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5월 두 번째 뉴스 헐리버리는 여성 인물 관련 기사들을 모은 PEOPLE EDITION입니다. 이번 호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는 여성들의 행적과 목소리를 조명하여 우리의 현 위치를 다시 확인하고자 합니다.
‘56년만의 미투’로 재심이 진행 중인 최말자 씨는 대학에서 공부하며 인권을 부당하게 침해당하면 맞서 싸워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는 배움이 곧 용기였다고 말하며 용기가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었다고 회고합니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소속 김혜진 순경이 4회 충북경찰 후마니타스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지난 19일 새벽 옥상 난간에 매달린 여고생을 안전하게 구조해 귀감이 됐습니다. 여성 최초 소방감이자 전북 최초 여성 소방본부장인 이오숙 본부장이 지난 1년간의 여정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책임감’으로 다가온다고 말합니다.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피해자를 지원하는 법무법인 혜석에서는 여성학 전공 변호사들이 피해자를 위한 법률지원에 힘쓰고 있습니다. 가해 사건의 변론은 맡지 않습니다. 1993년 창립된 대한여성변리사회가 올해 2월 사실상 해체됐습니다. 마지막 회장이 된 박소현 사랑특허법률사무소 대표는 다른 전문직에는 다 여성회가 있는데 변리사회만 없는 상황에 아쉬움을 표합니다. 여성가족부 차관 출신 이숙진 신임 인권위원이 3년의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취임인사를 전하며 계엄 옹호 논란에 휩싸였던 안창호 인권위원장을 직격했습니다.
한남대학교 생명시스템과학과 이진아 교수가 ‘2025년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 여성 생명과학자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김혜순 시인이 올해 2월 독일에 번역 출간한 시집 <죽음의 자서전>으로 독일 세계 문화의 집이 수여하는 국제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탈북작가 설송아 씨가 북한 시장에서 발현된 여성의 주체성을 바탕으로 북한 사회를 조명한 신간 <여자는 죽지 않았다>를 펴냈습니다. 중국에서 루쉰문학상, 루야오문학상을 휩쓸며 당대 최고의 여성 작가로 대접받았던 팡팡 작가는 민감한 주제를 다뤘다는 이유로 저서가 금서로 지정되며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페미니즘 활동가인 수전 브라운밀러가 향년 90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저서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는 강간을 권력과 폭력의 범죄로 재구성하고 강간에 대한 현대적 관점을 정의한 페미니즘 고전입니다.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의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를 수상했습니다.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장관이 시상자로 나섰습니다. 걸그룹 뉴진스가 미국 빌보드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올해의 21세 이하 아티스트에 2년 연속 선정됐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첫 연출작 <물의 연대기>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렀습니다. 1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해외정보국에 처음으로 여성 국장이 임명될 예정입니다. 최종 후보 3인이 모두 여성인 가운데 바버라 우드 유엔 주재 영국 대사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호 뉴스 헐리버리에서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대선 본투표가 사흘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여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따르고 있는 대선이지만 여성 유권자들은 현명한 판단으로 소중한 한 표 행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헐리버리는 돌아오는 15일 깊이와 관점이 있는 여성의제 기사들을 모은 PERSPECTIVE EDITION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장 윤단우 드림
‘56년만의 미투’ 최말자씨를 세상 밖으로 꺼내준 ‘배움’ 이라는 ‘용기’
최씨는 1964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 혀를 깨문 일로 알려졌다. 법원사에 ‘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으로 기록됐다. 중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 선고를 받은 뒤 감옥에 들어갔다.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졌다가 2020년 5월 재심을 청구하면서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56년만의 미투’로 불렸다. 지난 21일 서울 대학로 국립 한국방송통신대 교정에서 만나 대학 공부, 재심 청구 전후 삶, 여성 연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씨는 2013년 방송대 문화교양학과에 입학했다. 한국사와 세계사, 경제, 철학, 예술, 여성의 삶과 문화 등 여러 과목을 들었다. 이 중 수십 번 강의 영상을 돌려본 게 전공 수업인 ‘성, 사랑, 사회’다. 방송대의 이 과목은 ‘성별이나 성정체성에 제약받지 않는 더 자유롭고 평등한 삶’, ‘여성뿐만 아니라 다른 인종, 계급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정당화하고 유지하는 근거로 작용하는 성이나 사랑에 관한 통념, 차별, 규범 문제’를 다룬다. 당시 백영경 방송대 교수(현 제주대 교수)가 강의를 담당했다.
최씨는 “동성 관계, 여성이나 영세민 인권 문제를 잘 배웠다. 공부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 구분을 확실하게 했다. 국가가 내 인권을, 정의를 묵살한 것과 여자라서 평등하게 재판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국가는 피해자인 나를 가해자로, 죄인으로 낙인찍어 내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이런 자각에 그친 게 아니다. “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면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도 배웠어요. 틀린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백 교수님 말씀에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게 맞는구나’ 그런 용기를 냈습니다. 배움이라는 게 곧 내게 용기였어요. 희망도 얻고, 자존감도 생겼지요. 그래서 재심 청구를 한 겁니다.”
최씨가 이 용기로 배운 게 연대와 정의다. “용기는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해줬다. 세상은 아직 너무 따뜻하고, 정의가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정의는 나와 함께 연대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연대’의 뜻을 깨달은 다른 계기도 있다. 재심 청구 즈음 어린 성폭력 피해자들이 한 기자를 통해 ‘손편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소녀들이 ‘꼭 이기시라, 응원한다’고 했어요. 나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김종목, 경향신문, 25.05.29)
여고생 수갑 채워 살린 김혜진 순경 '충북경찰 후마니타스 상'
충북 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소속 김혜진(27) 순경이 '4회 충북경찰 후마니타스 상'을 수상했다. 후마니타스 상은 충북경찰청에서 법 집행을 넘어 주민의 평온과 안전을 위해 인간애를 실천한 동료 경찰을 격려하기 위한 상이다.
김 순경은 지난 19일 새벽 옥상 난간 위에 매달린 여고생을 약 한 시간에 걸친 설득과 기지로 안전하게 구조해 귀감이 됐다. 당시 충북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로 걸려온 신고 전화를 토대로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벌여 해당 장소를 찾아낸 김 순경은 옥상 난간 바깥에 매달린 여고생에게 수갑을 채웠다. 이후 공감과 경험담을 통해 여고생이 난간 안으로 몸을 옮기도록 유도해 안전하게 구조했다.
(이재규, 뉴스1, 25.05.27)
‘전국 유일 여성 소방감’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의 1년간의 여정
‘여성 최초 소방감, 전북 최초 여성 소방본부장’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 앞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이 본부장은 코로나19 확산 직후 소방청 코로나19 긴급대응과장을 역임하며 국민의 안전과 구급대원 보호를 위해 앞장섰다. 이후 여성 최초 소방청 대변인을 맡아 뛰어난 위기관리 역량과 조직 내 의사소통 강화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5월에는 전북소방본부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최고’의 성과로 덮었다. 직원들 역시 “지난 1년간 전북소방에 큰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이 본부장이 맡는 업무마다 탁월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책임감이었다. 지금 만들어가고 있는 경력 하나하나가 곧 후배들의 길잡이가 된다는 신념이다. “여성 소방관들은 물론 모든 후배에게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이 본부장의 일성이다. (중략)
● 최초의 여성 소방감, 최연소 여성 소방서장으로 유명하다. 유리천장을 뚫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최초’라는 수식어는 자신에게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소방업무는 대부분 국민의 안전과 관련되기 때문에 어떠한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든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 때로는 동료들로부터 너무 피곤하게 사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 섞인 농담을 듣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러한 과정들을 통해 많이 성장한 것 같고, 또 조직으로부터 인정받았던 것이 아닌가 싶다.
대전에서 승진시험에 합격해 현장경험 없이 ‘첫 번째 여성119안전센터장’으로 발령받았을 때, 화재 현장 지휘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끊임없이 토론했고, ‘내가 버티지 못하면 후배들에겐 기회조차 없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근무했던 기억이 지금도 떠오른다. 지금 제가 걸어가고 있는 이 자리가 제 개인의 경험에 머무르지 않고, 후배 여성 소방관들 자신에게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설정욱, 서울신문, 25.05.26)
“여성주의적 관점서 피해자 지원”…‘여성학 전공’ 변호사들이 뭉쳤다
성범죄 가해자 전담법인이 속속 설립되고 여성혐오 범죄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젠더기반 폭력 전문 법무법인이 탄생했다. 바로 법무법인 혜석(慧釋)이다.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피해자를 지원하고, 젠더기반 폭력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무법인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하에 설립된 혜석에는 여성학을 전공한 세 명의 변호사가 피해자를 위한 법률지원에 힘쓰고 있다. 가해 사건의 변론은 맡지 않는다.
최근 혜석은 ‘이화여자대학교 집회 여성혐오 폭력사건’을 제1호 공익사건으로 결정하고 폭력 피해자를 법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월 26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찬성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이 난입해 탄핵 찬성 손팻말을 훼손하고, 학생들에게 ‘너 페미냐’, ‘시집 제대로 가겠냐’ 등의 여성 혐오적 발언을 퍼부은 사건이다. 이중 극우 유튜버 프리덤라이더(현재는 ‘상우TV’로 채널명 변경)는 이화여대 한 재학생의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혜석은 해당 사건을 ‘여성혐오에 기반한 조직적 폭력 행위’로 규정하고, 피해 학생을 대리해 지난달 유튜버 프리덤라이더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법무법인 혜석의 박수진 대표 변호사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성 유튜버들이 이화여대라는 여성 교육기관을 특정해 집단적으로 난입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정치적 견해 차이를 넘은 여성혐오에 기반한 폭력이라고 판단했다”며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는 공간이 폭력으로 위협받는 상황은 민주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중략)
- 여성학을 전공한 변호사들이 중심이 돼 피해자 관점에서 법률지원을 제공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다.
“여성학은 단순히 성폭력 문제만을 다루는 학문이 아닌 성별에 따른 사회적 위계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불평등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여성학을 전공한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법인을 설립한 이유도 이런 포괄적 시각 때문이다. 법무법인 혜석은 성범죄 피해자 지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노동시장에서의 구조적 성별임금격차, 직장 내 승진 차별,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가족법 체계 내 불평등, 양육권 문제, 젠더화된 상속 관행, 디지털 성폭력, 스토킹 등 젠더 권력관계가 작용하는 다양한 법적 영역을 다루고 있다. 또한 퀴어 이론의 관점에서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경험하는 구조적 차별과 배제의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성주의 법학(feminist jurisprudence)의 관점은 이러한 다양한 법적 쟁점들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 가해 사건의 변론을 맡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저희는 젠더화된 권력 구조 속에서 구조적 불이익을 경험하는 의뢰인들을 위한 법률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성폭력 피해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 차별, 가족법 분쟁, 스토킹, 디지털 폭력 피해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젠더 기반 불평등을 경험하는 의뢰인들을 포함한다. 이러한 지향점을 가진 저희가 여성혐오적 범죄의 가해자를 변호하는 것은 페미니스트 법리학의 관점에서 내부적 정합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다른 변호사들의 가해자 변론 행위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형사사법체계에서 피고인의 변호를 받을 권리는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이며, 이를 위해 헌신하는 많은 훌륭한 변호사들이 있다. 단지 저희가 가진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기로 한 것뿐이다. 변호사마다 자신의 전문 영역이 있듯, 페미니스트 법리학과 비판법학적 관점에 기반한 법률 서비스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강점이다.”
(김세원, 여성신문, 25.05.10)
30년 대한여성변리사회 막내리다…마지막 회장 박소현 사랑특허법률사무소 대표
1993년 창립된 대한여성변리사회가 올해 2월 21일 대한변리사회 정기총회 투표를 거쳐 사실상 해체됐다. 총회에서 대한여성변리사회의 대한변리사회 편입을 부결하는 동시에 ‘대한’이라는 이름도 사용하지 않도록 결정됐다. 30년간 유지됐던 대한여성변리사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대한여성변리사회의 마지막 회장이 된 박소현 사랑특허법률사무소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후 서강대학교로 편입학해 종교학을 전공했다. ‘뼛속까지 문과생이었다’는 그는 대학 시절, 진로로 방황을 겪은 후 변리사를 택했다. 지인들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변리사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도 몰랐지만 할만해 보였고 무엇보다 공부가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박 대표는 19년 차 상표 전문 변리사로 활동 중이다. 상표등록, 분쟁, 침해소송, 도메인분쟁, 가치평가 등을 통해 상표와 특허 분야의 고객들이 그들의 아이디어와 브랜드를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호기심 많고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어렵고 이기기 힘든 소송을 이뤄 냈을 때 가장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중략)
-지난 2월 대한변리사회 제64회 정기총회에서 ‘대한여성변리사회’의 대한변리사회 편입을 부결시키고 동시에 ‘대한’이라는 명칭 사용 금지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당시 두 가지 안건이 있었습니다. 첫 안건이 ‘대한여성변리사회를 편입한다’였고 부결됐습니다. 김두규 대한변리사회 회장님의 긴급안건으로 ‘대한여성변리사회’라는 명칭까지도 사용하지 말라는 안건이 상정됐고 가결됐습니다. 사실상 해체라고 봐야죠. 전체 300표 중에서 ‘편입’ 찬성표가 130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한여성변리사회를 변리사회로 공식 편입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왔던 건데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통과됐을까’하는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부결 이유는 두 가지를 들 수 있겠는데, 첫째는 ‘여성변리사회 존재 자체가 싫으신 분들’이 계실 것 같고, 두 번째로는 ‘굳이 왜 편입하려고 하냐,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 따로 활동하면 되지’라는 입장일 것 같습니다. 동시에 항상 같이 나왔던 얘기가 ‘여성변리사회의 목적이라든가,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라는 것인데, 이게 납득 됐다면 부결되지 않았겠죠. 지난 30년 동안 대한여성변리사회는 대한변리사회의 지원을 받아 사무국을 운영했습니다. 별개의 단체라 보기는 어렵죠. ‘사실혼’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웃음). 저희는 대한여성변리사회가 대한변리사회의 공식 산하기관으로 들어가서 감사도 받고 보고도 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지금도 그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아직도 왜 부결됐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대한여성변리사회 회장으로서 아쉬운 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10월 ‘취임 선배와의 대화’ 행사를 한번 하고 이후엔 편입 TFT를 하느라 제대로 활동을 못 해 아쉽습니다. 18대 집행부가 세웠던 계획들이 많았습니다. 젊은 여성 변리사분들이 글로벌 리더십과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아 여러 세미나와 미국여성변리사협회와의 커미티도 계획 중이었고요, 한국여성과학기술총연합에서 협력회원 요청도 있었는데 모두 중지됐습니다. 내부 행사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한국여성리더연합이라든지 전문직여성단체와도 꾸준히 함께 해왔던 와중에 이번 총회 결정으로 저희 회만 위치가 애매해졌습니다. 우리의 모태인 변리사회에서 인정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공식 단체라고 할 수 있나 라는 의문이 스스로 들 수밖에 없고요. 한국여성변호사회, 한국여성공인회계사회, 한국여성세무사회, 대한여성치과의사회 등 다른 전문직에는 다 여성회가 있는데 변리사회만 없는 상황입니다.”
(신미정, 여성신문, 25.05.20)
신임 인권위원, 안창호 인권위원장 직격…"권력 대변하는 인권위원 안될 것"
이숙진 신임 인권위원이 "대통령을 비롯한 힘 있는 권력을 대변하는 인권위원이 되지 않겠다"며 계엄 옹호 논란에 휩싸였던 안창호 인권위원장을 직격했습니다.
이 위원은 어제(26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제11차 전원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취임인사를 전했습니다.
이 위원은 "작년 12월 3일 밤을 잊을 수 없다"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일, 국민의 한 사람이자 임명을 기다리는 인권위원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났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계엄 당시 인권위의 미흡했던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위원은 "계엄령과 관련해 인권위는 무엇을 했느냐. 무엇을 어떻게 했길래 인권위원장이 5.18 묘역에서 쫓겨나고 참배도 못 했다는 기사를 접해야 하는 건지 안타까웠다"며 "계엄으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이 침해당하는 순간을 외면한 인권위란 비판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략)
여성가족부 차관 출신의 이 위원은 지난해 9월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인권위원으로 선출돼, 지난 20일부터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이 위원의 임기는 3년입니다.
(김휘란, Jtbc뉴스, 25.05.27)
한남대 생명시스템과학과 이진아 교수, 여성 생명과학자상 수상
한남대학교 생명시스템과학과 이진아 교수가 ‘2025년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KSBMB) 여성 생명과학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6일 한남대에 따르면 KSBMB 여성 생명과학자상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두고, 후속 여성 과학자 양성에 기여한 연구자를 선정해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으로 상금 500만원이 주어진다.
이진아 교수는 자가포식을 중심으로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을 연구해 왔으며, 루게릭병(ALS), 전두측두엽 치매(FTD), 코엔 증후군(Cohen syndrome) 등에서 세포 항상성 조절 기전을 규명해 왔다.
특히 FUS, p62, GABARAP, FYCO1 등 단백질의 역할을 밝히며 스트레스 과립 및 유비퀴틴화 시스템과의 연계를 중점적으로 연구해왔다. 또한 3D 오가노이드와 iPSC 기반 인간 세포 모델을 활용해 질환 기전을 정량적·동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연구자로서 묵묵히 걸어온 길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생명과학 발전과 젊은 연구자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찬수, 뉴스1, 25.05.26)
김혜순 ‘죽음의 자서전’ 독일 국제문학상 최종 후보
김혜순 시인(70)이 올해 2월 독일에 번역 출간한 시집 <죽음의 자서전>으로 독일 세계 문화의 집(HKW)이 수여하는 국제문학상(Internationaler Literaturpreis) 최종 후보에 올랐다.
HKW는 28일(현지시간) 올해 국제문학상 최종 후보로 김혜순과 튀르키예의 도안 아칸르, 캐나다의 세라 번스타인, 우크라이나의 안나 멜리코바, 프랑스의 네쥬 시노, 미국의 제스민 워드 등 6명의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죽음의 자서전>을 독일어로 공동 번역한 박술, 울리아나 볼프가 김혜순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이 상은 작가와 번역가가 공동으로 받는다.
심사위원인 데니츠 우틀루는 “김혜순의 시어는 잘 알려지고 익숙한 것들을 넘어섬으로써 역설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 즉 죽음을 실질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죽음의 자서전>은 문학실험실에서 2016년 출간된 시집이다. 시인이 2015년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몸이 무너지며 쓰러지는 경험을 하면서 영감을 얻었고, 메르스와 세월호 사태 등 사회적 비극을 떠올리며 49편의 시를 써서 엮었다. 올해 2월 독일 출판사 피셔가 번역 출간했다.
국제문학상은 독일어로 번역된 뛰어난 현대문학에 수여하는 상으로 2009년 시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은 2017년 <채식주의자> 독일어 번역본으로 이 상의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고희진, 경향신문, 25.05.29)
“北 여성들, 자립에 눈떠… 남성에 종속 거부 늘어”
“한국에서는 북한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의 가치를 재창조하는지 주목한 적이 없죠. 탈북민으로서 이것을 최초로 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북한 시장에서 발현된 여성의 주체성을 바탕으로 북한 사회를 조명한 신간 ‘여자는 죽지 않았다’를 쓴 작가 설송아(본명 최설)씨는 출간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한국 사회에서 북한을 보는 시선은 정권에 대한 비판이나 인권 문제 등에 쏠려 있는데, 누군가는 북한 여성에 대해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다. 북한 여성을 보면 그 안에 북한 정치, 사회, 경제 문제가 다 들어있다는 설명이다. (중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젠더 정치’에 대해 설씨는 “여성을 인정해주되 그 방식은 선대수령과 달리 전략적”이라고 진단했다. 아들이 있음에도 딸 김주애를 내세우는 것은 ‘여성을 중시하는 최고 지도자’ 이미지를 내세워 장마당 여성을 활용 및 통제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역사상 처음 ‘어머니 날’이 제정(2012년 11월16일)된 데 이어 어머니 대회와 인민반장 대회를 여는 것 등도 비슷한 맥락이다.
설씨는 “이제 여성을 무시하고는 민심을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아는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의 남성성이 무너지지 않도록 할 효과적인 수단이 장마당 여성임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진짜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속내는 북한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설씨에 따르면 이제는 북한에도 장사하는 남성이 늘고 있는데, 상당수가 고수익을 창출하는 물류·유통업에 진출했다. 이는 정책적으로 북한 여성에게 운전면허 기회가 원천적으로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장사를 하려면 반드시 수반되는 이동을 자전거에 의존했던 북한 여성들은 이조차 당국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정지혜, 세계일보, 25.05.13)
“中작가에겐 ‘글쓰기 금지 구역’ 있어…그럼에도 금기를 깨고 한 발짝씩 가야”
“중국 작가는 다른 나라 작가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글쓰기의 금지 구역’이 있다는 거죠. 하지만 작가는 그 금지된 깊은 곳의 문을 열고 한 발짝씩 들어가야 합니다.”
1950년대 중국 쓰촨성 촨둥(川東). 일가족이 마당에 구덩이를 파고 목을 젖혀 독 비상을 삼킨 뒤 들어가 누웠다. 뒷일을 맡은 며느리는 이들 위에 흙을 덮는다. 관은커녕 멍석이나 천도 없이 묻는 ‘연매장(軟埋葬).’ 이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지난달 국내 출간된 중국 소설 ‘연매장’(문학동네)의 한 장면이다. 이 책을 쓴 소설가 팡팡(方方·70)은 중국에서 루쉰문학상, 루야오문학상을 휩쓸며 중국에서 당대 최고의 여성 작가로 대접받던 인물. 하지만 2020년 1월 우한(武漢)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봉쇄에 들어갔을 때 중국 당국의 부실한 대응을 다룬 에세이 ‘우한일기’를 발표하며 삶의 전환을 맞는다.
미국에서 먼저 출간된 에세이 덕에 그는 2020년 영국 BBC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으나, 중국에선 금서로 지정되며 수난을 겪었다. ‘연매장’ 역시 중국에선 읽을 수 없는 책. 토지개혁을 부정적으로 다뤘다는 이유였다. (중략)
―조심스럽지만 현재 어느 정도로 검열을 받고 있나.
“우한일기 출간 직후부터 중국의 모든 저널과 잡지, 출판사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출간할 권리를 박탈당했다. 심지어 옛날 작품의 재출간조차 할 수 없다. 이렇게 한 사람의 출판권을 박탈해 놓고서 이유도 알려주지 않는다. 누구의 의도였는지도 알 길이 없다. 이런 일을 당하면 변호사를 찾아가도 소용이 없다. 소송을 걸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개적으로 금서를 지정하지 않는다. 모두 암암리에 진행된다. 비유를 들어보겠다. 어떤 고위 당국자가 팡팡의 작품에 대해 듣고 흰자위를 번득였다면, 이는 곧 출판을 금지하라는 공문서를 내려보낸 것과 다름없다. 관리들은 직접 나서서 금서를 지정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악행에 흔적을 남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누가 혹은 어느 기관에서 출판을 금지했는지 물어봤을 때, 내가 들을 수 있는 정보는 두 글자뿐이었다. ‘윗선.’” (중략)
―작가가 처한 불가능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글쓰기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사실 세상의 모든 문학작품을 켜켜이 쌓아 올린다고 해도, 삶의 진실을 온전히 담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그리고 나는 쓰고자 한다. 물론 우리 모두에게 글쓰기는 각자 다른 의미를 가진다. 누군가는 망각에 저항하기 위해, 또 다른 이는 이 세상을 기록하기 위해 쓴다. 어쩌면 속마음을 털어놓기 위해, 아니면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글을 쓸 수도 있다.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것’은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다. 글쓰기의 참된 의미는 기록 혹은 진실을 남긴다는 점에만 있는 게 아니다. 쓴다는 것, 그 자체로서 의미를 지닌다.”
(김소민, 동아일보, 25.05.22)
강간에 대한 인식을 바꾼 수전 브라운밀러 별세···‘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저자
강간을 권력과 폭력의 범죄로 재구성하고, 강간에 대한 현대적 관점을 정의한 저서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를 펴낸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페미니즘 활동가인 수전 브라운밀러가 24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0세.
뉴욕타임스(NYT)는 고인의 친구이자 작가인 앨릭스 케이츠 슐먼이 브라운밀러가 장기간의 투병 끝에 낙상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뉴욕 브롱크스의 병원에서 숨졌다고 전했다고 25일 보도했다.
1975년 출간된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는 고대 바빌론부터 시작해 수 세기에 걸친 강간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뤘으며, 전쟁 중 패배 집단을 굴복시키기 위한 군사 전략으로 강간이 이용된 측면을 분석하는 등 강간에 대한 기존 통념을 깨는 해석을 내놔 주목받았다.
전 세계 12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20세기 가장 중요한 100권의 책 중 하나로 선정됐다. 한국에서는 ‘미투 운동’ 열풍에 힘입어 출간 43년 만인 2018년에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의 출간으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집단 강간에 대한 실시간 보도가 이뤄졌으며, 사회가 강간에 갖고 있던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마중물이 됐다고 NYT는 전했다.
1970년대 부상하던 여성운동의 물결 속에서 성폭력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의 출간은 강간죄에 대한 사회 제도적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됐다. 강간 피해자 지원센터가 설립되고, 부부 사이의 강간도 범죄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아 제3자의 증언을 요구했던 규정도 폐지됐으며, 피해자의 과거 성생활 이력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활용되지 못하도록 하는‘강간 보호법’도 통과됐다.
(이영경, 경향신문, 25.05.27)
“‘정점’에 도달한 느낌”… 조수미, 佛 ‘최고 문화예술훈장’ 수훈
“지금까지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오늘 ‘정점’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소프라노 조수미(63·사진)가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오페라 코믹’에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의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를 받고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코망되르는 세계적인 예술가들도 받기 힘든데 (내가 받다니) 놀랍다. 한국인의 문화와 예술을 인정받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코망되르를 받은 한국인은 2011년 지휘자 정명훈에 이어 그가 두번째다.
1957년 제정된 문화예술공로훈장은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탁월한 창작 활동을 펼치거나 프랑스 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인물이 받는다. 코망되르, 오피시에, 슈발리에 등 세 등위로 나뉜다.
이날 시상자는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장관. 펠르랭 전 장관은 “1980년대만 해도 동양인이 서양 오페라 세계에 진출하는 건 전례 없을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며 “당신은 장벽을 깨고, 편견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이 따를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축하했다.
조수미는 수훈식 전 기자 간담회에서 “1986년 유럽에서 처음 데뷔하며 여러 무대에 섰는데 프랑스 오페라에선 내가 (동양인으로서는) 거의 처음이었다. 프랑스가 많은 기회를 줬다”고 했다. 이어 “어떤 언어를 쓰든 어떤 종교를 갖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이라면 기회를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조은아, 동아일보, 25.05.26)
뉴진스, 미 빌보드 ‘21세 이하 21인’ 2년 연속 선정
걸그룹 뉴진스와 캣츠아이가 미국 빌보드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올해의 21세 이하 아티스트에 포함됐다.
빌보드가 지난 1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5년 21세 이하 21인’ 명단에 따르면 뉴진스와 캣츠아이는 각각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빌보드는 매년 앨범과 곡 판매량, 스트리밍 규모 등 각종 지표와 업계에 미친 전반적인 영향력을 고려해 21세 이하 아티스트 21인을 선정한다.
뉴진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명단에 올랐다. 빌보드는 “뉴진스가 최근 소속사 하이브와의 법적 분쟁으로 더 많은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지난해 이들이 발휘한 차트 영향력은 팬들의 변함없는 열정을 보여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23년 발표된 두 번째 미니앨범 <겟 업(Get Up)>이 지난해 추가 판매량 22만7000여장을 기록하며 그해 말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3위에 오른 점을 짚었다.
(전지현, 경향신문, 25.05.18)
'물의 연대기' 크리스틴 스튜어트, 칸에서 성공적 감독 데뷔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제7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성공적인 감독 데뷔식을 치렀다.
1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매체 '더 랩'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장편 감독 데뷔작인 '물의 연대기'가 영화제의 화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스튜어트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을 그린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영국의 전 왕세자비 다이애나 스펜서의 삶을 그린 '스펜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리디아 유크나비치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영화화한 '물의 연대기'의 감독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주목을 받았다. 스튜어트는 원작을 읽기 시작해 40쪽 만에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내 영화 판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물의 연대기'는 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뒤 언론과 평단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창작의 근원이 된 한 예술가의 고통스런 삶을 들여다 보는 이 작품에 대해 매체는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칸 영화제 데뷔라는 큰 실패를 예상했다고 농담을 했지만,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이 작품에 대해 깊은 감동의 데뷔작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으로서의 더 많은 행보가 기대된다는 한 평론가의 언급도 덧붙였다.
(박미애, 맥스무비, 25.05.18)
영화 '007'처럼…英 ‘M16’ 첫 여성국장 나온다
1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해외정보국(MI6)에 처음으로 여성 국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영화 ‘007’ 시리즈로 잘 알려진 이 조직은 영화에서와 달리 실제로는 지금까지 여성 국장이 없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텔레그래프 등은 오는 가을 퇴임할 예정인 리처드 무어 국장의 후임을 뽑기 위해 지난주 치러진 면접에서 최종 후보 3명이 모두 여성이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외 비밀 첩보 활동 등을 수행하는 MI6는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가 소속된 조직이며, 배우 주디 덴치가 여성 국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영국 국내정보국(MI15)에는 여성 국장이 역대 2명 있었지만, MI6가 1909년 설립된 이래 이곳을 거쳐 간 17명의 국장은 모두 남성이었다.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2명은 MI6의 내부 인사로, 현직 정보 관리이기 때문에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다. 나머지 한 명은 정보기관 경험이 없는 바버라 우드 유엔 주재 영국 대사로, 3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워드 대사는 현재 외무부 내에서 최고위직에 오른 여성으로 2015~2020년 중국 주재 대사를 지냈다. 우드워드 대사는 주중 대사로 재직하는 동안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인권탄압에 대한 비판을 꺼렸으며, 중국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드워드 대사는 세인트루이스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한 뒤 예일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1994년 외무부에 입사, 2009~2011년 영국 국경청의 국제국장을 지냈다.
(김경훈, 서울경제, 2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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