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레터 시즌 9

201. 실행은 위아래가 아니라 옆에서 멈춘다

2026.08.18 | 조회 6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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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코칭

 

2026.08.18 | 201호 |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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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팀장이 분기 목표를 정하고 역할을 나눴다. 팀원들은 성실하고 주간 회의도 거르지 않는다. 그런데 3주째 같은 항목이 '진행 중'에 머물러 있다. 이유를 물으면 답은 늘 팀 외부에서 찾는다.

"데이터팀에 요청했는데 아직 회신이 없습니다." "법무 검토가 다음 주로 밀렸습니다." "영업 쪽 일정이 확정돼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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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팀장은 어떻게 할까. 대개 팀 안쪽을 조인다. 점검 주기를 늘리고, 진행률 표를 만들고, 담당을 다시 확인한다. 그러나 멈춰 있던 자리는 그대로다. 팀 안에서는 아무도 게으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여섯 편에 걸쳐 리더의 의사 결정을 다뤘다. 그러나 잘 결정한 조직에서도 일은 자주 멈춘다. 그리고 멈추는 자리는 대개 리더가 들여다보고 있는 곳이 아니다.

 

리더는 세로축을 본다.

실행이 더디면 리더의 시선은 위아래로 움직인다. 조직도에 선명하게 그려진 세로선, 상사와 부하로 이어지는 축이다. 목표가 불명확했나, 지시가 부족했나, 담당자가 움직이지 않나를 살핀다.

그러나 Sull과 동료들이 250개 이상의 기업과 약 8천 명의 관리자를 조사한 연구는 다른 문제를 보여준다[1]. 관리자의 84%는 상사와 직속 부하를 항상 또는 대부분 믿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다른 부서나 사업부 동료를 '항상' 믿을 수 있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고, '대부분'까지 포함해도 절반 정도였다. 같은 회사 동료라고 해서 외부 파트너보다 약속을 더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적어도 약속 이행의 관점에서 보면, 실행의 숨은 병목은 세로축보다 가로축에 있었다.

 

옆에서 막히면 사람은 조용히 우회한다.

유관 부서에서 일이 막혔다고 해서 구성원이 곧바로 리더에게 알리는 것은 아니다. 기다리느니 차라리 우리가 하자며 일을 중복해서 만들고, 고객과의 약속이나 자기 산출물을 늦추기도 한다. 손이 많이 갈 것 같은 기회는 아예 집어 들지 않기도 한다.

겉으로는 큰 갈등이 없다. 다만 일이 조금씩 느려진다.

리더가 흔히 택하는 해법도 장기적으로는 문제를 키울 수 있다. 일이 막히면 리더가 상대 조직의 리더에게 직접 연락해 해결한다. 빠르고 확실하다. 그러나 이것이 반복되면 구성원은 옆과 협상하기보다 위로 올리는 법을 배운다. 조율은 리더의 일이 되고 팀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잃는다.

리더가 대신 풀어주는 만큼, 조직은 스스로 푸는 법을 잊는다.

 

그렇다면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할까. 옆의 문제를 대신 해결하기보다, 구성원이 유관 부서와 일하는 방식을 바꾸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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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리더는 유관 부서에 걸린 일을 관리 대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실행 계획에는 대개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가 적힌다. 여기에는 가로축의 협업에 대한 내용이 없다. 한 줄을 더 넣어야 한다.

"이 일을 끝내기 위해 어느 부서에서 무엇을 언제까지 받아야 하는가?"

이 때 '법무 검토 대기', '데이터팀 협조 필요'와 같은 상태 표시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구에게 무엇을 요청했고, 언제까지 받기로 했는지가 있어야 한다.

점검의 순서도 바꿀 필요가 있다. 팀 안에서 진행되는 일은 비교적 잘 보이지만, 유관 부서에 걸린 일은 묻지 않으면 숨어버린다. 주간 점검에서 "다른 부서에 요청해 두고 아직 받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를 먼저 묻는 것만으로도 지연을 일찍 발견할 수 있다.

의존관계를 늦게 발견하면 요청도 늦어진다. 우리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상대 부서에는 자기 계획에 없던 새로운 일일 수 있다. 실행의 지연은 때로 상대의 무성의보다, 우리가 의존관계를 늦게 발견하고 요청을 늦게 건 데서 시작된다.

 

둘째, 리더는 구성원의 요청이 약속이 되게 한다

Sull Spinosa는 실행의 기본 단위를 단순한 지시나 계획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약속'에서 찾았다[2]. 좋은 약속은 무엇을 언제까지 할지가 분명하고, 상대가 실제로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받아들였으며, 그 합의가 관계자들에게 공유되어야 한다.

그래서 구성원이 "요청했습니다"라고 보고할 때 리더는 한 걸음 더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

"누구에게 했나요?" "그 사람은 언제까지 가능하다고 했나요?"

"검토해 보겠습니다"라는 답은 아직 약속이 아니다. "가능하면 이번 주까지 부탁드립니다"라는 요청도 마찬가지다.

반면 "이 자료가 고객 제안서에 필요합니다. 15일까지 이 형태로 전달해 주실 수 있을까요?"라는 요청은 다르다. 무엇이 필요한지, 왜 필요한지, 언제까지 필요한지가 분명하다.

답을 받아온 것과 지켜질 답을 받아온 것은 다르다.

상대가 경력이 많거나 직급이 높을 때 구성원은 "일단 보겠습니다"라는 답을 약속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닐 수 있다. 그 답이 3주 뒤 "조금 늦어질 것 같습니다"로 돌아오면 대안을 찾을 시간이 없다.

그래서 리더는 묻는다.

"그 날짜가 가능하다고 했나요, 아니면 해보겠다고 했나요?"

그리고 다시 확인해야 한다면 무엇을 물을지도 알려준다.

"15일이 어렵다면 언제가 가능한지, 전부가 어렵다면 어디까지 가능한지 확인해 보세요."

이것이 리더가 직접 전화를 거는 것과 다른 지점이다. 리더가 나서면 당장의 문제는 빨리 풀릴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협상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면 구성원은 다음번에 스스로 문제를 풀 수 있다.

지금 날짜를 조정하는 비용은 작다. 그러나 지켜지지 않을 약속을 믿고 기다린 3주의 비용은 크다.

합의한 내용은 기억에만 맡겨두지 말고 회의록이나 메일에 남겨야 한다. 무엇을 언제까지 하기로 했는지가 기록되어야 약속의 기준도 분명해진다.

같은 원칙은 우리 팀이 다른 부서로부터 받은 요청에도 적용된다. 옆의 신뢰는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지켜서 쌓인다.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 지금 우리 팀에서 멈춰 있는 일은 안에서 막혔는가, 밖에서 막혔는가?
  • 다른 부서의 협조가 필요한 일을 우리는 얼마나 일찍 발견하고 요청하는가?
  • 우리가 받은 답은 정말 약속인가, 아니면 모호한 가능성인가?
  • 우리 팀이 다른 부서에 한 약속 가운데 조용히 미뤄지고 있는 것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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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실행력은 팀 안에서 완결되지 않는다. 조직도에는 세로선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일이 멈추는 곳은 종종 그려져 있지 않은 가로선이다.

 

 


[1] Sull, D., Homkes, R., & Sull, C. (2015). Why strategy execution unravels—and what to do about it. Harvard Business Review, 93(3), 57–66.

 

[2] Sull, D. N., & Spinosa, C. (2007). Promise-based management: The essence of execution. Harvard Business Review, 85(4), 79–86.

 

 

하우코칭 파트너

박신후 코치(K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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