 연관성을 조금 더 담아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현경
전체적으로 시각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생동감이 넘치고 현장감을 느끼게 하는 감각적인 글이라, 산행에서 보여준 집중의 태도처럼 하산 후 국수의 맛과 향을 온전히 음미하는 장면에서도 구체적인 묘사를 보강한다면 더 깊은 감탄과 여운을 남기는 글이 될 것 같다.
-조비온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핵심내용과 상관없는 것들은 쳐내거나 최대한 줄이고, 이 글의 강점인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단어나 의태어, 의성어에 더 할애하는 편이 좋았겠다. 그리고 반복되는 술어나 표현도 다듬어서 정리하면 더 깔끔한 문장으로 잘 읽힐 것 같다.
-SSY
참고> 밋밋한 글을 특별하게 ‘오감을 자극하라’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168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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