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vol.55 | 음악무용 편] 토끼를 따라가는 흥미로운 모험 外

2024.02.16 | 조회 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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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허시어터

여성주의 공연 큐레이션 메일링 위클리 허시어터입니다.

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위클리 허시어터 편집장 윤단우입니다.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길고도 짧은 한 주가 지났는데요, 2월 셋째 주 위클리 허시어터는 음악과 무용 공연으로 인사드립니다. 이번 호에서는 음악 공연 세 편, 무용 공연 세 편으로 총 여섯 편의 공연을 소개해드립니다.

음악 공연은 국립오페라단의 국립극장레퍼토리시즌 참가작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5년 만에 내한하는 안네 소피 무터 바이올린 리사이틀, 채수정 명창의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박록주제 흥보가>를 준비했고요, 무용 공연은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보이는 허프로젝트의 <토끼는 어디로 갔나요?>와 <백조의 호수>로 3월의 공연 무대를 나란히 찾아오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소식입니다. 레터 하단의 투어 공연 소식도 확인해주십시오.

위클리 허시어터는 다음 주 공연 관련 리뷰와 기사 등 더욱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모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장 윤단우 드림


국립오페라단은 국립극장레퍼토리시즌 참가작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으로 올 시즌을 시작합니다. 로시니가 21살 때 단 27일 만에 완성한 것으로 알려진 희극 오페라 작품으로, 제목처럼 알제리에 가게 된 이탈리아 여성이 뜻하지 않게 휘말리는 애정 소동극입니다.

주인공은 연인 린도르와 의도치 않게 헤어진 이탈리아 여인 이사벨라, 그는 사라진 린도르를 찾아 헤매다 난파를 당해 알제리에 도착하고, 알제리 영주인 무스타파는 이사벨라에게 한눈에 반하게 됩니다. 문제는 무스타파가 싫증난 아내 엘비라를 곁에서 떼어내기 위해 아내를 다른 남자와 짝지워 이탈리아로 보내려는 데 있는데요, 아내의 새로운 짝으로 점찍은 남자가 린도르였던 겁니다. 린도르는 해적에 의해 납치되어 노예로 알제리까지 오게 되었는데요, 린도르와 극적으로 재회한 이사벨라는 기지를 발휘해 고향으로 돌아갈 계책을 세웁니다.

이사벨라 역에는 로시니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메조소프라노 키아라 아마루, 국내에서 보기 드문 1인 음악극 ‘구텐 아벤트’로 공연계 화제를 불러모은 김선정 씨가 나란히 캐스팅되었고, 엘비라 역에는 소프라노 이혜진, 이해원 씨가 나설 예정입니다.  

일시 02.22 ~ 02.25 |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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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가 5년 만에 내한합니다. 무터는 1976년 열두 살의 나이로 루체른 페스티벌의 영 아티스트 시리즈를 통해 데뷔했고 이듬해 카라얀에게 발탁되어 잘츠부르크 음악제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베를린필과 모차르트 협주곡을 함께 녹음하면서 스타덤에 올랐고,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 콘서트 연주자로서의 커리어를 이어오며 정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의 연주 레퍼토리에는 클라라 슈만의 곡이 포함되어 더욱 반가운데요, 작곡가이기도 했던 클라라 슈만이 피아니스트로 더 유명한 것은 남편이 죽은 뒤 여덟 명의 아이들을 키우며 생계형 연주활동을 하느라 작곡을 놓았기 때문입니다. 클라라의 탄생 200주년이었던 2019년 이후 그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 활발한 재조명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무터는 공연 2부에 클라라 슈만의 로망스를 배치해놓고 있습니다. 이 외에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레스피기의 곡이 함께 연주되며, 서울 공연에 앞서 대전에서 투어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일시 03.13 |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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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 올해의 첫 창자는 채수정 명창입니다. 국내에서 판소리계 1호 박사이기도 한 채수정 명창은 지난해 판소리의 유네스코 등재 20주년을 기념해 ‘세계월드판소리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채 명창이 이번에 부를 <박록주제 흥보가>는 동편제의 명맥을 잇는 소리로, 송만갑-김정문으로 계승되어 온 동편제 소리를 박록주 명창이 새로 다듬은 바디입니다. 바디란 명창이 스승으로부터 전승한 한 마당 전부를 음악적으로 다시 다듬은 소리를 가리키는데, 채 명창은 박록주 명창의 제자 박송희 명창을 사사했고, 2011년 임방울국악제에서 <흥보가> 중 ‘두 손 합장’ 대목으로 대통령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채 명창의 <흥보가> 완창판소리 무대는 21년 공연 이후 3년 만입니다. 지난달 김정민 명창의 <흥보가>를 들으신 관객이라면 더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을 듯합니다.

일시 03.16 |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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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허성임 씨가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토끼는 어디로 갔나요?>를 선보입니다. 작품에서 명시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여기서 토끼는 앨리스를 이상한 나라로 안내하는 그 토끼를 쉽게 연상할 수 있는데, 안무가는 시간과 공간이 다른 인물들을 설정하고 토끼의 역할을 이들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토끼를 따라간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서 여러 사람들과 존재들을 만나지만 이 작품에서 토끼가 안내하는 곳은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검은 욕망과 두려움, 우리가 감추고 싶어 하는 무언가입니다. 토끼를 따라간 우리는 과연 무대 위에서 무엇과 마주하게 될까요. 

일시 03.01 ~ 03.02 |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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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은 <백조의 호수>로 올 시즌을 시작합니다. 정기공연에 앞서 부산 투어 공연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일정인데요, 서울 첫 무대는 예술의전당이 아니라 LG아트센터입니다. 이번에도 박슬기-조연재-심현희 씨의 3인 주역진인데요, 발레단은 지난해 정기공연에서도 <돈키호테> 정도를 제외하면 줄곧 이 3인 캐스트로 공연을 운영해왔는데, 두 솔리스트 무용수들이 어엿한 주역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건 반가운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박슬기 씨를 제외하고 수석무용수들의 컨디션 이슈가 장기화되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도 되네요. 3인 주역 가운데 조연재 씨는 새해를 솔리스트 승급이라는 기분 좋은 소식으로 출발하며 공연이 많은 올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일시 03.27 ~ 03.31 | 장소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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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은 <코리아 이모션 精>을 마치고 <백조의 호수>로 투어를 시작합니다. 용인, 진주, 고양을 거쳐 서울로 올라오는 일정으로, 강동아트센터에서 올리는 서울 공연 역시 극장의 초청을 받은 투어 공연이지만 편의상 본문에 포함시켜 소개합니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하반기 <라 바야데르>를 나란히 올리며 백색발레 대결을 예정하고 있는데요, 3월에 올려지는 두 편의 <백조의 호수>는 그 전초전이 될 것 같습니다. 강미선, 홍향기, 엘리자베타 체프라소바 씨까지 세 주역진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시 03.29 ~ 03.30 | 장소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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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조의 호수 유니버설발레단 | 용인포은아트홀 (03.01 ~ 03.02)
  • 백조의 호수 유니버설발레단 | 김천시문화예술회관 (03.08 ~ 03.09)
  • 백조의 호수 유니버설발레단 |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03.15 ~ 03.16)
  • 백조의 호수 유니버설발레단 |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03.23 ~ 03.24)
  • 백조의 호수 국립발레단 |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03.15 ~ 03.16)
  • 안네 소피 무터 바이올린 리사이틀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03.03)

사랑은 왜 여성의 죽음으로 완성되어야 하는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죽은 여자다 

‘냉장고 속의 여자.’ 1990년대 후반 만화 작가 게일 시몬이 고안한 용어로, 1994년 발행된 DC코믹스 '그린랜턴' 54편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집 냉장고에서 악당의 손에 잔인하게 토막살해당한 여자친구의 시체를 발견하고 분노해 악당을 물리치는 히어로로 각성한 데서 유래했다. 여성 캐릭터의 죽음이 남성 주인공의 성장과 불멸의 사랑을 위한 플롯상 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비판하며 쓰인 말이다. 저자는 그렇다면 “사랑은 왜 여성의 죽음으로 완성되어야 하는가?”라고 질문한다. 답을 위해 고전 열다섯 편을 여성, 죽음, 사랑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읽어낸다. 고전 속 여성들의 죽음에 따라 4개 장으로 나눴다. 1부는 '햄릿'의 오펠리어나 '춘희'의 마르그리트처럼 미치거나 병들어 죽는 여자, 2부는 '안나 카레니나'의 안나,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처럼 스스로를 살해하는 여자, 3부는 '카르멘'의 카르멘처럼 남자에게 살해당하는 여자, 4부는 '물의 요정 운디네'의 운디네처럼 남자를 죽이는 여자다. (중략) 저자는 허위로 가득 찬 삶보다 죽음과 함께하는 사랑을 선택한 고전 속 주인공들을 바라보며 “삶 없는 사랑을 택한 것은 그토록 숭고한 일이었을까”라고 묻는다. 그리고 지금도 혹시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에 괴로워하는 이에겐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사랑보다 귀한 존재다. 기억해야 할 사실은 오직 그것 하나뿐이다.” - 고희진 기자, 경향신문 '책과 삶', 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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