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승범입니다.
저는 지난 30여 년 동안 참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
신문기자로 시작해 광고회사에서 일했고, 대전엑스포와 월드컵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이후에는 터보기계 회사에서 일본시장을 개척했습니다. 무역회사를 운영하기도 했고, 책을 쓰고 번역하고 출판하는 일도 했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을 연결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는 분인가요?”
사실 저 자신도 오랫동안 그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지 못했습니다.
기자, 광고인, 해외영업 담당자, 경영자, 번역가, 코치.
직업의 이름은 계속 바뀌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제가 해온 일은 달랐지만, 일하는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었다는 사실을요.
서로 다른 일에 숨어 있던 하나의 공통점
대전엑스포에서는 전시 공간과 관람객의 경험을 연결했습니다.
터보기계 사업에서는 한국의 기술과 일본 고객의 요구를 연결했습니다.
출판에서는 일본의 지식과 한국 독자들의 현실을 연결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한 사람이 살아온 경험과 앞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연결합니다.
겉으로 보면 전혀 다른 일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같은 과정이 있었습니다.
남들이 지나치는 차이를 발견하고, 그 안에 숨어 있는 가치를 찾아내고, 새로운 맥락에 맞게 바꾸어 실제 결과로 만드는 것.
저는 뒤늦게 이 일의 이름을 분명하게 붙였습니다.
토털 프로듀싱(Total Producing).
지난 30년을 돌아보니 저는 직업을 여러 번 바꾼 사람이 아니라, 서로 다른 현장에서 토털 프로듀싱을 해온 사람이었습니다.
경험이 많다고 자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을 보면 10년, 20년, 심지어 30년 넘게 한 분야에서 일한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자신의 경험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막막해합니다.
“제가 특별히 잘하는 게 있을까요?”
“이 나이에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한 일을 어떻게 돈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저는 그 질문을 조금 다르게 바꿔보고 싶습니다.
“나는 그동안 어떤 문제를 반복해서 해결해 왔을까?”
직함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를 떠나면 명함도 바뀝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내렸던 판단, 사람을 설득했던 방법, 서로 다른 것을 연결했던 경험은 남습니다.
그것을 발견하고 정리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쓸모 있는 형태로 바꿀 수 있다면, 경험은 비로소 자산이 됩니다.
자산이 되려면 ‘쓰임’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경험을 멋지게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까지 연결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시장을 개척한 경험이 있다고 해봅시다.
그저 “일본 영업 13년”이라고 소개하는 것과, “한국의 기술기업이 일본 고객에게 신뢰를 얻고 시장에 진입하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다릅니다.
후자는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보입니다.
경험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의 쓰임입니다.
제가 HOW NEXT에서 하려는 일도 바로 이것입니다.
가치를 발견하고, 재해석하고, 설계하고, 연결해서, 실제 움직임으로 만드는 것.
이번 주의 HOW NEXT
이번 주에는 자신의 이력을 정리하기보다 다음 질문 하나를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내가 오랫동안 해왔지만, 아직 제대로 이름 붙이지 못한 일은 무엇일까?”
너무 거창한 답을 찾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주 부탁하는 일일 수도 있고, 자신에게는 너무 당연해서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능력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 안에 앞으로 10년을 바꿀 씨앗이 있을지 모릅니다.
한 가지 여쭙고 싶습니다
오늘 편지를 읽으면서 떠오른 경험이 있으셨나요?
“나는 이런 일을 오래 해왔는데, 이게 자산이 될 수 있을까?”
그런 경험이 있다면 이 메일에 답장으로 한두 줄만 들려주세요.
꼭 정리된 이야기일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여러분이 어떤 경험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다음 편지에서 또 뵙겠습니다.
서승범 드림
HOW NEXT | 토털 프로듀서
경험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다음 한 수를 만듭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