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잘 지내셨나요?
2주 만에 인사 올립니다.🙇♂️
저는 그 사이 병원에 머물며
보호자로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금요일에 퇴원했는데
어느덧 낮엔 매미가 울고
밤엔 귀뚜라미가 우는 계절이더라고요.
여름이 가을에게 바통을 터치하는 동안
저는 병원에서
고통에서 희망으로
그리고 사랑으로 건너가는 모습들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아픔이 가장 흔한 곳에서 만난
희망과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비가 오던 밤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엉엉 웁니다.
나를 사랑하면
왜 지금 옆에 없냐면서요.
통화를 엿들으려던 건 아니었습니다.
병상과 병상을 가려주던 커튼이
비밀을 지켜주기엔 너무 얇았습니다.
35살 젊은 엄마는
우리 옆 병상에서 간암과 싸우는 중입니다.
진통제와 구토 예방제를 맞으며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짜냅니다.
“엄마가 곧 갈 거야. 약속할게.
수연이가 울면 엄마가 너무 속상해.”
어느새 어두워진 창문으로
빗방울이 한두 방울 부딪힙니다.
그날 밤엔 비가 많이 왔습니다.
손을 내미는 마음
며칠 뒤였습니다.
저희 어머니 수술이 있던 날,
수술실에 있어선 안 될 것 같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2~3살쯤 되었을까요.
아기는 병상에 누워
허공으로 힘겹게 손을 휘저었습니다.
아빠는 가만히 얼굴을 대주었는데,
안경으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수술 대기실 앞에서
어머니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셨습니다.
곧 먼저 수술실로 들어가셨고,
잠시 후 아빠와 아기는 다른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더 이상 수술 대기실엔 아무도 없었지만
한동안 저는 그 자리에 서있었습니다.
다시 돌아온 일상
병원에는 아픈 사람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가기 싫은 곳이었어요.
하지만 열흘을 머물며 보니
그곳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함께 견디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살기 위해 버티고,
누군가는 살리고 싶어 곁을 지킵니다.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집 앞 목련 위에서 까악 까악 거리는
두 마리 까마귀를 만났습니다.
매일 아침,
시끄럽게 나를 깨우던 녀석들.
이번엔 반가웠습니다.
병원에서 보았던 많은 고통들과
언제나 그 옆을 지키던 사랑들을
마음에 담아왔기 때문이었을까요.
어쩌면 사랑은
고통이 없는 곳에 있는 게 아니라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질문
나에게 너무 당연한 세 가지를 떠올려 보세요.
그 세 가지를 잃게 된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잠시
당연한 것들에 감사를 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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