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호]재난 발생 시 자동으로 켜지는 재해용 라디오 지원: 관악구, 긴급고지라디오 지원조례 제정

💌 뉴스레터 97호

📻우리나라 공동체라디오가 2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얼마 전 관악구에서 재난라디오 지원 조례가 통과되고 곧 대규모 시범사업도 실시된다고 합니다🎉

📑인디앤임팩트 97호에서는 이번 조례가 제정되기까지 관악FM과 관악구의회에서 함께 수행한 연구사업을 소개하고자 하는데요. 이번 호에 글을 써주신 안병천 관악FM 대표는 연구를 하면서 공동체라디오의 향후 전망을 그리는 데에도 큰 도움을 얻었다고 하네요. 과연 어떤 내용인지 자세한 이야기 들으러 떠나볼까요~👂😀

재난 발생 시 자동으로 켜지는 재해용 라디오 지원

- 관악구, 긴급고지라디오 지원조례 제정

지난 2022년 8월 8일, 서울 관악구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던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관악구청은 재난 취약계층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고 침수 피해의 재발을 막기 위한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025년 4월 1일 관악구의회 본회의에서 재해용 라디오를 지원하는 조례인 ‘긴급고지라디오 지원 조례’가 통과되었습니다. 긴급고지라디오는 비상 시 라디오 전원이 자동으로 켜지며 재난 정보를 전달하는 장치를 의미합니다.

해당 조례가 제정되기까지 필자가 소속된 관악FM이 관악구의회와 함께 수행한 연구사업이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 대해 일부 소개하려고 합니다.

#. 정리되지 않은 전율과 떨림의 순간들

2025년, 우리나라 공동체라디오가 2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관악구의회에서 재난라디오 관련 조례가 통과됐고, 관악구(구청장 박준희)는 대규모 시범사업을 위한 예산 0.6억 원을 책정했습니다. 한 마디로 작동되는 조례인 것입니다. 물론, 언제까지일지는 모를 일입니다. 지역에서 활동해 보면, 이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 겁니다. 어쨌든 작동되는 조례를 2025년엔 누려보려고 합니다.

이 글을 쓰는 건 조례 제정 사실 자체보다는 재해전용 라디오 ‘긴급고지라디오’를 도입하기 위해 일본연구를 하다가 알게 된 사실들을 공유하고 싶어서입니다. 그 사실들이 지난 공동체라디오의 20년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기 때문에, 그리고 20년을 넘어설 비전을 제시할 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프로젝트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단어와 어떤 구성으로 전달해야 이 떨림과 전율이 전해질지 전혀 정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더 깊고 긴 이야기를 나눌 동력들이 여기에 남겨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단편들을 끄적여봅니다.

#. 연구의 시작, 우연과 필연의 연결들

연구의 시작을 만들어준 건 2023년 7월 22일 KBS <세계는 지금>의 ‘일본 재해용라디오’ 방송입니다. 관악구의회의 한 구의원(국민의힘 민영진 구의원)과 필자가 같은 시간에 해당 방송을 보는 우연, 그리고 2022년 8월 8일 폭우로 인한 관악구 홍수라는 큰 상처, 코로나19라는 대재앙까지 연결되면서 연구 과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관악구 내 더불어민주당(주순자, 손숙희)과 국민의힘(민영진, 이경관, 김연옥, 구자민) 양당 구의원들 간의 신뢰적 기반, 관악FM의 2018년 사전 연구와 재난재해관련 연구를 해왔던 경험과 연구 장비가 준비되어있던 필연들이 더해지면서 2023년 10월 16일 본격적인 연구로 이어지게 됩니다.

#. 2018년, 그땐 왜 보지 못했을까? ‘잘 들리는 촘촘한 라디오’

지난 2018년 일본 공동체라디오 연구와 관악FM 활동가 역량강화를 위해 고베시와 사쿠라FM을 방문했을 때에도 분명 중계소 이야기를 들었고, 지원도 들었고, 재난라디오도 직접 보고 왔었습니다. 하지만, 그땐 그런 부분들이 와닿지 않았고, 아직은 한국에선 어렵겠다고만 생각하며 지나쳤었던 게 사실입니다. 어쨌든 그런 노력들은 2024년 9월 27일 국회 토론회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국회의원 정동영, 강득구 의원실 공동주최).

긴급고지라디오 조사연구와 실험연구는 애초 목표들보다 더 값진 것들을 안겨주었습니다. 관악구민의 안전을 위한 도입이라는 실질적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지난 20년간 정체되어 있던 한국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의 현재를 넘어설 수 있는 중요한 단서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법체계를 어떻게 정비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부터,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는 ‘잘 들리는 방송’이 갖추어야 할 조건까지 구체적인 증거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정부 지원 체계의 가능성 또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 공동체라디오의 주요 시사점들>

#. 2025년 조례 공포 이후, 대규모 시범사업

올해 시행될 2025년 대규모 시범사업의 경우, 2차 32개소보다 크게 늘어난 180개소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긴급고지라디오는 관악구 내 모든 동주민센터, 복지관, 경로당, 침수피해가정 등 다양한 사람들과 접점을 만들어 설치할 예정입니다. 이제 또 새로운 시험대입니다. 효능감을 주지 못한다면, 또 누군가는 “누가 요즘 라디오 들어?”라는 강력한 마법주문을 들이댈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례 공포는 조만간(아마도 4월 17일 또는 18일)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이 게재된 시점엔 이미 공포가 되어 지방자치단체 조례 검색 시스템에 등록되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번 글은 이 과정의 단편만을 끄적인 내용들이라 향후 과정을 잘 정리해 그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있기를 바라봅니다.

마지막으로, 요새 유행하는 드라마의 말을 빌려 이 연구를 함께 한 관악FM 동료들과 관악구의회 재해용라디오연구회를 이끈 6명의 구의원(민영진, 주순자, 이경관, 손숙희, 김연옥, 구자민)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폭싹 속았수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 참고 기사

[관악FM] 관악구의원 6명의 특별한 외출, "쿠라시키시 재난라디오 도입 실험 성공적" (2023-12-16)

[관악FM] "사쿠라FM → FM 이와키까지" 관악구의회는 열일 中 , 재난라디오 연구회-이경관·손숙희·민영진·주순자·김연옥·구자민(2024-05-09)

[관악FM] 부산 KBS, 공주시 의원도 주목한 ‘관악구의회 재난라디오 연구’(2024-06-13)

🙁 글쓴이. 안병천 

2005년부터 공동체라디오 관악FM에서 일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라디오의 지역적 특성(?) 때문에 PD라는 직무와 함께 기자, 엔지니어, 진행자, 강사 등 공동체를 위한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융합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요즘엔 AI를 중심으로 공동체라디오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인디&임팩트미디어 뉴스레터는 미디어운동에 대해 새롭게 질문하고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기 위해 발행됩니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각종 담론과 현상이 범람하는 가운데 과연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무엇인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어 정작 중요하게 필요한 미디어의 변화는 무엇인지 관점을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름에 맞게 ‘임팩트’ 있는 뉴스레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구독과 주변 홍보를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

변화를 위한 인사이트, 인디&임팩트미디어뉴스레터!

구독후원은 편집진에게 큰 힘이 됩니다.

월간 5,000원, 연간 54,000원(10%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