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나도 모르게 그녀와 입을 맞추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는 단 한마디도 없이 집으로 들어갔다. 혼자 남은 골목에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떨리는 손으로 불을 붙이고 잠자코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녀의 본심을 알 수 없었다. 나는 집을 향해 꽤 먼 거리를 걸었다.
그녀는 나와 대학동기였다. 현대인의 필수 영양소라는 니코틴, 카페인, 알코올을 함께 즐기는 사이였다. 붙어 다니는 시간이 많아선지 사귀냐는 말을 자주 들었다. 사실 나는 그 의심이 싫지만은 않았다. 그녀는 새하얀 피부에 어울리는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나보다 술도 더 잘 마셨다. 만나면 우리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고, 남녀라는 성별을 떠나 소위 죽이 잘 맞았다.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녀와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됐고, 어떤 날은 그녀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차라리 나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남친이 너 만나지 말라고 하더라. 당분간. 나 못 볼텐데 괜찮겠어?” 나는 애써 담담하게 답했다. “당분간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지도 모르지. 이왕 이렇게 된 거 같이 도망가자.”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오르는 걸 억누르고 있는데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숙이고는 잠이 들었다.
그녀의 집 앞에 도착할 무렵, 나는 그녀를 흔들어 깨우고는 잘 들어가라고 말했다. 그 때 갑자기 그녀가 나에게 입을 맞췄다. ‘대체 왜?’라고 묻지 않았다. 아니 묻지 못했다. 그냥 이 계절이 주는 고독함이 그녀를 잠시 헷갈리게 만든 거라고 받아들였다. 나는 더 이상 이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예감했다. 이렇게 아슬아슬한 관계가 지속되지 않길 바랐다.
이제 2학기 중간고사가 얼마 남지 않은 10월이다. 슬슬 추위로 더 적적해지는 10월이다. 그녀와 처음으로 입을 맞춘 10월이다.
📄Before
10월
나도 모르게 그녀와 입을 맞추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는 단 한마디도 없이 집으로 들어갔다. 혼자 남은 골목에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떨리는 손으로 불을 붙이고 잠자코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녀의 본심을 알 수 없었다. 시각은 어느새 새벽 2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나는 집을 향해서 꽤 먼 거리를 걸었다.
그녀는 나와 대학동기였다. 현대인의 필수 영양소라는 니코틴, 카페인, 알코올을 함께 즐기는 사이였다. 우리는 사귀냐는 말을 자주 들었다. 나는 사실 그 의심이 싫지만은 않았다. 그녀는 새하얀 피부와 잘 어울리는 동화 속 백설공주처럼 수려한 외모를 자랑했다.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녀와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함께 담배와 커피를 즐기다가 술을 마시면서도 우리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남녀를 떠나서 우리는 아주 죽이 잘 맞았다. 그녀도 나에게 우리가 둘도 없는 사이 같다는 얘기를 가끔씩 했다. 어떤 날은 그녀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좀 더 괜찮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술을 마시는데 자연스럽게 그녀의 남자친구 얘기가 나왔다. “남친이 너 만나지 말라고 하더라. 당분간. 나 못 볼텐데 괜찮겠어?” 나는 소주를 확 들이켰다. “당분간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지도 모르지. 이왕 이렇게 된 거 같이 도망가자.”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너는 대체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그녀는 나를 빤히 보다가 이내 고개를 숙이고 잠이 들었다. 택시를 잡고 일단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그녀의 집에 도착할 무렵에 흔들어 깨웠다. 택시에 내려서 그녀에게 잘 들어가라고 말했다. 갑자기 그녀는 나에게 입을 맞췄다. 대체 왜라고 묻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냥 이 계절이 주는 고독함이 그녀를 잠시 남자친구와 헷갈리게 만든 거라고 받아들였다. 나는 더 이상 이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예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같이 도망가자는 말에 화가 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분명했다. 이렇게 아슬아슬한 관계가 지속되지 않길 바랐다. 애초에 관계는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뭐가 그리 두려워서 미루어왔나 싶었다.
이제 2학기 중간고사가 얼마 안 남은 10월이다. 슬슬 추위로 더 적적해지는 10월이다. 그녀와 처음으로 입을 맞춘 10월이다.
✏️피드백
두 번째 문단에서 감정이 점층적으로 발전해가는 게 느껴지도록 감정선에 맞게 문장의 순서를 정리하면 좋겠다. 그리고 남자친구 얘기가 언급되는 부분에서는 뜬금없이 등장해서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시간의 흐름이 불분명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군데군데 보이는데 장면 간의 시간적 관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감정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수정할 필요가 있다.
-박현경
그녀에 대해서 묘사하는 부분과 그녀와 나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이 뒤섞여있어 혼란스럽지 않게 정리되면 좋겠다. 목적어가 빠졌다거나, 조사가 적절하지 않다거나, 문장 성분끼리 호응이 맞지 않는 등 다듬을 필요가 있는 문장이 보여서 집중해서 읽는 걸 방해하는 것 같다.
-안나
첫 번째 문단과 세 번째 문단이 동일한 시간대라는 걸 파악하기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 좀 더 연결성을 살리면 나아질 듯하다. 두 번째 문단에서는 나와 그녀의 감정선이 뒤섞여 있는 느낌이 들어 혼란을 준다. 군데군데 장황한 문장들이 잘 정리가 되면 좋겠다.
-오광락
불필요한 서술과 적절치 못한 비유들을 과감히 가지치기하고 다듬으면 글의 분위기와 긴장감이 더 살아날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심리적 변화의 개연성을 글 속에 차분히 녹여낸다면, 장면과 감정이 끊기지 않고 내용의 흐름이 한층 매끄러워질 것 같다.
-조비온
장황하고 불필요한 설명이 군더더기처럼 느껴지는 문장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좋겠다. 직접 말하지 않고 비워둔 부분을 통해 상상할 수 있도록 하면 몰입도를 높이고 생생함이 살아날 것 같다. 그리고 보다 효과적인 글의 전개를 위한 문장들의 배치도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다.
-SSY
참고> 여백도 문장
https://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1097301.html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