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 맛있는 이유 두 가지

2026.08.09 | 조회 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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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 안녕하세요. 행부입니다.

생각만으로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면?
솔직히 혹했어요.

그렇게 코가 꿰여 시작한 명상이었습니다.
생각이 현실이 되려면
명상은 필수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원하는 걸 이루기보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더 어려웠습니다.

꼼지락거리면서도 버틴 명상은
어느덧 8년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5분도 앉아 있지 못하던 청년은
축 늘어진 고양이처럼 마음을 내려놓기도 하고,
내면 아이를 만나 눈물 콧물 쏙 빼며 엉엉 울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양치질을 안 한 날보다
명상을 안 한 날이 더 찜찜하게 느껴지게 되었어요.

오늘은 그동안 명상하며 발견한
두 가지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첨부 이미지

 

생각을 흘려보내는 연습

생각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명상을 하기 전에는 그랬어요.

그런데 가만히 앉아 보고 있자니,
생각은 내가 만들어내는 게 아니었습니다.
어디선가 떠올라 흘러오는 것에 가까웠어요.

문제는 그 생각을 붙잡고
‘왜 그랬을까?’
‘이제 어떡하지?’
‘그때 그러지 말걸...'
생각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는 거죠.
그러면 십중팔구 걱정, 후회, 불안, 두려움이 됩니다.

명상은 생각을 없애는 게 아니라
‘아, 생각이 떠올랐구나.’
알아차리고 흘려보내는 연습이었습니다.

생각이 떠오르는 것과
생각을 붙잡고 안달복달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니까요.

생각에 끌려가지 않는 것.
그것만으로도 마음은 꽤 조용해집니다.

 

웃기고 앉아 있네

그리고 의외의 선물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유머예요.

긍정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유머를 영성적 특징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처음엔 좀 의아했습니다.
‘유머가 영성...? 왜애?’

그런데 유머에는 여유가 필요했습니다.
여유는 내가 안전하다고 느낄 때 찾아오고요.

마음이 쫓길 때는
눈앞의 상황밖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면이 보입니다.

‘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눈앞의 나무만 보다가 숲을 보게 되는 거죠.

숭산 스님이 지병으로 돌아가시기 전,
응급실로 실려 가시면서
눈물 흘리는 제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이거 리허설이야. 리허설. 괜찮아.”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숲을 보셨던 거겠죠.

명상이 깊어질수록
저 역시 그런 경험을 합니다.

몸에 한정된 나에서 공간으로,
‘나 아니면 너’에서
‘나 그리고 너’로 확장되는 느낌.

그때 찾아오는 건
지극한 안정감과 고요한 행복입니다.

결국 명상은
삶을 조금 덜 심각하게 여기도록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처음 명상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나를 앉혔고,
8년이 지난 지금은
이미 있는 것을 알아차리라고 나를 앉힙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나를 발견해 보라고요.

 


오늘의 질문

구독자님. 오늘은 잠시 아무것도 얻으려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어 보시면 어떨까요?

생각을 붙잡지도 말고, 밀어내지도 말고요.
그저 떠오르고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세요.

어쩌면 그 조용한 자리에서
찾던 답보다 잊고 있던 나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행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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