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호] 영국은 공동체라디오 지원금 2배 증액, 한국은?

💌 뉴스레터 116호

🎙️지역의 목소리를 담는 작은 라디오, 그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요?

🌍최근 영국에서는 정부가 이들의 역할을 ‘공공의 자산’으로 인정하며 지원을 두 배로 늘린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버텨내야 하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인디&임팩트 116호에서는 공동체미디어를 지탱하는 제도와 그 의미를 함께 짚어봅니다. 공영방송 개혁만큼 중요한 또 하나의 미디어 정책 이야기를 전하며, 라디오의 주파수 너머에서 들려오는 ‘시민의 방송’을 함께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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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공동체라디오 지원금 2배 증액, 한국은?

- 윤석열 정부 이전 수준 복원에 그쳐

영국 정부가 공동체라디오 지원금을 60만 파운드(한화 약 11억 원) 증액해 2025~2026년 회계연도 예산이 100만 파운드(한화 약 19억 원)로 늘어났다. 지난 5월,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로써 공동체라디오 지원금이 기존의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90만 파운드는 미디어 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이 제공하는 커뮤니티라디오기금(CRF) 보조금 형태로 공동체라디오에 지원되고 나머지 10만 파운드는 정부에서 관리하며 새로운 사업계획을 개발하는 데 이용될 예정이다.

보도자료 원문 보기

▲ 영국 정부 홈페이지 캡쳐

스테파니 피콕 미디어부 장관 “공동체라디오는 중요한 역할”

스테파니 피콕 문화미디어스포츠부 장관은 “커뮤니티 라디오는 영국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주변 세계와 연결되도록 돕는다”며 “공동체라디오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많은 청취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보조금을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오프콤(Ofcom)으로부터 라이센스를 받고 유지하기 위해 공동체라디오는 소외된 그룹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디어 경력에 관심있는 젊은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영국 커뮤니티라디오기금(CRF)은 지난 2005년 출범 이후 150곳 이상의 공동체라디오 방송국을 지원해왔다. 공동체라디오들이 보조금 신청서를 제출하면 오프콤(Ofcom)이 심사하여 보조금을 지급한다. 방송국 한 곳 당 지원되는 보조금 규모는 일반적으로 5,000파운드~30,00파운드로 우리 돈 약 1000만 원~6000만 원 규모로 보면 된다.

커뮤니티라디오네트워크 “자금 지원 영구적으로 늘리는 것이 중요”

영국 커뮤니티미디어협회(CMA, Community Media Association) 비자 우마로 의장은 “보조금 증액으로 지난 20년 동안 공동체라디오가 지역사회에 봉사해온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영국 커뮤니티라디오네트워크(UK Community Radio Network) 이사인 마틴 스티어스는 “올해 자금이 늘어난 것도 좋지만, 정부가 공동체라디오에 제공하는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오프콤(Ofcom) 홈페이지 캡쳐

영국은 지난 2002년 공동체라디오 15곳에 시범방송을 인가하고 시범사업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2004년 공동체라디오 법을 제정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300곳 정도의 공동체라디오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 시행 첫 해 2004~2005년 회계연도 예산이 50만 파운드였는데 지난 20년 동안 보조금이 거의 동결 상태였다가 이번에 2배 이상 증액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공동체라디오는? 방통위, 내년 예산 2억 원 편성안 제출

반면, 영국과 비슷한 시기에 공동체라디오 활동을 시작한 우리나라 상황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2005~2008년 시범사업 기간 동안 예산 지원을 해오던 정부는 정규사업이 시작된 2009년부터는 지원을 중단했다.

그 후 10년 동안 지원이 없다가 지난 2020년 시청자미디어재단을 통해 공동체라디오 대상으로 ‘콘텐츠 역량강화 지원 사업비’ 2억 원을 집행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공동체라디오 신규사업자 20곳을 추가 허가하여 전국에 공동체라디오 방송국이 27곳으로 늘어났지만 예산은 2억 원에서 더 늘어나지 않았다. 그나마 있던 예산도 2024년, 2025년에는 전액 삭감되었다. 국회에서 예산을 잡아 올려도 정부에서 전액 삭감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러던 중 신규 공동체라디오 사업자 3곳은 면허를 반납했다.

그런데 올해에는 상황이 다르게 전개되고 있기는 하다. 방통위가 먼저 공동체라디오 예산 2억 원을 잡아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방통위는 시민참여형 미디어 문화 확산과 지역밀착 프로그램 제작 지원을 위해 공동체라디오 관련 예산 2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신규 사업자를 포함한 전체 공동체라디오 규모를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기는 하다.

시민사회에서는 공동체미디어에 대한 공적 지원의 필요성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전국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전마미)에서는 마을공동체미디어를 ‘제3미디어’로 인정하고 관련 법제를 정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지역 민주언론시민연합 네트워크는 대선 정책 중 하나로 ‘시민과 지역공동체를 위한 마을공동체미디어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공동체미디어 특별법과 위원회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