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지 쇼파드

방돔광장으로 들어가는 길목, Place Vendome 1번지에서부터 반기는 쇼파드. 2014년에 방돔 광장 1번지의 오뗄 빠띠뀔리에(hotel particulier)를 사들여서 아름다운 쇼파드 매장으로 변신시켰다.

시계에서 주얼리까지, 역사를 딛고 미래를 보는 브랜드

쇼파드의 역사는 1860년에 시작된다. 시계 무브먼트 생산자로 시작한 쇼파드는 곧 시계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1937년에 본부를 제네바로 옮기면서, 그 시기 이후 생산된 쇼파드의 시계에는 <제네바 인장> (Seal of Geneva, Poinçon de Genève) 이 부여된다. (주1) 제네바 인장이란, 무브먼트가 제네바 칸톤 경내에서 생산된 시계에 부여되는 인장으로, 제네바 인장 시계를 생산하는 다른 시계 브랜드는 까르띠에, 바슈롱콩스탕탱, 로저뒤뷔가 있다.

원래 시계 회사로 시작한 쇼파드는 주얼리 컬렉션이 따로 없었다. 주얼리는 쇼파드를 인수한 슈펠레 가의 리더십 하에 생긴 것이다. 1963년, 독일 주얼리 워치 명가인 슈펠레 가(家)의 칼 슈펠레 3세(Karl Scheufele III)는 시계 생산자를 인수하고자 하는데, 마침 후계자가 없던 폴-앙드레 쇼파드와 협의 후 쇼파드 브랜드를 인수하게 된다.

주얼리 워치 명가라는 슈펠레의 명성에 걸맞게, 새로운 오너들은 쇼파드의 장인 정신과 주얼리 워치 디자인 감성을 결합해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하는데, 이것이 바로 1973년에 출시된 해피 다이아몬드(Happy Diamonds) 시계이다. 사파이어 글라스 두 장 사이로 고정되지 않은 베젤 셋 다이아몬드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기발하고 장난스러운 디자인은 출시되자마자 반응이 뜨거웠고, 지금까지도 쇼파드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얼리 워치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쇼파드는 본격적으로 주얼리 라인도 기획하기 시작하는데, 그 중심에는 칼 슈펠레 3세의 딸 카롤리네 슈펠레가 있다. 당시 24살이었던 카롤리네의 첫 디자인은 뱃속에 유색 보석과 다이아몬드가 찰랑거리며 춤추는 귀여운 삐에로 브로치였다. 이로써 쇼파드는 주얼리의 세계에도 발을 들이게 된다.

관대함과 친절함, 윤리적 주얼리

쇼파드는 핵심적인 가치로 관대함(generosity)와 친절함(kindness)를 내세워 왔는데, 이에 걸맞게 윤리적 경영에도 관심이 높다.

2018년에는 시계와 보석의 제작에는 페어마인드 골드(fairmined gold), 즉 공정채굴 금만을 사용하겠다는 성명을 내놓았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쇼파드는 페어마인드 인증을 부여하는 기관인 책임채굴연함(ARM, Alliance for Responsible Mining)도 후원하고 있다.

주얼리에 사용되는 보석과 금의 출처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은 물론, 스위스에 있는 공장의 운영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거나, 약품처리가 필요한 공정의 경우에도 유독성이 덜한 화학약품을 일부러 골라서 사용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환경에 대한 임팩트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그 어떤 명품 보석 브랜드보다 많이 하고 있는 브랜드이다.

시네마와 쇼파드 - 황금종려상의 제작자

칸느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Palme d’Or)의 수상자에게는 칸느의 상징인 황금 종려나무, 즉 야자수의 잎에서 모양을 따온 트로피가 주어진다. 1997년, 쇼파드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카롤리네 쇼이펠레가 디자인을 리뉴얼한 이후로 지금까지 쇼파드가 제작하고 있다. 에메랄드 컷 모양의 락 크리스탈에 비스듬히 기대 있는 황금 종려나무 잎은 2014년부터 쇼파드의 자랑인 페어마인드 골드로 만들어진다.

황금종려상의 제작으로 대표되는 쇼파드와 영화계의 파트너십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칸느의 레드카펫을 걷는 수많은 스타들을 위해 주얼리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영화 감독과의 협의하에 영화의 주인공에게도 스토리와 연출에 어울리는 주얼리 컬렉션을 생산하곤 한다. 2022년에는 <Chopard Loves Cinema>라는 제목으로, 쇼파드와 시네마의 끈끈한 관계를 뽐내는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