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4월 두 번째 뉴스 헐리버리는 여성 인물 관련 기사들을 모은 PEOPLE EDITION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대선 레이스 속 여성들의 위치를 확인해보고, 여성 CEO 동향과 함께 재계 내에서 여성들의 위치는 또 어디인지 가늠해보았습니다. 먼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습니다.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이재명 후보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단에 합류했습니다. 진보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김재연 후보가 자신이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자신했습니다. 허은아 개혁신당 전 대표는 탈당 후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매경이코노미에서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CEO’ 가운데 10년 연속 포브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선정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승진하며 1970년대생 여성 회장 1호라는 기록을 세운 정유경 신세계 회장, 지난해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아시아 여성 리더’에 이름을 올린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 후 전 사업 부문에 AI를 도입하고 ‘AI 주권’을 외치며 빅테크와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최수연 네이버 사장을 소개합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476일 동안 고공농성을 이어온 해고노동자 소현숙 씨가 건강 악화로 농성을 중단했습니다. 함께 고공농성을 하던 박정혜 씨는 여전히 고공농성장을 지키며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혜순 시인이 국내 작가 최초로 미국 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됐습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제6회 제주4·3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배우 이혜영 씨가 영화 ‘파과’에서 60대 여성 킬러 조각 역을 맡아 “압도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독보적인 아우라의 여성 캐릭터를 만들었다”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프랑스 여성축구 명문구단 올랭피크 리옹의 구단주가 된 미국계 한국인 사업가 미셸 강이 세계 여성축구의 흐름을 바꾸고 있습니다. 캐나다 여성축구팀 오타와 래피드로 이적한 이민아 선수가 정규리그 1호골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 명단이 확정됐습니다. 파리올림픽 3관왕 임시현 선수,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 선수, 도쿄올림픽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강채영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3명이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습니다.
이번 호 뉴스 헐리버리에서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대선 일정이 확정되고 각 당마다 후보 윤곽이 드러나는 동안 여성의제가 사라진 대선이라는 비판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뉴스 헐리버리가 전해드리는 여성들 소식에서 영감 얻으시고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의제에 대해 리마인드하셔도 좋겠습니다. 오는 15일에는 깊이와 관점이 있는 여성의제 기사들을 모은 PERSPECTIVE EDITION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장 윤단우 드림
강금실 전 장관, 이재명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 맡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다.
강 전 장관은 29일 한겨레에 “이 후보로부터 전날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제안받았다”며 “국민 한 사람으로서 간절한 마음으로 뭐든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은 강 전 장관에게 선대위 전반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부탁했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 출신이자 ‘여성 첫 법무부 장관’인 강 전 장관은 2022년 대선 경선 때도 이 후보 후원회 회장을 맡은 바 있다. 당시 이 후보 캠프에선 “이재명 후보와 강금실 전 장관은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 보호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삶의 궤적이 닮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류석우, 한겨레, 25.04.29)
정은경 전 질병청장,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단 합류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이끌었던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관리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단에 합류합니다.
SBS 취재 결과 내일(30일) 정식으로 출범할 예정인 이 후보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단 구성원은 현재까지 6명이 결정된 것으로 파악됐고, 정 전 청장도 이 가운데 한 명으로 확인됐습니다.
정 전 청장은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과 질병관리본부장을 거쳐 지난 2020년 9월 차관급으로 승격한 질병관리청의 초대 청장을 지냈습니다.
또 지난 2020년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뒤 2년 4개월 동안 방역 정책을 이끌었습니다.
(김상민, SBS뉴스, 25.04.29)
김재연 “성평등 빼놓고 대선 말하는 건 진보의 직무유기”
“압도적 정권 교체를 하려면 광장의 목소리,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내야 한다.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대통령 후보다.”
김재연 진보당 대통령 후보는 28일 한겨레와 만나 “노동자에게 권력을, 청년에게 미래를 주는 진보 정치를 하겠다. 무엇보다 응원봉 집회를 이끈 여성 청년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중요한 건 2017년 촛불 대선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라며 “(민주 헌정 세력의) 연합 정치만이 내란 세력의 준동을 최소화하고 사회 개혁의 동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중략)
―가장 시급한 개혁이 필요한 영역은 어디인가.
“윤석열 정권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이번에 광장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낸 이들은 노동자와 청년이었다. 새 시대의 진보 정치는 노동자에겐 권력을, 청년에겐 미래를 줘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중도 보수’ 얘기를 하면서 중산층을 많이 대변하던데, 청년·노동자·여성의 삶은 김재연이 더 잘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선 때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이번 대선이 국민이 엄동설한에 응원봉을 들고 싸워 만든 조기 대선임을 모든 후보와 정치 세력이 절대 잊으면 안 된다. 특히 광장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들이 청년 여성이고, 그들의 핵심 주장이 ‘성평등 정치’였다. 이걸 빼놓고 조기 대선을 말한다는 건 진보 정치의 직무 유기다. ‘차별금지법 제정’과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후보가 바로 저 김재연이다. 저를 시작으로 모든 후보가 성평등의 가치를 자신 있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김채운, 한겨레, 25.04.28)
'개혁신당 탈당' 허은아, 대선 출마…"이준석 사당은 낡은 정치 반복"
개혁신당을 탈당한 허은아 전 대표가 24일 "풍요롭고 안정적인 미래가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인구 위기 극복을 국정 제1 과제로 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허 전 대표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일하는 여성으로서 누구보다 이 나라의 미래가 간절하다"며 "모든 정책과 시스템을 '지속 가능한 회복'이라는 기준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정치는 없어야 한다. 연금 개혁을 포함한 모든 구조개혁은 미래세대의 생존을 고려해야 한다"며 "모든 경험과 열정을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지키는 일에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특히 허 전 대표는 "변화와 개혁을 외치던 정당 안에서 대통령을 만들고자 했다"며 "하지만 이준석 사당이 돼버린 개혁신당의 현실은 권력 다툼, 비전 없는 낡은 정치의 반복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사당을 벗어나 국민과 직접 시선을 맞추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성규환, 부산일보, 25.04.2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1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고 운영 효율을 최적화해 위기 극복과 생존을 넘어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나가겠습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지난 3월 20일 열린 제52기 주주총회에서 “업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팬데믹 이후 면세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호텔신라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일성이다.
지난해 호텔신라 매출은 3조94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5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면세(TR) 사업 수익성 악화다. TR 부문은 회사 매출의 83%를 차지하지만 지난해 영업손실이 697억원에 달했다. 팬데믹 이후 낮아진 고객 관심과 여행 수요 불확실성이 실적을 짓눌렀다는 분석이다.
이 사장은 위기 때마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왔다. 메르스와 코로나19 시기, 신속한 위기관리 경영 능력으로 업계 모범이 됐고, 10년 연속 포브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선정되며 글로벌 경영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번 위기는 여행객 수요 변화에 맞춰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을 선제적으로 유치하고, 채널별 타깃 고객에 자원을 집중해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25.04.29)
정유경 ㈜신세계 회장 | 70년대생 女 1호 회장…이제 ‘글로벌’로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1970년대생 여성 1호 회장’이 탄생했다. 2015년부터 ㈜신세계를 이끌어왔던 정유경 총괄사장이 약 9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다.
정유경 회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장녀이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동생이다. 이번 회장 승진으로 신세계그룹은 남매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계열 분리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정 회장은 본격 경영에 뛰어든 2016년부터 전폭적 투자와 파격적인 시도로 업계를 선도해왔다. 취임 직후 주도한 ‘랜드마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지역마다 경제 활력을 불어넣고 문화·예술 등 지역의 일상을 풍요롭게 채우는 백화점 프로젝트다. 신세계 강남점 서울 최대 규모 리뉴얼, 대구신세계와 대전신세계 오픈 등으로 대표되는 랜드마크 전략은 신세계 백화점 부문 핵심 경영 전략이다.
특히 신세계 강남점의 변신이 성공적이다.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스위트파크’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디저트 성지로 자리매김했고 미식·환대·예술 등 고객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 같은 공간이 호평받았다.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25.04.29)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 | 포천지 선정 ‘아시아 여성 리더’
올해 유 업계를 둘러싼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내수 위축에 더해, 내년부터 미국산·유럽산 유제품이 무관세로 국내에 들어올 예정인 만큼 글로벌 기업들과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서도 매일유업은 안정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매일유업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조81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6% 감소한 703억원이지만 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 그 이상이다.
이런 성과의 중심에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이 있다. 그는 지난 3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올해 경영 목표는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방어에 초점을 맞춰 안정적인 경영에 나서는 것이다.
‘유 업계 최초 여성 CEO’로 유명한 김 부회장의 또 다른 수식어는 ‘재무통’이다. 연세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 대학원에서 재무 전공으로 MBA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크레디아그리콜은행 수석 애널리스트, 스위스 UBS 리스크컨트롤 이사 등 외국계 금융사를 거치며 역량을 쌓았다. 매일유업에 재경본부장으로 합류한 후 2014년 대표이사로 선임, 2023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의 위기 탈출 전략은 사업 구조 개편이다. 그는 “우유만 파는 기업은 2026년 이후면 다 없어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했다. 식물성 음료 ‘아몬드 브리즈’와 단백질 영양식 브랜드 ‘셀렉스’가 대표적이다.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25.04.29)
최수연 네이버 사장 | ‘AI 주권’ 외치는 유일무이 韓 빅테크
인공지능(AI) 시대, 네이버는 치열한 기술 경쟁에서 빅테크와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국내 대표 테크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최수연 대표는 취임 이후 기회가 될 때마다 AI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AI를 단순한 유행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최고경영자 입장에선 불확실성에 투자해야 하는 만큼 부담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럼에도 최 대표는 네이버 전 사업 부문에 AI를 도입하고 ‘소버린(주권) AI’를 외치며 빅테크와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소버린 AI는 국가나 기업이 자체 인프라를 활용해 독립적인 AI 역량을 구축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네이버는 직접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사 서비스는 물론이고 비영어권 국가의 소버린 AI를 돕는 형태로 영향력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25.04.29)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 소현숙, 476일 만에 고공농성 중단…“구토증상 잦아”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476일 동안 고공농성을 이어온 해고노동자 소현숙씨가 건강 악화로 27일 땅으로 내려왔다. 소씨는 잇몸이 내려앉고 구토 증상까지 겹치면서 농성을 중단했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이날 오전 5시 30분경 소 씨가 옥상에서 내려와 자택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지회는 "작년 8월부터 치아가 손상된 상태"였다며 "최근 잇몸이 내려앉으며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는 상태였다. 소화능력이 떨어져 체하거나 구토하는 일이 잦았다"고 전했다.
지회는 "소씨가 무엇보다 절대 안정과 회복이 필요한 상태"라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심신의 안정부터 되찾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필요한 건강검진과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회에 따르면 소씨는 고공농성을 중단하며 그간 연대해준 이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소 씨가 농성을 중단했지만,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 박정혜 씨는 여전히 고공농성장을 지키며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신다인, 여성신문, 25.04.27)
김혜순 시인, 미국 최고 권위 ‘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 됐다
김혜순(70) 시인이 미국 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됐다. 국내 작가로는 최초다. ‘미국 아카데미’(약칭)는 미국 내외 지식사회 리더들을 규합, 공동선·민주 가치 증진 등을 목표로 하는 최고 권위와 역사의 학술·연구 단체(1780년 설립)다. “회원들의 우수성”을 기린다는 또 다른 취지와 함께 매해 신규 회원을 내부 투표로 뽑는다.
미국 아카데미(회장 로리 패튼)는 지난 23일 누리집 보도자료를 통해 “아카데미는 다양한 분야와 직종에서 탁월한 업적을 기리고 있으며, 새로 선출된 회원들은 놀라울 정도로 폭넓고 영향력 있는 전문성과 리더십을 보여준다”며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사티아 나델라, 언론인 글로리아 스타이넘,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회장, 소설 ‘조이 럭 클럽’의 작가 에이미 탄 등 올해 입회할 신규 회원 248명을 발표했다.
김 시인은 ‘인문예술’ 부문 ‘문학’ 섹션의 신규 회원 8명 가운데 1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환경·여권 운동으로도 유명한 작가 리베카 솔닛 등 7명이 미국인 작가이고, 김 시인이 유일한 국제 명예회원이다. 국제 명예회원(IHM)이란 미 국적자 외 회원 자격을 얻은 이들로, 1781년부터 선출됐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1924, 독일),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1965, 일본)부터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2005, 폴란드), 소설가 오르한 파묵(2008, 튀르키예) 등이 해당된다. 올해엔 김 시인 외 15개국 22명이 국제 명예회원으로 뽑혔다.
김 시인은 1978년 평론, 이듬해 시로 등단해 ‘또 다른 별에서’(1981), ‘어느 별의 지옥’ ‘불쌍한 사랑 기계’ ‘한 잔의 붉은 거울’ ‘당신의 첫’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2022) 등 시집만 14종을 펴냈다. ‘죽음의 자서전’ 영문판으로 2019년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 국제 부문(한국 시집 최초), 미국 루시엔스트릭 번역상을, ‘날개 환상통’ 영문판으로 2024년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한국인 작가 최초)을 수상했다. 재미동포 최돈미(63) 시인이 모두 번역했다.
(임인택, 한겨레, 25.04.28)
'4·3평화상' 알렉시예비치 "한국, 시민 저항의 힘 세계에 증명"
"제주도는 적극적인 저항 정신을 추구하는 신화의 섬입니다. 영악한 악에 맞서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 답을 찾기 위해 제주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제6회 제주4·3평화상을 수상한 벨라루스 출신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ievich·77)는 29일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열린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적극적인 저항 정신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기에 작가로서 이걸 더 어떻게 발전시킬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에 3번째로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과거 첫 한국 방문 때 작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4·3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그는 "그때 한 작가가 저를 '재난 작가'라고 칭하기에 '재난이 아니라 저항하기 위해 힘을 축적하고, 혼과 정신을 축적하는 것을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답하자, 한국에도 저항 정신을 담은 섬이 있다고 알려줘서 '레드 아일랜드'(붉은 섬)에 대해 듣게 됐고, 그 사건(4·3)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계엄 사태를 비롯한 최근 한국 상황에 대해서는 "'민주주의를 믿었어야 했구나. 민주주의에는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저항의 힘이 있었는데, 당황할 필요가 없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저항할 힘도, 뚝심도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최근 한국 상황을 보게 됐다. 이런 역사적 사건에서 배울 수 있는 하나의 교훈은 시민 저항이야말로 진정한 힘이라는 것"이라며 "시민 저항의 경험과 그것을 공유하는 것을 한국 사회가 전 세계에 보여주고 증명해줬다"고 역설했다.
(전지혜, 연합뉴스, 25.04.29)
60대 킬러 변신 이혜영 "20대엔 밀렸지만 이제 '이혜영 시대' 온 게 아닐까요"
“과거에는 독립적 여성 캐릭터가 많지 않았어요. 멜로에서 남성 캐릭터의 상대역이 주였기에, 저는 밀려났었죠."
영화 ‘파과’에서 60대 여성 킬러 조각 역을 맡은 배우 이혜영(사진)은 28일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이런 자리와 관심이 너무 낯설다”라면서도 기대감 가득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외모 때문에 ‘리즈 시절’에 주변부에 머물렀던 자신의 과거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 듯 복잡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더니 ‘이제 나의 시대가 왔다'라는 시그널을 받은 듯 희망 찬 표정으로 빠르게 장면전환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2월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스페셜 섹션에 초청돼 공개됐던 당시 '존 윅', '테이큰' 등 할리우드 액션영화에 비교되며 극찬을 받았고 국내 언론의 반응도 다르지 않자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낸 것이다. 이혜영은 당시 “압도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독보적인 아우라의 여성 캐릭터를 만들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략)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독보적인 분위기와 서구적 외모로 인해 과거 한국 여성 캐릭터에는 딱히 맞는 배역이 없었다. 그런데 그동안 사회는 너무 다양해졌고, 우리 모두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즉 그가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 그동안 쌓아온 관록의 여배우 아우라를 선보이며 만개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여자친구, 엄마, 할머니가 아닌 여성 캐릭터도 주인공일 수 있는 시대에 어쩌면 그는 이미 도달해 있었는지도. 그래서 과거에는 만날 수 없었던 60대 여성 킬러가 그에게 온 것이다.
(연승, 서울경제, 25.04.29)
여성축구 ‘뉴 리더십’…한국인 사업가 미셸 강, 여자축구에 불어넣은 새바람
프랑스 여성축구 명문 올랭피크 리옹(OL 페미닌)은 오랫동안 유럽 무대를 지배해온 절대 강자다. 2004년 창단 이래 총 38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1년부터 2022년까지 11년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UWCL)에서 8차례 우승했다. BBC는 지난 20일 “바르셀로나, 첼시, 아스널 등 유럽 주요 클럽들이 여자팀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리옹의 독주는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이런 리옹을 다시금 정상권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인물이 있다”고 전했다.
주인공은 미국계 한국인 사업가 미셸 강이다. 2023년 구단 지분을 인수한 그는 리옹을 남자팀과 분리된 독립법인으로 전환시키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단순한 구단주를 넘어, 그는 ‘여성축구 최초의 타이쿤’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세계 여성축구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중략)
강 대표는 의료 IT 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뒤, 2019년 미국 여자대표팀 선수들을 만나면서 축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워싱턴 스피릿, 잉글랜드 런던 시티 라이오네시스를 연이어 인수하며 여성축구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리옹 인수로 유럽 시장에도 본격 진입했다. 강 대표는 “여자선수들은 세계 최고 수준 운동선수인데도, 자원과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조금만 밀어주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2023년 8월 취임 직후 그는 “남자 프로팀과 동일한 수준의 관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라고 물었고, 구단 측은 “전담 스태프 11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두 달 만에 11명이 채용됐다. 현재 리옹 여성팀은 영양사, 심리상담가, 퍼포먼스 매니저, 전담 의사 등 전문 인력 24명이 상주하며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다. 구단 CEO 뱅상 퐁소는 “미셸은 단지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는 사람”이라며 “그녀가 없었다면 지금의 글로벌 경쟁 속에서 리옹은 설 자리를 잃었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김세훈, 스포츠경향, 25.04.21)
이민아, 오타와 '1호골' 주인공…홍혜지와 '코리언 더비'서 승리
A매치 83경기에 빛나는 베테랑 미드필더 이민아(33)가 새로 출범한 캐나다 여자축구 노던슈퍼리그(NSL) 오타와 래피드의 '정규리그 1호골' 주인공이 됐다.
이민아는 2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의 TD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토론토와 2025 노던슈퍼리그 첫 경기에서 후반 10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36분 데지레 스콧의 추가골을 보탠 오타와는 후반 추가시간 토론토의 케이리 헌터에게 골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 없이 2-1 승리를 따냈다.
노던슈퍼리그는 올해 출범한 캐나다 최초 여성 프로축구 리그로 6개 팀이 경쟁한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밴쿠버 라이즈FC와 캘거리 와일드FC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열었다.
이민아는 지난 2월 WK리그 무대를 떠나 오타와 유니폼을 입었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던 '멀티플레이어'로 오타와에 먼저 이적한 추효주와 이민아는 '코리언 듀오'를 형성했다.
(이영호, 연합뉴스, 25.04.28)
2024 파리올림픽 3관왕 임시현(한국체대)은 건재했고 2020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광주은행)은 돌아왔다. 올해 주요 국제대회에 출전할 한국 양궁 국가대표 명단이 확정됐다.
임시현은 18일 원주양궁장에서 열린 2025 양궁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에서 4위를 차지하며 종합 배점 5점을 획득했다. 그는 1차 평가전 결과와 파리올림픽 가산점 1.6점을 합산해 최종 배점 14.6점으로 1위에 올랐다. 공동 2위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강채영(현대모비스)과 안산(이상 14점)이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3명이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안산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경험하며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4년 전 도쿄에서 금메달 3개를 휩쓸었던 안산이 파리올림픽에 나서지 못한 것이다. 이제 안산은 대표팀에서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이자 파리올림픽 3관왕 임시현과 동행한다. 두 선수는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만났는데 당시 임시현이 안산을 꺾었다. 올해도 선의의 경쟁이 이어질 예정이다.
(서진솔, 서울신문, 25.04.18)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