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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20 앞서서 돌을 맞은 사람이 있으면 뒤에 오는 사람은 덜 맞을 것

2026.08.31 | 조회 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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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8월 두 번째 뉴스 헐리버리는 여성 인물 관련 기사들을 모은 PEOPLE EDITION입니다. 이번 호에서도 각계각층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여성들의 소식을 모았습니다.

8월 30일 이재명 정부가 두 번째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성평등부 장관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됐습니다. 90년생과 85년생 젊은 여성 정치인들의 발탁을 두고 젊은 여성들의 지지율 회복을 꾀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앞서서 돌을 맞는 사람이 있으면 그 뒤에 오는 사람은 덜 맞을 것 같다며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가자지구 구호선단에 참여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구금되었던 해초 활동가가 외교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 선수가 3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왕좌를 탈환했습니다. 모든 경기를 셧아웃으로 승리하며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미국 여자 프로야구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파이어벨스 소속 박주아 선수가 야구선수라는 사실도 숨겼던 기억을 털어놓으며 리그의 의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한국 만화 최초로 미국 아이스너상을 수상한 산호 작가가 할머니에게 배운 지혜를 작품에 녹여냈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아이비 씨가 <시카고>로 브로드웨이 데뷔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러냈습니다. 배우 김고은 씨가 시리즈 부문 벡델리안에 이름을 올리며 여성 서사의 저변을 확대한 배우로 선정됐습니다. <세계의 주인>의 윤가은 감독이 2026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가네코 후미코>를 선보인 하마노 사치 감독이 “영화로 일본 사회에 폭탄을 던지고 싶었다”며 지난날을 돌아보았습니다. 영화 <오디세이>에서 주인공 맷 데이먼의 대역을 맡은 여성 스턴트 배우 데빈 달튼이 화제입니다. 그는 “힘을 상징하는 남성의 몸은 칭송받는데 왜 동일한 여성의 몸은 칭송받지 못할까?”라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안전보장이사회 2차 예비투표에서도 여성 후보들이 선두권을 지켰습니다. 케럴린 로드리게스-버킷 주유엔 가이아나 대사가 1위로 올라섰습니다. 위스콘신 주지사 경선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한인 2세 프란체스카 홍 의원이 아쉽게 석패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계 인구가 3.5%에 불과한 위스콘신에서 돌풍을 일으켜 주목받았습니다. 미국여성정치센터의 실질적 설립자이자 초대 공동소장이었던 에다 슈메르츠가 향년 91세로 별세했습니다. 비즈니스계와 정치계의 1세대 여성 리더들의 멘토이자 후원자였습니다.

뉴스 헐리버리가 이번 호에서 준비한 기사는 여기까지입니다. 지난호에서 공지드린 것처럼 뉴스 헐리버리는 120호 PEOPLE EDITION을 마지막으로 시즌1을 마무리 짓고 잠시 휴식기에 들어갑니다. 다시 인사드리는 날까지 모두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헐리버리 편집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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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부 장관 용혜인 의원 지명···역대 최연소 장관되나

30일 이재명 정부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36)은 사회적 약자와 노동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정치인이다.

1990년생인 용 내정자는 경기 부천 출생으로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알바노조 등에서 활동하며 정치·사회운동에 참여했다. 이후 국회에 입성한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으로 꼽힌다.

용 내정자는 대학 시절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참여 등을 계기로 사회운동을 시작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에는 ‘가만히 있으라’ 침묵 행진을 처음 제안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20년 기본소득을 최우선 가치로 내건 기본소득당을 창당해 초대 상임대표를 맡으며 제도권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같은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제21대 국회에 입성했고, 이후 기본소득당으로 돌아갔다. 임기 중 출산을 경험한 그는 수유가 필요한 영아와 함께 국회 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법안을 발의하고, 이른바 ‘노키즈존’이 아닌 ‘예스키즈존’ 국회를 주장했다. 2023년 혼인이나 혈연 관계가 아니더라도 함께 살며 서로를 돌보는 두 사람에게 법적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생활동반자법’을 국회 최초로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우혜림, 경향신문, 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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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연소"…이소영 중기장관 후보에 업계 '깜짝'

이소영(41)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되자 관련업계는 "예상 못했던 인사라 깜짝 놀랐다"고 반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7대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제21·22대 국회의원인 이 의원을 지명했다.

이날 강훈식 비서실장은 청와대 브리핑에서 "이소영 후보자는 소신있는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스타트업 지원 및 소상공인 보호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혁신 성장부터 민생 경제까지 폭넓은 정책 경험을 쌓아왔다"며 "그동안 축적해온 역량과 남다른 추진력 바탕으로 국가 창업시대 전환과 소상공인 육성 지원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1985년생으로 역대 최연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꼽힌다. 변호사 출신의 법률 전문가이자 제21·22대 국회의원을 지낸 재선 의원으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중소기업·벤처 정책 경험을 쌓은 바 있다.

(송연주·강은정, 뉴시스, 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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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기득권의 ‘언포기븐 걸’, 박지현은 기꺼이 돌을 또 맞으리

박지현은 키가 크다. 170㎝다. 그가 정치에 입문한 뒤 가장 많이 들었던 말도 의외로 키가 크다는 것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은 여전히 박지현을 작게 본다. 정치인들이 흔히 그렇듯 언론에 주로 상반신만 노출됐던 탓이 아니다. 같은 당의 4선 의원이자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중년 남성 정치인은 단신임에도 다들 크게 본다. 박지현이 훨씬 큰데도 그렇다. 작다는 이미지는 어리고 미숙하며 서툴고 분별없다는 통념으로 이어진다. 여성 청년 정치인 앞에 놓인 유리 허들이다. 박지현이 경험했듯 “여성 정치인은 능력이 아니라 아직도 얼굴, 나이, 말투로 평가”받는다. 그의 말대로 젊은 여성이 정치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 자체가 바로 지금의 정치가 얼마나 바뀌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박지현은 2022년 1월,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인재로 영입돼 정치를 시작했다. 박지현이 찾아간 게 아니라 민주당이 그를 불렀다. 디지털성범죄 엔(n)번방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해서 세상에 폭로한 그에게 당은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성범죄근절 특별위원장직을 맡겼다. 두 달 뒤, 민주당은 제20대 대선에서 졌고 다시 그를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했다. “당시에 이재명 후보,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세 분이 돌아가면서 정신없이 제안하셨어요. 제가 주위 여성 의원님들한테도 어떻게 해야 하냐고 여쭤봤지만 그거 얼굴마담이라고, 좀 아닌 것 같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그 세 분이 이틀에 한 20통을 전화하셨을 거예요. 제가 거절하고 거절하고 계속 거절해도 차별금지법 진짜 해야 하지 않겠느냐, 선거도 졌는데 민주당 혁신을 불러일으킬 사람이 지금 너밖에 없다, 당신이 해야 한다 이러시니까 그럼 한번 해보겠다고 해서 그 자리에 들어간 거예요.” (중략)

박지현은 자신이 “젊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됐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했다. “강하게 말하면 버릇없다고 하고, 또 조용하면 존재감이 없다고 해요. 비대위원장 자리에 있는 만큼 사실상 모든 이슈에 관여했어야 하는데 너는 n번방 사건 하던 애니까 그냥 여성 이야기만 하라 하고, 또 여성 이야기를 하면 너는 그런 얘기만 하면서 어떻게 비대위원장을 하냐고 하죠.” 결국 얼굴마담이 맞았다. “얼굴만 빌리고 실제 의사결정에는 참여시키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들은 체도 안 하다 당내 성폭력 사건이 터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이건 네가 하라고 전부 위임해버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중략)

“어쨌든 앞서서 돌을 맞는 사람이 있으면 그 뒤에 오는 사람은 그래도 조금 덜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박지현이 계속 ‘여성 청년’ 정치를 하는 이유다.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권한을 돌려주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니만큼 더 많은 젊은 여성이 정치권에 들어오길 바란다.

(신성아, 한겨레21, 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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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행' 활동가, 여권반납명령 취소소송 패소…"국민 생명보호 공익이 더 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가는 구호선박에 탑승했다 이스라엘군에 붙잡혔던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가 외교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27일 김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반납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외교부가 사전통지와 의견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은 데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이미 프랑스로 출국했고 가까운 미래에 가자지구로 향할 것이 명백히 예상됐다며 "김씨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매우 컸으므로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해 긴급히 처분할 필요가 인정된다"고 했다.

김씨가 이미 출국한 상태였더라도 여권반납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도 봤다. 재판부는 "여권법은 여권반납을 명령한 시점까지 출국 전일 것을 따로 요건으로 정하지 않는다"며 "처분 시점에 대상자가 이미 출국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여권반납명령의 처분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홍연우, 뉴시스, 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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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안세영, 금메달 포효…세계선수권 3년 만에 우승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이 3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왕좌를 탈환했다. 대회 64강부터 결승까지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우승이다.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각)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21:17/21:14)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야마구치와의 통산 전적을 20승15패로 벌렸을 뿐만 아니라, 최근 맞대결에서 6연승을 달리며 세계 1위와 2위의 격차를 증명했다.

안세영은 지난 2023년 남녀 포함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단식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24년엔 파리 올림픽으로 대회가 열리지 않았고, 지난해엔 준결승에서 ‘숙적’ 천위페이(중국)에게 져 2연패에 실패했다. 그리고 설욕을 위해 나선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은 부상을 안고 출전했지만, 모든 경기를 셧아웃으로 승리하며 자신이 왜 세계 최강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손현수, 한겨레, 2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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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운동해요"... 태극마크 달고도 숨겼던 이름, 이젠 '프로야구' 선수 박주아입니다

사인을 받으러 온 아이는 여섯, 일곱 살쯤이었다. 소녀는 박주아(22·샌프란시스코 파이어벨스)의 손에 야구 키링을 쥐여주며, 이런 말을 건넸다.

"이 리그에 와줘서 감사해요. 우리 샌프란시스코 팀에 당신이 있어서 감사해요."

화려한 팬레터도, 거창한 응원 문구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박주아는 그 한마디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보통 전국대회 할 때 지인분들이 많이 와서 보잖아요. 그분들도 물론 저를 응원해 주시는 거지만, 여기는 정말 이 리그를 사랑하고 우리 여자야구 선수들이 경기하는 걸 보러 오는 사람들이더라고요. 저와 사적인 관계가 전혀 없는 '찐 팬'들이 그런 말을 해준다는 게, 되게 가슴이 뭉클하고 만족스러웠어요."

반면 인터뷰 말미, 박주아는 정반대의 기억 하나를 꺼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이 운동을 한다는 사실 자체를 당당히 말하지 못했다. "국가대표가 갓 됐을 때도 주변 사람들에게 제가 국가대표라는 걸 자신 있게 말하지 못했어요.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조차 말하지 못했고요. 그냥 '운동해요' 하고 얼버무리고,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어, 그냥 뭐 운동해' 하면서 숨겼었어요."

이유를 묻자 답은 짧고 담담했다. "부가적인 설명을 너무 많이 해야 했으니까요." 여자야구가 뭔지, 국가대표가 있다는 게 무슨 뜻인지, 프로도 아닌 걸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 매번 처음부터 설명해야 하는 피로감이었다. 그 설명을 감당하느니 침묵을 택한 시절. 그리고 그건 박주아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다. "이 리그가 생기기 전까지는, 아마 다들 그랬을 거예요."

72년 만에 부활한 미국 여자 프로야구리그(WPBL)는 그 침묵의 지형을 조금씩 바꿔놓고 있다. "이제는 야구 한다고 하면 '어, 나 그거 알아, 뉴스에서 봤어'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설명 없이도 알아요. 그것만으로도 정말 큰 시너지고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해요." 리그의 존재 자체가, 선수들이 자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최소한의 언어를 만들어준 셈이다.

(황혜정, 여성신문, 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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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만화 최초 ‘아이스너상’ 수상한 산호…할머니에게 배운 지혜, 만화에 녹였다

“개구리를 잡고 싶으면 네 손이 잎이 돼야 한단다.”

어린 시절 만화가 산호(필명·30)에게 할머니가 건넨 말이다. 여름이면 할머니 집 화단엔 개구리가 많이 찾아왔다. 어린 산호는 개구리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채 애를 태웠다. 그 모습을 본 할머니는 손녀의 손을 찬물에 오래 담갔다. 그리고 축축해진 손을 봉선화 옆에 갖다 대며 말했다. “네 손이 봉선화 이파리인 척 해.”

가만히 손을 대고 있으니 개구리 한 마리가 손 위로 폴짝 뛰어올랐다.

“그때 약간 ‘어?’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세상이 바뀌는 느낌이었죠.”

지난달 한국 만화 최초로 미국 ‘아이스너상’을 받은 산호 작가를 26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아이스너상은 프랑스 앙굴렘상, 미국 하비상과 함께 세계 3대 만화상으로 꼽힌다. 산호 작가는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이하 ‘연옥당’)으로 ‘최우수 아시아 만화 미국판’ 부문을 수상했다.

할머니의 말은 산호 작가에게 ‘내가 먼저 상대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배운 순간으로 남았다. 만화를 그리는 그의 태도에도 영향을 줬다.

‘연옥당’은 망자를 위한 케이크를 만드는 빵집 이야기다. 망자에 대한 기억을 재료로 장례식 케이크를 만든다는 설정. 가령 바다를 좋아한 고인을 위해선 ‘해풍의 짠맛까지’ 구현한 케이크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케이크는 망자가 연옥을 건너는 동안 든든한 열량이 된다.

(김소민, 동아일보, 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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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만 12년... 아이비, 브로드웨이까지 홀렸다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아이비(44)가 브로드웨이 데뷔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아이비는 지난 17일(현지 시간) 뉴욕 앰버서더 극장(Ambassador Theatre)에서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하트 역으로 관객과 만났다.

이날 한국의 록시 하트 아이비가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커튼콜에서는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공연 종료 후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객 호평이 쏟아졌다.

19일 공연 제작사 신시컴퍼니에 따르면 '시카고'의 전설적인 프로듀서 배리 와이즐러는 "아이비가 보여준 열정과 집념이 제작진 모두를 감동시켰다"고 극찬했다. 배우 마이클리는 "한국 뮤지컬 역사상 이보다 더 자랑스럽고 기념비적인 날은 없을 것"이라는 관람 후기를 남겼다.

'시카고'는 1975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50여년간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2012년 한국 프로덕션을 통해 록시 하트 역과 인연을 맺은 아이비는 2024년까지 6시즌 600회에 가까운 공연을 소화하며 작품의 국내 인기를 견인했다. 이를 눈여겨 본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이 아이비에게 오디션을 제안했고, 아이비는 1년간 세 차례 영상 오디션을 거쳐 본고장 무대에 오르는 기회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뮤지컬 배우의 브로드웨이 주연 발탁은 이례적인 일이다.

첫 무대를 성황리에 마친 아이비는 "아직도 꿈만 같다. 오늘 이 무대를 가능하게 해준 많은 분들과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나혜인, 여성신문, 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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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여성 서사 확장... ‘김고은’으로 증명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은중과 상연', '자백의 대가', '유미의 세포들' 시즌3 세 작품을 연달아 선보인 배우 김고은이 여성 서사의 저변을 확대한 배우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주연급으로 성장한 김고은의 행보가 단순한 배우의 인기를 넘어 산업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가 주최·주관하는 '벡델데이 2026'가 시리즈 부문 '벡델리안'에 배우 김고은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김고은이 주연을 맡은 '은중과 상연', '자백의 대가', '유미의 세포들 3' 3편이 시리즈 부문 '벡델초이스 10'로 발표된 바 있다. 김고은은 작품과 배우 부문에 모두 선정되는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김고은은 지난 1년간 다양한 장르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통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자백의 대가'에서는 감정이 거세된 냉혈한 '마녀'로 변신해 팽팽한 장르적 긴장감을 이끌었으며, '은중과 상연'에서는 20여 년에 걸친 은중의 사랑과 우정, 삶의 굴곡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유미의 세포들 3'​에서는 한 여성의 내밀한 감정과 성장을 이끌며 시즌3까지 이어진 시리즈의 중심을 단단히 지켰다. 지난달에는 제5회 청룡 시리즈 어워즈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나혜인, 여성신문, 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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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에 윤가은 감독

(사)여성·문화네트워크(대표 박선이)는 ‘2026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 수상자로 윤가은 감독을 선정했다. (중략)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은 영화 ‘우리들’, ‘우리집’, ‘세계의 주인’을 통해 소녀와 어린이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온 윤가은 감독이 받는다.

지난해 개봉한 ‘세계의 주인’은 친족성폭력 생존자의 삶과 회복을 주체적으로 조명하며 관객 17만 명을 넘겼고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 작품으로 윤 감독은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하는 ‘벡델데이 2026’ 올해의 감독(벡델리안)에 올랐고, 백상예술대상 감독상과 올해의 여성영화인상도 거머쥐었다.

(이세아, 여성신문, 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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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일본 사회에 폭탄을 던지고 싶었다”···‘핑크 영화’ 찍던 여성 감독, 가네코 후미코를 그리다

영화는 역사에서 잊힌 인물을 길어 올리기도 한다. 이준익 감독의 <박열>(2017)로 조선인 아나키스트 박열(1902~1974)과 그의 배우자이자 동지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1903~1926)는 더 많은 이에게 기억될 수 있었다. 1923년 관동대지진 이후의 혼란에서 일본 황태자를 폭살하려 한 ‘대역 사건’을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은 두 사람은 법정에서 당당히 일본과 제국주의를 규탄하는 사상 투쟁을 벌였다.

26일 폐막한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는 가네코를 조명한 하마노 사치 감독(78)의 영화 <가네코 후미코>(2025)가 소개됐다. 영화는 사형 선고를 받은 가네코가 우쓰노미야 형무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121일을 그린다. 박열의 아내가 아닌, 인간의 평등을 믿으며 “기존의 모든 것을 때려 부수고자”하는 혁명적 사상가로서, 독방에서도 기록을 멈추지 않는 여성으로서의 가네코를 그린다. 사상 전향 압박에 굴복하지 않은 그의 마지막을 가네코가 남긴 단가(短歌)를 바탕으로 상상해 재구성했다.

하마노 감독은 가네코가 옥중에서 쓴 자서전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를 읽고 “일본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의 차별에 맞서 싸운 그의 영혼이 내 안에서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영화화하고 싶었지만, 예산이 많이 드는 시대극에 당장 도전하기란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그러다가 2019년 이 감독의 <박열>을 봤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한창이던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 메가박스 신촌에서 관객을 만난 하마노 감독은 “누군가 등을 밀어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의 가네코’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전지현, 경향신문, 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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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cm’ 여성 오디세우스... “더 많은 소녀가 자신의 몸 사랑하길”

그야말로 '오디세이' 열풍이다. 글로벌 수익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최고 기록을 넘겼고, 뒤늦게 개봉한 한국에서도 단숨에 700만 관객을 돌파해 800만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영화의 원전인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는 도서 판매량이 약 600% 증가(교보문고 기준)해 문화예술 시장 전반에 활기가 돌고 있다. (중략)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거인과 인간의 대비를 위해 '키 차이'를 활용했다. 거인은 키가 2m 이상인 배우들을 캐스팅했고, 오디세우스는 약 137cm의 키를 가진 '여성 배우'가 연기했다.

여성 스턴트 배우가 맷 데이먼을 대신해 오디세우스를 연기했다는 소식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갑옷 밖으로 드러난 팔뚝이 남성도 쉽게 가질 수 없는 완벽한 근육을 자랑했기 때문. 맷 데이먼은 '오디세이' 관련 인터뷰 도중 "(데빈 달튼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멋진 팔을 가졌다"고 극찬했고, 샤를리즈 테론도 감탄을 뱉었다. (중략)

화제의 주인공 데빈 달튼(35)은 캐나다 출신 배우이자 성우, 댄서로 9살에 전문적인 연기를 시작해 스턴트 배우로 커리어를 다졌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2017)에서는 코르넬리우스로 분해 모션 캡처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자신이 주목받게 되는 날이 오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그림 같은 근육을 가졌지만 '여성의 몸'이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힘을 상징하는 남성의 몸은 칭송받는데, 왜 동일한 여성의 몸은 칭송받지 못할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데빈 달튼은 이번 영화를 통해 '강인한 여성'의 대표성을 띠게 된 기쁨을 표현했다. 유튜브 콘텐츠 '문명특급' MC 재재와 만난 자리에서는 "부담이 큰 역할이었지만,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나혜인, 여성신문, 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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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유엔 사무총장 2차 예비투표도 여성후보 선두…혼전은 여전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2차 예비투표(straw poll)에서도 여성 후보들이 선두권을 지켰다.

다만 후보 간 표 차이가 좁혀지고 표심이 분산되면서 경쟁은 더욱 혼란스러운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21일(현지시간)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안보리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이날 차기 총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2차 예비투표를 실시했다.

지난번 2위였던 캐럴린 로드리게스-버킷(52) 주유엔 가이아나 대사가 찬성 8표, 반대 3표, 의견 없음 4표로 1위에 올라섰다.

공동 2위에는 3명의 후보가 올랐다. 로드리게스-버킷 후보와 찬성표 기준으로 불과 1표 차이였다.

지난번 1위였던 코스타리카 출신 레베카 그린스판(70) 유엔무역개발회의(UNCTD) 사무총장과, 3위였던 아르헨티나 출신 라파엘 그로시(65)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각각 찬성 7표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김연숙, 연합뉴스, 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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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카 홍의 도전이 남긴 것

태평양 건너 한국까지 들끓게 했던 미국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막을 내렸다. 위스콘신 주지사 경선은 한국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던 한인 2세 프란체스카 홍(한국명 홍윤정)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의 아쉬운 패배로 마무리됐다. 홍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위스콘신 첫 여성 주지사 겸 첫 아시아계 주지사 탄생 기대감에 불을 지폈지만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 카운티 행정관과 접전 끝에 0.4%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홍 의원은 싱글맘이자 바텐더, 셰프라는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이력의 소유자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고등학교 시절 축구팀 주장까지 맡았던 홍 의원은 한때 스포츠 기자를 꿈꾸며 대학에서 언론학을 공부했으나, 전문 요리사가 되기 위해 대학을 중퇴했다. 요식업에 뛰어든 이후 23세의 젊은 나이에 레스토랑 총괄 셰프가 됐으며, 외식업계 여성을 위한 지역 네트워크 '컬리너리 레이디스 컬렉티브'(Culinary Ladies Collective)도 설립해 업계 내 여성들을 적극 지원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주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실망해 정치에 입문했으며, 위스콘신주 의회 첫 아시아계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중략)

무엇보다 위스콘신은 아시아계 인구가 적은 지역 중 한 곳이다.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위스콘신의 백인 인구는 전체의 84.7%를 차지한다. 히스패닉과 흑인 인구는 각각 8.8%, 6.7%이며, 아시아계 인구는 3.5%에 불과하다. 이처럼 아시아계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 아시아계 여성인 홍 의원이 급부상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서민들의 삶에 밀착한 공약들과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보는 그의 인지도를 전국구로 확장시켰다.

(김세원, 여성신문, 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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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세대 여성 정치-비즈니스 리더들의 멘토

1971년 7월, NWPC 출범과 거의 동시에 뉴저지주 럿거스대 이글턴 정치연구소 산하에 ‘미국여성정치센터(CAWP)’란 연구기관이 문을 열었다. 여성 정치(인)를 연구하기 위한 미국(세계) 최초 전문 연구 단체였다. NWPC와 달리 CAWP의 출범은 언론 주목은커녕 정치학계에서도 외면당했다. 대놓고 조롱하기도 했다. “연구 대상이 없는데 뭘 연구한다는 거냐”는 거였다. 당시 연방 여성 의원은 총원(535명)의 약 3%(15명, 상원 2명)에 불과했고, 그중 상당수는 의원이던 남편이 숨진 뒤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들이었다. 여성 주지사는 전무했다.

대개의 유의미한 변화는 적절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CAWP가 맨 처음 한 일이 ‘부재’의 현실에 대한 질문이었다. 연방과 주-지방 정부 내 현역 여성 정치인의 현황 자료조차 없는 현실, 정치학 커리큘럼 어디에도 ‘여성 정치’라는 주제 자체가 없는 현실.

출범 원년 CAWP는 미국 최초로 ‘전국 여성 공직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이듬해 5월 주의회 여성 의원 50명을 초청해 ‘전국 여성 주의원 회의’를 개최했다. 그 회의 토론 자료를 바탕으로 선출직 여성 공직자들의 출신 배경과 정치 경험, 공직 내에서 겪은 고충과 차별 등을 정리 분석한 최초의 연구서 ‘정계의 여성들(Political Woman, 1974, Jeane Kirkpatrick 저)'을 출간했다.

오늘날 CAWP는 가장 권위 있고 신뢰받는 여성 정치 연구-교육-데이터 기관으로서, “여성 정치 정보에 관한 한 연방준비제도(Fed)와 같은 곳”이라 불린다. 미국 여성 정치의 본격적인 서막을 열고 그 역사를 함께 개척해온 주역이기도 했던 CAWP의 실질적 설립자이자 초대 공동 소장이었던 에다 슈메르츠(Ida Schmertz, 1935.2.24~ 2026.7.2)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최윤필, 한국일보, 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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