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레터 시즌 9

187. 경험의 역설 🧐

강점에서 기준으로 굳어질 때

2026.01.27 | 조회 7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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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코칭

 

2026.01.27 | 187호 | 구독하기 | 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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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리더에게 확신을 준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를 빠르게 알려준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경험을 리더십의 자산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경험이 어느 순간 질문을 줄이고, 다른 선택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시작할 때, 경험은 더 이상 자산이 아니라 판단을 고정시키는 틀이 된다. 그렇다면 경험은 언제 리더를 성장시키는 강점이 되고, 언제 같은 판단을 반복하게 만드는 함정이 되는가?

 

리더가 경험을 쌓을수록 판단이 빨라진다. 🏃🏻‍♂️

낯선 상황에서도 과거의 장면을 즉각 떠올리고, 결과를 예측하며, 결정을 내리는 데 주저함이 줄어든다. 이는 분명한 강점이다. 반복되는 업무와 위기 상황에서 리더는 매번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아도 경험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조직의 암묵적 규칙, 사람들의 반응, 성과를 내는 방식에 대한 감각은 대부분 이런 축적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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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가 되는 지점은, 경험이 어느 순간부터참고 자료가 아니라판단의 출발점으로 작동하기 시작할 때다. 특히 성공 경험은 쉽게 하나의 정답으로 굳어진다. “그때는 이렇게 해서 잘 됐다는 기억은 이후의 상황을 바라보는 렌즈가 된다. 이 렌즈를 의심하지 않을수록, 리더는 경험을 통해 배우기보다 경험에 의해 판단이 제한되기 시작한다.

 

통제일까, 책임감일까?🤷🏻‍♀️

한 중간관리자의 사례를 보자. 그는 초기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위임하는 편이었다. 다만 몇 차례의 프로젝트에서 일정이 늦어지거나, 구성원이 판단을 미루다 문제가 커진 경험을 반복적으로 겪었다. 그때마다 그는 직접 개입해 상황을 수습했고,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는 큰 실패 없이 마무리되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그의 방식은 조금씩 달라졌다. “이번엔 믿고 맡기겠다고 말했지만, 이전보다 중간 보고가 늘었고, 중요한 결정은 다시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이를 통제라기보다 책임감이라고 인식했다. 실제로 일정 관리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방식은 하나의 기준으로 굳어졌다. 프로젝트는 안정적으로 운영됐지만, 팀원들은 점점 지시를 기다리게 되었고, 스스로 판단하려는 움직임은 줄어들었다.

이 리더의 문제는 위임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다. 반복된 경험 속에서 형성된직접 확인해야 안전하다는 기준이 새로운 상황에서도 자동으로 작동하면서, 리더와 팀 사이에 그어진 경계선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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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함정 😱

변화와 세대 문제에서는 경험의 함정이 더욱 선명해진다. “예전에는 다 이렇게 했다는 말은 설명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무조건 따르라는 선언에 가깝다. 이 말이 반복되는 조직에서는 새로운 방식이 시도되기 전에 이미 미숙함이나 책임 회피로 해석된다. 리더는 자신이 변화를 거부한다고 느끼지 못한다. 자신의 경험이 검증된 방식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인간 판단의 일반적인 특성과 맞닿아 있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인간의 판단이 숙고 이전에 빠른 직관에 의해 먼저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이 직관은 무작위가 아니라 과거 경험과 학습의 결과다. 리더십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리더는 충분히 고민한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이미 형성된 경험 기반의 직관이 상황을 빠르게 재단한다. 이후의 논리와 설명은 그 판단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뒤늦게 수행한다.

조직학습 연구자인 크리스 아지리스(Chris Argyris)는 학습을단일고리 학습이중고리 학습으로 구분했다. 단일고리 학습은 기존의 가정과 기준을 유지한 채, 방법과 행동만 조정하는 방식이다. 반면 이중고리 학습은 그 행동을 낳은 기준과 가정 자체를 점검하는 학습이다.

 

크리스 아지리스(Chris Argyris)
크리스 아지리스(Chris Argyris)

경험의 관점에서 보면 단일고리 학습에서는 과거의 경험이 검증된 기준으로 고정되어, 이후의 상황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반면에 이중고리 학습에서는 경험 자체가 점검의 대상이 되며, 그 경험이 지금의 상황에도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으로 작동된다. 경험을 질문의 출발점으로 다루는 조직에서는 경험이 학습의 자원이 되지만, 경험을 기준으로 고정하는 조직에서는 같은 방식의 반복을 강화하는 장치가 되게 된다.

 

함정에 빠지는 건 필연적인가?

그렇다면 경험 많은 리더는 필연적으로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는가? 그렇지 않다. 경험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점검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숙한 리더는 경험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옆에 둘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이 과거와 정말로 같은 지, 아니면 익숙함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지를 구분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다.

 

이를 위해 리더는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 이 판단은 지금의 상황 때문인가, 과거의 기억 때문인가?

✔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사실인가, 아니면 여러 번 반복해 본 패턴인가?

✔ 만약 이 경험이 없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경험은 리더를 성장시킨다. 📈

동시에 경험은 리더를 가장 쉽게 고정시킨다. 차이는 경험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다. 경험을 확신으로만 사용할 때 그것은 함정이 된다. 경험을 질문과 함께 다룰 때, 그것은 다시 강점이 된다. 리더십의 성숙은 더 많은 경험을 쌓는 데서 오지 않는다. 이미 가진 경험을 다르게 사용하는 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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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코칭 파트너

박신후 코치(K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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