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vol.63 | 음악무용 편]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를 들어라 外

2024.04.20 | 조회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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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허시어터

여성주의 공연 큐레이션 메일링 위클리 허시어터입니다.

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4월 셋째 주 위클리 허시어터는 음악과 무용 공연 소식을 모아 전해드립니다. 지난달에 예고해드린 것처럼 시즌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달이라 그 어느 때보다 공연 캘린더가 빽빽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오페라와 클래식 공연이 각각 한 편, 소리극 네 편과 발레 세 편,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이 또 각각 한 편으로 총 열한 편의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5월에 발레 공연이 러시를 이루며 무용 무대는 숨가쁜 공연 사이클을 이어가고, 남산소리극축제 덕분에 때 아닌 판소리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성을 배경으로 한 공연 두 편을 먼저 소개해드립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시즌 개막작으로 <라 트라비아타>를 경성판으로 재해석한 <춘희>를 선보이고,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은 <모던정동>으로 100년 전 정동으로 시간여행을 떠납니다. 서울남산국악당의 소리극축제는 <여설뎐>이라는 제목 아래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를 모았습니다. 이화SORI<솔의 기억>, 창작하는 타루의 <정수정전>, 사부작당의 <청비와 쓰담 특공대>, 방탄철가방의 <배달순>이 차례로 올려집니다.

바쁜 연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씨는 서울시향과 협연 무대를 준비하고 있고, 국립발레단은 신작 <인어공주>를 올립니다. 매튜본 컴퍼니와 유니버설발레단은 나란히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이며 컨템포러리와 드라마 발레의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이경은 안무가가 이끄는 리케이댄스는 신작 <올더월즈>로 현대무용과 스트릿댄스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연이 많아진다는 건 공연장에서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관객들도 덩달아 매우 바빠진다는 건데요, 부쩍 더워지는 날씨 건강도 잘 챙기며 즐겁게 공연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음 달 더욱 흥미로운 공연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장 윤단우 드림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1900년대 초 경성을 배경으로 재해석되어 올려집니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시즌 개막작으로, 박혜진 단장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춘희>로 제목을 바꾼 공연에서 주인공 비올레타는 파리 사교계를 매혹하는 코르티잔이 아니라 기생으로 위장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는 항일운동가입니다. 시대와 배경이 바뀌는 만큼 무대와 의상도 한옥과 한복, 개화기 양장 등으로 일신하게 됩니다.

2017년 국립오페라단에서 주인공들에게 한복을 입혀 개작한 <동백꽃 아가씨>를 선보인 적이 있는데요, 당시에는 한국적 미장센을 만드는 데 집중하며 줄거리에는 손을 대지 않았었지만 이처럼 달라진 이야기가 현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해집니다. 연출은 지난해 서울시오페라단 <투란도트>의 협력연출을 맡았던 이래이 연출이, 대전시향 예술감독 여자경 지휘자가 음악을 맡습니다. 비올레타 역은 소프라노 이혜정, 이지현 씨가 더블캐스팅되었습니다.

일시 04.25 ~ 04.28 |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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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손열음 씨가 이번에는 서울시향과의 협연으로 돌아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제24번을 들려줄 예정인데요,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으로는 드물게 단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차르트가 작곡한 모든 협주곡을 통틀어 가장 진지하고도 드라마틱한 곡으로 평가되는 곡입니다. 모차르트가 독주자를 위한 카덴차를 남겨놓지 않아 독주자가 별도의 카덴차를 준비해야 하는 까다로운 곡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손열음 씨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로 대장정을 완성했는데, 모차르트의 음악팬들께는 더욱 뜻깊은 공연이 될 것 같습니다.

일시 05.09  장소 롯데콘서트홀  |  일시 05.10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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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산국악당의 소리극축제가 올해는 <여설뎐>이라는 제목으로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를 주제로 한 공연들을 모았습니다. 이름하여 불의에 맞서 싸운 여자들의 "썰舌"이 펼쳐지는 축제인데요, 지난해 3개 단체에서 올해는 단체가 하나 더 늘었고, 야외공연도 두 편이 추가되어 잔칫상이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메인공연은 이화SORI의 <솔의 기억>, 창작하는 타루의 <정수정전>, 사부작당의 <청비와 쓰담 특공대>, 방탄철가방의 <배달순>입니다. 전통의 완고함을 깨트리는 창작판소리 무대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여성서사만으로 이루어진 축제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데요, 개별 공연 소개는 하기의 이미지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일시 05.08 ~ 05.18 | 장소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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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정동극장의 올해 공연 라인업도 매우 화려한데요, 정동극장 예술단에서는 관객들을 100년 전 정동으로 안내하는 연희극 <모던정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연장이 위치한 정동의 지역적, 역사적 정체성을 담은 공연으로, 2024년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의 인물 유영이 100년 전 정동으로 타임슬립해 당대의 모던걸 화선과 연실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안경모 연출과 김가람 작가가 의기투합했고, 정보경 안무가가 움직임을 담당합니다. 한국 창작춤부터 찰스턴 스윙, 신민요춤, 레뷰 댄스까지 다양한 장르의 춤이 펼쳐지고, <사의 찬미>, <봄맞이>, <처녀총각>, <그대와 가게 되면> 등 근대 가요와 신민요, 만요 등 당대에 유행한 음악이 그 시절을 재현합니다. 정동 지역의 근대문화유산과 공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 ‘모던정동 한바퀴’도 운영되니 정동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은 놓치지 마시길요.

일시 05.01 ~ 05.04 | 장소 국립정동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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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은 노이마이어 안무의 <인어공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이마이어의 안무작을 국내 발레단이 로열티를 취득해 공연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인어공주>는 2005년 덴마크 작가 안데르센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덴마크왕립발레단이 노이마이어에게 안무를 의뢰해 덴마크 코펜하겐오페라극장에서 초연을 올린 작품으로, 노이마이어가 안무는 물론 무대, 조명, 의상 디자인 일체를 담당했습니다.

노이마이어의 발레는 인어공주를 탄생시킨 시인의 존재를 극중에 삽입해 시인이 등장하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원작의 이야기를 앞뒤로 받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프롤로그의 시인은 자신이 사랑한 에드바드가 헨리에트라는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이 눈물은 바다에 떨어져 인어공주를 탄생시키는 것으로 이야기의 시작을 알립니다. 인어공주 이야기 속에서 인어가 사랑하는 왕자와 이웃나라 공주는 프롤로그에서 에드바드와 헨리에트 역의 무용수가 각각 맡아 이 이야기가 안데르센의 자전적 이야기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냅니다.

이야기는 원작대로 왕자가 공주와 결혼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홀로 남은 인어공주는 에필로그에서 시인과 만나 새로운 세계로 떠납니다. 캐스팅은 아직 미정이지만 발레단 신작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대부분의 회차가 벌써 매진입니다.

일시 05.01 ~ 05.05 |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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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본 댄스컴퍼니가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오랜만에 한국 관객들과 만납니다. 2019년 <백조의 호수>를 선보인 뒤 5년 만의 내한인데요, 2020년 <레드 슈즈>로 내한할 예정이었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연이 취소된 바 있습니다. LG아트센터는 이듬해인 2021년 그의 대표작 4편을 온라인에서 유료중계했는데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때 온라인 상영작으로 한국 관객들 앞에 첫 선을 보였습니다.

매튜 본은 공연의 배경을 현대로 옮겨 오늘날 10대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를 이식했습니다. 원작에서와 같이 10대로 설정된 주인공들의 고민은 가문 간 원한이나 원치 않는 결혼이 아닙니다. 베로나 인스티튜트라는 청소년 교정시설에서 감시와 통제 받는 생활을 하는 주인공들은 약물, 트라우마, 우울증, 학대, 성 정체성 등의 고민을 끌어안은 채 이를 알아주지 않는 어른들과 갈등을 일으킵니다.

매튜 본은 이 이야기를 '지금 이 시대의 10대들의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2018년 영국 전역에서 만 16세에서 19세 사이의 무용수들을 선발하는 대규모 오디션을 실시했는데요, 20대 여성 안무가 아리엘 스미스와의 협업으로 파워풀하고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으로 완성된 작품은 2019년 런던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 명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날 수 있는데, 회차별 캐스팅은 공연 당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일시 05.08 ~ 05.19 | 장소 LG아트센터 LG시그니처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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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유니버설발레단은 케네스 맥밀런 안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6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기념 공연으로 올려진 뒤 무려 8년 만의 재공연입니다. 앞서 소개한 매튜 본 버전과 달리 셰익스피어 원작에 매우 충실한 버전으로, 비슷한 시기에 서로 다른 <로미오와 줄리엣>이 올려져 발레팬들은 드라마 버전과 컨템포러리 버전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또 다른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연은 3일간 5회차로 회차가 그리 많지 않은데, 캐스팅은 아직 3회차만 공개된 상태입니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 서희 씨가 파트너로 다니엘 카마르고와 함께 11년 만에 내한하고, 유니버설발레단에서는 지난해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여성무용수상을 수상한 강미선 씨가 이현준 씨와 파트너가 되어 개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머지 두 회차의 주역은 맥밀런 재단의 오디션을 거쳐 추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일시 05.10 ~ 05.12 |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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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단 리케이댄스도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무가 이경은 씨의 신작 <올더월즈(ALL THE WORLD'S)>인데요, 현대무용과 스트릿댄스의 컬래버레이션으로 꾸며지는 색다른 무대입니다. 공연은 멀티버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며, '갇힌 눈', '차원 이동', '춤 세상', '멀티버스'의 4개 장으로 구성되어 멀티버스 세상에서 다차원으로 확장되는 '나'를 이야기합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2>에 울플러 소속으로 출연해 주목받았던 베이비슬릭 씨의 출연이 예고되어 있어 더욱 기대감을 높입니다.

일시 05.10 ~ 05.12 | 장소 대학로극장 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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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과 바다 이자람 |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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