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 진심
20세기 초, 미키모토가 진주 양식 기술을 상업화하고 보급한 후, 일본은 진주 양식 및 수출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타사키 슌사쿠 역시 1933년, 큐슈 인근해에서 진주 양식장을 시작하고, 1954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주얼리 브랜드를 만들기에 이른다.
타사키는 진주 양식장을 직접 운영하는 유일한 명품 주얼리 브랜드이다. 나가사키현(長崎県)과 미에현(三重県)에 아코야 진주 양식장을, 인도양의 안다만 제도(Andaman Islands)에 남양진주 양식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는데,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쿠주쿠시마(九十九島)의 아코야 농장에서만 100만 개가 넘는 진주조개(엄밀히 말하면 굴)를 양식하고 있으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진주 양식과 수확부터 그 처리와 선별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인하우스(in-house)로 이루어지는 것이 타사키라는 진주 명가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런 만큼 지역과 환경에도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타사키는 양식장에서 일하는 장인을 현지 주민 위주로 고용하는 정책이 있다. 쿠주쿠시마의 양식장에서 진주를 수확한 뒤 남은 굴은 현지 기업들에게 기부하고, 껍데기는 처리해서 비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굴의 일부는 현지 직원들이 굴튀김을 해 먹는다는 재미있는 비화가 있을 정도. 또한, 굴은 바다의 플랭크톤을 먹으면서 자라 바닷물을 자연스럽게 정화하기 때문에, 진주 양식이란 얻는 만큼 바다에 좋은 영향으로 돌려주는 사업인 셈이다.
*미키모토 코키치(御木本 幸吉, 1858-1954), 일본의 진주 사업가이자 진주 양식의 아버지.
리츠 파리, 전설
파리 리츠 호텔은 방돔 광장 15번지에 위치한 독보적인 상징성을 갖는 호텔인데, 이 호화로운 호텔은 1898년 세자르 리츠에 의해 건설되었다. 당시 작가, 예술가, 영화배우, 그리고 갑부들의 아지트로 유명했고, 그 중 특히 유명한 고객은 물론 코코 샤넬과 어니스트 헤밍웨이다. 지금도 파리 리츠 호텔에 가면 "코코 샤넬 스위트 룸"에 묵고, "바 헤밍웨이"에서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
문학에서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밤은 부드러워(Tender is the Night)"와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에서, 영화에서는 오드리 헵번 주연의 "하오의 연정(Love in the Afternoon)"과 "백만달러의 사랑(How to Steal a Million)"에서도, 파리 리츠 호텔은 럭셔리의 상징으로 등장하곤 한다. 특히 헤밍웨이는 "파리에 갔을 때 리츠 호텔에서 묵지 않을 유일한 이유는 돈이 없다는 것(When in Paris, the only reason not to stay at the Ritz is if you can’t afford it)"라고 할 정도였다.
타사키는 그 전설적인 파리 리츠 호텔의 1층에 부띠끄로 위치하고 있는데, 단지 번지수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콜라보레이션의 역사를 갖고 있다. "Ritz Paris par TASAKI"는 타사키와 리츠 호텔의 협업으로 탄생한 하이 주얼리 컬렉션 시리즈의 이름으로, 이미 세 개의 컬렉션이 존재한다. 파리 리츠 호텔의 역사와 낭만을 타사키만의 디자인 언어로 표현한 환상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César Ritz (1850-1918), 스위스의 호텔리어. 그의 이름을 딴 리츠 호텔 체인이 유명하다.
타사키, 다이아몬드?
타사키는 진주뿐만 아니라 양질의 다이아몬드 역시 취급하고 있다. 타사키는 일본 유일의 “사이트홀더(Sightholder)”인데, 이는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공급자 드비어스그룹(De Beers Group)과 직접 다이아몬드를 거래할 자격이 있는 회사라는 뜻이다. 세계적으로 사이트홀더 계약을 갖고 있는 회사는 70여개에 그치며, 이 책에서 소개하는 브랜드 가운데에서는 타사키가 유일하다.
사이트홀더가 된다는 것은 다이아몬드의 품질은 물론 그 윤리성과 트레이서빌리티(traceability; 공급망을 거치는 원자재의 출처와 이동경로 등을 추적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이다. 킴벌리프로세스(Kimberley Process; 전쟁자금조로 유통되는 다이아몬드의 불법 유통을 통제하기 위해 맺어진 협약)를 지킨 원석만 수입하고, 드비어스그룹과의 계약규정에 따라 공급의 윤리성과 투명성 기준을 지킬 의무가 있다.
이렇게 까다로운 사이트홀더 계약을 통해 공수한 다이아몬드는 뛰어난 품질과 기준 이상의 윤리성이 담보된다. 타사키는 진주 양식장을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인만큼, 다이아몬드에 있어서도 원자재인 보석의 질에 집착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표 디자인
밸런스(Balance)
아코야 진주가 골드 위에 줄지어 있는 밸런스(Balance) 라인은 타사키의 간판 디자인이다. 여러 개의 진주가 나란히 있기 때문에, 진주의 광택이나 색감에 있어서 작은 차이도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같은 크기, 같은 광택, 같은 색상의 진주를 구해서 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데, 직영 진주 양식장으로 원하는 품질의 진주를 소싱할 수 있는 타사키이기에 가능한 디자인이다.
피아노(Piano)
우리나라에서 결혼 반지로 은근히 인기가 많은 타사키 피아노. 때로는 피아노의 건반을, 때로는 악보의 마디를 연상시키는 시원하고 모던한 디자인이다.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모델 가운데,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반지 바깥쪽이 아닌 옆쪽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어 특이한 매력이 있다. 타사키의 전매특허인 부드러운 핑크빛의 사쿠라골드(SAKURAGOLD, 로즈 골드 합금의 일종) 컬러가 특히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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