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NEXT LETTER #005
안녕하세요. 서승범입니다.
터보기계를 일본에 팔던 일을 떠나 제 이름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한동안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회사 이름을 빼고 나면 내게 무엇이 남을까?”
13년 동안 한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제품이 있었고, 회사 이름이 있었고, 일본의 고객과 파트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떠나는 순간 그것들은 더 이상 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품도 회사에 남았고, 브랜드도 회사에 남았습니다.
그렇다면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의 말을 듣는 방식.
문제가 생기면 책상에서 답을 찾기보다 현장으로 가서 증거를 찾는 방식.
한국과 일본의 서로 다른 생각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방식.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기보다 상대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찾아내는 방식.
그리고 일이 막혔을 때 “그러면 다음에는 무엇을 해볼까?”를 생각하는 습관.
제품은 남겨두고 나왔지만 이런 것들은 제게 남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이것을 ‘자산’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오래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익힌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래서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람의 경력을 들여다보면 비슷한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10년, 20년을 일했는데도
“저는 특별한 게 없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유독 그 사람에게 부탁하던 일이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맡게 되던 역할이 있고,
남들은 어려워하는데 본인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이 경력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는 경험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력은 지나간 시간의 기록이지만,
경험자산은 그 시간을 앞으로 다시 쓸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사람의 경력을 볼 때 이런 질문을 합니다.
“무엇을 했습니까?”보다 “그 일을 하면서 무엇이 당신에게 남았습니까?”
회사 이름도 빼보고, 직함도 빼보고, 제품과 서비스 이름도 빼봅니다.
그래도 남는 것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이 진짜 자기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제게 반복되는 하나의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차이를 보고, 숨은 가치를 찾아, 맥락에 맞게 바꾸고, 다음 움직임을 만드는 것.
돌아보면 터보기계를 팔 때도 그랬고, 책을 번역할 때도 그랬고, 사람들과 책을 읽을 때도,
지금 HOW NEXT를 만들 때도 그랬습니다.
하는 일은 계속 바뀌었지만 그 안에서 제가 사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질문들을 모아 HOW NEXT의 첫 번째 미니북을 만들었습니다.
《10년 일했는데, 왜 나는 팔 것이 없을까?》
답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자기 경험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30개의 질문을 담았습니다.
직접 답을 적어볼 수 있는 워크북 PDF도 함께 만들었습니다.
오래 일했지만 내 이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면,
처음부터 사업 아이템을 찾으려고 하기보다 이 질문부터 한번 해보셨으면 합니다.
“회사 이름을 빼고 나면, 내게 무엇이 남을까?”
그 답 안에 생각보다 많은 것이 들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전자책 PDF + 워크북 PDF 9,900원
《10년 일했는데, 왜 나는 팔 것이 없을까?》 보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험에서 다음 한 수를.
서승범 HOW NEXT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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