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eekly AI Sadari 32호
안녕하세요, AI 전도사 문단열입니다.
요즘 저는 제가 AI로 뽑은 결과물이 조금 무섭습니다. 별로여서가 아니에요. 그럴듯한데, 어딘가 '어디서 본 것' 같아서요. 이번 주는 그 찜찜함의 정체를 파봤습니다. 왜 내 결과물이 자꾸 남의 것처럼 나오는지, 그리고 그걸 다시 내 것으로 돌려놓는 법까지요.
📚 오늘의 학습자료(슬라이드·팟캐스트·퀴즈)는 레터 맨 아래 링크에 담아뒀습니다. 출퇴근길 10분이면 충분해요.

🎯 AI가 평균만 뱉는다면, 아직 안 꺼낸 내 자산이 있다는 뜻

지난주, 저는 AI에게 "이번 분기 보고서 초안 써줘"라고 던졌습니다.
돌아온 건 그럴듯했어요. 목차도 있고, 문장도 매끄럽고, 형식도 반듯했죠. 그런데 이상하게 손이 안 갔습니다. 왜? 별로여서가 아니었어요. 제 게 아니어서였습니다. 어디서 본 평균. 딱 그거였어요.
요즘 다들 이걸 'AI 슬롭'이라고 부릅니다. 무턱대고 "해줘" 하니까 AI가 쓰레기 같은 답을 내놓거나, 천편일률적인 답을 내놓는다는 거죠. 맞아요. 그런데 여기서 다들 놓치는 게 하나 있습니다. AI가 평균을 뱉은 건 AI가 평균이라서가 아니라, 제가 준 게 평균이라서예요. 그리고 제가 평균을 준 건 제 진짜 알맹이가 아직 제 머릿속에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은 각자 자기 영역에서 오랜 시간 뭔가를 쌓아왔습니다. 일만이 아니에요. 살림, 운동, 육아, 취미, 사람 상대하는 법까지. 남들은 모르는데 나는 아는 것들. "이 상황엔 이렇게", "이건 이 순서로", "이건 절대 이렇게 하면 안 돼" 이런 것들을 우리는 이걸 '감'이라 부르고, 좀 어렵게는 암묵지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이미 부자예요. 다만 그 자산이 전부 머릿속에 묶여 있을 뿐이죠.
제 강의 첫 시간에 늘 하는 게 있어요. 대단한 도구가 나올 줄 알고 오신 분들에게, 종이 한 장을 내밀고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하고 계신 일 하나를 골라서, 더는 쪼개지지 않을 때까지 적어보세요." 첫 종이엔 대개 세 덩어리가 나옵니다. "자료 찾고, 정리하고, 보고한다." 세 번째 종이에 가서야 열 몇 줄이 나와요. 그 종이를 받아 든 분들 표정이 다 비슷합니다. 자기가 매일 하는 일을, 처음 본 사람의 표정.
그 열 몇 줄이 바로, 머릿속에만 있던 자산을 난생처음 밖으로 꺼낸 순간입니다. 저는 이걸 책에 이렇게 적었어요.
감으로는 AI에게 못 넘기고, 기록으로는 넘길 수 있다

감으로 있는 한 그건 아무 데도 못 갑니다. AI한테도 못 넘기고, 후배한테도 못 물려주고, 심지어 나조차 다시 꺼내 쓰기 어려워요. 그런데 종이 위로 꺼내는 순간, 그건 넘길 수도 있고 다시 쓸 수도 있고 쌓을 수도 있는 진짜 '자산'이 됩니다. 머릿속 암묵지를 꺼내 공개지로 만드는 것, 저는 이게 요즘 가장 중요한 개인의 자산화라고 봅니다.
그래서 AI 슬롭은 나쁜 소식이 아니에요. 신호입니다. AI가 평균을 내놓는 딱 그만큼이, 내가 아직 꺼내지 않은 나예요. 결과가 '아무나 것' 같다면, 그만큼의 내 자산이 아직 머릿속에서 잠자고 있다는 뜻이죠. 이걸 꺼내는 일은 'AI 잘 쓰는 잔기술'이 아닙니다. 내 경험을 자산으로 바꾸는 일이에요. 한 번 꺼내 놓으면 계속 쓰니까요.
시작은 거창하지 않아요. 뭘 시키기 전에, 머릿속 판단 몇 개만 밖으로 꺼내면 됩니다. 딱 세 개. 이건 무엇을 위한 건지(목적), 어떤 순서로 갈지(절차), 뭘 하면 안 되는지(금지선). 이 세 줄이 결과를 평균에서 '내 것'으로 옮기고, 동시에 잠자던 내 감을 처음으로 자산으로 바꿔줍니다.
📋 이번 주 액션 아이템
☑️ 1. 최근 AI로 뽑은 결과물 하나를 열어, 딱 한 가지만 물어보세요. "이거 내 거야, 아무나 거야?" → 답은 이미 알고 계실 거예요.
☑️ 2. 그 일을 다시 시키되, 목적 한 줄만 붙이세요.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 머릿속에만 있던 내 기준 하나를 꺼내는 겁니다.
☑️ 3. 이번엔 절차를 세 단계로 나눠 다시 시키고, 화요일 버전과 나란히 놓아보세요. → "아, 이게 내 자산이었구나"가 눈에 보입니다.
그런데 한 번 꺼낸 자산도, 매번 즉흥으로 다시 꺼내면 쌓이질 않아요. 그래서 저는 꺼낸 걸 빠지지 않게 '형태'로 고정해봤습니다. 그 얘기를 실험실에서 이어갈게요.

🧪 이론 하나를 2시간에 가르치려다, 앱을 만들었습니다
섹션에서 "자산은 꺼내서 형태로 고정해야 쌓인다"고 했죠. 제가 그걸 제 현업에 그대로 해본 얘깁니다.
저는 몇 년간 'AI에게 어떻게 지시해야 원하는 게 나오는가'만 붙들고 살았어요. 그 감을 처음엔 일곱 가지로 정리했습니다(PE7이라 불렀어요). 그런데 기업을 넘어 공공기관에 들어가 보니, 일곱 개로는 부족했어요. 규칙, 제약, 해선 안 되는 것, 근거로 삼아야 할 것… 지켜야 할 게 훨씬 많았거든요. 그래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열두 가지로 다시 벼렸습니다. 이름은 OK12. OK는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에서 따왔어요. 지시란 결국, 흩어진 요소들을 하나로 지휘하는 일이니까요.
여기까지가 이론입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이 열두 가지를, 강의장에서 딱 2시간 안에 몸에 배게 하려니 도무지 안 되는 거예요. 슬라이드로 열두 개를 주르륵 넘기면? 그거야말로 '슬롭 강의'죠. 다 듣고 나가도 손에 남는 게 없어요. 머리로 아는 것과 손이 아는 건 다르니까요.
그래서 저는 강의 자료 대신, 앱을 만들었습니다. 직접이요.

화면은 단순해요. 위에 요청을 한 줄 넣고, 왼쪽 칸을 하나씩 누르면 그 요청이 OK12에 맞게 점점 채워집니다. 버튼을 누르면 실제 AI가 답하고요. 교육생은 설명을 '듣는' 게 아니라, 칸을 채울 때마다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눈으로 '봅니다'. 앱엔 이 문장을 박아뒀어요.
같은 모델인데도, 칸을 채울수록 결과물이 구체적·구조적으로 바뀝니다.
강사가 "이렇게 하세요" 백 번 말하는 것보다, 본인이 칸 하나 채우고 결과가 확 바뀌는 걸 한 번 보는 게 셉니다. 열두 가지를 외우게 한 게 아니라, 겪게 만든 거죠.
그리고 눈치채셨을지 몰라요. 이 앱 자체가 섹션에서 한 얘기의 증거입니다. 저는 제 강의 감(암묵지)을 OK12라는 공식으로 꺼냈고, 그걸 다시 앱이라는 형태로 고정했어요. 한 번 만들어두니 강의마다 다시 씁니다. 감이 자산이 된 겁니다.

💡 이 이야기를 '조직 단위'로 하고 싶다면
여기까지 읽고 이런 생각 드신 분 계실 거예요. "나 혼자 잘 시키는 것도 좋은데, 우리 팀 전체가 이렇게 일하면 어떨까?"
사실 저는 요즘 그 일을 합니다. 개인에게 챗봇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조직 전체가 일하는 방식을 AI 위에 다시 짓는 교육이요. 흔히 AX(AI 트랜스포메이션)라고 부르죠.
최근에는 한 대형 공기업의 1급(처장급) 리더분들 앞에서 이 방식과 앱을 그대로 돌렸습니다. 제일 긴장됐던 현장이었어요. 그런데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것도 그 자리였습니다. 이분들은 위(경영 의도)와 아래(실무 기준)를 동시에 아는 계층이라, 지시를 칸으로 푸는 일에 원래 강하시더라고요.
특히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 팀원마다 AI 결과물 편차가 커서 매번 다시 손보게 되는 분
- "AI 도입"은 했는데 정작 일하는 방식은 그대로인 조직
- 지시·검수·책임의 기준을 팀 공용어로 통일하고 싶은 리더
거창한 도구 도입 전에, 우리 조직의 일과 지시부터 함께 정리하는 자리를 만듭니다. 우리 팀에도 되는지 궁금하시면 편하게 문의 주세요.
문의 메일: school@sadarifilm.com
📧 오늘의 학습 자료
아래 링크에 오늘의 학습자료들을 담아뒀어요!
출퇴근시간에 10분만 투자해서 복습해보세요. 매주 쌓이면 당신의 자산이 됩니다.
💌 구독하세요
매주 월요일 아침 8시, 당신의 뇌가 가장 편한 방식으로 최신 AI 인사이트를 전해드립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