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vol.81 | 연극 편] 가부장 체계에 도전하는 두 여성의 해방과 저항의 목소리 外

2024.09.08 | 조회 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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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공연 큐레이션 메일링 위클리 허시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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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9월 첫째 주 위클리 허시어터는 연극 소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에디터 이수아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총 일곱 편의 공연을 준비했는데요, 기대되는 신작 프로덕션과 축제 무대에 오르는 여러 참가작들로 공연장이 다시금 러시를 이루고 있어 큐레이팅이 너무 어려웠답니다. 엄선한 공연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해드립니다.

그 어느 때보다 신작 소식이 풍성한 시즌이 아닌가 싶은데요, 국립극단 프로덕션으로 첫 선을 보이는 <간과 강>, 극단 적의 국내 초연작 <몰타의 유대인>, DAC 아티스트 신진호 연출의 <애도의 방식>, 여성연극제 무대에 오르는 극단 소금창고의 <특별한 방문자>가 모두 신작입니다. 그리고 스파프 참가작으로 국내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LOD뮤직시어터의 <우먼, 포인트 제로>, 앙코르 공연으로 돌아온 극단 경험과상상의 <정의의 여인들>, 투어 중인 극단 물결의 <의자 고치는 여인>도 함께 소개합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상연작들과 지역 공연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저는 다음 호에서 더욱 재미있고 흥미로운 공연 소식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에디터 이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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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경험과상상의 <정의의 여인들>이 돌아옵니다. 경험과상상 대표인 류성 연출이 알베르 카뮈의 원작 <정의의 사람들>을 여성의 이야기로 개작한 것으로, 2018년 극단 유혹의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올려진 뒤 2022년 여주인공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경험과상상의 레퍼토리작으로 공연하고 있습니다. 당시 여주인공 페스티벌에서 대상과 연출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극단 창단 10주년을 맞는 올해는 세월호 10주기를 기리는 의미를 담아 지난 5월 공연에 이어 이번에 앙코르 공연을 올리게 됐습니다.

원작은 1905년 러시아제국의 세르게이 알렉산드로비치 대공 암살사건을 주도한 러시아 혁명단원들의 이야기입니다. 세르게이 대공은 로마노프 왕조의 12대 군주였던 알렉산드르 2세의 다섯 번째 아들로, 알렉산드르 2세는 1881년, 세르게이 대공은 1905년 폭탄 테러에 의해 암살당했습니다. 류성 연출은 원작의 이야기를 여성들의 차별과 억압의 체제를 바꾸기 위해 투쟁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로 재창작하여 기존의 남성 인물들인 혁명 단원들을 모두 여성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단일 캐스트로 진행되었던 5월 공연과 달리 전 배역에 더블 캐스팅을 적용해 배우들의 연기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일시 09.10 ~ 09.22 | 장소 창작플랫폼 경험과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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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물결의 <의자 고치는 여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 도시를 돌며 투어 공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하남 관객들과, 9월에는 성남 관객들과 만납니다. 원작은 모파상의 다른 작품들이 그렇듯 인생에 대한 깊은 비애감을 느끼게 하는데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부모를 따라 떠돌이 생활을 하며 의자를 고치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온 주인공(모파상이 이 주인공에게 이름도 붙여주지 않은 탓에 주인공은 그저 ‘의자 고치는 여자’일 뿐입니다)은 열한 살 때 우연히 만난 소년 슈케를 사랑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무려 55년간, 그러니까 평생에 걸쳐 슈케를 사랑하지만 이 사랑은 짝사랑으로 그칩니다.

성인이 된 슈케는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했고, 이를 알게 된 주인공은 연못에 몸을 던져 자살을 시도합니다. 다행히도 연못 근처를 지나가던 한 행인이 주인공을 구해 슈케의 약국(슈케의 직업은 약사입니다)으로 데려가는데요. 슈케는 주인공에게 다시는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 말라고 말하고, 주인공은 이 말에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주인공은 평생 이 마을 저 마을을 떠돌며 의자를 고쳐서 번 돈을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않고 모아 유산으로 슈케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나고, 슈케는 당연하다는 듯 그 돈을 받습니다.

소설에서 주인공의 이야기는 베르트랑 후작의 저택에 모인 사람들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 오른 화제로 소비되는데, 유산을 받은 슈케의 결말과 별개로 이 자리의 마무리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은 후작 부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이 세상에서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여자뿐이군요!”라고 말합니다. 송현옥 연출의 연극은 베르트랑 후작의 저택을 현대로 옮겨 주인공의 사랑을 바라보는 현대인의 관점을 더하고 있는데요, 객석에서 이 무대를 바라보는 현실의 현대인들에게는 이 사랑이 어떻게 느껴질까요. 관극을 마치시고 허시어터에 의견 보내주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일시 09.13 ~ 09.14 | 장소 성남아트리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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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연극제가 올해로 9회째를 맞이했습니다. 허시어터에서는 작가전에 선정된 극단 소금창고의 <특별한 방문자>를 소개해드립니다. 이 무대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초연작으로, 김수미 작가와 이자순 연출이 의기투합했습니다. 작품은 시골의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를 배경으로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인 소진의 장례식에 20년 전 소진에게 버림받은 딸 지완이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가슴속에 20년간 소식이 끊어진 엄마에 대한 원막이 가득한 지완의 눈에는 노래하고 웃으며 유품을 서로 나누는 잔치처럼 엄마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의 여자들이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데요, 지완은 게스트하우스를 처분하겠다고 통보하고 여자들은 당황스러워하며 지완을 만류합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 지완과 여자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배우진으로는 정혜승, 강선숙, 양미경, 이정미, 황연희, 이혜연, 서진, 정현기, 김효배, 박선혜, 민해심, 최윤기, 한아름, 정소민 씨가 출연합니다.

일시 09.11 ~ 09.15 | 장소 민송아트홀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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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적이 <몰타의 유대인>을 국내 초연합니다. 셰익스피어와 동시대에 활동한 영국의 극작가 겸 시인 크리스토퍼 말로의 희곡이 원작으로, 돈에 눈이 멀어 딸까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비정한 유대인 바라바스를 주인공으로 삼아 당시 팽배했던 물신주의를 신랄하게 경고하는 작품입니다. 돈밖에 모르는 유대인이라는 점에서 셰익스피어 작 <베니스의 상인>의 주인공 샤일록이 떠오르지만 샤일록이 사회로부터 받는 부당한 차별에 반기를 들고 나름의 복수를 꾀하다 실패하고 몰락하는 인물로 그려지며 납득할 만한 서사를 갖는 반면 바라바스는 당대 유대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 조형한 듯한 전형적인 악인으로 그려집니다.

돈밖에 모르는 바라바스는 자신의 돈을 뺏은 사람에게 가장 끔찍한 방법으로 복수하고, 자신을 배신한 사람은 자신의 딸일지라도 가차없이 살해합니다. 신화 속 영웅이나 왕과 같은 고귀한 인물의 추락이 아니라 욕망을 극한으로 추구하는 비루한 인물의 비참한 몰락을 다루고 있어 당대 비평가들은 주인공의 몰락으로 끝나는 결말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쉽게 비극으로 분류하지 못했습니다. 번역과 각색은 극단 적의 마정화 대표가, 연출은 상임연출인 이곤 연출이 맡았는데요,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주인공 바라바스 역을 곽지숙 씨가 연기한다는 점입니다. 이 외에 바라바스의 딸 아비게일 역은 심연화 씨가, 몰타의 사기꾼 필리자보르자 역은 백은경 씨가 맡아 기대감을 높입니다.

일시 09.21 ~ 09.29 |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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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에서는 신작 <간과 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이향 작가의 2020년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으로, 국립극단 프로덕션을 통해 처음으로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작품입니다. 한강이 보이는 낡은 빌라에 살고 있는 L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어깨 통증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어깨의 통증은 점점 심해져가고, 집 안에는 갑작스러운 싱크홀이 생깁니다.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는 싱크홀을 바라보며 L과 남편 O는 농담을 주고받다 서로의 진실을 대면하게 됩니다. 동이향 작가는 “미래라는 시간에 출구 없이 갇혀버린 우리 안 ‘공허’에 관한 우화”라고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인수 연출이 연출을 맡고 주인공 L 역은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보존과학자> 등에 출연한 송인성 씨가, 남편 O 역은 국립극단 시즌 단원 강현우 씨가 맡아 연기합니다.

일시 09.27 ~ 10.19 | 장소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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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 아티스트 신진호 연출의 신작 <애도의 방식>이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안보윤 작가의 <애도의 방식>, <완전한 사과> 그리고 미발표작 <딱 한 번>을 연결해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한 작품으로, <딱 한 번>의 학교폭력 가해자의 죽음 이후 이야기와 <애도의 방식>의 유족과 목격자의 갈등, 그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완전한 사과>를 엮어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 범죄자 가족들의 진실과 진심을 쫓아갑니다.

주인공은 오빠로부터 지속적인 폭력을 당해 온 기간제 교사 소윤으로, 소윤은 오빠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범죄자가 되면서 온라인상에 개인 신상 정보가 퍼지게 되어 결국 학교에서 해고를 당합니다.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동네로 떠나 정착한 소윤은 초등학생 동주를 학교에서 집까지 바래다주는 하교 도우미 일을 하게 되는데요, 어느 날 학교 앞에서 승규에게 폭력을 당하는 동주를 목격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섭니다. 하지만 의도와 다른 결과로 이어지며 소윤은 하교 도우미에서도 해고당하게 됩니다. 이 뒤얽힌 폭력의 가피해는 어떤 결말을 보여주게 될지 무대에서 확인해볼 일입니다.

일시 10.01 ~ 10.19 | 장소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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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D뮤직시어터의 <우먼, 포인트 제로>가 스파프 참가작으로 국내 관객들과 만납니다. 이집트 작가 나왈 엘 사다위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이집트의 시몬 드 보봐르로 불리는 엘 사다위는 남성의 권위와 이슬람의 경건성을 중시하는 이집트 사회가 감추고자 했던 할례, 가정폭력, 명예살인, 강간, 조혼 등을 공론화하며 가부장제와 이슬람을 신랄하게 비판하다 투옥되었고, 급기야는 고국에서 추방당했습니다. 1977년 출간된 소설은 엘 사다위가 투옥되었을 당시 만난 사형수 피르다우스(영어로는 '파라다이스', '천국'을 의미하는 아랍어)라는 여성의 실제 사건을 극화한 것입니다.

무대화를 위해 원작 소설을 각색한 스테이시 하디는 남아프리카에서 겪은 자신의 경험과 현대적 시각을 더해 원작의 이야기를 재해석했습니다. 공연은 가부장적 사회체제에 도전하는 페미니스트 활동가 파트마와 그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려는 사마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2022년 프랑스 남부 오페라축제인 액상프로방스페스티벌에서 초연되었습니다. 공연은 기존 오페라 장르의 문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멀티미디어 오페라로 탄생해 작품 내적으로는 가부장제의 권위에 도전하고 작품 외적으로는 기존 오페라의 권위에 도전해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형식으로 작품을 선보입니다.

일시 10.04 ~ 10.05 |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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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스커빌: 셜록홈즈 미스터리 예스24아트원 3관 ( ~ 10.20)
  • 사운드 인사이드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 ~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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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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