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호] 환대와 연대와 배움은 힘이 세다

💌 뉴스레터 95호

🌿 2025년 3월, 강원도 삼척 도계미디어센터에서는 전국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총회가 열렸습니다. 총회에 참석한 원동업님께서 현장의 이야기와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해주셨는데요.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미디어에 필요한 조건들과 연대의 소중함을 잘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 

😀 그 동안 어수선한 정국으로 즐거운 소식이 많지 않았는데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마을공동체미디어 활동가들의 꾸준한 활동 소식과 총회를 살뜰하게 챙긴 도계미디어센터의 넉넉한 마음을 인디&임팩트 95호와 함께 느껴보세요! 🍚

🎉환대와 연대와 배움은 힘이 세다

- ‘강원도의 힘’ 경험한 전국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총회 관람기

전국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위원장 마포FM 송덕호, 이하 전마미) 제5차 정기총회가 강원도 도계에서 열렸다. 강원도 삼척 도계읍 소재 도계미디어센터(센터장 이마리오)가 전마미 회원들을 ‘초대’한 것이다.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이유가 대체 뭐야?”라고 공통의 반응이 나올 만큼, 센터의 환대는 치밀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흠이 없었다. 죄석(식사)은 느끈했고(배불렀고), 잠자리는 편안했다. 강원도 분지 도계의 바람과 풍경은 시종 시원했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이 글은 1박 2일의 전마미 총회 참관기다.

전마미 5차 총회는 지난 3월 22일 토요일 오후 7시에 개회했다. 참여자 등록과 간단한 저녁 도시락 시간이 오후 6시부터였던 건 이유가 있었다. 이곳 강원도 산골까지 여유 갖고 오시고 그동안 ‘강원도의 힘과 풍광’을 즐기시라는 것. 과연 우리 성동구 마을미디어팀은 원주-영월-정선-태백을 거쳐 오는 동안 강원도의 땅을 맘껏 즐겼다. 강릉으로 KTX를 타고 온 이들도, 동해로 고속도로를 이용한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성동구 마을미디어팀은 탄광 도시 도계의 이장님을 만나 올 6월로 폐광이 되는 석탄공사의 갱도 견학도 했다. 만남은 언제나 일에 우선하는 법이다.

🎈경기, 전주, 춘천, 인천, 서울 등 전국 마을공동체미디어 활동가들 참여

‘전국대회’답게 총회는 한반도 전역에서 온 이들로 채워졌다. 33개 전마미 회원 단체 중 참석 단체는 13곳, 불참한 5곳이 위임을 했기 때문에 총회는 과반을 넘겨 정족수를 채우고 시작됐다.

경기 지역 참가자들의 활발한 연대는 눈에 띄었다. 2년여 전 선언한 경기 지역 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가 노력한 결실이겠다 싶었다. 파주 미디어랩 이유와 한국라이브봉사단, 시흥FM과 의정부 청년들과 수원 메탄동 마을신문에서 활동을 하는 이들이 서로를 언급하며 인사를 했다. 전주에서 활동하는 꽃샘미디어, 춘천에서 활동하는 봄내미디어협동조합, 인천에서 영역을 넓히며 모범이 되고 있는 서구FM도 인사를 했다. 서울도 빠질 수 없지. 마포FM과 성동 지역의 성수동쓰다와 성동FM, 은평구 은평마을방송, 노원FM과 종로구 창신동에 자리를 튼 라디오 덤, 늘 떼로 함께 하는 라디오금천 분들까지.

이들 마을공동체미디어는 지난 10여년 훨씬 넘는 시간을 지나며 차근차근 영역을 확장하거나 변화해 왔다. 이들은 마을-공동체의 일원이면서, 그들 공동체를 서로 소통시키는 공기(公器)로 작동해 왔다. 마을잡지로 시작한 곳이 마을라디오를 하고, 점차 출판이나 유튜브 제작 등으로 넓어진 곳도 여럿이다. 파주에서 활동하는 미디어랩 이유 임민아 대표나 성수동쓰다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전주 꽃샘미디어 영준씨는 전국을 다니며 라디오/잡지 등 공동체 미디어 교육을 한다. 조성륜-김선아 팀은 서울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를 기획하고 김포와 송파강남 등지는 물론 세계 곳곳을 다니며 일한다. 원주미디어센터를 맡고 있는 김동규 님은 춘천서 봄내미디어협동조합에 새로 투신의 활동을 밝혔다. 마을은 늘 다양한 관계망 속에서 논다. 미디어도 그것을 담아가며 닮아가며 커간다. 미디어는 마을이며 커뮤니티다.

💡마을공동체미디어 ‘지속가능성’을 위한 모둠 토론 이어가

이곳 전마미 미디어활동가들에게 ‘지속가능성’은 늘 이루고자 하는 과제다. 회원들은 이날 전국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활성화, 각 지역네트워크 활성화, 각자 개별미디어 활성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커뮤니티미디어 정책과 법제화 가능성 등 4가지 주제를 가지고 모둠 토론을 이어갔다. 주제별로 공유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총회의 ‘필요조건’, 맛난 음식 먹으며 밥심 충전

이번 총회에는 늘 온기가 도는 맛난 음식들이 있었다. 늦게 도착한 이들을 위한 꼬마김밥과 햄버거, 샌드위치가 있었고, 속초-삼척 지역의 화전민들이 왕겨에 불을 붙여 만들었다는 복원 불주와 막걸리까지! 이는 금강산도 식후경, 지역을 찾은 손님들의 마음을 활짝 열게 했다. 뒤풀이는 사람들을 더 가깝게 이어준다. 이튿날 아침 식사로는 이곳 도계미디어센터를 찾는 지역민들의 큰 사랑을 받는다는 드립커피와 갓 배달된 소금빵이 제공됐다. 맛난 음식을 가운데 두면 대화는 보다 쉽고 친근한 것이 된다. 전국마을미디어 총회의 필요조건이 된 셈이다. 동해의 추암해변에서 마주한 물회와 우럭미역국, 멍게비빔밥은 대미를 장식했다. “왜 이렇게까지 잘 해주시는 거냐?”는 말은 후식으로 대접받은 아이스크림과 대화를 이끄는 커피 타임에서 터져나왔다. “왜냐고요? 곧 임무가 나갑니다.” 이마리오 도계미디어센터장의 웃음이 편안하다.

마을공동체미디어는 과연 마을다운 판을 벌였다. 그 판 안에서 넉넉한 인심을 경험한 이들은 밥심을 충전해 현장으로 돌아간다. 전마미는 새로운 운영위원들을 뽑았고, 각각의 미디어 활동가들은 서로에게서 자극과 영감을 얻었다. 그것은 다양함에 보태어진 풍부함이다. 어떤 이는 돌아가 전국을 돌며 미디어연대를 강화해보고 싶다는 꿈을 말했다. 어떤 이들은 더 다양한 미디어를 꾸준히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건 공동의 사업인 정책토론회와 교류연구활동과 미디어대회 등 공식사업과 나란히 가는 과제다. 모인 이들은 모임을 이루어준 도계미디어센터 여러분들에게, 서로에게 감사했다. 연대와 배움과 감사함은 힘이 세다. 🎊

😎 글쓴이. 원동업

'성수동쓰다' 편집장, 작가, 글쓰기 강사, 책 출간 기획자. 몇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최근 그림책 작가 모임인 '그림책이쿵'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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