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배달, 좋긴 좋은데... 왜 찜찜한 거지?

배달앱🩷자취생, 우린 운명일까?

‘자취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라고 하면 사미는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 나나요? 여러 가지 키워드가 있겠지만, 호니는 배달앱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국내 배달앱 시장은 1인가구의 증가와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아마 살면서 단 한 번도 배달앱을 써보지 않은 자취생은 있을지 몰라도, 딱 한 번만 써본 혼삶러는 없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직접 요리하는 게 어려운 분들이라면 배달앱은 그야말로 필수 앱이라 볼 수 있죠. 

그런데 요즘 배달앱 시장이 심상치 않아요. 올 초부터 너도 나도 무료배달을 선언하더니 최근엔 배달의민족까지 멤버십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면서 국내 대표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 모두 멤버십 서비스를 갖추게 됐는데요. 

이용자 입장에선 여러 가지 혜택을 받으면 당연히 좋기야 할 테지만,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든다는 분도 적지 않아요. 배달앱들이 왜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하는지, 이 경쟁에 끝엔 뭐가 남게 될지 오늘 레터에서 하나씩 짚어볼게요.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 힘들다 진짜

지난 코로나19 시기를 기억하나요?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 나홀로 성장세를 보였던 시장이 있죠.

맞아요🙆 바로 배달앱 시장이에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하면서 외식이 힘들어지자 자연스레 집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이들이 늘게 됐고 이에 따라 배달앱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는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 서비스(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 2조7000억원에서 2020년 17조3000억원으로 급성장한 이후 2021년 26조2000억원, 2022년 26조6000억원까지 증가했어요. 

하지만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

지난해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데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음식 값과 배달비의 동반 상승 등 악재까지 겹쳤잖아요. 그러다 보니 작년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역성장하게 됐습니다. 

이같은 흐름은 배달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배달앱 3사의 MAU는 총 2949만6304명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5만4134명이 빠져나간 수치예요. 

☄️특명: 돌파구를 찾아라! 

배달앱들도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 모색에 나섰어요. 가장 먼저 위기 탈출 전략으로 내세웠던 것은 바로 ‘묶음 배달’입니다. 

사실 기존 배달앱은 묶음 배달이 기본이었죠. 그런데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한집배달 전략으로 등장과 동시에 이용자 수를 끌어모으면서 배민과 요기요도 단건배달 서비스를 내놓게 됩니다. 

하지만 배달앱들 간의 단건배달 경쟁으로 인해 배달 라이더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결국 배달비 상승이라는 결과가 초래됐어요. 당초 2000원 안팎이던 배달비가 5000~6000원, 심한 경우 1만원까지 치솟게 된 거죠😱

이로 인해 이용자들의 원성이 커지자, 각 배달앱은 다시 ‘알뜰배달’, ‘세이브배달’ 등의 이름으로 묶음배달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진 않았어요. 묶음배달을 선택하면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에 비해 배달비 절약 폭은 크지 않았기 때문이죠. 

할인 정책도 빼놓을 수 없어요. 쿠팡이츠는 지난해 4월부터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주문 금액에서 5~10%를 할인하는 정책을 펼쳤는데요.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도 이때부터예요. 위기를 느낀 배민 역시 10% 할인 쿠폰 상시제공으로 이용자 지키기에 나섰어요. 

하지만 이것만으론 역부족이었던 걸까요🤷 배달앱 시장의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는데요. 이대로 배달앱의 인기는 시들해지는 걸까? 하던 그때, 쿠팡이츠가 승부수를 띄웁니다.

올해 3월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내놓은 거예요.

지난해 말 기준 와우 회원 수는 약 1400만명으로, 우리 국민 5명 중 1명은 와우 회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들 회원 모두 묶음배달 선택 시 주문횟수나 주문금액, 배달거리 등에 따른 제한 없이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시장이 들썩였습니다. 

⚪쿠팡이츠로 시작된 스노우볼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서비스를 선포한 지 단 6일 만인 4월 1일, 배민도 무료배달 쿠폰 무제한 제공으로 맞섰어요. 해당 쿠폰도 알뜰(묶음)배달을 이용하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었는데요. 

다만 이용자가 주문할 때마다 쿠폰을 새로 다운받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함으로 거론됐어요. 쿠폰을 깜빡한 경우 그대로 배달비를 내야 했기에 꼼수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죠. 그러자 12일 3시부터는 아예 모든 알뜰배달에 배달비 무료가 자동으로 적용되도록 했어요. 

요기요는 최소 주문 금액 1만5000원 이상인 경우 실속(묶음)배달은 물론, 한집배달까지 무료 배달비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어요.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요기패스X에 가입하면 최소 주문금액을 채우지 않아도 무료배달이 가능하고요. 

쿠팡이츠의 급성장세로 점유율 3위로 밀려난 요기요는 지난달 요기패스X의 구독료를 한시적으로 2900원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는데요. 얼마 전엔 구독료를 앞으로도 계속 2900원으로 고정하겠다고 발표했어요. 2900원만 내면 한 달 내내 배달비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배달앱을 사용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배달비 부담이 사라지자 그동안 배달앱을 외면했던 이용자도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에요.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의 4월 MAU는 3408만9912명으로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했어요. 

특히 가장 먼저 무료배달을 선언한 쿠팡이츠의 경우 MAU가 684만명을 기록하며 1년 만에 108.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배민(2174만명)과 요기요(550만명)가 같은 기간 각각 0.5%, 25.7% 감소한 것과 대조되는 양상이에요. 

얼마 전엔 배민이 유료 멤버십 서비스 ‘배민클럽’ 출시를 예고하기도 했죠. 아직 월 구독료와 멤버십 혜택 등 구체적인 사항은 발표된 바 없지만, 월 구독료를 내고 유료 회원이 되면 배달비 무료부터 B마트 배송비 무료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배민클럽이 정식 출시되면 배달앱 3사 모두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게 되는 것인데요. 무료배달로 시작된 배달앱 3사의 경쟁이 멤버십으로 옮겨붙는 모습이죠.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지 흥미롭게 지켜볼 포인트입니다✨

🙄좋긴 좋은데 왜 이렇게 찜찜하지…? 

배달비 무료. 분명 이용자 입장에선 반갑고 좋은 일임에 틀림 없는데요. 일부 이용자 사이에선 왠지 모르게 찜찜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요. 소비자 혜택이 커진 만큼 누군가는 이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데 이를 영세 자영업자에게 떠넘기지 않겠냐는 의심인 거죠. 

😿배달앱 자체배달, 울며 겨자먹기

실제 무료배달 경쟁이 본격화 되고 난 이후 외식업주들의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어요. 현재 배달앱 3사 모두 자체 배달에 대해서만 무료 배달을 제공하고 있죠. 플랫폼에서 주문을 받되 배달은 식당이나 배달대행사가 부담하는 ‘가게 배달’에는 무료배달이 적용되지 않아요. 

문제는 자체 배달의 경우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건데요. 소비자는 같은 값이면 되도록 무료배달을 이용하고자 하니 매출이 아쉬운 자영업자들은 높은 수수료를 감수하고 자체 배달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거죠.

배민을 예로 들어볼까요. 배민의 경우 ‘배민1플러스’에 가입해야 배민의 자체 배달인 ‘배민배달’ 제공이 가능해요. 배민1 플러스 가입 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주문 중개수수료 음식값의 6.8%(부가세 포함 7.48%)와 배달비 2500~3300원(부가세 별도)입니다. 

배민배달로 1만원짜리 주문이 들어오면 점주가 배민에 내는 배민1플러스 상품 이용요금은 중개 이용료 680원에 배달요금 3300원, 결제수수료 300원 등 4280원에 부가세 10%까지 더하면 4708원이 되는 거죠. 

그래도 기존에는 점주가 매출 상황에 따라 자체 배달 이용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무료배달 정책이 시작되고 난 이후 상황은 달라졌어요.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전체 배달 주문에서 무료배달 이용 비율이 70% 이상일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이렇게 대부분의 소비자가 무료배달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수수료를 아끼겠다고 자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 매출이 크게 내려앉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쿠팡이츠의 스마트 요금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스마트 요금제의 경우 배달비는 1900~2900원은 비교적 낮은 대신 주문 중개 수수료는 9.8%로 배민보다 훨씬 높죠. 

여기에 전자결제대행(PG)사 몫의 결제정산수수료 3%와 부가세 10%까지 더해지면 매출의 최대 30%가 배달앱 이용 관련 비용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자영업자 부담, 내 알 바 아님…진짜?

사실 외식업주 외에도 무료배달로 인해 피해를 보는 곳은 더 있어요. 기존에 음식점의 배달을 도맡았던 배달 대행 업계도 대표적이고요. 주요 배달앱 3사를 제외한 나머지 배달앱도 타격을 피할 수 없고요. 

그렇지만 사실 소비자 입장에선 이같은 관련 업계의 피해가 와닿지 않는 게 사실이기도 하죠. 5000~6000원 배달비를 부담해야 했을 땐 도대체 어떻게 배달 시켰나 싶을 정도로 체감되는 무료배달 혜택이 크긴 하니까요😅 

하지만 업계에선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전반적인 외식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어요. 배달앱의 무료배달 경쟁으로 업주들에게 부담되는 배달비가 결국 소비자의 음식값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거예요. 

쿠팡이 쿠팡이츠 무료배달 대상인 와우 멤버십 회비를 58%나 인상한 것만 보더라도 더 큰 혜택을 누리고 싶다면 소비자가 지갑을 더 열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셈인데요. 

고물가 시대에 플랫폼과 외식업주, 라이더, 소비자까지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이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플랫폼 업계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사미의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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