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vol.85 | 연극 편] 우리가 서로를 돌보기 위해 필요한 것은 外

2024.10.06 | 조회 3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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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허시어터

여성주의 공연 큐레이션 메일링 위클리 허시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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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징검다리 연휴는 즐겁게 보내셨나요? 10월 첫째 주 위클리 허시어터는 연극 편입니다. 10월은 각종 축제가 집중되는 시기이다 보니 공연장마다 캘린더가 꽉꽉 차 있어 이번 호 공연을 큐레이팅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벌써 매진된 공연도 있어 공연에 대한 관심도를 짐작할 수 있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모두 열 편의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신작으로는 국립극단 [창작공감: 작가] 무대에 오르는 신효진 작가의 <모든>, 구하나 작가의 <청소하는 마음>, 배해률 작가의 <시차>를 소개하는데요, 작가 이름이 앞에 나오는 작품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국내 초연작으로는 스파프 참가작 <새비지 콜로나이저>, 이란 연출가 아자데 샤미리의 <템포럴(리얼)리티>와 <소리 없는 목소리>, 이자벨 위페르 출연으로 화제가 된 로버트 윌슨의 <메리 스튜어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재연작으로는 극단 돌파구의 <지상의 여자들>, 극단 청년단의 <생활의 비용>, 이여진 작/연출의 <어느 물리학자의 낮잠>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상연작들과 지역 공연도 함께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매호 레터 발행을 준비하다 보면 연극은 공연이 넘쳐 다 소개하지 못하는 반면 뮤지컬은 여성서사나 여성 주역 공연이 많지 않아 편수에 기복이 심한데요, 이에 따라 허시어터에서도 에디터 업무 분장의 효율성을 고려해 앞으로 연극과 뮤지컬 파트는 두 에디터가 공동으로 큐레이팅합니다. 에디터들의 논의가 길어지면서 이번 호 발행도 늦어졌는데요, 다음 호부터는 제 날짜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 뮤지컬 큐레이션으로 다시 인사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에디터 이수아, 한보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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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에서 [창작공감: 작가]의 두 번째 작가 무대로 신효진 작가의 <모든>을 선보입니다. 신효진 작가는 2023년 공모를 통해 선발된 후 다양한 워크숍과 논의, 모니터링 등의 개발과정을 통해 희곡을 집필했습니다. 오늘로 열다섯 살이 된 주인공 랑은 생물학적 엄마 미무와 함께 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를 돌보는 것은 AI 라이카입니다. 랑이 정체불명의 식별 불가능 개체인 노인 페와 만나면서 이야기는 예측 못 했던 지점으로 나아가는데요, 인간의 활동으로 생태계의 파괴와 멸종을 앞둔 시대, AI와 인간의 삶이 완전히 결합된 세계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인간성과 종(種) 간 연결성에 대한 작가의 질문을 귀담아 들어봐야겠습니다.  

일시 10.03 ~ 10.27 | 장소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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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돌파구의 <지상의 여자들>이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2023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서 초연되었고, 연극은 박문영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입니다. 지방의 작은 도시 구주에서는 갑자기 남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 남자들은 어느 날부터 집에 돌아오지 않아 실종 처리가 되기도 하고, 같이 있던 사람의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지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외계 생명체나 특정 종교집단의 소행으로 여기거나 환경오염이 원인이라고 생각하며 무성한 소문을 만들어냅니다. 사라진 남자들의 공통점은 폭력적인 성향을 가졌다는 점인데요, 이제 남자들이 사라진 도시에서 여자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연극은 원작의 세계관을 확장해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일시 10.11 ~ 10.20 | 장소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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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제도민 출신 예술가들의 크리에이티브팀 FCC에서 <새비지 콜로나이저>로 SPAF에 참가합니다. 2023년 오클랜드 아트페스티벌에서 호평받은 신작으로, 시인 투시아타 아비아의 동명의 시를 무대로 옮긴 것입니다. 투시아타 아비아는 첫 시집 『내 치마 밑의 들개들』을 여성 1인극으로 극화해 전 세계를 돌며 투어 공연을 올렸고, 2020년에는 뉴질랜드 공로훈장 회원으로 선정, 시와 예술 분야에 대한 공로로 뉴질랜드 공로훈장을 받았습니다. 이듬해인 2021년 네 번째 시집 『새비지 콜로나이저』를 통해 태평양 제도민 출신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오컴상을 수상했습니다. 작품은 사모아 여학생들이 손뼉치기 놀이를 하며 나우루섬 잔학 행위를 노래하거나, 태평양 제도민 출신 투어 가이드가 백인들이 가득한 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한 지침을 설명하는 장면 등으로 식민지, 노예제, 대량 학살, 성적 학대, 인종차별 등의 사회적 주제를 이야기합니다. 

일시 10.19 ~ 10.20 |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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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연출가 아자데 샤미리의 작품 두 편이 국내 무대에 소개됩니다. 아자데 샤미리는 테헤란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연극 및 퍼포먼스 작가로, 그는 연극, 렉처 퍼포먼스, 영상 설치 등을 통해 개인적 서사와 역사의 기록을 통한 현실 탐색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템포럴(리얼)리티>와 <소리 없는 목소리>로, <템포럴(리얼)리티>는 역사적으로 상상된 서구의 재현 양상을 살펴보는 한편 오늘날 유럽 연극계에서 이란인 퍼포머가 차지하는 위상을 성찰하고, <소리 없는 목소리>는 2070년 이란을 배경으로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과거의 진실을 찾아헤매는 이란 여성 나바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현재 직면한 질문들을 돌아봅니다. 아자데의 무대 위 식민주의 비판은 우리의 현재와 어떤 교감을 나누게 될지,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해지는 작품입니다.

일시 10.21 / 10.25 ~ 10.26 | 장소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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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청년단의 <생활의 비용>이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지난해 초연 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되었고, 올해는 백상예술대상 백상연극상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폴란드계 미국인 극작가 마티나 마이옥의 원작은 2016년 윌리엄스타운시어터 페스티벌에서 초연되어 2018년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했으며,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에도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마이옥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이 작품이 처음입니다. 마이옥은 올해 초연된 뮤지컬 <갯츠비: 미국인의 신화> 극본을 쓰기도 했습니다. <생활의 비용>은 두 쌍의 인물들 간 상호의존성을 극화하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실직한 트럭 운전사인 에디와 그의 아내 안나는 21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이혼을 결정하고 별거 중입니다. 그러나 안나가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자 에디는 간병을 위해 안나 곁으로 돌아옵니다. 이민 1세대 여성 제스는 명문대를 졸업하고도 극심한 가난 때문에 알바를 전전하며 노숙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명문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존에게는 뇌성마비 장애가 있습니다. 존은 자신의 외출 준비를 도와줄 도우미로 제스를 고용하는데요, 이렇듯 사회적, 경제적, 정서적, 신체적으로 서로 다른 취약성과 특권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인물들은 관계 맺음과 상호 돌봄을 잘 수행해낼 수 있을까요. 번역과 연출을 맡은 정지수 연출은 원작 속 외로움에 주목해 타인과의 관계나 돌봄 없이 살아갈 수 없는 현대인의 문제를 다룹니다.

일시 10.22 ~ 11.03 | 장소 미아리고개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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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다, 사랑이 아니다>, <이게 나야>의 구하나 작가와 <올모스트 메인>,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의 김은(김은영) 연출이 의기투합해 신작 <청소하는 마음>을 선보입니다. 2024 신촌문화발전소 청년예술 창작지원 공모 선정작으로, 청년 1인가구의 돌봄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 일에 치여 가사노동을 할 여력이 없는 20대 여성 소진은 플랫폼 업체를 통해 청소매니저인 20대 여성 재희를 고용합니다. 재희가 청소 일을 시작한 것을 알게 된 재희의 엄마 선영은 "내가 너 파출부나 하라고 지금까지 뒷바라지한 줄 알아?"라며 반대합니다.

제작진은 공연 소개를 더 케어 컬렉티브의 『돌봄 선언: 상호의존의 정치학』을 인용해 "우리는 너무 많은 돌봄 요구를 너무 오랫동안 '시장'과 '가족'에 의존해 해결해왔다. 우리는 그 의미의 범주가 훨씬 넓은 돌봄 개념을 만들 필요가 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는데요, 공연은 플랫폼 노동을 통해 외주화되고 있는 돌봄노동의 현실을 돌아보며 돌봄에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질문합니다.

일시 10.25 ~ 11.02 | 장소 신촌문화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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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아티스티 배해률 작가의 신작 <시차>가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20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벌어진 사회적 참사를 배경으로,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부조리한 죽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섣부르고 불완전할지언정 타자에게 선하려는 의지를 발동합니다. 1994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 병실에서는 참사 소식으로 세상이 산란한 가운데 퇴원을 준비하던 최윤재는 병실 동기 최희영이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이만이라도 남편에게서 떼어놓고 싶다는 최희영의 말은 최윤재가 어떤 결심을 하는 계기가 됩니다.

20년이 지나고 어느 병원 부속 장례식장, 장례지도사 최세민은 쪽잠이 들었다가 낯선 얼굴의 망자가 자신을 꺼내달라고 애원하는 꿈을 꿉니다. 한편 새로 부임한 병원장에 의해 무연고 장례식이 중단되고, 곧 장례를 앞두고 있던 연고 없는 한 고인은 안치실에 갇히게 됩니다. 최세민은 이 고인의 얼굴이 낯익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20년의 시차를 둔 이 이야기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우리를 놀라게 할까요. 연출은 <은의 혀>, <더 라스트 리턴>, <편입생> 등의 윤혜숙 연출이 맡았고 <20세기 블루스>, <금성여인숙>, <빈센트 리버> 등의 배우 우미화 씨가 출연합니다.

일시 10.29 ~ 11.16 | 장소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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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물리학자의 낮잠>이 10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물리학이론을 통해 삶의 본질을 바라보는 과학연극으로, 2012년 이여진 작가의 극본으로 '봄작가 겨울무대'에서 <평행우주 없이 사는 법>이란 제목으로 처음 선보인 뒤, 2014년 과학문화 민간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현재의 제목인 <어느 물리학자의 낮잠>으로 개정된 버전을 올렸습니다. 물리학을 통해 우주의 생성과정을 설명하려는 물리학도 차연과 경찰서에서 기억을 잃고 자신의 존재를 설명하려는 노파를 중심으로 두 인물의 시공간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평행우주처럼 병렬되고 중첩되기 시작합니다. 차연 역은 <천개의 파랑>,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의 류이재 씨가, 노파 역은 <연안지대>, <출입국사무소의 오이디푸스> 등의 윤현길 씨가 맡았고, 이번 공연은 이여진 작가가 김종우 연출과의 공동연출로 선보이며 연출로도 활동 영역을 확장합니다.

일시 10.31 ~ 11.03 | 장소 씨어터 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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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문화재단이 재단 창립 20주년을 맞아 로버트 윌슨의 <메리 스튜어트>를 올립니다. 이미지극의 대가로 불리는 로버트 윌슨은 무용, 움직임, 조명, 조각, 음악, 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의 매체를 대담하게 엮어 새로운 비주얼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명망이 높은데요, 특히 그가 연출한 필립 글래스의 오페라 <해변의 아인슈타인>은 20세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힙니다. 프랑스 국민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을 맡은 것으로 화제가 되며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되었는데요, 작품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스코틀랜드 마지막 여왕 메리가 자신의 운명을 뒤흔드는 시대에 맞서 싸우는 진실을 독백으로 토로하는 1인극입니다. 위페르가 연기하는 무대 위 메리 여왕은 어떤 모습일지, 예매를 놓친 분들은 취소표라도 노려보셔야 할 듯합니다. 

일시 10.01 ~ 10.02 | 장소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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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과 강 명동예술극장 ( ~ 10.19)
  • 바스커빌: 셜록홈즈 미스터리 예스24아트원 3관 ( ~ 10.20)
  • 사운드 인사이드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 ~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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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10.19 ~ 10.20)
  •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 남한산성아트홀 대극장 (10.25 ~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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