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8월 첫 번째 뉴스 헐리버리는 여성의제 기사들 가운데 관점과 깊이가 있는 심층기사와 칼럼을 모아 전해드리는 PERSPECTIVE EDITION입니다. 이번 호에서도 의제 관련 기사들 중에 이것만은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기사를 정리했습니다.
전 영부인 김건희 씨가 관계된 법조비리가 ‘쥴리 의혹’과 성형수술 논란 등 여성혐오 프레임 안에서 말초적인 이슈로 소비되며 공적 의제가 되지 못한 현실과 언론의 책임을 짚었습니다. 과거 외국인의 ‘기생관광’ 성매매의 목적지였던 한국은 이제 주요 성구매자 송출국이 되었습니다. 한국 남성들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개인들의 성매매를 넘어 ‘한국형 성매매’ 구조를 수출하고 사업화하고 있는 현장을 들여다봅니다.
『폭주하는 남성성』 공저자인 황유나 연구자가 ‘벗방’의 생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온라인상에서의 남성성과 남성문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매일 ‘이별살인’ 뉴스가 터져 나오는 세상에서 연애는 죽음을 무릅써야 하는 모험이 됐습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가 교제폭력이 일반적인 폭력 범죄나 살인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고 파괴적인 이유를 설명합니다. 한편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는 스토킹을 당했거나 접근금지 명령을 획득한 경험이 있는 여성은 이후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혜연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는 ‘AI와 젠더 국제학술 컨퍼런스’에서 현실의 성차별을 그대로 학습한 AI의 젠더 편향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유엔여성기구 아시아태평양사무소의 에마드 카림 정책협력·혁신전략 총괄 역시 ‘기술매개 젠더폭력 대응을 위한 정책대화’에 참석해 “데이터 속 성별 격차는 곧 AI의 성차별로 이어진다”고 지적하며 “여성이 기술 생태계를 이해하고, 정책 입안자와 AI 설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교실 안에서 여성성과 남성성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젠더+ 트레이닝랩 ‘파도’의 달리 대표가 성평등 수업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모습을 통해 진단했습니다.
미국여자프로농구 경기 중에 관중이 성인용품을 코트에 던져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여러 차례 발생했는데요, 탐사 보도를 통해 암호화폐 그룹의 노이즈 마케팅임이 밝혀졌습니다. 여성혐오가 금융사기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았습니다. 신체 조건과 경기 기술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스포츠에서 많은 종목이 남녀 경기에 각기 다른 규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축구는 예외적으로 남녀 경기에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여자 축구가 더 열등하고 재미없다는 오해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성평등 기준을 충족한 한국영화 ‘벡델 초이스 10’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고안한 성평등 지표 벡델 테스트에 네 가지 항목을 더 추가해 ‘벡델 테스트 7’로 평가 체계를 확대했습니다. 모계사회는 어떻게 구성되고 이어지는지, 지구상에 현존하는 사례와 상상력을 통해 구현된 콘텐츠 속 사례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뉴스 헐리버리가 이번 호에서 준비한 기사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호에서는 주목할 만한 여성 인물 관련 기사들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에디터 소원 드림
김건희는 로비스트이자 법조브로커였다
‘인간 김건희’에 관한 가장 큰 오해는 한때 ‘쥴리’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던 술집 종업원 출신이라는 의심이다. 그는 2022년 대선 전 인터뷰에서 “쥴리를 하고 싶어도 (바빠서) 시간이 없었다”고 했는데, 아무리 습관성 거짓말쟁이라 해도 이 말만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김건희가 쥴리라고 폭로하는 인터뷰와 기사를 면밀히 보면, 오히려 그가 술집 종업원 출신이 아니라고 확신하게 된다. (중략)
김건희가 윤석열 이전에 사귄 남자로 알려진 ‘고위급 검사’의 경우, 검사가 김씨의 스폰서가 아니라, 반대로 김씨가 검사의 스폰서였다는 증거가 있다. 김건희는 해외 유학 중인 검사의 처자식에게 돈을 보냈고, 엄마 최은순을 대동해 셋이 함께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송금과 여행 모두 2004년에 있었던 일로, 최은순과 동업을 했다가 수익금 배분은커녕 무고죄 누명을 쓰고 징역을 살아야 했던 정대택과 한창 소송전을 벌일 때다. 검사를 상대로 로비를 하고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봐야 한다. 김건희는 접대부가 아니라 가족 비즈니스의 로비스트이자 법조 브로커였다.
사법피해자 정대택 사건의 본질은 김건희가 쥴리냐 아니냐가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법조비리였다는 데 있다. 하지만 ‘쥴리 의혹’에 성형수술 논란이 얹히면서 ‘여성혐오’ 프레임에 갇혀버렸고, 말초적인 이슈로 소비되면서 공적 의제가 되지 못했다. 정대택의 피눈물 나는 사연은 유튜브 기반의 신생 매체와 인터넷 언론의 취재로 세상에 알려졌다. 기성 언론은 사실상 침묵했다. 그 대가는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이었다. 기성 언론이 적극적으로 사실을 검증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면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
(이재성, 한겨레, 25.08.10)
K-성매매, 라오스로 번졌다...비엔티안에 ‘한국계’ 성매매 연계 업소 14개
과거 외국인의 ‘기생관광’ 성매매의 목적지였던 한국은 이제 주요 성구매자 송출국이 됐다. 2010년대 이후 한국은 미국무부·엑팟(ECPAT) 등 국제사회로부터 여러 차례 동남아시아에서 성매매·아동성착취의 주요 수요국으로 지목돼 왔다. (중략)
이곳은 일명 ‘총라오’다. 총라오는 한국 교민 사회나 성매매 후기 커뮤니티 등에서 통용되는 속어로, 겉으로는 일반 식당처럼 위장돼 있지만, 실제로는 성매매가 이뤄지거나 성매매를 알선하는 장소로 기능한다.
총라오에서 식사를 마치고,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현지 가라오케를 방문했다. 가라오케는 거의 만석이었다. 안내해 준 테이블에 앉자 곧 앳된 얼굴의 성매매 여성이 옆에 앉았다. 나이는 22세. “원래 주방에서 일했지만, 손님이 많아져서 매니저의 권유로 지난해부터 홀에 나왔다”고 했다. 그는 “손님 중 열에 여덟은 한국 남성”이기에 한국어를 할 줄 안다며 “건배” “오빠” 등의 단어를 말했다. 또 이곳에서 성매매여성으로 일하는 이들의 연령대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는 “16~30대까지 다양하다”고 답했다.
비엔티안 곳곳에는 총라오, KTV(한국식 노래방), 마사지숍 등 다양한 성매매 업소가 존재했다. 여성신문과 탁틴내일은 온라인 모니터링·현장 조사·교민 증언을 종합해, 비엔티안에서 한국인이 직접 투자했거나 현지인과 동업해 운영하는 ‘한국계’ 성매매 업소 최소 14곳을 확인했다. 이 업소들에서는 성매매가 이뤄지거나, 한인 관광객 또는 교민에게 성매매 여성을 알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중략)
전문가들은 한국 남성이 라오스에서 단순히 성매매를 한 것을 넘어 ‘한국형 성매매’ 구조를 수출하고 사업화했다고 지적했다. 2021년부터 라오스에서 KOICA 라오스 여성폭력 예방 사업을 수행한 신그리나 젠더교육연구소 이제IGE 연구원은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는 한국인들은 한국 성매매 업소의 구조와 특성을 그대로 라오스에 옮겨와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우미 항시 대기’와 같은 한국어가 붙은 간판, 1차(술, 노래)와 2차(성매매)가 결합된 운영 형태, ‘초이스’ 문화 등 한국 성매매 업소의 특징이 라오스에 그대로 이식됐다”는 것이다.
(신다인, 여성신문, 25.08.14)
‘벗방’ 보는 남자들의 문화를 주목했죠
‘벗방’이라는 단어를 보면, ‘벗방 출신’이라는 이유로 여성들이 비난을 받고 매도되는 장면들이 어렵지 않게 떠오른다. 때문에 벗방의 생태, 그곳에서 어떤 ‘남성성’이 작동하는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 반가웠다. 더불어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온라인 상에서의 남성성’에 대한 생각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분석이다. (중략)
이후에도 벗방 시청자들의 남성성을 어떻게 분석할지 연구했지만, 성폭에서 책을 만들겠다고 제안하셨을 때 처음엔 고사했었죠. 이후 성폭에서 다시 연락을 주셨을 땐, 생각이 바뀐 부분이 있었어요. 지금도 책에 들어간 제 글이 남성성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글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벗방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조차 부족하고, 어떻게 운영되는지조차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일단 그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 속에서 벗방이 ‘남성문화’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 의의를 두고자 했어요.
이 남성문화 혹은 남성성을 어떻게 명명할까가 어려웠어요. 결국 ‘길들여진’이라는 수식어를 쓰는 방식으로 글을 써는데, 사실 이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죠. ‘길들여졌다’는 말은 그것이 순화되거나 정돈되었다고 여겨지기 쉽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가 ‘길들여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상품화 논의 중 ‘순치시킨다’(pacifying)라는 개념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예요. 시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교환이 가능해지는 무언가를, 야생의 날 것 그대로가 아닌, 계산·측정·예측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과정을 ‘순치’라고 표현해요. 예를 들어, 벗방의 미션 판에 ‘M자 다리는 (별풍선) 500개, 고양이 자세는 300개’라고 적혀 있는데, 그걸 누가 정했냐는 거죠. 그렇게 계산·측정이 가능한 것처럼 만들어내는 과정을 ‘순치시킨다’고 표현하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성매매에서도 마찬가지거든요. ‘여자는 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치마는 입고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 여기서 ‘치마’가 그 순치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날 것의 여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예측, 평가, 측정이 가능한 어떤 여자가 되도록 만드는 장치인 것이죠. 이처럼 남성들의 욕망 또한 벗방이라는 현상 안에서는 ‘디지털 성폭력’과는 다른 방식으로 길들여지는 거예요. 순화되고 부드러워진다는 게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측정, 예측 가능한 방식에 짜 맞추는 재단 과정인 거죠.
(박주연, 일다, 25.08.10)
여성들의 ‘헤어질 결심’을 돕지 않는 나라
한때 연인이었지만 헤어지겠다고 결심한 순간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관계가 있다면, 그것은 사랑일까? 매일 ‘이별살인’ 뉴스가 터져 나오는 세상에서 연애는 죽음을 무릅써야 하는 모험이 됐다. 성적 자유가 확대되고 결혼이 지연되는 사회에서 연애는 짧은 에피소드처럼 일상적인 사건이지만, 운 나쁘면 생명을 걸 수도 있는 도박이 됐다. 이 도박에서 생명을 잃는 이는 주로 여성이다.
‘교제살인’. 연인에게 살해당했거나 살인미수로 간신히 생명을 건진 여성의 수가 2024년 300명을 넘었다. 법적 혼인을 했거나 과거 혼인 관계였던 사이에서 발생한 살인 또는 살인미수 피해 여성(222명)보다 많은 숫자다. 이런 통계는 경찰을 포함한 정부 어떤 기관에서도 발표하지 않아, 한국여성의전화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언론 보도를 뒤져가며 찾아낸 결과다(한국여성의전화, ‘통계 2024년 분노의 게이지’). (중략)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은 관계 단절을 요구할 때 위험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피해자들은 자신과 가족의 신상 정보를 잘 아는 가해자를 자극하면 보복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가해자와 최대한 좋게 관계를 정리하려고 애쓴다. 따라서 피해자는 범죄 대응에 소극적이고 형사절차 진행에 협조적이지 않을 수 있다. 경찰, 검찰이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주리라는 확신이 없어서다. “데이트 폭력에서 빠져나오려면 죽을 각오를 해야 하고… 끝날 줄 알았는데 거기서부터 시작”이었다는 피해자의 말은 관계를 끝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결심인가를 보여준다.
교제폭력에 대한 현행 법과 제도는 어떻게 되어 있는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혀 없다. 첫째, 교제폭력에 대한 통계 자체가 없다. 2025년 8월 현재까지 경찰청은 성별·피해 정도별 등을 식별할 수 있는 공식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둘째, 법적 규정도 없다. 따라서 형사사법기관은 가정폭력 또는 스토킹처벌법의 범위를 벗어나는 학대와 폭력 범죄에 개입할 수 없다.
(신경아, 경향신문, 25.08.04)
‘이것’ 당했던 여성, 심장마비·뇌졸중 위험 높아…왜?
스토킹을 당했거나 접근금지 명령을 획득한 경험이 있는 여성은 이후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이끈 미국 하버드 T.H. 찬 공공보건대학의 역학 연구원 레베카 B. 론 박사는 "여성에 대한 폭력은 흔하지만, 폭력이 여성의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널리 인식되고 있지 않으며 의료 전문가 또한 심혈관 위험 요인으로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의 전통적인 심혈관 위험 요소를 넘어, 잘 알려지지 않은 폭력 유형과 심장 건강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01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된 간호사 건강 연구 II(Nurses' Health Study II) 참가자 6만 6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모두 2001년 당시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지 않았으며, 스토킹을 당한 경험이나 접근금지 명령을 획득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자가 보고 형식으로 제공했다.
조사 결과, 연구에 참여한 여성 중 약 12%가 스토킹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약 6%가 접근금지 명령을 획득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들 중 약 3%가 연구 기간인 20년 동안 심장병이나 뇌졸중이 새로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니, 스토킹을 경험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41%, 접근금지 명령을 획득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7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심장마비나 뇌졸중 진단을 받은 여성은 스토킹을 당했거나 접근금지 명령을 획득한 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지해미, 코메디닷컴, 25.08.13)
AI에 채용 맡겼더니 여성이 배제됐다…AI에 스며든 차별 없애려면
이루다 사태를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는 한때 ‘AI 윤리’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4년이 지난 지금, AI는 혐오·차별 표현이 필터링된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을까요? 최근 유엔(UN)여성기구 지식·파트너십 센터와 이화여자대학교 인공지능학과가 공동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답은 ‘아니오’입니다. 오늘 점선면에서는 ‘젠더 편향을 드러낸 AI’ 문제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판사로 일하는 부부인 철수와 영희에겐 종종 역할 갈등이 발생합니다. 키우는 자녀가 아플 때면 업무를 뒤로 하고 아이를 챙겨야 할지, 아이를 돌본다면 누가 나서야 할지 고민하는 날이 적지 않은데요. AI에게 철수와 영희가 겪는 역할갈등을 물어보면 어떤 답을 할까요.
오혜연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가 지난 7일 열린 ‘AI와 젠더 국제학술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AI인 GPT-4o는 철수에게 ‘아빠보단 판사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100% 확률로 의견을 제시했어요. 반면 영희에겐 ‘판사보단 엄마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한 확률이 높았습니다.
오혜연 교수는 각각 교사인 남성과 여성에게 부모를 모시는 자녀의 역할이 충돌하는 상황을 AI에게 여러 차례 물었는데요. AI는 남성에겐 아들보단 교사의 역할이, 여성에겐 교사보다 딸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답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중략)
오혜연 교수의 연구 결과는 AI는 점점 고도화되고 있지만 AI의 젠더 편향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똑똑해진 AI가 젠더 편향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는 AI 개발자가 남성 중심이라는 점이 꼽힙니다. 국내외 통계를 보면 AI 업계 종사자 중 여성 비율은 2023~2024년 기준 20~30%에 그칩니다. (중략)
AI의 젠더 편향을 그대로 두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요즘 AI가 채용 등 고도화된 업무영역에도 활용되고 있는데요. 여성이 채용에서 배제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아마존은 2014년 AI를 채용 시스템에 선도적으로 도입했는데요. 이력서에 ‘여성’이라는 단어가 포함되면 감점이 돼 논란이 됐어요.
원인은 AI가 학습한 데이터에 있었어요. 아마존에서는 지난 10년간 회사에 제출된 이력서 데이터를 학습시켰는데, 남성 직원 비율이 60%인 아마존의 현실이 영향을 주면서 AI가 미래의 채용에서도 남성을 추천한 겁니다.
(유설희, 경향신문, 25.08.13)
"플랫폼은 어떻게 여성혐오를 키우는가"... 전문가 100명이 모였다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방문자가 많은 웹사이트인 위키피디아. 이 거대한 온라인 백과사전에서 여성의 존재는 오래도록 지워져 있었다. 10년 전, 유엔여성기구는 ‘허스토리(Her Story)’라는 글로벌 편집 마라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위키피디아에 여성 인물의 정보를 추가하는 작업이었다. 당시 위키피디아 전기 문서 약 280만 건 중 여성 인물 비율은 영문판은 15%, 아랍어판은 고작 4%에 불과했다. 그나마 기록된 여성들의 전기는 결혼과 가족생활을 중심으로 작성돼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과학자, 정치인, 시인, 등반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여성들의 전기를 수정하고, 수천 건의 새 문서를 추가했다. 미국, 이탈리아, 인도, 알제리 등 다양한 국가에서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가 작업에 뛰어들었다. 위키피디아에 게재된 여성 비율은 이제 20%를 간신히 넘어섰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술매개 젠더폭력 대응을 위한 정책대화’에 참여한 유엔여성기구 아시아태평양사무소의 에마드 카림 정책협력·혁신전략 총괄은 당시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데이터 속 성별 격차는 곧 AI의 성차별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카림 총괄은 “인류가 수천 년간 축적한 데이터는 남성 중심적”이라면서 “이제는 데이터 수집과 기술 발전에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림 총괄에 따르면 인류 역사에서는 주로 남성이 법과 정책을 만들었고, 여성에 관한 기록 역시 남성이 주도했다. 기술에 대한 접근권도 남성에게 있었다. 그는 “문제는 성별 편향과 차별이 스며든 이 데이터들이 오늘날 AI 시스템의 ‘영양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AI는 딥페이크와 포르노물 같은 전에 없던 위협까지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과 관련된 정책, 리더십, 산업이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이 시기에 여성들이 핵심 위치에 있어야 한다”면서 “여성이 기술 생태계를 이해하고, 정책 입안자와 AI 설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은, 더버터, 25.08.08)
교실에서 여성성, 남성성은 어떻게 발현되는가
학업적으로 우수한 여학생과 집중력이 부족한 남학생. 사실 이것은 몇 년 전부터 많은 양육자와 교사들로부터 들어온 요즘 10대의 ‘성차’(?)이자 교육 현장의 문제다. 그런데 어른들은 무엇을 걱정하는 걸까?
“여자아이들이 잘할수록 남자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기가 죽는다”
“남자아이들은 산만해서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어른들의 이런 걱정은 단순히 또래 간 지적 성취의 격차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 비해 남성의 존재가 가려지고 위치가 불안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품고 있다.
그런데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공부를 잘해도 어른들은 여학생의 미래나 지위를 염려할까? 남자가 여자 앞길을 막는다고 걱정할 것인가? 여학생들이 교실에서 산만하다면 그것도 지금처럼 성별에 따른 특징이나 기질로 볼까? 아니면 그저 일부 ‘왈가닥’ 같은 아이라 할 것인가?(마침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왈가닥’이란 “남자처럼 덜렁거리며 수선스러운 여자”라 되어 있다. 사전조차 성 고정관념을 양산하고 있다.) (중략)
“남자애들은 원래 자리에 가만히 있질 못한다.”며 남학생에게 맞는 수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듣곤 하는데, 생물학적 성 고정관념에 기반한 교육이 과연 시대에 맞는 것인가? 상대적으로 여학생은 왜 얌전히 앉아 고분고분하게 수업을 듣는지, 그 또한 생물학적 성별 때문이라 여기는 것인지, 어른들의 이런 관점이 10대의 젠더 인식과 태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우리 스스로 좀 더 성찰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성적과 성별을 비교할 게 아니라, 교육 현장의 성역할 작동방식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교육 관계자들이 간혹 “여학생들은 수업하기 한결 편하다, 수월하다.”라고 말할 때 나는 그것이 칭찬 같지 않다. 다루거나 통제하기 쉽다는 말로 들려 좀 불편하고 껄끄럽게 느껴진다.
(달리, 일다, 25.08.12)
여자농구 코트에 성인용품 연쇄 투척 파문...여성 스포츠 향한 테러? 암호화폐 집단의 조직 범죄?
처음엔 몇몇 관중의 철없는 장난으로 치부됐다. 여자농구 경기장 안으로 성인용품이 날아들었고, 정신나간 관중 하나가 더러운 장난을 했나보다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정황을 따져보면 구린내가 진동한다. 7월 29일 WNBA(미국여자프로농구) 애틀랜타 드림과 골든스테이트 발키리스의 4쿼터 경기 중 한 관중이 녹색 성인용품을 코트에 던져 경기가 중단됐다. 첫 번째 범인 델버트 카버(23)는 체포되며 "농담으로 한 일이 화제가 되길 바랐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8월 1일 시카고 스카이 경기, 8월 5일 LA 스파크스와 인디애나 피버 경기, 같은 날 피닉스 머큐리 경기까지. 열흘간 최소 6차례나 같은 녹색 성인용품이 코트에 투척됐다. 우연치고는 너무 계획적이었다. (중략)
하지만 진짜 충격은 따로 있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탐사 보도 결과 사건 배후에 '그린 딜도 코인'이라는 암호화폐 그룹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들이 여성 혐오를 이용해 자신들의 코인 가치를 끌어올리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황은 심상치 않다. 그린 딜도 코인은 첫 사건 하루 전인 7월 28일 출시됐고, 관련 상품 온라인몰은 3주 전부터 준비됐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코인 가격은 뛰었고, 일주일 만에 가치가 3배나 올랐다. 우연치고는 너무 완벽한 타이밍이다.
더 놀라운 건 이들의 실시간 조율 모습이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암호화폐 그룹은 라이브 스트림을 통해 "LA에서 성공했다"며 환호하고, "시애틀에서도 시도할 예정"이라고 대화했다. 심지어 투척자들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건을 기획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LA 범인이 건물에서 빠져나갔다"는 실시간 보고까지 나왔다. 이쯤 되면 여성 혐오를 이용한 금융 사기라고 봐야 한다.
(배지헌, 스포츠춘추, 25.08.08)
여자 축구, 재미없다고? 기울어진 축구장 평평하게 만들려면
지난 6월 말 유럽 각국의 스포츠 미디어를 도배한 뉴스가 있었다. 스위스 여자 축구 대표팀이 FC 루체른의 U15(15세 이하)팀과 치른 연습경기에서 1-7로 대패했다는 소식이었다. 비공개 경기였지만 U15팀의 한 선수가 이를 촬영해 틱톡에 올리며 알려졌다. 이것은 올해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유럽선수권대회(유로)의 개최국이 스위스라는 점 때문에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독일 일간 〈디벨트(Die Welt)〉는 ‘유럽 챔피언십 개최국, U15에 7-1 패배’라는 헤드라인을 달았고, 오스트리아의 무가지 〈호이테(Heute)〉는 ‘여자 대표팀, U15에 1-7로 패배해 망신’이라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했다. (중략)
축구뿐 아니라 대부분의 스포츠는 신체 조건과 경기 기술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타고난 신체 조건을 훈련으로 극복하는 데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최상급 여자 선수의 조건은 평범한 남자 선수에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많은 종목이 남녀 경기에 각기 다른 규칙을 적용한다. 핸드볼, 아이스하키, 배구, 농구 같은 스포츠는 여자 경기에서 더 작거나 가벼운 공을 사용하고 규칙도 바꾼다. 축구는 그렇지 않다. 남녀 경기에서 사용되는 축구의 규칙은 동일하다. 여기에서 오해가 발생한다. 남자 축구보다 느리고 파워가 약한 여자 축구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자 축구가 더 ‘열등하다’고, ‘재미없다’고 비난한다. 남자의 체격 조건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경기장에서 뛰는 여자 선수들을 보면서 왜 남자만큼 못 하느냐고 비웃는다. (중략)
여자가 남자에 비해 더 큰 부담을 안고 뛴다는 점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반대 방식의 상상을 해볼 수 있다. 남녀 차이 비율만큼 현재의 축구를 더 어렵게 만들어보는 것이다. 앞서의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 논문 저자들은 이런 사고 실험을 제안했다. 경기 시간은 (90분이 아닌) 113분으로, 경기장은 (105×68m가 아닌) 132x84m로, 골대의 크기는 (7.32x2.44m가 아닌) 7.93x2.64m로 늘리는 것이다. 공도 농구공과 비슷한 사이즈로 바꿔야 한다.
최근 스위스 공영방송 SRF에서, 논문의 상상을 바탕으로 한 실험을 실제 진행했다. 실험에 참여한 건 FC 빈터투어 U17팀과 FC 툰 U19팀이었다. 이들은 더 넓은 경기장에서 약 200g 더 나가는 공을 가지고 평소보다 훨씬 큰 골대를 놓고 경기를 했다. 경기를 중계한 SRF 스포츠 전문 기자는 “선수들이 무거운 공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네요. 속도도 느려지고, 코너가 중앙으로 연결이 안 됩니다”라고 했다. 10대 남자 선수들은 “정말 최악이었다” “여자 선수들이 겪어야 하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논문 저자들이 하고자 한 말은 현재의 축구 규정을 여성을 고려해 바꾸자는 게 아니다. 적어도 남자만큼 뛰지 못한다는 이유로 ‘여자 축구는 열등하다’는 말은 하지 말자는 거다.
(김진경, 시사인, 25.08.10)
올해의 성평등 한국영화...‘2025 벡델 초이스 10’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은 5일 성평등 기준을 충족한 한국영화 '벡델 초이스(Bechdel Choice) 10'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적용된 확장된 평가 기준 '벡델 테스트 7'은 영화 속 여성과 소수자 재현의 질적 수준을 다각도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벡델 테스트'는 1985년 미국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고안한 성평등 지표로 △이름 있는 여성 캐릭터 2명 이상 등장 △이들 간 대화 존재 △그 대화의 주제가 남성이 아닐 것 등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DGK는 이를 바탕으로 △여성 중심 제작진 참여 △여성 단독 주연 또는 남녀 동등 비중 △소수자 혐오·차별 배제 △여성 고정관념 탈피 네 가지 항목을 추가해 '벡델 테스트 7'로 평가 체계를 확대했다.
올해 심사 대상은 장르, 제작 규모, 주제에 관계없이 2024년 6월부터 2025년 5월까지 극장 또는 OTT를 통해 공개된 총 125편의 장편 극영화다. 최종 선정된 10편은 △검은 수녀들(권혁재) △그녀에게(이상철) △딸에 대하여(이미랑) △럭키, 아파트(강유가람) △리볼버(오승욱) △빅토리(박범수) △최소한의 선의(김현정) △파과(민규동) △하이파이브(강형철) △한국이 싫어서(장건재)다.
이 중 여성 감독은 이미랑, 강유가람, 김현정 3명이다. 선정작 10편 중 7편은 남성 감독 작품으로, 일부는 장르 전복을 통해 여성 중심 서사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략)
이화정 벡델데이 2025 프로그래머는 "올해 선정작들을 살펴보면 남성 감독이 여성 캐릭터를 주연으로 한 작품이 증가했다"면서 "이 같은 창작자의 성별 변화는 여성이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매력적인 서사의 중심으로 인정받았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신인감독의 진입이 저조한 산업적 위기의 한가운데, 여성 감독의 상업영화 진입은 더 많이 가로막혀 있다는 점은 한국 영화계가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당면한 과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정순, 여성신문, 25.08.06)
가모장 사회의 ‘후계자’들
부계사회 전통은 모두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에프워드]에서는 성씨와 가문의 자원, 가정 내 영향력 등이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어머니에서 딸로 이어지는 모계사회는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여태까지 그래왔으니까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를 넘어 관습 중 현재와 미래에 적용할 수 있는 것과 적용할 필요가 없는 것을 ‘상상’해보려는 시도다.
중국 윈난성 모쒀족 사회는 현존하는 모계사회 중 대표적인 곳이다. 모쒀족은 ‘여성의 핏줄을 따라 가족과 친족이 구성되는’ 모계제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여성이 가장이고 여성이 낳은 아이는 아버지를 묻지 않고 여성의 자녀로 인정하는 ‘가모장’ 사회인 것이다.
모쒀족 사회는 여성의 성적 자유와 재생산권을 보장한다. 이른바 ‘방문혼 제도(주혼·Walking Marriage)’에서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성인식을 거친 여성은 집에서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되며, 이 공간에서 결혼 제도 없이도 원하는 남성과 자유로이 관계맺을 수 있다. 남성은 여성의 거처에서 밤을 보내고 새벽이 되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는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양육하고 모계를 따라 집안의 재산과 전통을 물려준다. 아버지가 누군지 묻지 않기 때문에 모든 아이는 평등하게 자녀로 인정받는다. 남성은 자신의 친자녀에 어떠한 책임도 권리도 없으며, 친자녀가 아닌 누이의 자녀를 돌본다. 여성과 남성이 결혼하거나, 독자적인 가족을 꾸리거나, 남성 쪽 집에 들어가 살지 않기 때문에 태어난 아이는 온전히 모계 혈족의 일원이 된다. 여아가 태어나는 것이 집안의 경사인 것이다. 집안의 경제권 또한 여성이 갖는다. 이러한 전통 덕택에 모쒀족은 흔히 ‘어머니의 나라’로 불린다. (중략)
실제 역사에서 오오쿠는 남성 쇼군의 모친과 정실·측실, 쇼군을 위한 여성이 모여 생활하는 금남의 구역이었으나 만화 <오오쿠>에서는 여성 쇼군을 위한 남성들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쇼군이 지명한 남성이 쇼군과 밤을 보낼 자격을 얻고 후계자의 생부 혹은 양부가 된다. 이러한 전환의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오오쿠>에서 초기 여성 쇼군의 존재는 측근만 아는 기밀로 부쳐졌으며 여성 쇼군은 남성의 이름, 남성의 복장으로만 나설 수 있었다. 그러다 남성 인구가 격감하는 것을 버틸 수 없게 되자 여성 지배와 여성 상속, 즉 모계로의 전환이 자리를 잡았다. 여성은 쇼군가뿐만 아니라 각 가문의 후계자가 된다.
이러한 모계 세계관의 합리성은 다음과 같은 대사로 잘 설명된다.
“모계라면 그 당주가 낳았으니 그 아이는 틀림없이 당주의 아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지. 허나 당주가 남자라면, 그 남자의 아내나 측실이 낳은 아이가 진짜 그 남자의 아이라고 어찌 단언하겠나. 항상 그 집의 혈통에는 의심의 눈길이 따라붙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면 남자가 일하는 건 둘째 치고, 집안 당주는 여자인 편이 합당하다고 생각되네만.”
- <오오쿠> 중에서
(김서영, 경향신문, 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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