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하루도 무사히 버티셨나요?
창밖의 어둠이 집 안까지 스며드는 이 시간, 문득 저의 가장 위태로웠던 아침이 떠올라 편지를 씁니다.
몇 년 전의 저는 학교 일과 집안일, 그리고 끝이 없는 양육의 굴레 속에서 매일 '방전'된 상태로 눈을 떴습니다. 어느 날 아침, 한 눈을 비비며 출근길 운전대를 잡았을 때였어요.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지금 살짝 사고라도 난다면, 그래서 병원에 며칠만 누워 있을 수 있다면... 그럼 합법적으로 쉴 수 있지 않을까?'

깜짝 놀라 고개를 저었지만, 그건 제 진심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다치는 것보다 쉬지 못하는 게 더 무서웠을까요. 우리는 이토록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파괴해서라도 '쉼'의 명분을 찾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림 속 항아리 밑바닥에 자리한 저 작은 동네를 보세요. 우리가 지키고 싶어 했던 그 소박한 일상은, 사실 우리를 옥죄는 감옥이 아니라 우리가 피워낼 꿈의 토양입니다. 다만, 너무 뜨겁고 치열하게만 달려오느라 그 토양이 바짝 말라버렸던 것뿐이지요.

사고가 나야만 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당신은 지금 이 자리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도 멈출 권리가 있습니다.
꿈은 화려한 성취의 순간이 아니라, 가장 힘들고 깊은 어둠 속에서 몽실몽실 떠오릅니다. 그 어둠과 침묵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낸 사람만이, 자신만의 속도로 피어나는 저 다채로운 꽃들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항아리에 지금 고여있는 것이 막막한 어둠뿐이라 해도 절망하지 마세요. 그 깊은 어둠은 머지않아 당신을 소생시킬 가장 비옥한 자양분이 될 테니까요.
부디 오늘은 사고 같은 극단적인 휴식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차 한 잔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허락으로 밤을 채우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평범한 오늘이, 가장 위대한 희망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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